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南北, 오는 10월 이산가족 상봉 합의
향후 남북 대화의 물꼬 트일 가능성 높아져
2015년 10월 11일 (일) 02:26:58 장정미 기자 haiyap@newsmaker.or.kr

남북이 오는 10월 20~26일 이산상봉 행사를 금강산에서 개최한다는 적십자 실무접촉 합의서에 9월8일 서명했다. 이는 군사적 긴장상태를 해소시킨 지난 8월 남북 고위급 접촉 합의(8·25 합의)에 대한 첫 후속조치다.

장정미 기자 haiyap@

8·25 합의에서 남북은 군사적 긴장 해소를 위한 조치 3개항과 비군사적 대화협력 3개항에 합의했다. 군사적 조치 3개항은 합의 당일 발효됐고, 비군사적 조치 3개항은 후속조치로 남아 있었다. 비군사적 합의는 ▲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당국자 회담을 서울 또는 평양에서 빠른 시일 내에 개최한다 ▲ 추석을 계기로 이산가족 상봉을 진행하고, 앞으로 계속 한다 ▲ 다양한 분야에서의 민간 교류를 활성화 한다 등이다. 이 가운데 이산상봉 항목이 실행 단계에 오르면서 8·25 후속조치의 첫 단추를 꿰었다. 이는 당국자 회담 등 다른 ‘단추’에도 긍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지난 8월 무박4일의 고위급 접촉에 이어 이번 무박2일 접촉까지 남북 당국은 대화 자세를 유지했다.

이산가족 상봉 행사에 별다른 걸림돌 없어
일련의 협상에서 나타난 북측의 대화 태도가 긍정적 평가를 받고 있다. 김근식 경남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무박2일 협상을 벌인 것은 8·25 합의 이후 남북대화 국면을 이어가려는 의지로 보인다”며 “김정은 국방위 제1위원장의 의지가 있기 때문에 판을 깨기보다는 어떻게든 합의 도출하려는 의지를 계속 보인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우리 측 정치상황에서도 별다른 걸림돌이 없다. 새정치민주연합과 정의당은 “이산가족 상봉행사 합의를 크게 환영한다”는 논평을 각각 내면서 박근혜 정권의 대북 대화기조에 적극지지 의사를 밝혔다. 따라서 향후 서울 또는 평양에서의 당국자 회담, 민간 교류의 확대 등 다른 합의사항에도 남북 대화의 물꼬가 트일 가능성이 크다. 남북 대화국면이 무르익을 경우, 금강산 관광 재개나 5·24 대북제재 조치 해제 등 북한이 궁극적으로 원하는 사항도 풀릴 수도 있다. 다만 북한이 노동당 창건 70주년 기념일인 10월10일 장거리 미사일 발사를 강행하는 경우, 군사도발 논란에 휩싸여 남북관계가 다시 얼어붙을 여지가 있다. 10일 뒤 열릴 이산상봉마저 무산시킬 수도 있다. 이미 북한은 지난해 2월 이산상봉 진행시기와 직후 단거리 미사일을 발사한 바 있다. 우리 측 역시 2년 전 개성공단 재가동 협의를 앞두고 수석대표의 ‘격’을 문제 삼다가 대화를 무산시킨 바 있는 등 실용적이지 못한 대처를 한 바 있었다. 이에 따라 우리 정부도 “적절한 수준의 대북 융통성이 필요하다”는 조언이 나오고 있다. 남북 당국이 이번 이산상봉 합의를 넘어 궁극적으로는 당국자 회담에 이르기까지 적극적인 대화 기조를 유지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고유환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8·25 합의의 구조를 살펴보면 추석 계기 이산상봉이란 것은 남북관계를 부드럽게 하기 위한 일종의 이벤트성 사업”이라며 “가장 중요한 것은 빠른 시일 내에 개최하기로 한 당국간 대화다. 이게 앞으로 남북관계 복원 여부를 가르는 중요한 회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합의에 따라 1년 8개월 만에 상봉행사 재개
