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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역사 교과서 국정화 확정 발표
오는 2017년부터 중·고등학교에 적용
2015년 11월 09일 (월) 05:18:51 장정미 기자 haiyap@newsmaker.or.kr

정부가 역사 교과서 국정화 작업을 ‘단일 국사 교과서’로 명명하고 계획을 발표하기에 앞서, 새누리당이 적극 힘을 실으면서 연일 여론몰이에 나섰다. 반면 야당은 정부여당의 국정교과서 움직임에 대해 일본 교과서 왜곡과 닮은꼴이라고 비난했다.

장정미 기자 haiyap@

지난 10월7일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현재 중·고등학교 역사 교과서는 일관되게 우리의 역사를 부정하는 반대한민국사관으로 써져 있다”며 “좌파적 세계관에 입각해 학생들에게 민중혁명을 가르치려는 의도로 보인다”고 맹비난했다. 김 대표는 또 “산업화의 성공을 자본가의 착취로 가르쳐 기업가정신이 거세된 학생들을 만들고 배우면 배울수록 패배감에 사로잡히고 모든 문제를 사회 탓, 국가 탓만 하는 시민으로 만들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 대표는 서울 쉐라톤그랜드워커힐 호텔에서 열린 재외동포정책 포럼에서는 “미래세대가 긍정적 사고를 갖고 우리나라를 발전시키도록 하기 위해서는 역사 교과서를 국정 교과서로 전환하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야당도 세 결집에 나서며 반발했다. 야당은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추진과 고영주 이사장의 이념적 편향 논란을 고리로 대여(對與) 공세에 나섰다.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는 최고위원회 회의에서 “경제 살리기에 매진하겠다는 정부와 새누리당이 역사 교과서 국정화 밀어붙이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유신독재로 되돌아가려는 시도이자 친일·독재를 미화하고 정당화하는 것”이라며 “강행할 경우 정부와 여당을 유신 잠재세력으로 단정 짓고 정치투쟁에 나서겠다”고 경고했다. 이에 앞서 새정치민주연합은 긴급의원총회를 열고 문 대표와 노무현 전 대통령을 공산주의자로 규정한 고 이사장을 강력히 규탄했다. 야당 의원들은 의원총회에서 채택된 결의문을 통해 고 이사장 해임과 박근혜 대통령 사과를 촉구했다.

검정 교과서 전환 후 5년 만에 국정화
대한민국 역사 교과서의 ‘역사’는 1945년 해방과 동시에 시작됐다. 당시 국사 교과서는 현재와 같은 ‘검정제’였다. 하지만 1974년 박정희 정권의 유신체제 하에서 국사 교과서는 국정화로 전환됐다. 이후 1980년대 중반 민주화의 영향으로 근현대사 연구의 학문적 성과가 국사 교과서 서술에 반영되면서 유신시대 국정교과서는 그 한계를 점차 극복해가는 모습을 보였다. 문민정부가 들어선 1994년 이후부터는 특히 근현대사 부분에 있어서 보수·진보 진영의 논쟁이 표출됐고, 이때부터 학술적 공론이라기보다는 지금과 같은 ‘이념 정쟁’의 성격으로 변해갔다. 2002년 김대중 정부 시절엔 역사 교과서 국정화 30여년 만에 검정체제가 재도입됐다. 먼저 근현대사(검정) 부분이 국사(국정)에서 분리되는 것을 시작으로, 지난 2010년에 기존 국사와 근현대사가 다시 ‘한국사’로 통합되면서 역사 교과서는 검정 체제로 일원화됐다. 2013년엔 뉴라이트 계열 학자들이 집필한 교학사 한국사 교과서가 교육부의 최종 검정을 통과하며 다시 정쟁에 휩싸였다. 교학사 교과서는 내용의 오류 뿐 아니라 친일과 독재를 미화한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받았고 당시 일부 학교에선 이 교과서를 채택하려다 외부의 항의가 빗발치는 등 큰 진통을 겪기도 했다. 한편 교육부는 역사 교과서 국정화 발표를 앞두고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여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는 입장만을 반복한 바 있다. 하지만 대통령과 여당 대표, 교육부 장관 등의 작심 발언과 그간의 행보로 미뤄 볼 때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는 사실상 확정적이라는 게 중론이었다. 정부는 중·고등학교 한국사 교과서를 국정으로 전환 후 국사편찬위원회에 위탁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교육부는 지난 10월8일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 제출한 ‘2015년도 국정감사 후속조치 현황 보고’ 자료에서 한국사 교과서의 발행체제 개선과 관련해 검정 강화와 국정 전환 2가지를 제시했다. 특히 국정으로 전환할 과목으로 중학교 ‘역사’와 고등학교 ‘한국사’를 명시하고 2017년부터 적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 국사편찬위원회가 교과서를 책임지고 개발하는 방안을 내놨다. 현행 ‘교과용도서에 관한 규정’에 따르면 국정도서는 교육부가 편찬하되, 필요한 경우 연구기관 또는 대학에 위탁할 수 있다. 교육부는 대학이나 다른 연구기관보다 통사 분야의 전문성 있는 국가기관인 국사편찬위원회에 맡기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국사편찬위는 현재 한국사 교과서의 검정 심사를 맡고 있다. 교육부가 교과서 편찬을 위탁하면 국사편찬위원회는 대학교수 등 전문가를 대상으로 집필진을 공모해 교과서 개발을 진행한다. 또 교육부는 교과서 편찬 과정에서 수정·보완에 관여하는 편찬심의회를 역사학계 외 학부모, 교육·국어·헌법학자 등 다양한 전문가로 구성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교과서가 이념적 편향성 논란에 휘말리지 않으려면 각계의 다양한 의견을 들어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특히 교육부는 현장교사, 전문가 등을 통해 교과서가 현장에 적합한지 철저히 검토하겠다며 “교과서 개발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각계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할것” 이라고 강조했다.

