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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살인사건’의 진상 규명될까
용의자 아더 존 패터슨 지난 10월 공판 진행
2015년 11월 09일 (월) 05:19:59 장정미 기자 haiyap@newsmaker.or.kr

이른바 ‘이태원 살인사건’의 피고인 아더 존 패터슨(36)이 16년 만에 송환된 데 대해 많은 사람들의 관심이 뜨겁다. 사건 후 오랜 시간이 지난 만큼 이제라도 진범에게 합당한 형벌이 내려질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다.

장정미 기자 haiyap@

이태원 살인사건은 매우 독특한 구조를 갖고 있다. 피해자를 제외하고는 패터슨과 리, 두명밖에 없는 공간에서 살인 사건이 벌어졌고 이 둘은 피의자인 동시에 목격자이다. 또 둘은 상대가 범인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객관적인 증거가 없었기 때문에 결국 당시의 재판은 두 사람 진술의 신빙성이 핵심 쟁점이 됐다.

패터슨 출국한 지 16년 만에 한국으로 송환
지난 1997년 4월3일 발생한 이태원 살인사건’은 서울 용산구 이태원의 한 패스트푸드점 화장실에서 故 조중필(당시 22세·대학생)씨가 흉기에 마구 찔린 참혹한 모습으로 살해된 채 발견되면서 세간에 알려졌다. 검찰은 유력한 용의자로 체포된 재미동포 에드워드 리와 미 군속의 아들인 혼혈 미국인 패터슨 중 에드워드 리가 조씨를 찔렀다고 보고 살인 혐의로, 패터슨은 흉기소지, 증거인멸 등의 혐의로 기소했다. 그해 10월 1심 재판부는 에드워드 리에게 무기징역을, 패터슨에게 징역 1년6개월을 각각 선고했고 이듬해 1월 항소심 재판부는 에드워드 리에게 징역 20년을, 패터슨에게 장기 1년6개월·단기 1년의 징역을 선고했다. 이후 대법원은 1998년 4월 에드워드 리에 대해 “증거가 불충분하다”며 무죄 취지로 파기환송했다. 1999년 9월 재상고심에서 대법원은 “리는 범인이 아닌 목격자로 추정된다”며 무죄를 확정했다. 검찰은 뒤늦게 패터슨을 진범으로 지목하고 재수사에 착수했다. 하지만 패터슨은 1998년 8·15 특별사면으로 석방된 후 1999년 8월 당국이 출국금지를 연장하지 않은 틈을 타 미국으로 출국했다. 정부는 패터슨에 대해 미국에 범죄인 인도를 청구했다. 2011년 5월 패터슨이 미국에서 체포되자 검찰은 그를 살인 사건의 진범으로 기소했고, 이듬해 미국 법원의 범죄인 인도 허가 결정으로 최근 패터슨이 입국해 공판을 진행했다. 사건이 발생한 지 18년, 패터슨이 출국한 지 16년 만이다. 한편 국내에서 변호사(오병주)를 선임한 패터슨은 여전히 자신이 목격자이고 에드워드 리가 범인이라고 주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에드워드 리, 재판 전 증인으로 참석 입장 밝혀
‘이태원 살인사건’의 범인으로 지목되고 있는 아더 패터슨(36·사건 당시 18세)과 사건 현장에 함께 있었던 에드워드 리(36)가 현재 한국에 있으며, 법원이 원하면 언제든지 증인으로 법정에 나서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에드워드 리는 사건이 일어났을 당시 살인 혐의로 기소됐다가 1년 뒤 대법원에서 무죄가 인정됐다. 최근 국내로 송환된 패터슨의 첫 공판은 지난 10월8일에 열렸다. 이에 앞서 지난 10월6일 에드워드 리의 아버지 이모씨는 “에디(에드워드 리)는 현재 한국에 체류 중”이라며 “한 달 전에 미국에서 들어왔다. 법원이 부르면 언제든지 한국 법정에 설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故 조중필씨의 어머니인 이복수씨는 지난 9월 23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이제 에드워드 리도 한국에 들어와야 한다”며 법정에 서 줄 것을 호소한 바 있다. 이씨에 따르면 에드워드 리는 미국과 한국을 오가며 이씨의 사업을 돕고 있다. 이씨는 ‘아들이 국내에 있다는 사실과 원하면 증인으로 나가겠다는 의사를 한국 검찰이나 법원에도 알렸느냐’는 질문에 “얘기 하지 않았다. 굳이 그럴 필요가 있느냐”며 “검찰이 (공소유지에 필요하다고 판단해서) 에디를 찾으려면 금방 찾을 것이고, 그때 증인 출석 요청이 오면 나가면 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에디는 18년이 지난 지금도 사건 당시 얘기를 하면 손발을 떤다”며 “이것(증인 출석)만이 억울하게 돌아가신 조중필씨와 유가족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라고 생각한다. 많은 이야기들이 있지만 이번 기회에 진실이 밝혀져 한국에도 사법정의가 살아있음이 만천 하에 밝혀지길 기도한다”고 덧붙였다. 에드워드 리는 현재로서는 사건의 유일한 목격자이다. 따라서 에드워드 리가 직접 법정에 나와 상세하게 진술을 한다면 유력한 증거가 될 수도 있다.

