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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탄’ 소포 공포에 휩싸인 지구촌
문 앞까지 ‘폭탄 택배’ 안전지대 없어
2010년 12월 01일 (수) 17:43:45 장정미 기자 haiyap@newsmaker.or.kr

한국석유공사가 예멘에서 운영 중인 송유관 일부가 폭탄 공격을 받아 폭발했고, 그리스에서 발송된 폭발물이 든 항공우편물이 최소 14곳에서 발견되는 등 세계 전역에서 테러 공포가 확산되고 있다. 이라크에선 알 카에다로 추정되는 세력의 동시다발 테러로 300여명이 죽거나 다쳤다. 테러에 대비한 각국 정부의 보안 대책도 강화되고 있다.
   

항공우편을 이용한 테러 기도도 잇따르고 있다.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에 이어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이탈리아 총리를 노린 그리스발(發) 소포 폭발물이 각각 독일 총리실과 이탈리아 볼로냐 공항에서 발견됐다. 그리스 당국은 자국의 급진 무정부주의 조직인 SPF(‘불씨의 모의’라는 뜻) 조직원을 비롯해 2명의 테러 용의자를 체포하는 한편 ‘소포 폭발물’ 테러 기도는 최소 3명에 의해 자행됐다고 밝혔다.

예멘발 미국행 항공화물서 폭발 소포 발견
   
예멘에서 발송된 '폭탄소포'
예멘에서 미국으로 발송된 항공화물에서 알 카에다의 수법으로 보이는 폭발물 소포가 지난 10월 29일(현지시간) 잇따라 발견돼 미국과 유럽 등지에 또 다시 테러 비상이 걸렸다. 특히 폭발물 소포가 민간 여객기에 의해 운송된 것으로 확인됨에 따라 각국 정부는 즉각 항공화물에 대한 보안 검색을 강화하고 미 대 테러 당국은 폭발물 운송 시도가 더 있는 지 확인하기 위한 본격적인 수사에 돌입했다. 영국 경찰과 정보국은 10월 29일 이스트미들랜즈 공항에 중간 기착한 국제화물운송업체 UPS 화물기에서 폭발물로 의심되는 물건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컴퓨터 프린터 카트리지로 가장한 이 물건에는 작은 회로기판과 전선들이 장치돼 있었으며, 흰색 가루도 묻어 있었다. 이날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 공항에서도 미국 행 항공기 화물 속에 프린터 카트리지로 위장한 폭발물이 발견됐다. CNN은 “특히 두바이에서 발견된 소포는 2대의 카타르 항공 여객기에 실려 운반된 것으로 확인됐다”며 “자칫 공중 폭발했을 경우 초대형 참사가 일어날 수 있었다”고 전했다. 예멘 수도 사나에서 발송된 두 소포는 미국 시카고 유대교 교회 두 곳이 목적지였다.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는 “최소한 둘 중 하나는 비행 중인 비행기를 폭파시키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미국과 영국, 두바이 등에서는 모두 이 사건의 배후로 아라비아반도 알 카에다(AQAP)를 지목하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수사관계자의 말을 인용, “이 폭발장치는 전문가가 만든 것”이라며 “장치 안의 물질은 지난해 성탄절 디트로이트행 여객기 폭파미수 사건에서 이용된 고성능 폭발물질인 펜타에리트리톨 테트라니트레이트(PETN)”라고 보도했다. 존 브레난 미 국가안보 부보좌관은 10월 31일 “이번에 발각된 폭발물의 제작자는 성탄절 테러 미수 때와 동일 인물이다”고 밝혔다. 예멘 당국은 화물 배송회사에 남겨진 발송인 전화번호를 추적해 20대 여대생 1명과 그의 어머니를 체포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용의자와 AQAP의 관련성 여부와 범행 동기 등 구체적인 내용은 알려지지 않고 있다. 용의자의 변호사인 압델 라흐만 부르만은 로이터에 “이런 일을 저지르는 사람이 자기 신분증 사진과 전화번호를 남겼다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다”며 “그가 희생양이 아닐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이번 사건으로 세계 주요국가는 즉각 항공 보안검색 강화에 나섰다. 영국 내무부는 10월 30일 소유자가 동반하지 않은 예멘발 항공화물 반입을 금지했고, 프랑스와 독일은 예멘에서 들어오는 항공화물 운송을 중단했다. 미 국토안보부는 9·11테러 이후 지금도 미국행 화물 컨테이너 1,450만대 중 1%만이 사전 검사가 이뤄진다며 “즉시 화물기 및 모든 공항에 보안검색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실제 10월 30일 예멘에서 수화물을 실은 뒤 미국으로 향하던 에미리트항공 여객기는 미국 전투기의 이례적인 호위 속에 뉴욕 J.F.케네디 공항에 착륙한 뒤 화물과 승객 수하물에 대한 보안검색이 진행됐다. 한편 일각에선 이 사건이 실제 테러시도가 아닌 보안 검색을 강화하기 위한 시험일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미 온라인매체 크리스찬사이언스모니터(CSM)는 “테러 행위 단속을 강화하기 위한 시험 연습인가”라며 의혹을 제기했으며 영국 텔레그래프도 “유대인 교회를 폭파시키려고 굳이 외국에서 폭발물 소포를 보낸 것은 의문”이라고 보도했다. CSM은 특히 “소포들은 폭발 실험 결과 폭파되지 않는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예멘에서 미국으로 발송된 항공화물에서 알 카에다의 수법으로 보이는 폭발물 소포가 잇따라 발견돼 미국과 유럽 등지에 또 다시 테러 비상이 걸렸다