남북 적십자 실무접촉에서 이산가족상봉을 합의함에 따라 1년 8개월 만에 상봉행사가 다시 시작하게 됐다. 남북은 이번 상봉행사를 위해 지난 9월15일 생사 확인 의뢰서를 교환하고 10월5일에는 생사확인 회보서를, 10월8일에는 최종 명단을 교환할 예정이다. 이에 앞서 행사를 주관하는 대한적십자사가 ‘인선위원회’에서 ‘고령자와 직계가족 우선 원칙’을 두고 대상자를 선정한다. 우선 이산가족 찾기 신청자 가운데 생존자를 대상으로 무작위 컴퓨터 추첨을 해 상봉 인원의 5배수인 500명을 뽑은 뒤, 상봉 의사와 건강 상태 등을 확인해 2배수인 200명으로 줄이게 된다. 다음에는 200명의 명단을 작성해 북측과 생사확인 의뢰서를 교환한 뒤 생사 확인 등을 거쳐 생존자 위주로 최종 상봉 대상자 100명을 선정한다. 따라서 남측에서 이산가족 100명이 북한에 있는 가족을 만날 수 있으며, 북측에서도 100명이 남한에 있는 가족을 만나게 된다. 이번 합의에서 생사확인 의뢰 대상자 규모가 남측은 250명으로 북측의 200명보다 많은 이유는 국군포로 이산가족 명단 50명이 추가됐기 때문이다. 국군포로 이산가족 상봉 신청자들은 북쪽 가족이 확인되면 상봉단에 포함된다. 선정된 남측 이산가족들은 상봉 하루 전날인 10월19일 강원도 속초 숙소에 집결해 통일부 주관으로 방북교육을 받고 이튿날 금강산으로 이동하게 된다. 상봉 행사는 10월20일부터 26일까지 모두 7일간 2박 3일씩 1, 2차로 나눠 진행된다. 상봉 첫날은 금강산 이산가족 면회소에서 단체상봉을 하게 되며 이튿날에는 개별상봉과 공동중식, 야외상봉, 개별석식, 마지막 날에는 개별조식, 작별상봉, 개별중식을 한 후 오후에 돌아오게 된다. 한적 등 남측 실무 점검단은 상봉 행사 전에 선발대를 파견해 상봉이 이뤄질 금강산 이산가족 면회소와 금강산호텔 등의 전기·통신 등 시설을 점검하게 된다.

7년째 중단된 금강산 관광사업도 재개될까
남북이 금강산에서 오는 10월20~26일 이산가족 상봉을 진행하기로 합의함에 따라 7년째 중단된 금강산 관광사업이 재개될 수 있을 지 관심을 끈다. 이덕행 대한적십자사 실행위원 등 3명과 박용일 조선적십자회 중앙위원회 중앙위원 등 3명은 최근 판문점 평화의집에서 남북 적십자 실무접촉을 열고 이산가족 상봉에 합의했다. 이번 상봉에는 남북 각 100명이 참여한다. 금강산관광 사업권자인 현대그룹 계열사 현대아산은 이번 이산가족 상봉에서 실무지원을 맡을 예정이다. 현대아산은 지난 2000년 이후 16차례에 걸쳐 금강산에서 이뤄진 이산가족 상봉 행사를 지원한 바 있다. 대북사업 차질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현대아산은 모처럼 활기를 띠고 있다. 현대아산 관계자는 “최선을 다해 이산가족 상봉을 지원할 계획”이라면서 “이산가족 상봉이 잘 이뤄지면 금강산관광 재개를 위한 밑거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남북은 지난 8월25일 고위급 접촉에서 ‘다양한 분야에서의 민간교류 활성화’에 합의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이산가족 상봉이 예정대로 잘 진행되면 금강산 관광사업 재개에 가능성도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반면 ‘성급한 기대는 금물’이라는 비관론도 만만치 않다. 대북사업 경험을 가진 중견 회사의 대표는 “대북사업은 사업성보다는 남북관계에 휘둘리는 경향이 크다”며 “곧 사업이 재개될 것 같다가 남북관계가 악화되면서 물거품처럼 사라진 게 한 두 번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남북이 고위급 접촉에서 합의한 구체적인 사업들이 후속 회담을 통해 원활하게 추진되면 금강산관광 사업 재개 가능성도 한층 높아질 수 있다. 북측에서도 금강산관광 재개를 희망하고 있다.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도 올해 신년사에서 “금강산 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해 경제 발전을 이뤄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김 제1위원장은 지난해 12월 방북한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에게 친서를 통해 “사업에 성과가 있기를 바란다”고 언급했다. 