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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11일 서울 G20 정상회의 개최
세계 경제의 주역으로 떠오른 대한민국
2010년 11월 02일 (화) 13:44:17 장정미 기자 haiyap@newsmaker.or.kr

이달 11일에 우리나라에서 G20정상회의가 개최된다. 서울 정상회의 개최의 가장 큰 의미는 우리나라가 세계 경제의 주역으로 평가받은 점이다. 원조를 받던 가난한 국가에서 새로운 세계 경제 질서를 창출하는데 주도적인 역할을 하게 된 것이다.

   

G20라는 것은 현재 유엔 가입국이 192개 나라인데 192개 나라 중에서 가장 경제적으로 영향력이 있는 20개 나라만의 모임이다. 우리나라 국가 브랜드 가치가 높아지는 눈에 보이지 않는 효과도 있다. 특히 남북 대치 등으로 상대적으로 제 가치를 인정받지 못했던 이른바 ‘코리아 디스카운트’도 줄일 수 있는 기회다. G20 서울 정상회의를 성공적으로 개최하기 위해서는 해결해야 할 과제도 많다.

G20정상회의 주요 일정

   
▲ 서울 정상회의 개최의 가장 큰 의미는 우리나라가 세계 경제의 주역으로 평가받은 점이다
오는 11월 11∼12일 서울에서 개최되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참석자들은 다양한 환영행사에 참석하는 한편 거시경제정책 공조 및 금융규제 개혁 등 주요 의제를 논의할 예정이다. 세계에서 ‘가장 바쁜’ 각국 정상 및 글로벌 기업 최고경영자(CEO)인 만큼 이틀 간 빡빡한 일정을 소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정상회의를 위해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 등 33명의 정상이 일정 하루 전인 11월 10일 전용기 등을 통해 입국할 예정이다. 본격적인 행사는 11월 11일 오후 6시 용산 국립중앙박물관에서의 환영 리셉션으로 시작된다. G20 정상회의 준비위원회는 리셉션 및 만찬을 통해 각국 정상들이 자연스럽게 한국의 국보급 문화재를 둘러볼 수 있게 한다는 계획이다. 7시 같은 장소에서 이어지는 업무 만찬 자리에서는 각국 정상간의 회의 의제에 대한 논의 및 현안에 대한 의견교환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날 각국 영부인이 참석하는 만찬도 마련돼 있다. 만찬 이후 정상들은 현대차 에쿠스 리무진을 이용해 서울 시내 10여곳에 분산된 숙소로 돌아가게 된다. 본격적인 회의는 이튿날인 11월 12일 오전 9시 삼성동 코엑스에서 진행된다. 이날 오전에는 정상회의 전체회의의 세션 1,2가 진행된다. 이후 기념촬영 및 ‘청소년 정상’ 대표와의 대화가 이어지며 업무를 겸한 오찬 후 세션 3,4회의를 연달아 개최한다. 회의에서는 세계 경제위기 극복이라는 기존 주제 이외에 다양한 글로벌 이슈에 대한 해법 모색도 이어진다. 은행의 자본구조 및 대형 금융기관에 대한 감독 강화, 공적자금의 금융권 분담 방안 등이 구체적으로 논의될 예정이며 지난 1997년과 2008년 두 차례의 금융위기를 성공적으로 극복한 경험을 토대로 급작스런 자본변동성에 대응하기 위한 글로벌 금융안전망에 대한 제안도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 G20에 참가하지 못한 국가에 대한 개발 이슈도 다룰 예정이다. 본회의를 마치는 오후 4시께 이명박 대통령은 의장국 자격으로 공동성명서인 코뮈니케를 발표한다. 이후 1시간 가량의 기자회견이 진행된 뒤 오후 5시 모든 행사가 마무리 될 예정이다. 각국 정상들 가운데 일부는 11월 13일 일본에서 개최되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정상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출국한다.