항공 보안 검색에 비상 걸린 전 세계
예멘발 미국행 화물기에서 폭발물이 발견된 이후 미국과 유럽 각국의 항공 보안검색에 비상이 걸렸다. 특히 폭탄소포를 실은 화물기 2대 중 1대의 중간기착지였으면서도 그런 사실을 몰랐던 영국은 발칵 뒤집혔다. 테리사 메이 영국 내무장관은 11월 1일 국제선 항공기 탑승객들에 대한 보안검색을 크게 강화하는 새 규정들을 발표했다고 <로이터> 통신 등이 전했다. 우선, 무게 500g이 넘는 컴퓨터용 프린터 카트리지는 보안당국의 승인 없이는 기내 반입이나 탁송이 금지된다. 영국과 두바이에 중간기착한 화물기들에서 발견된 고성능 폭약이 프린터 카트리지에 각각 400g과 300g씩 내장돼 있었던 데다, 육안이나 엑스선 검색으로는 식별이 어렵기 때문이다. 또 영국은 “예멘의 알카에다 조직과 소말리아의 테러그룹이 접촉할 가능성”을 우려해, 두 나라에서 오는 모든 항공화물의 반입을 금지했다. 메이 장관은 이날 의회에서 “현재로선 알카에다의 또다른 공격이 임박했다는 정보가 없지만, 그런 가정 위에서 대응책을 강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와 별개로, 영국 보안당국은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가 버락 오바마 대통령보다 10시간이나 늦게 ‘테러 첩보’를 알게 될 만큼 보고가 늦어진 경위에 대해서도 조사에 착수했다고 <가디언>이 전했다. 독일은 예멘발 화물기뿐 아니라 여객기까지 자국 입국을 당분간 금지했다. 독일 교통부 대변인은 11월 1일 “독일에 취항중인 예멘의 모든 항공사들에 비행 금지를 통보했다”며, 이런 비상대응 격상은 2개의 폭발물 소포 중 하나가 독일의 쾰른을 거쳐 화물기에 실린 데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프랑스, 네덜란드, 캐나다 등도 잇따라 예멘발 항공화물의 반입을 전면 금지했으며, 지난해 크리스마스 때 미국행 항공기 폭탄테러 미수 용의자의 출신국인 나이지리아도 미국행 항공기의 화물검색 시스템을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항공화물 보안검색 강화가 국제 교역과 경기 회복에 부정적 영향을 끼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에 따르면, 전 세계 교역 총액의 35%를 항공 수송이 맡고 있다. 또 항공화물에 대한 투시검색을 대폭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지만, 화물운송업체들은 그에 따른 비용 부담을 달가워하지 않는다. 화물업체들은 지난해 해운 컨테이너 선박들에 대한 100% 검색을 추진하던 미국과 유럽연합에 반발해 2012년 시행 계획을 연기시킨 바 있다.
   