친서에서 언급한 ‘사업’은 금강산 관광 등 대북사업을 가리키는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남북 경협 사업은 개성공단을 제외하고는 사실상 올스톱 상태다. 북한이 지난 2010년 3월26일 천안함 폭침 사건을 저지르자 우리 정부는 ‘5·24 대북제재조치’로 경제협력을 전면 중단됐다. 금강산관광은 남북교류협력의 상징이다. 지난 1998년 금강산 관광이 시작된 후 10년 동안 200만 명의 관광객들이 금강산을 다녀갔다. 지난 2008년 금강산 관광객 박왕자씨 피격 사망사건 이후 7년째 중단된 상태다. 금강산 관광길이 막히면서 사업을 주관하던 현대아산은 물론 영세 협력업체들은 큰 타격을 입었다. 금강산관광과 개성공단사업이 중단된 2008년부터 지금까지 현대아산이 입은 피해액(관광매출)은 1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이는 연간 금강산관광객 30만명, 개성 관광객 10만명을 기준으로 추산한 수치다. 금강산 육로관광의 남측 거점지역인 강원 고성군은 관광 중단 이후 123만명의 관광객이 감소해 요식업 등 관광 관련 업소 400여개가 휴·폐업하는 등 2725억 원의 경제적 손실을 봤다. 현대아산은 금강산 관광 재개가 합의되면 2개월 이내에 사업을 시작할 수 있도록 모든 준비를 마쳤다. 금강산 관광지구 일대에 조성된 골프장의 경우 준비 기간이 1년 정도 필요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가 우리 기업들의 피해는 안타깝지만, 북한의 사과와 재발방지 약속 없이는 금강산관광을 재개할 수 없다는 입장을 지키고 있다. 따라서 남북경협이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북측의 태도 변화가 선행돼야 할 것으로 지적된다.

향후 남북 관계에도 긍정적 영향 미칠 듯
남북 적십자 실무접촉 결과 이산가족 상봉 행사 개최가 확정되면서 향후 남북관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남북간 대화무드가 본격 형성되면서 금강산 관광 재개나 5·24조치 해제 등의 문제까지 진척될 가능성이 큰 것이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상봉이 예정대로 이뤄진다면 연말까지는 당국간 회담을 통해 한반도에서 남북관계 진전 국면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며 “적십자 본회담이 남북간 지혜가 모아져야 할 대목”이라고 말했다. 전현준 동북아평화협력연구원장은 “역대 이산가족 상봉은 항상 경제적인 대가가 뒤따랐는데 이번에도 북한이 어떤 식으로든 대가를 요구할 수 있다”며 “앞으로 당국자 회담이 열리면 북한이 5·24조치 해제나 금강산 관광 재개 문제가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조선노동당 창건 70년 기념일인 10월10일을 전후, 남북관계 개선 흐름에 큰 고비가 형성될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전현준 원장은 “상봉을 20일에 하기 때문에 10월10일 창건 기념일에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할지가 변수로 남아있다”며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할 경우 우리정부가 이를 (대북확성기방송 재개의 요건인)비정상적 상태로 해석할지 말지 하는 문제도 남아있다”고 분석했다. 