정부, 한국사 교과서의 국정화 방침 확정 발표
정부가 한국사교과서의 국정화 방침을 확정하고 ‘올바른 역사교과서’라 명명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에 따라 2017년부터 전국의 중·고등학생들은 역사·한국사를 국정교과서로 배우게 될 전망이다. 다만 야당과 학계의 반발이 거센 만큼 현실화 까지는 적지 않은 논란이 예상된다. 황우여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은 지난 10월12일 오후 2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이같은 내용이 담긴 ‘역사교과서 발행체제 개선방안’을 발표했다. 지난 2011년 검·인정체계로 전환한 지 5년 만에 다시 국정화로 회귀하게 되는 것이다. 교육부는 국정화 확정의 이유로 그동안 제기됐던 역사교과서 편향성 논란, 검정체제의 장점인 다양성의 퇴색, 검정체제 유지로 인한 사회적 혼란 야기 등을 꼽았다. 개선방안에 따르면 국정교과서의 명칭은 ‘올바른 역사교과서’로 확정됐다. ‘올바른 역사교과서’는 객관적 사실에 입각하고 헌법적 가치에 충실한 균형 잡힌 올바른 역사관 확립을 위한 교과서라는 의미를 갖는다고 교육부는 설명했다. 그동안 정치권에서는 국정교과서라는 명칭이 갖는 부정적 이미지를 개선하기 위해 ‘바른교과서’, ‘단일교과서’, ‘통합교과서’ 등 여러 후보를 제시해왔다.

교육부는 “역사교과서 발행체제 개선방안은 역사적 사실 오류를 바로 잡고 이념적 편향성으로 인한 사회적 논쟁을 종식시킴으로써 궁극적으로 국민통합을 이룩하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강조했다. 발표에 앞서 교육부는 이날 오전 한국사교과서 국정화 내용이 포함된 ‘중·고등학교 교과용도서 국·검·인정 구분(안)’을 행정예고하고 교육부 홈페이지에 공고문을 게재했다. 행정예고 구분안에 따르면 중학교 ‘역사’ 교과서 ①,②와 고등학교 ‘한국사’ 교과서가 국정교과서로 제작된다. 교과서 제작은 국사편찬위원회(국편)가 맡게 된다. 교육부는 국편을 책임 편찬기관으로 지정, 위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국편은 빠른 시일 내에 집필진을 구성해 교과서를 책임지고 개발하게 된다. 교과서 집필 기간은 오는 11월 말부터 내년 11월 말까지 1년이다. 교육부는 교과서의 오류와 편향성 시비를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 교과서 개발 전 과정의 의견 수렴과 검증을 거칠 계획이다. 또 국정 역사·한국사 교과서는 ‘교과용 도서 편찬 심의위원회’가 심의를 진행하고 교과서 편찬 전반에 대한 검토와 자문을 맡는다. 심의회에는 역사 연구 기관장을 비롯 역사학계 원로, 현장 교사, 헌법학자, 정치경제학자, 학부모, 시민단체 등이 참여한다. 심의회는 11월 중 구성된다. 이렇게 제작된 교과서는 전문기관의 감수를 거치고, 심의본을 웹에 전시하는 등 내년 12월 한 달 간의 현장적합성 검토를 거친다. 교육부는 이 같은 내용이 담긴 행정예고를 11월2일까지 의견을 받은 후 이를 확정지을 예정이다. 황 부총리는 “‘올바른 역사교과서’는 국민을 통합하고 대한민국의 미래를 준비하는 토대가 될 것이며, 역사교육의 출발점인 교과서를 바로잡는 일이야말로 정부가 책임져야 할 중요한 사명”이라고 밝혔다. 이어 “역사교육의 원천인 역사학 진흥을 위해서도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히고, 올바른 역사관 확립을 위한 교과서 만들기에 학생, 학부모, 교사는 물론 전 국민의 뜻을 모아달라”고 말했다.