예멘발 미국행 화물기에서 폭발물이 발견된 이후 미국과 유럽 각국의 항공 보안검색에 비상이 걸렸다

세계 각지에서 테러 위협 잇따라
미국행 항공화물에서 폭발물이 발견된 이후 세계 각지에서 테러 위협이 잇따르고 있다. 예멘에서 한국석유공사가 운영하는 송유관 일부가 폭탄 공격을 받고 폭발했고,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에 이어 독일과 이탈리아 총리실 등을 노린 소포 폭탄 테러 시도가 잇따르고 있으며, 필리핀에서도 테러 공격이 임박했다는 정보가 입수됐다. 이에 따라 각국이 테러 위험에 대비한 보안을 대폭 강화하는 등의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11월 2일 예멘에서 한국석유공사가 운영하는 송유관 일부가 폭탄 공격을 받고 폭발했다. 예멘발 폭탄 소포 사건으로 세계 곳곳에서 알-카에다의 전방위 테러 위협이 커진 가운데 현지 보안 당국 관리들은 이번 공격도 알-카에다의 소행으로 추정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한 관리는 누군가 타이머가 달린 폭발물을 송유관 밑에 설치한 뒤 폭파시킨 것으로 보인다며 알-카에다의 소행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고 아랍권 위성보도채널 알-아라비야가 전했다. 다른 관리는 "인근 주민들은 폭발음이 들린 직후 수십명의 무장 알-카에다 대원들이 차량 2대에 나눠 타고 현장을 빠져나가는 것을 봤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예멘에서는 각종 공사에서 배제된 지방 부족들이 지방 정부에 불만을 표시하는 차원에서 송유관을 폭파시키는 사례도 종종 있어 지방 부족의 소행일 가능성도 있는 상황이다. 독일과 이탈리아 총리실에도 폭발물이 담긴 것으로 의심되는 소포가 발견되는 등 그리스가 발송지인 소포 폭탄이 유럽 각지로 발송되면서 유럽에서도 테러공포가 확산되고 있다. 독일 총리실에서 폭발물이 담긴 것으로 의심되는 소포가 발견됐다고 독일 연방범죄수사국(BKA)이 이날 발표했다. 슈테펜 자이베르트 총리실 대변인은 “소포에 폭발물이 들어 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으며, 한 고위 관계자는 일간지 베를리너 모르겐 포스트에 “‘그리스 경제부’가 발신처로 돼 있는 이 소포에 지금까지는 알려지지 않은 폭발장치가 들어 있었다”고 전했다. 그리스 현지 경찰에 따르면 이날 저녁까지 아테네에서만 최소 11개의 소포 폭탄이 발견됐다. 스위스와 러시아 대사관에서 소포형 폭발물이 터졌으며 앞서 지난 11월 1일에는 아테네의 택배회사에서 처음 폭발이 발생했다. 소포의 수신처는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 외에 아테네 소재 스위스와 러시아, 불가리아, 독일, 멕시코, 칠레, 네덜란드, 벨기에 대사관 등 공관 8곳이 포함됐다. 한 화물기에서 발견돼 이탈리아 볼로냐 공항에서 검색을 받았던 그리스발 소포도 수신처가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이탈리아 총리였던 것으로 드러났다고 그리스 경찰이 이날 밝혔다. 또 룩셈부르크 소재 유럽연합 최고법원과 네덜란드 유로폴(Europol)로 발송된 2건은 아테네 공항에서 제거됐다. 경찰은 아테네 소재 외국 공관에 추가 테러 발생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대사관 밀집 지역을 봉쇄하는 한편 외국 공관에 대한 경비를 강화했다. 상황이 이렇자 그리스 항공 당국은 48시간동안 국외로 발송되는 우편물 및 소포 발송을 중단시키기로 결정했다. 경찰은 48시간동안 국외로 발송될 소포에 대한 보안검색을 통해 혹시나 있을지도 모를 추가 '소포 폭탄'을 찾아낸다는 계획이다. 현지 경찰은 그러나 이번 연쇄 소포 테러와 예멘발 기내 소포 폭탄과의 연관성은 드러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앞서 경찰은 전날 권총과 총알을 소지한 20대 그리스 남성 2명을 체포했으며 이 중 1명은 관공서와 정치인 자택 등에 대한 방화공격을 일삼은 급진 좌파 그룹 CFN(Conspiracy of Fire Nuclei)의 일원으로, 수배 중인 인물이다. 호주와 영국 정부도 이날 필리핀에서 테러리스트 공격이 임박했다는 정보를 입수했다면서 필리핀 여행 자제를 권고했다. 호주 관광당국은 “필리핀 수도 마닐라에서 테러 공격이 임박했다고 믿을만한 소식통이 전했다”면서 “대형 쇼핑몰이나 회의장 등 외국인의 방문이 잦은 곳이 표적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시장, 대사관, 클럽, 호텔, 식당, 극장, 대중교통시설, 학교, 주요 스포츠 경기장 등도 테러 공격의 대상으로 지목됐다. 영국 정부도 필리핀 남부 민다나오에서 알-카에다가 활동 중이라며 자국민에게 필리핀 여행을 삼갈 것을 권고했다.