전 원장은 “혹시 10월10일에 무슨 일이 있어도 열흘 정도 지나면 조금 잠잠해진다”며 “북한이 남한 인명을 살상하지 않고 공해상에 미사일을 한두 발 쏜다면 그것을 갖고 (우리정부가) 오래 시비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통일전략연구실장은 “9월말이나 10월초에 이뤄질 가능성이 큰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를 막기 위한 협력 방안부터 논의하는 것이 현실적인 태도”라고 조언했다. 정 실장은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로 인한 남북관계 전면 경색을 막기 위해 김관진 국가안보실장, 홍용표 통일부장관, 황병서 총정치국장, 김양건 통일전선부장 간의 고위당국자 접촉을 곧 재개해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 포기를 전제로 연말까지 이산가족 6만명 전원의 북한 가족 생사 확인과 금강산관광 재개를 교환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양측 사이의 첨예한 신경전과 줄다리기는 불가피
남북이 이산가족 상봉 행사 개최에 합의하면서 일단 큰 고비는 넘었다는 평가다. 한·중 관계에 대한 불만 등으로 북한이 어깃장을 놓을 것이란 우려가 많았지만 소기의 목적을 달성했기 때문이다. 북한이 실무적 부분에 대한 논의만을 고집했음에도 불구하고 상봉 정례화 등 근본적 문제의 논의 가능성을 열어놓은 것도 평가받을 만하다. 상봉 시기가 기대보다 늦춰진 것은 불안 소지를 남긴다. 북핵 문제를 다룰 외교 이벤트가 많고 북한의 도발도 예상되기 때문이다. 한동안 양측 사이의 첨예한 신경전과 줄다리기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산가족 상봉 행사를 위한 남북 적십자 실무협상이 이틀에 걸쳐 열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002년 금강산 면회소 건설을 위한 실무협상이 며칠에 걸쳐 이뤄졌을 뿐이다. 그만큼 이번 협상에선 예상 밖으로 팽팽한 기 싸움이 펼쳐진 것으로 짐작된다. 우리 측은 처음부터 북한 노동당 창건 70주년(10월10일) 이전에 행사를 개최하자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가 예견된 만큼 미리 불안의 여지를 없애자는 전략이었다. 또 시간이 늦어져 겨울이 되면 고령인 이산가족 생존자들이 금강산까지 여행하기가 어려운 점도 감안했다. 하지만 실무적 준비 기간이 더 필요하다는 북측 주장에 막혀 이 요구는 관철되지 못했다. 우리가 조급하게 나선 측면도 있다. 과거 사례를 볼 때 이산가족 상봉 행사는 통상 ‘합의 2개월 뒤’에 열렸다. ‘8·25합의’ 이후 두 달에 약간 못 미치는 10월20일에 행사가 열리게 된 점을 감안하면 북한도 최대한 성의를 보였다는 평가가 나온다. 상봉 규모도 확대하긴 어려웠다. 시간이 촉박할 뿐더러 숙소 문제도 있기 때문이다. 양쪽이 합의한 이산가족 수는 100명씩이지만 여기에 남측의 동반자와 북측 가족들까지 포함하면 500여명이나 된다. 단기간에 시설을 확충하기 어려운 현실적 제약이 있었다. 다만 행사 시기가 늦어지면서 불안정성도 함께 높아진 게 문제로 꼽힌다. 9월 말에는 미국 뉴욕에서 유엔총회가 예정되어 있었다. 이어 오는 10월 16일엔 한·미 정상회담이 이어진다. 장용석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선임연구원은 “북한이 반발하지 않으면 가장 좋겠지만 이번 기회에 인도적 사안인 이산가족 만남을 다른 문제와 분리해 진행하는 선례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산가족에 대한 전면적인 생사확인과 상봉 정례화 문제를 두고는 양측의 온도차가 여실히 드러났다. 북한에 행사 일정 등 실무적 부분을 양보한 우리 측은 대신 제도화 문제를 본격적으로 요구했다. 2013년 8월 실무접촉 합의문에서 상봉 정례화, 생사확인, 서신교환 등을 명시했던 만큼 더 진전된 합의를 이뤄내기 위해서였다. 모처럼 남북 최고위급이 나선 ‘2+2회담’으로 합의를 만들어낸 만큼 이번 실무접촉이 전향적인 합의를 이끌어낼 절호의 기회라고 판단했다. 