‘서울 G20 비즈니스 서밋’에도 스타급 CEO 참석

   
▲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 빌 게이츠가 서울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에 맞춰 열리는‘G20 비즈니스 서밋’에 참석한다.서울 G20 비즈니스 서밋’은 세계 경제계를 대표하는 ‘스타급’ 최고경영자(CEO)가 한자리에 모이는 유례없는 행사가 될 전망이다
이번 회의 일정에 맞춰 개최되는 ‘G20비즈니스서밋’에 대한 관심도 뜨겁다. ‘G20비즈니스서밋’ 11월 10일 환영 만찬을 시작으로 11월 11일 오전 8시∼오후 4시까지 총 3차례에 걸쳐 라운드테이블 형식의 회의를 진행한다. G20 정상회의에 맞춰 열리는 ‘서울 G20 비즈니스 서밋’은 세계 경제계를 대표하는 ‘스타급’ 최고경영자(CEO)가 한자리에 모이는 유례없는 행사가 될 전망이다. G20 비즈니스 서밋 조직위원회에 따르면 세계 유수 기업의 회장과 CEO가 11월 10일부터 이틀간 서울 쉐라톤워커힐호텔에서 열리는 이번 행사에 참석하겠다는 뜻을 속속 밝혀오고 있다. 금융 부문에선 요제프 아커만 도이체 방크 회장, 스티브 그린 HSBC회장, 피터 샌즈 스탠다드차터드 CEO, 비그람 팬디트 시티그룹 CEO, 조지프 선더스 비자 회장, 겐이치 와타나베 노무라 홀딩스 CEO 등의 참석이 확정됐다. 제조, IT, 에너지 분야에선 락시미 미탈 아르셀로미탈 회장, 피터 브라벡 네슬레 회장, 폴 제이콥스 퀄컴 회장, 크리스토프 드 마제리 토탈 회장, 프란츠 베렌바흐 보쉬 회장, 안느 로베르종 아레바 사장이 방한한다. 국내 기업인 가운데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녹색성장 의제의 소주제인 신재생에너지 분야의 토론을 총괄하는 컨비너(의장)로 선임됐다. 한국 경제계를 대표하는 인물이라고 할 수 있는 삼성전자 이건희 회장, 현대자동차의 정몽구 회장도 참석할 예정이다. 조직위는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회장 등에게도 참석을 요청해둔 상태다. 당초 초청대상이었던 스티브 잡스 애플 회장은 건강상의 이유로 참석이 어려운 것으로 알려졌다. 조직위는 포춘지 선정 350대 기업 가운데 국가별, 업종별로 안배해 초청장을 발송했다. G20 회원국의 CEO 80여명과 비(非) G20 회원국 20여명 등 모두 100여명 규모로 구성됐다. 이들 참석자는 사전 회의를 통해 작성된 무역·투자, 금융, 녹색성장, 기업의 사회적 책임 등 4개 의제의 보고서를 토대로 토론을 벌여 합의를 도출해 G20 정상회의에 전달한다. 11월 10일 환영 만찬을 시작으로 11일 오전 8시부터 오후 4시까지 오전 2차례와 오후 1차례 등 모두 3차례에 걸쳐 라운드테이블 형식의 토론이 열린다. 의제별로 구성된 4개 분과가 동시에 토론하고 각 분과별로 3개의 소주제로 나뉘어 모두 12개 그룹으로 세분된다. 조직위는 소주제 별로 적합한 CEO를 컨비너로 선정, 토론을 이끌고 참석자 간 의견을 조율하는 역할을 맡겼다. G20 정상회의의 부대행사 성격이긴 하지만 국내외 취재진의 관심도 높다. 39개국 430개 매체, 2천800여명의 기자가 온라인을 통해 취재신청을 마쳤다. 조직위 측은 “이번 회의는 수차례의 사전 회의를 거쳐 긴밀한 조율을 통해 보고서를 만들고 합의를 이끌어 내 G20 정상회의에 이를 연결하는 과정으로 완성된다”며 “특히 G20 체제에 민간 참여 채널을 구축하는 사실상 최초의 시도로, G20 정상회의의 완성도와 신뢰성을 높일 것”이라고 기대했다. 조직위는 G20 회원국 CEO 80여명과 비 회원국 20여명 등 총 100여명의 기업인을 초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증현 장관 ‘G20 성공개최’ 협조 요청