테러의 새로운 변화 보여준 ‘폭탄 소포’
   
인터폴(국제형사경찰기구)은 11월 6일(현지시각)에 지난 10월 발생했던 두바이와 영국 당국에 의해 적발된 미국행 ‘소포 폭탄’ 사진과 세부정보를 공개하고 회원국에 오렌지색 경보를 발령했다
예멘발 ‘폭탄 소포’ 사태는 테러의 새로운 변화를 보여 준다는 점에서 국제 사회에 큰 파장을 던지고 있다. 중동 아라비아반도의 남쪽 끝에 자리 잡은 예멘에서 발송된 폭탄 소포는 전 세계 누구나 이용하는 국제화물운송서비스를 통해 바다 건너 미국 시카고의 유대교 교회에 배달돼 큰 인명 피해를 초래할 수도 있었다. 오사마 빈 라덴은 알카에다를 조직해 수년 동안 요원들을 훈련시킨 다음 여객기를 납치, 뉴욕 무역센터와 워싱턴 국방부 등을 겨냥한 동시다발 대규모 테러를 일으켰다. 이것이 20세기식 테러 방식이라면, 21세기 테러는 전 세계 곳곳에서 세포화된 조직들이 인터넷을 통해 서로 정보를 주고받고 요원들을 모집하며 일상생활에서 가장 친숙한 우편물로 위장한 폭탄을 무차별로 배송하는 식이다. 테러 전문가들은 테러리즘의 최신 경향으로 ▲분산화 ▲자생화 ▲일상화를 꼽고 있다. 대테러전을 벌이고 있는 각국 치안 당국으로서는 악몽의 시나리오가 현실화된 셈이다. ◆ 분산화 = 미국의 테러 전문가인 마크 세이지먼은 ‘리더 없는 지하드:21세기 테러 네트워크’란 저서에서 과거의 테러리즘이 빈 라덴 같은 지도자들을 중심으로 한 중앙집중형이었다면, 현재의 테러리즘은 국제적으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특정 지도자나 주도적 중심 세력 없이 세포처럼 움직이는 분산형이라고 지적했다. 테러의 중심지가 이라크, 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과 아프가니스탄, 파키스탄 등 남아시아를 거쳐 아프리카까지 확산되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으로 볼 수 있다. 최근 들어 북아프리카에서 급성장한 ‘이슬람 마그레브 알카에다’, 소말리아의 ‘알 샤바브’, 예멘의 ‘아라비아반도 알카에다’ 등은 빈 라덴의 직접적인 명령을 받기보다 알카에다와 느슨하게 연결된 형태로 조직을 운영하며 테러 활동을 펼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뉴스위크는 최근 보도에서 미국 중앙정보국(CIA)의 분석을 인용해 알카에다가 전 세계에 약 45개의 지부를 두고 65개국 무장 조직과 연대하고 있다고 지적했지만, 상명하달식이라기보단 협력 네트워크의 성격이 강한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미국, 유럽 정부가 최근 들어 가장 곤혹스러워 하는 것이 자생적 테러리스트들이다. 