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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경이 있는 여행
동해 7번국도를 따라 흐르는 겨울바다 여행
2008년 12월 13일 (토) 14:14:41 김형규 기자 by727c5j@

이제 2008년 한해도 저물어간다. 지나간 시간을 정리하는 의미에서 바닷가에 발자국 하나를 남겨보자. 어차피 파도에 지워질 발자국이지만, 그것이 또한 내가 걸어온 길 아니겠는가. 그리고 마음을 가다듬고 내일에 대한 계획을 세워보자.

김 형 규 기자 by727c5j@

겨울, 그 운치에 더 빛나는 바다
답답함이 몸 끝까지 올라와 큰 덩어리를 얹듯 도심의 일상은 늘 당신의 지친 어깨를 내리눌러 그 미약한 존재마저 땅 끝으로 꺼지게 한다. 이럴 때, 이런저런 잦은 치다꺼리는 뒤로하고 일망무제(一望無際) 광활한 겨울바다에 몸을 맡겨 보는 건 어떨까? 매서운 칼바람, 그 바람에 등 떠밀려 부서지는 흰 파도가 바다 저 끝 수평선을 멀리하며 내 앞으로 하얀 겨울과 함께 그 머리를 조아린다. 여름바다의 주인은 사람이지만 겨울바다의 주인은 단연 파도와 바람 아니겠는가. 싱그러운 발랄함이 묻어 숱한 사연이 넘쳐나는 여름바다로 인해 겨울바다는 항상 적막한 쓸쓸함을 풍긴다. 하지만 겨울은 여름의 발랄함에 뒤지지 않는 역동이 있다. 모두가 동면에 들어 고요한 겨울, 바다는 이전보다 더욱 더 역동적으로 움직인다. 아니, 생명을 부여받아 하나의 생명체로 재탄생한다. 이런 겨울바다에 끌려 사람들은 겨울바다로 간다. 떠남의 목적이 정리와 시작이듯 일상의 모든 고난을 떨쳐내려 우리는 그곳으로 간다.
   
▲ 분위기 있는 묵호항

추암, 그 찬란한 여명 … 뜨거운 희망의 빛이 열리다!
한반도의 새벽을 밝히는 추암 일출은 그야말로 장관이다.
강릉을 출발해 동해바다를 따라 내려가는 7번국도 여행은 ‘추억여행’이라는 부제가 어울릴 만한 풍광을 자랑한다. 그곳에 있어야만 할 이유라도 있는 양 그 자리 꼭 들어맞는 겨울바다는 너무도 아름다워 한 목의 그림처럼 내 가슴에 남는다. 첫 번째 만나게 되는 여행지는 추암해변. 드라마 ‘겨울연가’의 촬영지이기도 했던 이곳은 국내 최고의 일출 명소 중 하나로 꼽힌다. 애국가 영상의 첫 소절을 장식했던 동해 기암절벽의 해돋이 장면이 바로 이곳에서 촬영됐을 정도니, 그 장엄함은 설명하지 않아도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추암해변
동해시 북평동 남부에 있는 추암리 앞에 길이 150m의 백사장을 가진 해수욕장이다. 해안절벽과 동굴, 칼바위, 촛대바위 등의 크고 작은 바위섬이 장관을 이루고 있으며, 조용하고 수심이 얕아 가족 단위 피서지로 적합하다. 뛰어난 경승지로 해금강이라 불려 왔으며 조선 세조 때 한명회가 강원도 제찰사로 있으면서 그 경승에 취한 나머지 ‘능파대’라 부르기도 했었다. 고려 공민왕 10년에 삼척 심가 시조인 심동로가 관직에서 물러나서 지은 정자인 지방문화재 ‘해암정(海岩亭)’이 소재해 있다.

추암 촛대바위
추암해변에 있는 관광명소로서 동해시와 삼척시의 경계 해안에 절묘하게 걸쳐 있다. 바다에 일부러 꽂아놓은 듯 뾰족하게 솟아 있는 촛대바위는 뛰어난 경승으로, 이곳의 장관인 해돋이는 사철 어느 때나 기막힌 일출을 보여준다. 촛대바위 전망은 촛대바위 앞 작은 동산에 올라 직접 내려다보는 것도 좋지만 남쪽 백사장 끝에서 멀리 바라보는 풍광도 그만이다.

북평해암정
작은 동산 앞쪽으로 ‘해암정’이라는 조그만 정자가 있는데, 사방의 문을 열어 놓으면 바람 술술 통하는 누마루 형식으로 특히 뒷문을 열어젖히면 갖가지 모양의 절벽이 병풍처럼 둘러서고 앞쪽으로 탁 트인 바다가 한눈에 들어온다.
삼척 심가의 시조 심동로가 벼슬을 버리고 내려와 제자를 가르치며 생활할 때 지은 정자로 고려 공민왕 10년(1361)에 처음 짓고 조선 중종 25년(1530)에 심언광이 다시 지었다. 앞면 3칸, 옆면 2칸 규모이며, 지붕 옆면이 여덟 팔(八)자 모양인 팔각지붕 집이다. 앞면을 제외한 3면은 모두 4척 정도의 높이까지 벽을 만들고 모두 개방하였다. 이곳에는 송시열이 덕원으로 유배되어 가는 도중 들러 남긴 ‘초합운심경전사(草合雲深逕轉斜)’라는 글이 남아 있다. 관리: 동해시청 관광개발과 033-530-2475~6, www.donghae.gangwon.kr
동해고속도로 동해 종점(7번 국도)-북평-동해시와 삼척시의 경계 지점(추암해수욕장 입구-좌회전)-추암해변

자연이 뿜어낸 천연의 역작
겨울 바다의 풍광을 뒤로 하고, 7번국도를 따라 계속 여행을 떠나보자. 두 번째 만나게 될 겨울 여행의 주인공은 가히 ‘자연의 역작’이라 칭해도 손색이 없는 천연의 지하세계이다.
   
