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4월 오바마 미 대통령은 미국 역사상 최대 규모의 민간 연구 프로젝트, ‘브레인 이니셔티브’를 발표했다. 브레인 이니셔티브는 10년간 30억달러(3조원)를 뇌공학 연구에 투자하는 계획이다.

황인상 기자 his@

뇌공학의 미래는 앞서 공상과학영화들이 그려낸 바 있다. 지난 1990년대의 <매트릭스>를 비롯해 <아바타>, <써로게이트>, <로보캅>에 등장하는 인간 뇌와 컴퓨터의 접속 기술, <이터널 선샤인>에 나오는 기억 조절 기술, 뇌를 통째로 컴퓨터에 올리는 <트랜센던스>의 마인드 로딩 등이 그것이다. 현재  전 세계는 뇌공학 경쟁을 벌이며 미래로 뛰고 있는 중이다. 지난 2013년에는 유럽연합이 휴먼 브레인 프로젝트(HBP)에 10년 간 10억유로(1조 3,000억원)를 투자하기로 결정했다.  HBP는 뇌의 비밀을 밝혀 인간 뇌에 가장 가까운 인공 뇌를 만드는 것이 목표로, 연구비의 대부분을 뇌공학 기술 개발에 투자하고 있다. 미국과 일본도 “21세기는 뇌의 세기”로 규정하고 막대한 연구비를 투자하고 있다. 이제 우리도 뇌공학 연구에 총력을 기울여야 할 때다.

국내 뇌공학 분야의 발전 선도할 신진 연구자

▲ 한재호 교수

한재호 고려대 뇌공학과 교수의 행보가 화제다. 국내 뇌공학 분야의 발전을 선도할 신진 연구자로 주목을 받고 있는 한재호 교수는 바이오의광학 기술 연구 경험을 토대로 뉴로 포토닉스 및 인터페이스 개발, 망막·뇌 영상 진단기기 개발, 생체 신호 및 영상처리 알고리즘 기술 등의 분야를 연구 중이다. 특히 한 교수의 논문은 기계공학 분야의 저명한 국제학술지 ‘IEEE/ASME Transactions on Mechatronics’ 등에 게재되었으며, 그가 배출한 두 명의 석사는 광학 및 전기전자공학 분야의 국제전문학술지 영향력 지수 상위 10% 저널에 제1저자로 논문을 게재하는 성과를 거둔 바 있다. 최근에는 미래창조과학부 재원으로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아 수행하는 ‘광음향 뇌-기계 인터페이스 기술 연구’로 세간의 이목을 한 몸에 받고 있다.

한재호 교수는 “생체 신호의 측정, 분석이 요구되는 산업의 원천 기술인 ‘뇌-기계 인터페이스’는 의료, 헬스케어, 기능성 게임 등에 적용해 막대한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으므로 국가의 신성장동력이자 미래 유망 산업으로 떠오르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2011년 고려대학교에 부임한 한 교수는 레이저 및 의공학 연구를 통해 뇌공학자의 길로 들어선 이래 아무도 도전하지 않았던 광음향 뇌-기계 인터페이스 분야를 개척하는 중이다. 아울러 실제 동물(쥐)의 행동을 제어하는 인터페이스 연구를 진행하고 있는 그는 이미 초기 결과를 IEEE EMBS Neural Engineering Conference에서 발표했으며, 앞으로도 가시적인 연구 성과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한재호 교수는 “지금까지 뇌-기계 인터페이스 분야에서 광음향 기술이 접목되거나 융합된 기술은 존재하지 않았다”면서 “이에 뇌 및 조직 등에서 나타나는 광음향학적 반응특성을 규명하여 적용 가능성을 밝히고, 외부자극에 따라 나타나는 감각반응 특성을 연구하여 향후 뇌-기계 인터페이스로의 실현 가능성을 규명할 것”이라고 앞으로의 계획을 밝혔다. 

국제적 감각을 갖춘 전문 인력 양성
지난 2009년 설립된 고려대학교 뇌공학과는 뇌공학 분야에서 세계 Top 10 수준에 도달하는 것을 목표로 창의적 사고력, 신기술 적응력, 실용적 응용력을 고루 갖춘 뇌공학 분야 전문 인력 양성에 매진해왔다. 이를 위해 매년 해외 석학들의 강의를 한국에서 진행하고, 해외교수와 국내교수의 공동 연구 지도를 통해 국제적 감각을 갖춘 전문 인력을 양성하고 있다. 아울러 fMRI, EEG, NIRS 등 고가의 실험 장비를 도입하여 최신 기술을 접목한 연구가 가능하도록 노력하고 있으며, 뇌공학과-뇌공학연구소 간의 연계를 통해 구축된 세계 최고 수준의 연구와 교육체제를 기반으로 교과과정을 운영 중이다. 뿐만 아니라 뇌공학 비전공 학생들의 학문적 참여를 장려하고자 학제 간 교류(컴퓨터공학, 전자공학, 심리학, 생명과학, 의공학 등)를 강화하는 등 융·복합적인 연구 자세를 함양하는 데도 집중한다.

특히 국내 뇌공학 교육 시스템과 연구진의 수준 향상을 위해 해외파견, 연수, 교환학생, 공동 학점제, 공동학위제 등 국제 협력 프로그램도 지원한다. 뿐만 아니라 세계적 수준을 갖춘 해외 유수 대학들과의 교류 및 협력을 확대하며 산업체 장단기 인턴십, 연구 지원 및 산업체 협력 프로그램을 통해 실무현장 능력을 배양하는 데도 힘을 쏟고 있다. 한 교수는 “광학 기반의 다양한 기초 및 응용 연구를 해나감에서 시대의 흐름 및 첨단 연구를 놓치지 않는 것으로도 감사할 뿐”이라며 “차세대 유비쿼터스 기술의 핵심 요소인 ‘뇌-기계 인터페이스’(BMI) 기술의 획기적인 발전으로 다양한 산업과 융합하여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게 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더욱 노력하여 국가산업에 기여할 수 있는 연구를 할 것”이라고 강한 포부를 밝혔다. NM

▲ 고려대학교 뇌공학과는 뇌공학 분야에서 세계 Top 10 수준에 도달하는 것을 목표로 창의적 사고력, 신기술 적응력, 실용적 응용력을 고루 갖춘 뇌공학 분야 전문 인력 양성에 매진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