   
▲ 위안화 환율 문제를 놓고 미국과 중국이 날카롭게 대치하고 있는 가운데 오는 11월 서울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환율 문제가 주요 의제로 떠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이 오는 11월 서울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의 의제 조율을 위해 티머시 가이트너 미 재무장관 등 각국의 주요 인사들을 만나며 강행군을 펼치고 있다. 윤 장관은 27일 미국을 방문해 가이트너 재무장관과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 도미니크 스트로스칸 국제통화기금(IMF) 총재 등을 잇달아 만나 오는 11월 서울에서 열리는 G20정상회의의 성공적인 개최를 위한 협조를 요청했다. 윤 장관은 가이트너 장관에게 서울 G20 정상회의 의제 전반에 대한 미국의 협조를 당부했으며 양국간 협력을 강화하기로 뜻을 같이했다. 이날 회동에서는 지속 가능한 균형 성장을 위한 프레임워크, IMF지분 개혁, 금융규제 개혁, 환율시스템 개혁 등 모든 의제가 골고루 논의됐으며 화기애애한 분위기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특히 러시아, 프랑스, 독일, 브라질 등 G20 주요국을 순방한 결과를 설명하면서 G20 성공을 위해서는 미국의 협조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벤 버냉키 미 연준 의장과의 회동에서는 세계경제 현안에 관한 의견을 교환하고 금융과 자본 규제에 대해 조율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장관은 이어 도미니크 스트로스칸 IMF 총재와 만나 IMF 지분 개혁에 대한 진척 상황을 점검하고 서울 G20 정상회의에서 마무리될 수 있도록 노력하기로 했으며, 글로벌 금융안전망 구축의 핵심과제인 IMF 대출제도 개혁 문제도 논의했다. 이에 앞서 윤 장관은 지난 9월 18일부터 러시아와 독일, 프랑스, 브라질 등을 차례로 방문하면서 각국의 재무장관 등을 만나 의제 조율을 진행했다. 윤 장관은 미국 방문을 끝으로 9월 28일 오후 워싱턴을 출발해 29일 오후 한국에 도착, 이번 방문 성과에 대한 정리 작업에 곧바로 들어갔다. 재정부 관계자는 “이번 출장은 8박 12일간의 일정으로 매일 새벽까지 전략회의를 이어가면서 주요국과의 조율 작업을 벌이는 등 사실상 세계일주 강행군을 했다”면서 “특히 서울 G20 정상회의의 성공을 위해서는 미국의 협력이 필요해 미국에 G20 의제에 대한 주요국의 의견을 전달하고 적극적인 협조를 요청했다”고 말했다.