이들은 알카에다 등 테러 조직에 의해 포섭당한 게 아니라 자발적으로 학습해 테러에 뛰어든 사람들이다. 특히 미국, 유럽 국적의 테러범들은 영어를 자유롭게 구사하고 자국 여권으로 세계 곳곳을 여행하면서 훈련을 받거나 테러를 모의하는 것이 특징이다. 2005년 7월7일 영국 런던 버스, 지하철 테러범은 전원이 영국 국적의 파키스탄인들로, 현지의 이슬람 사원에서 급진 이슬람 설교가들의 강연을 들으며 테러 감행을 결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0월 파키스탄 북와지리스탄 미르 알리 사원에서 테러를 모의하다 미군 무인폭격기의 공격을 받고 사망한 5명은 터키계 독일 국적자들이었다. 독일 정부는 자국 내 자생적 테러리스트를 약 400명, 전 유럽에는 수백명이 존재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자생적 테러리스트의 급증에는 인터넷이 큰 역할을 하고 있다. 미국 인터넷 언론 허핑턴포스트는 최근 기사에서 알카에다와 연계된 급진 이슬람주의 사이트가 최소 20개에 이른다고 지적했다. 대표적 사이트인 ‘알 팔루자’의 경우 고정 방문객이 2만여명에 달한다는 것. 이 사이트들은 테러를 부추기는 급진 종교 지도자들의 강연 동영상과 각종 정보를 서비스하고 있다. 각국 정부는 사이트 폐쇄 조치 등을 취하고 있지만, 온라인 활동은 점점 더 은밀하게 이뤄지는 실정이다. 지난 5월 런던에서 이라크전을 지지해 온 하원의원을 칼로 찔러 살해한 여대생도 인터넷사이트에서 강연을 접한 후 정치인 살해를 결심했다고 밝혀 충격을 줬다. 폭탄 소포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유나바머’란 별명으로 유명한 시어도어 존 카진스키는 1978년부터 1995년까지 18년 동안 미국에서 16차례에 걸쳐 우편물 폭탄으로 3명을 죽이고 23명을 다치게 했다. 9·11테러 이후 워싱턴 정가에 백색가루 우편물이 배달돼 소동이 일어나기도 했다. 하지만 예멘발 소포처럼 세계 최대 화물운송회사인 페덱스와 UPS를 이용해 엄청난 위력을 가진 폭발물이 해외 배송된 건 사실상 처음이다. 검색을 피하기 위해 프린터용 잉크 카트리지로 위장한 기술도 매우 정교했다. 그야말로 테러의 ‘도어 투 도어(Door to Door)’ 배달 시대가 된 셈이다. 이번 사태는 일상생활 속에서 누구나 쉽게 테러에 노출될 수 있다는 사실을 새삼 드러내는 계기가 됐다.