교육부 ‘좌편향’과 ‘교과서별 편차’로 국정화 추진
교육부가 역사교과서를 국정화하겠다며 내세우는 명분은 크게 두 가지다. 지난 10월7일 공개한 ‘고교 한국사 교과서 분석’ 자료에서 현행 검정 교과서의 문제를 조목조목 지적했다. 북한 입장을 두둔하는 등 좌편향됐고, 출판사마다 역사적 사실에 대한 기술이 달라 가르치기 어렵다는 것으로 요약된다. 이에 국정화에 반대하는 측에선 “좌편향 주장은 사실무근”이며, 서술 방향이 다른 건 역사 해석의 다양성 확보를 위해 필요한 부분이라고 반박한다. 교육부는 자료에서 현 역사교과서들이 북한 정권에 호의적이라고 지적했다. 북한의 토지개혁·노동법·남녀평등권법 등을 북한 자료를 그대로 인용하며 서술해 문맥상 좋은 개혁으로 오해할 소지가 있다고 평가했다. 예컨대 금성출판사의 고교 한국사 교과서는 ‘친일파 처단, 토지개혁, 중요 산업의 국유화 조치 (중략) 이런 정책들은 북한 정부 수립의 중요한 밑거름이 되었다’며 두둔했다고 분석했다. 북한은 팔 수도 살 수도 없는 토지를 분배한 것뿐인데 마치 북한 농민 모두가 토지를 무상 분배받은 것처럼 썼다는 것이다. 6·25전쟁에 대해서도 남북 공동 책임인 것처럼 기술했다고 비판했다. 비상교육·금성출판사 등은 ‘(6·25 전) 38도선에선 남북간의 소규모 무력충돌이 계속됐다’고 했고, 민간인 희생 부분도 동아출판과 미래엔 등은 남한군에 의한 학살 위주로 묘사해 북한군의 민간인 학살이 더 많았다는 점을 애써 무시했다는 것이다. 경제성장을 이룬 박정희정부에는 지나치게 인색하다고 평가했다.

금성·동아·미래엔·비상·지학사·천재 등이 재벌에 각종 특혜를 주고 언론을 탄압한 부분에 치중해 서술했다고 봤다. 한일협정과 관련해 ‘박정희정부는 자금을 획득하는 데 치중하였으며 (중략) 시민·학생·언론들이 반대했지만 공권력으로 탄압’(금성)했다는 식으로 편향되게 기술했다고 주장했다. 이승만정부에 대해서도 ‘독립운동가들이 이승만을 불신임’했다거나 ‘친일파 청산에 소극적’이었다거나 ‘정경유착’이 있었다는 식(동아)으로 부정적으로만 서술한다고 비판했다. 교육부는 같은 사안에도 교과서별로 편차가 크다고 봤다. 중·고등학교 총 17종의 교과서 중 1종을 제외한 전체가 검정을 통과해 역사 교과서 합격률은 98%에 이른다. 선사시대부터 천안함 사건에 이르기까지 시대를 가리지 않고 내용이 천차만별이다. 17종 중 중학교 역사교과서 5종은 현대사 부분에서 연평도 포격 도발이나 천안함 사건을 다루지 않는다. 연평도의 경우 나머지 12종이 기술하고 있다. 반면 천안함 사건은 교학사·금성·동아·지학사의 고교 한국사 교과서 4종에만 실렸다. 남북한 정부 수립 부분도 마찬가지다. 현행 역사 교과서 편찬 준거는 ‘대한민국 정부 수립’이라는 표현을 분명히 하고 있다. 반면 북한 정권의 수립에 대한 표기 방안은 없다. 이 때문에 교과서별로 중구난방으로 기술하고 있다고 교육부는 지적했다. 교과서 13종은 ‘조선민주주의 인민공화국 수립’으로 표기했지만, 천재교육 중학교 교과서는 ‘조선민주주의 인민공화국 정부 수립’이라는 표현을 썼다. 교학사와 천재교육 중학교 교과서는 ‘공화국 선포’라고 적었다.