하지만 북한은 ‘권한이 없다’며 소극적인 자세로 일관했다. 북한 대표단은 실무 안건 외에는 어떤 것도 논의하기 어렵다는 자세를 고집한 것으로 알려졌다. 협상 대상을 세분화해 ‘각개격파’하는 북한의 전형적인 ‘살라미 전술’이었다. 또 북한 측 수석대표인 박용일 조선적십자회 중앙위원회 중앙위원도 실제 이런 사항을 결정할 만한 지위에 있지 않았다. 하지만 거듭되는 우리의 강경한 요구에 북한 대표단도 지휘부에 보고한 뒤 허가를 받아낼 수밖에 없었다. 협상이 막판에 장기화된 것도 이 때문이다. 양측은 합의문에 구체적인 안건을 담지 못하고 ‘상호 관심사’ 논의를 위한 남북 적십자 본회담을 여는 것으로 내용을 절충했다. 본회담 개최시기를 두고도 양측은 논쟁을 벌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결국 우리 쪽 요구를 받아들여 합의문에 ‘가까운 시일’ 안에 개최하는 것으로 명시됐다. 정부 당국자는 “이산가족 상봉 행사 직후 이뤄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청와대는 공식 입장을 내지 않은 채 신중한 스탠스를 유지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이제 첫 단추를 채우기 시작한 것이니 앞으로 차근차근 잘 풀어야 한다”며 “이산가족 상봉 일정 합의라는 성과를 바탕으로 분위기를 살려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 남북 당국회담 성사시키는 데 총력 쏟을 듯
최근 남북한 실무접촉 패턴이 마라톤협상 끝에 극적 타결이라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일단 협상 테이블 자리에 앉으면 일어서기 전까지 어떤 식으로든 결과물을 도출해내는 식이다. 일종의 ‘원샷’ 방식의 협상이 그나마 남북한의 난마처럼 얽힌 주요 현안들을 풀어가는 데 있어 긍정적일 수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무박 4일의 판문점 남북 고위급 접촉에서 합의된 추석 계기 이산가족 상봉이 논의된 남북 적십자 실무접촉도 무박 2일의 마라톤협상 끝에야 합의점을 찾았다. 지난 8월 남북고위급 접촉에서 기나긴 마라톤협상 끝에 합의안을 도출했던 것과 비슷한 양상을 보인 것이다. 남북 적십자 실무접촉은 지난 9월7일 오전 10시50분께 판문점 남측 지역 평화의 집에서 예정보다 50분 늦게 시작됐다. 통일부 당국자는 “실무절차를 협의하는 문제로 시작시간이 예정(오전 10시)보다 조금 지연됐다”고 밝혔다. 실무회담 시작 당시 남측 수석대표인 이덕행 대한적십자사 실행위원과 북측 수석대표인 박용일 조선적십자회 중앙위원회 중앙위원은 웃으며 악수하는,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했지만 본협상에 들어서는 순간 양측이 이산가족 상봉 시기를 놓고 팽팽한 접전을 펼친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측이 노동당 창건 70주년(10월10일) 전후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 가능성을 우려해 9월 말 혹은 10월 초에 상봉 행사를 개최하자고 주장한 반면 북측은 노동당 창건 행사 준비를 이유로 10월10일 이후에 상봉 행사를 하자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상봉일정 외에도 ▲전면적인 이산가족 생사 확인 ▲이산가족 서신 교환 및 화상 상봉 ▲이산가족 고향방문 ▲상봉 행사 정례화 등 이산가족 문제를 근본적으로 접근하려는 우리측 입장에 대해서도 양측간 이견차가 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북측은 이번 논의가 실무적 차원 수준에서 상봉문제를 다루는 자리이기 때문에 근본적인 접근법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이었다. 