패터슨, 사건 발생 17년 만에 한국 법정에 서
‘이태원 살인사건’의 진범으로 지목된 미국인 아더 존 패터슨이 17년 만에 한국 법정에 섰다. 지난 10월8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심규홍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패터슨의 첫 공판준비기일은 법원 청사에서 가장 넓은 대법정에서 진행됐다. 하지만 재판 20분을 앞두고 100자리가 넘는 방청석이 꽉 찼다. 혹시 모를 사태를 대비해 법원 경위도 10명이 넘게 투입됐다. 피해자 조중필(당시 22세)씨의 부모, 패터슨과 사건 현장에 있었던 에드워드 리의 아버지도 법정에 왔다. 리의 아버지는 기자들에게 “패터슨은 지금도 안 했다고 하는 데 나쁜 사람”이라며 “이번 기회에 진실이 밝혀져야 한다”고 말했다. 패터슨은 법정에 입장하고 나서 자신을 보러온 방청객들을 한 번 둘러보더니 다소 놀란 표정을 지었다. 자신의 말을 알아듣느냐는 재판장의 질문에는 매우 조금 알아듣는다고 영어로 답했다. 검찰이 공소사실을 읽으며 패터슨이 어떻게 조씨를 살해했는지를 말하자 조씨의 아버지는 괴로운 듯 눈을 꾹 감고 고개를 숙였다. 그는 한 손으로 얼굴을 감싸 쥐었다가 다시 천장을 향해 고개를 들기도 했다. 패터슨은 1997년 서울 이태원의 한 패스트푸드점 화장실에서 조씨를 흉기로 수차례 찔러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사건 당시엔 리가 단독 살인범으로 몰렸다가 대법원에서 무죄를 받았다. 패터슨은 흉기소지 등의 혐의로 실형을 받았다가 1998년 사면됐다. 그리고 검찰이 실수로 출국금지를 연장하지 하지 않은 틈을 타 1999년 8월 미국으로 도주했다가 지난 9월, 16년 만에 국내로 송환됐다. 패터슨의 변호인인 오병주 변호사는 당시 범행은 리가 환각상태에서 저질렀으며, 이후 교묘하게 진술을 바꿔 패터슨에게 죄를 뒤집어씌우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접견 중 항소하고 대법원까지 가면 재판이 몇 달 이상 걸린다고 답하자 패터슨이 깜짝 놀라며 석 달 안에 무고함이 밝혀질 줄 알았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또 “패터슨이 감옥에서 어머니의 성경책을 넣어달라고 하고 기도도 해달라고 했다”며 “패터슨은 한국인 홀어머니가 키운 한국 사람”이라고 말했다. 재판부는 리와 패터슨에 대한 앞선 재판기록을 참고하되 백지상태에서 심리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패터슨의 재판을 6개월 내에 끝내겠다고 했다.

패터슨, 법정에서 모든 혐의 부인
1997년 벌어진 ‘이태원 살인사건’의 진상을 밝힐 재판이 사건 발생 18년 만인 지난 10월8일 다시 시작됐다. 사건의 유력한 진범으로 지목되고 있는 미국인 아더 패터슨은 이날 법정에서 혐의를 모두 부인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판사 심규홍) 심리로 열린 패터슨에 대한 첫 공판준비기일에서 패터슨 측 변호인인 오병주 변호사는 “피해자 조중필(당시 22세)씨를 살해한 사람은 에드워드 리(36·사건 당시 18세)”라고 재차 주장했다. 오 변호사는 “이 사건은 동기 없는 살인으로 원한과 목적이 없는 사건이기 때문에 마약, 미친 사람이 아니면 원인이 발견될 수 없다”며 “그런데 리는 마리화나를 폈고 마약을 했으며 마약 거래도 했다”고 지적했다. 또 “패터슨에게는 피가 많이 묻었고 리는 피가 스프레이처럼 묻었는데 패터슨은 흰 티셔츠를 입고 있었기 때문에 그럴 수밖에 없었다”며 “패터슨의 티셔츠는 사건 이틀 뒤 압수됐지만 리의 티셔츠는 닷새나 지나서 압수됐고 세탁기에 몇 번 돌린 상태”라고 주장했다. 이어 “살인 사건에서는 칼을 들고 먼저 뛰어 들어간 사람, 먼저 나온 사람이 범인인데 리가 그랬다”며 1·2심 판결과 검찰 수사 결과가 정당한 것이었다고 강조했다.