새누리당과 교육부, 현행 검정체제 개편 최종 결정
새누리당과 교육부는 지난 10월11일 역사교과서 국정화를 논의하기 위한 당정협의를 열고 현행 검정체제 개편을 최종 결정했다. 이에 따라 교육부는 10월12일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방침을 공식 발표했다. 하지만 야당은 정부가 국정화를 본격화할 경우 고시중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하는 등 강력 반발한다는 방침이어서 정치권의 역사 전쟁은 비등점으로 향할 전망이다. 당정은 이날 국회에서 황우여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과 김정훈 새누리당 정책위의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역사교과서 체계 개편 문제를 논의하고 현행 체제로는 바람직한 역사교육이 불가능하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당정 협의 직후 교육부는 “한국사 교과서의 발행체제를 포함한 중등학교 교과용도서의 국·검·인정 구분안을 12일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날 당정협의에서 새누리당은 현행 중·고교 역사교과서 검정 발행 체제를 국정으로 전환할 것을 공식 촉구했다. 김정훈 정책위의장은 “좌편향 역사교과서는 계급투쟁론에 근거한 민중사관을 아이들에게 교묘하게 주입하고 있다”며 현행 체제를 비판했으며 새누리당 역사교과서개선특별위원회 소속인 조전혁 전 의원은 “야당이 ‘군사쿠데타의 딸이 역사쿠데타를 한다’고 주장하지만 정작 역사쿠데타를 한 사람은 대한민국의 현대사를 정의가 패배하고 기회주의가 득세한 실패한 역사로 규정한 노무현 전 대통령”이라고 주장했다.

김용남 원내대변인은 “의원들은 현재의 역사교과서들이 이념적으로 좌편향돼 역사 왜곡과 자기비하 등 부정적 역사관을 심어주고 있다고 지적했다”며 “국민통합을 위한 균형 잡힌 통합교과서의 필요성을 주문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날 당정협의에서 교육부 측은 교과서 발행 체계 개편과 관련한 일반적인 절차만 보고했고, 새누리당 의원들의 주장을 집중적으로 경청한 것으로 전해했다. 새누리당 강은희 의원은 당정협의 직후 “(역사교과서 국정화에 대한 교육부의 동의 여부에 대해 황 부총리는) ‘아직 좀 남겨 달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황 부총리도 새누리당 의원들의 지적에 대해 “잘 들었다”는 말만 되풀이했다고 복수의 참석자들이 전했다. 이에 맞서 새정치민주연합은 국정화 고시가 발표되면 황 부총리에 대한 해임건의안을 제출키로 했다. 당 지도부는 이날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 정부가 국정화하려는 역사 교과서를 ‘친일·독재 미화 교과서’로 규정, 강력한 대응에 나서기로 했다고 대표 비서실장인 박광온 의원이 전했다. 박 의원은 최고위가 끝난 후 기자들과 만나 “(회의에서는) 역사교과서 국정화 시도 움직임에 대해 심각하게 우려를 표명하고 대책을 논의했다”며 “국민이 먹고 살기 힘들어 아우성 치고 있는 이 판국에 역사교과서 문제로 국론분열을 조장하는 새누리당과 정부의 시국인식에 대한 강력한 경고가 있었다”고 말했다.

정치권의 뜨거운 감자 ‘역사교과서 국정화’
그간 새누리당은 야권에서 제기해 온 ‘친일 프레임’에서 자유롭지 못했고 군부 독재 시기 여당의 계보를 잇는단 세간의 인식으로 인해 줄곧 역사 논쟁에서 취약점을 드러내왔다. 이미 과거 참여정부 시기 ‘친일인명사전’ 논란으로 당 전체가 한 차례 홍역을 치른 적이 있으며 현 대통령의 부친인 박정희 전 대통령을 둘러싼 역사 해석도 끊임없이 논쟁거리가 돼온 것은 물론 현 여당 대표인 김무성 대표조차 부친(故 김용주 전남방직 회장)의 친일 의혹이 불거진 바 있다. 반대로 야권에선 여당을 압박하는 단골 소재로 삼아온 것이 바로 ‘역사’인데 특히 ‘친일’ 논란과 ‘민주주의 탄압사’를 중점으로 다루다 보니 그 중에서도 ‘근현대사’를 두고 여당과 큰 시각차를 보이게 됐다. ‘역사교과서 국정화’라고 하지만 사실상 새누리당에서도 초점을 둔 부분이 바로 ‘근현대사’인데 일제강점기부터 현대사를 둘러싼 해석에서 동일 사건을 두고도 다른 입장을 보이면서 ‘뜨거운 감자’가 돼 논쟁을 부채질해왔다.