서울 G20정상회의 경제효과 31조

   
▲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은 서울 G20정상회의 경제적 파급효과가 31조라고 발표했다
서울에서 열리는 G20 정상회의의 경제적 파급효과는 얼마나 될까. 이 질문에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이 지난 7일 31조2천747억원이라는 대답을 내놨다. 달러당 1천161원 환율 기준으로 직접적인 경제효과 2천667억원에 간접 효과 31조800억원이라는 주장이다. 직접 효과는 예상 방문객 1만5천명이 숙박, 식사, 쇼핑 등에 인당 346만원을 지출하는 것을 가정으로 셈한 내방객 지출총액 523억원, 이 지출로 유발되는 부가가치 446억원, 잦은 외국 언론 노출에 따른 기업의 광고비 절감액 1천698억원이다. 특히 광고비 절감액 1천698억원 산출의 근거로 삼은 국가 브랜드 홍보효과는 개발도상국에서 열리는 첫 G20 정상회의인 데다 주요 의제가 많다는 점이 고려돼 이전에 열렸던 토론토와 피츠버그 회의의 2배인 2억 달러로 추정됐다. 당장 손에 잡히지는 않지만 국제사회가 ‘Korea’ 브랜드를 새롭게 인식하고 한국 제품 이미지를 높게 평가하게 되면서 유발되는 간접효과는 이보다 훨씬 크다는 게 무역협회의 설명이다. 무엇보다 수출확대 효과가 20조1천427억원으로 파급력이 가장 컸다. 이런 추정치가 나온 근거는 이렇다. 먼저 직접 효과로 분류된 국가 브랜드 홍보효과가 2억달러에 이르고, 이것이 기업 광고효과로도 상당부분 반영된다고 볼 때 수출기업의 광고 효과는 1억5천만달러로 추정된다는 것이다. 이런 전제 아래 올해 기준 예상 광고비 27억4천만달러와 수출전망액 4천500억달러를 놓고 보면 1억5천만달러 광고효과는 광고비 5.3% 상승으로 이어지고, 이에 제조업의 광고비와 매출 증가의 상관관계를 나타내는 광고비의 광고매출 탄력성 0.72를 적용하면 수출이 3.9% 늘어난다는 것이다. 그 결과가 173억 달러가량으로, 원화로는 20조1천427억원 선이 되는 것이다. 이 금액은 파키스탄의 2009년 총수출액과 맞먹고, 2008년 우리나라 관광 지출금액과 비슷하다. 또 수출확대 효과에 맞물려 부가가치가 10조5천749억원 발생하는 간접효과가 있을 것으로 무협은 추산했다. 이는 광고매출 탄력성(0.72)과 수출의 외화가득률(수출액 대비 국내 부가가치 유발 비율) 52.6%를 적용해 산출한 것으로, 16만5천명 가량의 취업유발효과도 포함돼 있다. 이와 함께 이번 회의로 국가신용도가 1등급 상승하면 외자 차입비도 2천904억원 절감하는 효과를 볼 것으로 예상됐다. 무협은 아울러 국내 수출기업 272곳을 상대로 설문조사한 결과 G20 정상회의의 파급 효과로 2년간 수출이 5.1%(229억 달러 내외) 늘어날 것이라는 대답을 얻었다고 한다. 앞서 삼성경제연구소는 지난 9월 15일 ‘서울 G20 정상회의와 기대효과’ 보고서에서 21조5천576억∼24조6천395억원으로 경제 파급효과를 추정, 무협과는 편차를 보였다. 이에 따라 편차를 보이는 계량화된 경제 파급효과 보다는 성공적인 회의 개최, 국가 브랜드 세일즈, 국민적 역량 입증 등을 통해 앞으로 나타날 ‘무형의 소득’을 기대하면서 무엇보다 차분하고 내실있게 행사를 준비해야 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G20정상회의서 다뤄질 의제들
서울 G20정상회의에서 다뤄질 의제는 앞서 워싱턴DC, 런던, 피츠버그, 토론토 정상회의에서 합의된 의제와 의장국인 우리나라가 제시하는 뉴 어젠다(New agenda) 등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거시경제 정책 공조, 금융규제 개혁, 은행 건전성 규제, 국제금융기구 개편 등은 G20정상회의의 단골메뉴 의제이고, 우리나라가 새롭게 제시한 의제는 글로벌 금융안전망과 개발이슈다. 최근 세계 경제가 미국의 더블딥 가능성 등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는 만큼 각국 재정·금융정책과 환율정책, 출구전략 등이 거시적인 공동 경제정책 목표에 맞는 지 평가하고 IMF의 지원을 받아 대안을 마련할 예정이다. 또 2008년 서브프라임 사태와 같은 위기가 재발하지 않도록 금융기관 규제, 특히 은행 건전성 규제와 대형 금융기관 및 헤지펀드 감독 강화 방안을 포함한다. 위기 예측과 효과적 대응을 위한 국제금융기구 개혁 방안도 논의한다. 우리나라가 ‘코리아 이니셔티브’로 추진할 핵심은 개발이슈와 글로벌 금융안전망이다. 개발도상국 및 후진국과 함께 해야 세계 경제가 동반성장할 수 있다는 목표에서 의제를 준비했다. 개발이슈는 우리나라가 처음 제시하는 것으로, 개도국의 빈곤퇴치와 원조 등을 바탕으로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국제적 공조 방안을 다룰 전망이다. 이를 위해 개도국 인프라 구축 및 교육 지원과 장벽 해제를 통한 무역 활성화 등이 핵심 이슈로 떠올랐다. 글로벌 금융안전망은 외환보유고나 펀더멘탈에 문제가 없어도 서브프라임처럼 갑작스러운 자본변동성에 전 세계가 위기를 겪을 수 있다는 경험을 통해 공동 대안을 모색하는 작업이다. IMF 등 국제금융기구가 대출한도를 배치하고, 대출기간을 연장하면서 각 국의 자금 지원을 활성화하는 방안도 함께 논의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핫이슈가 되고 있는 환율개입 문제도 의제로 다뤄질 전망이다. 미국과 독일, 유럽연합(EU) 등 G20 주요 멤버가 환율 문제를 정상회의 테이블에 올릴 것을 요구해 우리나라가 서울G20정상회의를 통해 환율문제 중재자로 나설 수 있을 지, 합의 도출이 가능할 지 큰 관심이 쏠린다.