인터폴 ‘소포폭탄’ 오렌지색경보 발령
   
리스 경찰이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을 수신자로 한 폭발물 소포를 운반하던 테러 용의자 2명을 붙잡았다. 사진은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
예멘 소재 알-카에다 아라비아반도지부(AQAP)가 최근 발견된 미국행 소포 폭탄과 지난 9월 미국 UPS 화물기 추락 사건이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주장했다고 이슬람 웹사이트 감시기구 ‘SITE’가 11월 5일(현지시각) 밝혔다. SITE에 따르면 AQAP는 최근 지하디스트 웹사이트에 올린 메시지에서 미국 운송회사 UPS 화물기가 지난 9월 3일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 국제공항 인근에 추락한 사건은 자신들이 설치한 폭탄 폭발에 의한 것이며 최근 UPS와 페덱스를 통해 폭탄 두 개를 추가로 보냈다고 주장했다. AQAP는 “발전된 장비를 이용, 모든 탐지 장비를 통과해 원격으로 폭탄을 공중이나 최종 목적지에서 폭발시킬 수 있다”며 서방 화물기뿐 아니라 민간항공기 전반으로 소포 폭탄의 적용 범위를 확대하는 등 소포폭탄 사용을 늘리겠다고 밝혀 추가 테러를 예고했다. UPS 화물기 추락 사건과 관련해 이들은 “우리가 UPS 항공기를 떨어뜨렸으나 적들의 매체가 이 사건 책임을 우리에게 돌리지 않아 우리가 다시 공격할 때가 올 때까지 침묵하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또 미국 오바마 행정부가 UPS 화물기 추락 사건의 원인을 밝히지 않은 것이 그들이 원인을 밝히지 못했기 때문인지, 사건 진상을 은폐하기 위한 것인지 의문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오바마에게 고한다. 우리는 1년간 너희의 항공기 3대에 타격을 가했다. 알라의 뜻대로 우리는 미국 및 미국 동맹국의 이해관계에 계속 타격을 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 행정부는 예멘을 출발해 미국 시카고로 향하던 중 지난 10월 28일 두바이와 영국 2개의 공항에서 발각된 소포폭탄 2개를 AQAP 소속 사우디아라비아인 이브라힘 하산 알-아시리가 제조한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UPS 화물기 추락의 경우 사고 조사를 맡은 UAE 민간항공국은 폭발물과 관련이 없다는 입장이어서 AQAP의 주장과는 차이가 있다. 그러나 AQAP가 추가 테러를 공언함에 따라 앞으로 서방 등 세계가 항공기 소포폭탄을 이용한 테러 방지에 비상이 걸렸다. 인터폴(국제형사경찰기구)도 11월 6일(현지시각)에 지난 10월 발생했던 두바이와 영국 당국에 의해 적발된 미국행 ‘소포 폭탄’ 사진과 세부정보를 공개하고 회원국에 오렌지색 경보를 발령했다. 로널드 노블 인터폴 사무총장은 이날 성명에서 각국 경찰 당국이 “치명적일 수 있는 폭발 장치를 적발하는 데 필요한 모든 수단을 동원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 이 같은 조치를 취한다고 밝혔다. 그는 또 지난 5월 미국 뉴욕 타임스스퀘어 차량폭탄 테러기도범 체포 시 시민 제보가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을 감안, 소포 폭탄의 세부정보를 대중에게도 공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인터폴 홈페이지에 게재된 4쪽 분량의 경고문에는 지난달 29일 영국과 두바이 당국이 화물운송업체 페덱스 화물창고에서 소포 폭탄을 찾아낸 과정이 설명돼 있다. 인터폴은 경고문을 통해 영국과 두바이에서 적발된 소포 2개 모두에서 프린터기 및 옷과 장식품 같은 개인 용품들이 발견됐다는 사실과 해당 사진을 공개했다. 또 문제의 소포 폭탄들은 휴대전화 배터리와 컴퓨터 회로기판에 부착된 기폭장치를 포함하고 있었고, 폭발물 위력은 항공기를 추락시키기 충분한 것이었다고 덧붙였다. 그밖에 인터폴은 이상한 냄새가 나거나, 포장 테이프가 지나치게 감겨 있는 소포, 변색되거나 얼룩진 소포 등은 의심을 하고 주의 깊게 다루어 달라고 당부했다. 또 이 같은 폭발물은 기존의 X선 장비로는 감지되지 않을 수 있으며, 폭발물 탐지견 및 면봉 테스트 등을 사용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공항 측에 권고했다. N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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