조씨가 당시 배당을 메고 있었다는 것에 대해서도 “당시 조서를 살펴보면 배낭이 버거킹 매대에 있었다는 진술이 있었다”며 이에 대한 진상조사를 재차 요청했다. 오 변호사는 패터슨의 상황을 설명하면서 감정에 호소하기도 했다. 오 변호사는 “지난 6월 패터슨의 어머니가 찾아와 ‘아들이 살인했다고 재판을 받고 있는데 가진 게 없다, 상대방(리)은 부유한 집안으로 여론을 조성하고 있다, 믿을 사람 없다’고 말했다”며 “패터슨은 한국 사람이다, 한국인 홀어머니가 미국에서 키운 아들이자 불쌍한 사람이다, 리도 미국 시민권을 갖고 미국인 행세하지만 한국 사람”이라고 말했다. 반면 검찰 측은 조씨를 살해한 사람은 패터슨이라며 패터슨의 유죄를 주장했다. 또 당시 검찰 기소의 근거가 된 부검의의 의견이 잘못됐다는 점을 시인하기도 했다. 검찰 측은 “패터슨은 머리, 손 등 전신에 피를 뒤집어쓴 반면 리는 옷과 신발 일부에 소량의 피만 묻어 있다”며 “피해자 상처에 비춰 볼 때 (진범은) 전신에 피를 뒤집어쓸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고 주장했다. 또 “범행에 근접한 시간에 패터슨으로부터 사람을 죽였다는 말을 들었다는 친구들이 있다”며 “패터슨이 범행 후 칼을 쥐고 범행현장에서 나온 사실을 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애초 검사가 리를 범인이라고 판단한 근거가 된 부검의의 추정은 ‘조씨에게 반항한 흔적이 없어 범인은 조씨를 제압할 정도로 덩치 큰 사람’이라는 것”이라며 “이 추정은 이 사건에 적용할 수 없는 일반적 추정”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재판 방청을 위해 법원을 찾은 피해자 조씨의 어머니는 “재판이 잘 돼서 범인을 잡는 게 소원”이라고 밝히면서 “(어젯밤 잠은) 자는 둥 마는 둥 했다”고 말했다. 또 사건 초기 진범으로 지목돼 기소됐다가 법원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리의 아버지 역시 법원을 찾아 “(패터슨은) 100% (유죄가)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진실을 밝혀야겠다는 마음으로 나왔다”며 “모든 기록에 패터슨이 범인이라고 돼 있고 리가 증인으로 나온다고 해서 새로운 게 있는 것은 아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태원 살인사건 피해자 부모가 입장을 밝혔다. 지난 10월8일 오전 10시30분 417호 대법정에서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는 이태원 살인사건 진범으로 지목된 패터슨의 첫 공판을 열었다. 이날 1시간30분쯤 진행된 이날 재판을 참관한 조중필씨의 아버지는 “당시 범행 현장에 같이 있었던 패터슨과 에드워드 리 둘 다 공범”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리와 패터슨 모두 공범이라고 생각한다”며 “솔직하게 패터슨도 불쌍하고 리의 말도 들어봐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가해자들로부터 사과를 받았느냐는 질문에는 “죄송은 무슨, 칼을 갖고 있으면 나도 죽이고 싶다”며 그간 가슴 속에 묻어뒀던 억울함을 토로했다. 아버지 조씨는 “이 사건 때문에 집안이 망하고 지난 18년 동안 매일 술 먹고 다녔다”며 ‘(이번 재판에서) 좋은 결과가 있으면 좋겠다”고 언급했다. 한편 조씨는 국민참여재판으로 재판이 진행됐으면 하는 바람도 밝혔다. 이날 재판에서 패터슨 측은 참여재판 의사를 따로 밝히지 않고 의견서를 통해 추후 의견을 말하기로 했다. N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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