특히 여야는 ‘이승만·박정희 전 대통령’에 대한 평가가 극히 상반됐는데 이는 자당의 기원을 어디에 두는지 보여주고 있어 단순한 ‘특정인물에 대한 역사적 평가나 해석차이’로 보기 이전에 각 당의 정통성과 명분을 건 대결이자 당을 대표하고 있는 ‘이념’전쟁이라고도 할 수 있다. 일례로 새누리당 김 대표가 지난 광복절에 “이승만 대통령에 대한 역사적 재평가를 해 우리나라 국부로 예우해야 한다”고 주장을 편 데 비해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는 같은 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일제시대 독립운동은 독립운동대로 평가하고 해방 후 사회주의 활동은 별도 평가하는 것이 독립운동사를 풍부하게 만드는 길”이라며 사회주의 계열 독립운동가 재평가 주장으로 맞불을 놨던 점만 봐도 이를 알 수 있다. 이처럼 ‘역사 해석’을 두고 충돌해 온 양측은 ‘역사 교육’의 방식을 두고도 필연적으로 날을 세울 수밖에 없었는데 이는 어떤 ‘역사교육 방식’을 택하느냐에 따라 양당 중 어느 한 쪽이 미래 세대의 역사에 대한 시각을 선점하게 되면서 이것이 정치적 성향까지로 연결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역사 교과서 국정화 두고 찬반 여론도 팽팽
정부가 역사 교과서 국정화 추진 방침을 굳힌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이에 대한 찬반 여론이 팽팽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역사교과서 발행체계에 대한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다양한 관점의 역사 교육이 장점인 ‘검정 교과서’를 선호한다는 응답이 43.1%, 일관된 역사 교육이 장점인 ‘국정 교과서’가 좋다는 답변이 42.8%로, 역사교과서 국정화에 대한 찬반 의견이 오차범위 안에서 엇갈렸다고 지난 10월8일 밝혔다. ‘잘 모름’은 14.1%였다. 지역별로는 광주·전라(국정 30.7% vs 검정 45.5%)는 ‘검정 교과서’를 선호하는 의견이 우세한 반면, 나머지 지역은 모두 오차범위 내에서 ‘국정 교과서’와 ‘검정 교과서’ 간 선호 의견이 엇갈렸다. 오차범위 내에서 부산·경남·울산(국정 47.4 vs 검정 38.8%), 대전·충청·세종(47.3% vs 41.1%), 서울(43.8% vs 42.6%)은 국정 교과서가 앞섰고, 반면 경기·인천(43.6% vs 48.3%), 대구·경북(39.6% vs 44.7%)은 검정 교과서가 우세했다. 연령별로는 20대(국정 35.1% vs 검정 60.3%)와 30대(33.9% vs 57.3%)에서는 ‘검정 교과서’를 선호하는 의견이 많은 반면, 50대(49.7% vs 37.5%)와 60세 이상(49.2% vs 23.9%)에서는 ‘국정 교과서’를 선호하는 의견이 다수였다. 한편 40대(국정 43.9% vs 검정 42.0%)에서는 두 의견이 오차범위 내에서 팽팽한 것으로 조사됐다. 지지정당별로 보면 새누리당 지지층(국정 66.5% vs 검정 19.2%)에서는 ‘국정 교과서’를 선호하는 의견이 압도적으로 많은 반면, 새정치연합 지지층(22.1% vs 69.5%)과 무당층(29.2% vs 50.0%)에서는 ‘검정 교과서’를 선호하는 의견이 절대적이었다. 정치성향별로는 보수층(국정 62.2% vs 검정 25.0%)에서는 ‘국정 교과서’를 선호하는 반면, 진보층(17.4% vs 68.0%)에서는 ‘검정 교과서’를 선호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중도층(국정 46.6% vs 46.1%)에서는 오차범위 내에서 두 의견이 팽팽히 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는 지난 10월2일 전국 19세 이상 성인 500명을 대상으로 유무선전화 임의전화걸기(RDD) 자동응답 방식으로 진행했고, 응답률은 4.8%,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4.4%포인트이다. N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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