양측간 대치상황이 이어지면서 결국 적십자 실무접촉은 대표단 전원이 참여하는 전체회의로 시작해 수석대표 접촉, 전체회의, 정회를 반복하며 9월8일 새벽으로 넘어갔다. 지난해 2월 이산가족 상봉을 앞두고 열린 적십자 실무접촉은 4시간 만에 마무리 된 것에 비하면 이번처럼 날을 넘겨가며 마라톤협상으로 진행된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한편 마라톤협상 끝에 이산가족 상봉행사가 확정되면서 향후 남북관계도 계속 대화국면을 이어갈 전망이다. 지난 8월 비무장지대(DMZ) 도발에 따른 군사적 긴장을 해소한 ‘8·25 합의’의 첫 번째 단추가 꿰어졌기 때문이다. 당시 합의 내용에 포함됐던 남북 당국회담과 민간교류 활성화 등 후속조치 이행에도 탄력이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가장 큰 변수는 이번 상봉행사가 10월 20일에 열린다는 점이다. 북한이 노동당 창당 70주년 기념일인 10월 10일을 전후로 장거리 탄도미사일 시험발사에 나설 경우 남북관계는 또 다시 냉각상태로 떨어질 개연성이 크다. 자칫 이산가족 상봉 행사 자체가 지난해처럼 또 연기되는 ‘불상사’가 발생할 수도 있다. 한·미·중과 유엔 등 국제사회는 북한이 위성로켓 발사를 명분으로 장거리 미사일 시험발사에 나설 때마다 대북제재 수준을 더 강력하게 끌어올렸다. 따라서 이번에도 북한이 미사일 발사를 기정사실화할 경우 기존의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와 각 국별 별도제재를 강화할 게 틀림없다. 그러면 북한은 이에 강력 반발하면서 남북간 대화테이블을 걷어찰 개연성이 크다. 이미 북한은 평안북도 철산군 서해 동창리 로켓발사장 증·개축 공사를 끝낸 것으로 알려졌다. 언제든지 장거리미사일 시험발사에 나설 수 있다는 뜻이다. 이런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우리 정부는 남북 당국회담을 성사시키는 데 총력을 쏟을 것으로 관측된다. 이번 합의에서 추후 회담을 통해 이산상봉 정례화와 이산가족 생존자 전체 명단 확인 문제를 논의하기로 한 만큼 당국회담이 열릴 경우 첫 번째 의제도 이산가족 문제의 안정적 해결방안이 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금강산관광 재개와 5·24 대북제재 조치 해제 등을 요구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밖에 경원선 복원 문제, DMZ 내 세계생태평화공원 조성, 군사적 신뢰구축 문제 등도 다뤄질 개연성이 크다. 당국회담은 우리측 홍용표 통일부 장관과 북측의 김양건 노동당 대남담당 비서 겸 통일전선부장 간의 이른바 ‘통·통 라인’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서로의 요구가 상반되고 이해관계가 얽힌 현안들을 풀기 위해선 홍 장관과 김 비서가 가장 적격자이기 때문이다. 일단 ‘1차’ 당국회담이 열리면 ‘8·25 합의’를 이끌어냈던 우리 측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통일부 장관, 북측의 군 총정치국장과 통일전선부장 간의 ‘2+2 회담’ 체제가 재가동될 수도 있다. 통·통 라인과 2+2 대화채널이 잘 풀리면 경제·사회·군사 등 각 분야별 회담이 체계화·조직화될 수 있다. N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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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ne Jeung
(210.XXX.XXX.169)
2015-10-13 10:21:42
남북통일의 그날까지......남북이산가족상봉행사 환영
남북통일의 그날까지......남북이산가족상봉행사 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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