   
▲ 환율 문제에 대한 미국의 단호한 입장과 ‘위안화 절상은 우리가 알아서 노력할 문제이지 미국이 강압적으로 몰아붙일 일이 아니다’라는 중국의 입장이 맞서고 있기 때문에 G20에서 이 문제가 논의되지 않을 수는 없어 보인다

G20의 핵심 쟁점은 ‘환율 전쟁’
위안화 환율 문제를 놓고 미국과 중국이 날카롭게 대치하고 있는 가운데 오는 11월 서울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환율 문제가 주요 의제로 떠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위안화 절상 압력을 날로 가중시키고 있는 미국·유럽연합(EU)과 강경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는 중국이 G20에서 환율 문제로 정면충돌할 경우 그 불똥이 한국에도 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미국은 행정부와 의회가 한목소리로 G20에서 환율 문제를 주요 의제로 삼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밝히고 있다. 최근 티머시 가이트너 미 재무장관은 상원 금융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중국의 위안화 절상 속도가 너무 느리다”고 지적하고 “11월 서울에서 위안화 절상 문제를 집중적으로 다룰 것”이라고 밝혔다. G20에서 금융 안전망 구축과 국제통화기금(IMF) 개혁 등의 문제를 다루는 이른바 ‘코리아 이니셔티브’ 합의를 도출, 주최국의 위상을 과시하려던 한국 정부로서는 환율 문제라는 뜨거운 이슈로 서울이 전쟁터로 변할 것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는 발언이었다.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이 프랑스 파리 기자회견에서 “G20은 다자 회의체이기 때문에 특정 국가의 환율을 다루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부정적인 반응을 보인 것도 이 때문이다. 그러나 윤 장관의 발언은 즉각 미국 의회의 반발에 직면했다. 미 하원 세입위원회는 중국 상품에 보복관세를 매길 수 있는 ‘공정무역을 위한 환율개혁법안’을 만장일치로 가결시키면서 윤 장관의 발언을 문제 삼았다. 세입위 공화당 간사인 데이브 캠프 의원은 “버락 오바마 행정부는 중국의 위안화 절상을 이끌어내기 위한 구체적인 이행 시간표를 만들어야 한다”면서 “첫번째로 해야 할 일은 중국의 환율 정책을 G20의 중요한 의제로 올리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윤 장관의 발언에 대한) 보도를 보고 불편했다”면서 “오바마 행정부는 이런 일을 바로잡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결국 환율 문제에 대한 미국의 단호한 입장과 ‘위안화 절상은 우리가 알아서 노력할 문제이지 미국이 강압적으로 몰아붙일 일이 아니다’라는 중국의 입장이 맞서고 있기 때문에 G20에서 이 문제가 논의되지 않을 수는 없어 보인다. 유엔 총회 참석차 뉴욕을 방문 중인 원자바오 중국 총리는 “미국 무역적자의 주된 원인은 중국의 환율이 아니라 (미국의) 투자 및 저축 구조 때문”이라며 미국의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한 바 있다. 하지만 환율 문제가 본격적으로 논의될 경우 한국도 여기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데 정부의 고민이 있다. 한국은 환율 특혜로 무역흑자를 보고 있다는 국제적 의심을 받고 있어 위안화 절상 문제가 자칫 원화 절상 압력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어서다. 이 경우 수출 의존도가 40% 이상인 한국은 치명적 타격을 받게 된다. 