▲ 지하세계로 안내하는 천곡동굴입구

천곡천연동굴
동해시에 있는 천곡천연동굴은 국내에선 유일하게 도심 한가운데 자리하고 있는 동굴이다. 총 길이 1,400m의 석회암 수평동굴로서 생성시기는 약 4억~5억 년 전이며, 형성 초기부터 성숙기까지 전 과정을 간직하고 있어 엄청난 학술적 가치를 지니고 있다. 국내 최장의 천장용식구, 커튼형 종유석, 석회화단구, 종유폭포 등 희귀석들이 한데 어우러져 태고의 신비를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내부는 종유석, 석순, 석주 등 20여 종이 2차 생성물로 구성되어 있어 지구과학에 대한 자연학습장으로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 또한 우주의 탄생과 동굴의 생성과정 등 동굴의 생태계 전반에 관한 이해를 돕고, 학습효과를 높이기 위해 전시관과 영상실이 설치되어 있으며, 총 관람 시간은 50분 정도로 아이들을 동반한 가족여행 코스로 좋다. 관리: 천곡천연동굴관리사무소 033-532-7303 

영화 ‘미워도 다시 한 번’ 촬영지, ‘묵호항 등대’
아쉽지만 천곡천연동굴의 미학을 뒤로하고 다시 7번국도에 오르자. 살아서 펄떡펄떡 뛰는 생선과 갯바람이 아름다운 경관과 조화를 이루는 보물 같은 곳, 묵호항을 만날 수 있다. 특히 ‘묵호항 등대’는 한국 영화 최대흥행작 중 하나로 꼽히는 60년대 영화 ‘미워도 다시 한 번’의 촬영장소로도 유명하다.

묵호항
묵호항은 1941년 8월 11일 개항(開港)되어 무연탄 중심의 무역항 역할과 함께 어항으로 발 전해 오늘에 이르고 있으며, 묵호항 등대는 1963년 6월 8일 건립되어 항해하는 선박들의 안전운항에 기여하고 있다. 고도 67m 위치에 자리한 묵호항 등대는 백원형 철근콘크리트 구조로 높이는 12m의 내부 2층형 구조를 갖추고 있으며, 봄이면 개나리가 화사하게 피는 소공원이 조성되어 있다. 작은 해양수산홍보관은 해양수산 변천사를 알려주고 있으며, 소공원은 이곳을 찾는 관광객과 지역주민들에게 볼거리와 편안한 휴식처를 제공한다. 특히, 묵호항 등대 소공원에는 1968년 정소영 감독 영화 ‘미워도 다시 한 번’의 주요촬영지임을 기념하기 위해 2003년 5월 ‘영화의 고향’ 기념비가 세워졌다. 2003년 10월 설치한 국내기술로 개발한 프리즘렌즈 회전식 대형등명기의 불빛은 42km에서도 식별이 가능하다.
동해시외, 고속버스터미널-묵호항 등대 하차
영동고속도로-동해고속도로-망상IC 하차(묵호항 방향)-묵호항 등대

하나의 그림을 연출하는 바다와 기차 그리고 소나무
7번국도 여행. 이번 겨울 낭만여행의 주인공은 정동진이다. 너무 유명하기에 오히려 잘 가지 않게 되는 곳. 그저 사람들의 입을 통해 흔히 들어 가보지 않아도 다 알 것만 같은 곳 또한 정동진이 아닌가 싶다. 전국 통틀어 해안에서 가장 가까운 역. 드라마 ‘모래시계’의 촬영장소. 하지만 이곳의 묘미는 그 풍경 자체를 이루고 있는 바다와 소나무, 한적한 역사와 기차라는 다소 어색하면서도 절묘한 조합에 있다.
   
▲ 모래시계로 유명한 정동진역

 
정동진역
강원도 강릉시에 위치한 조그만 역사로 전국 통틀어 해안에서 가장 가깝게 자리하고 있는 역이다. 1995년 모래시계 열풍을 불러일으킨 SBS 인기 드라마 ‘모래시계’의 촬영장소로 더 유명하다. 지명의 대부분이 그러하듯 정동진은 서울 광화문의 정동쪽에 자리하고 있다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바다와 소나무, 한적한 역사와 기차. 다소 안 어울리는 조합이다. 하지만 이곳에서는 이 안 어울리는 조합이 일광을 받아 하나의 장관을 연출한다. 이 풍광이 정동진의 제1경 일출이다. 소나무와 철길이 어우러진 일출 장면은 이곳 정동진만의 자랑이다. 그리고 매년 1월 1일을 기점으로 모래시계 공원에서는 모래시계 회전행사와 해돋이 행사를 하고 있다.
이렇듯 정동진의 아름다움을 제대로 느끼고 싶다면 기차를 이용하는 것이 좋다. 서울에서 밤늦게 출발하는 기차에 몸을 싣고, 새벽에 도착, 그에 맞춰 솟아오르는 일출. 상상만으로도 그 장관이 선하지 않은가. 하지만 정동진역으로 들어가 풍경을 감상하기 위해서는 입장료를 내야 한다. 다소 아깝기도 하겠지만 잠시 후 그 돈의 가치는 몇 갑배의 감동으로 가슴 속을 파고든다. 바다와 10여m 떨어진 정동진역 철길 건너편이 해돋이 감상 명소이니 잘 기억하자. 자동차 이용시 강릉시내에서 동해~삼척 쪽으로 가는 7번국도를 따라 안인진리에 이르고 이곳에서부터 해변도로를 따라 가면 정동진역에 이른다. N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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