또한 환율 문제에 관한 한 한국·중국·일본이 비슷한 입장을 갖고 있기 때문에 미·중 갈등과 중·일 갈등이 격화되고 한·미 동맹이 강화되고 있는 현재의 지역 정세에 매우 복잡한 변수가 될 가능성도 있다. 한편 자기 나라에 유리한 의제를 G20 회의석상에 올리기 위한 각국의 경쟁이 점점 뜨거워지고 있다. 미국과 중국이 선진국과 신흥국 입장에 서서 치르고 있는 환율 전쟁이 대표적인 예다. ‘참가하는 데 의의가 있다’는 구호는 올림픽에서나 통할 얘기다. 국가 경제를 내걸고 벌어지는 경쟁인 만큼 어느 나라도 한 발 물러설 기색을 보이지 않는다. 의장국 자리에 올라 중재에 나서야 하는 한국 정부의 고민도 함께 깊어지고 있다. 우리 정부에 환율은 어떻게든 피하고 싶은 의제였다. 한국은 환율로 따지자면 정확히 중국과 같은 진영에 서 있다. 세계 경제위기 과정에서 우리나라가 빨리 회복을 할 수 있었던 것도 고환율(원화 가치하락)의 혜택을 충분히 활용했기 때문이다. 경기 회복 과정에서 위안화 절상 요구를 막아낸 중국은 수출을 통해 세계로부터 막대한 흑자를 끌어 모았다. 이 일부는 바로 한국으로 흘러들었다. 작년 우리나라는 중국과의 무역에서 324억8000만달러에 달하는 흑자를 볼 수 있었던 것에도 이런 배경이 있었다. 그렇다고 한국은 중국 등 신흥국 편도 들 수 없는 안타까운 처지다. 우선 G20 정상회의 의장국이란 위치가 무거운 짐이 됐다. 미국과의 외교·안보 협력도 감안해야 하고,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나 한·EU FTA 의회 비준과 같은 복합적인 변수도 무시할 수 없다. 무턱대고 신흥국 편만 들었다가는 미국 정부 등 선진국의 공세에 휘말릴 수 있다. 가뜩이나 위태로운 원화 시장에서 이는 무조건 피해야 할 ‘최악의 시나리오’다. 사실 지난 6월 부산에서 열린 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회의에서도 환율을 둘러싼 장외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부산을 방문한 티머시 가이트너 미 재무부 장관은 “중국이 더 유연한 환율 정책을 펴는 것이 세계 불균형 해결에 도움이 된다”며 중국을 압박했다. 당시 회의에 참석한 셰쉬런(謝旭人)중국 재정부장, 저우샤오촨(周小川) 중국 인민은행장은 환율에 대해 침묵으로 대응했다. G20 부산회의가 끝나고 얼마 지나지 않은 올 6월 19일 중국 정부는 위안화 절상을 염두에 둔 관리변동환율제 복귀를 공식화했다. 하지만 위안화 절상 폭은 실질적으로 크지 않았다. 결국 미국 등 선진국의 반발이 확산되며 지금의 환율 전쟁까지 오게 됐다. 지금은 부산 G20 재무장관회의 때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환율 분쟁이 고조돼 있다. IMF 총회는 이 문제의 해결책을 전혀 찾지 못했다. 세계 금융 안전망 구축, 개발 의제 등 우리 정부가 내세운 주제는 점점 뒤로 밀리는 분위기다. IMF 지분 구조 개혁 문제도 여전히 세부 사안을 놓고 각국의 이견이 첨예하다. 지금까지 예상하지 못했던 새로운 의제까지 쏟아지고 있다. 최근 불거진 중국-일본 영토 갈등을 계기로 희토류 등 자원무기화 문제를 공식 논의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왔다. 중국 압박 강도를 높여가고 있는 미국이 나섰다. 게리 로크 미 상무장관은 “조만간 열리는 G20 정상회의에 참석하는 모든 국가가 희토류 문제를 논의해야 한다”는 주장을 펼쳤다. 은행세, 금융거래세 등 논의도 EU 회원국을 중심으로 다시 수면 위에 떠오르고 있다. 한국정부는 쏟아지는 의제를 정리하고 국가 간 중재까지 해야 하는 어려운 숙제를 떠안았다. 조율자, 책임을 맡은 우리나라의 어깨가 한층 무거워졌다. N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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