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낚시어선 돌고래호 추자도 인근 해상서 전복
당국, 사고 초기 대응 세월호 때와 판박이
2015년 10월 11일 (일) 02:24:39 장정미 기자 haiyap@newsmaker.or.kr

낚시객과 선장 등 21명이 탑승한 해남 선전 9.77t급 낚시어선 돌고래호가 지난 9월5일 오후 7시44분경 제주 추자도 부근 해상에서 전복돼 3명은 구조되고 12명이 숨진 채 발견됐다. 해경은 나머지 실종자를 구조하기 위해 수색작업을 벌이고 있다.

장정미 기자 haiyap@

12명의 사상자를 낸 돌고래호 전복 당시 해경이 해양사고 때 신속한 대응체계 구축을 위해 어선에 보급한 어선위치발신장치(V-Pass) 기능과 관제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했는지 의문이 증폭되고 있다.

이번에도 승선자 구조할 수 있는 골든타임 놓쳐
해경은 추자도 인근 해상에서 전복된 돌고래호가 통신이 끊긴 지 한 시간이 지나서야 민간 어선 신고로 뒤늦게 상황이 알려져 승선자를 구조할 수 있는 골든타임을 놓쳤다. 지난 9월7일 제주해양경비안전서에 따르면 돌고래호는 지난 9월5일 오후 7시38분쯤 추자도 예초리(하추자) 동북쪽 500m에서 V패스 신호가 끊기고 통신도 두절됐다. 하지만 해경상황센터는 사고임을 알아채지 못했다. 배가 전복되는 위급한 상황에서 선장이 해경에 조난신고(SOS) 버튼을 눌렀는지 여부도 확인되지 않고 있다. 하지만 생존자들은 배가 뒤집힌 후 김철수(46) 선장이 “‘배가 항해를 하면 어떤 무선통신이 해경과 연결돼 있어 해경이 반드시 구조하러 온다. 해경이 금방 올 거다’라고 모두를 안심시켰다”고 말했다. 김 선장의 이 같은 말은 사고 직후 배에 설치된 V패스의 조난신고 버튼을 눌렀거나 누르지 않았어도 배의 V패스가 끊겼으니 해경이 이를 감지하고 곧 수색에 나설 것이라고 믿었던 것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돌고래호의 V패스가 9월5일 오후 7시 38∼40분에 끊겼는데도 함께 출항했던 돌고래1호 선장이 추자안전센터로 신고하기까지 해상교통관제센터(VTS)나 해경안전본부는 사고 가능성을 포착하지 못했다. 이와 관련해 이평현 제주해양경비안전본부장은 “돌고래호에서 SOS 신호가 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 본부장의 말대로 선장이 SOS 버튼을 누르지 않았다면 V패스는 어선 위치만 확인해줄 뿐 실종과 전복, 침몰 등 사고 상황을 전혀 감지하지 못한 무용지물이었던 셈이다. V패스는 30초 주기로 어선 위치를 해경 안전센터, 상황실 및 함정에 송신되며 SOS 버튼은 수동으로 작동된다. 기울기 감지 센서가 내장돼 침몰 시 SOS 신호가 자동발신된다. 당국의 사고 대비 태세와 초기대응도 세월호 참사 때와 판박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제주해경 추자안전센터는 사고 당일 오후 8시40분 다른 낚싯배로부터 돌고래호의 통신두절 상태를 신고 받았다. 당시 추자안전센터는 즉시 제주해경 상황센터에 보고하기보다는 돌고래호 승선자들과 전화 통화를 시도했다. 신고가 되고 VTS 등으로 확인하는 과정을 거쳐 해경 상황센터에는 오후 9시3분 쯤 보고됐다. V패스 신호가 사라진 지 1시간25분, 통신두절 사실을 추자안전센터에 알린 지 23분이 지난 시점이었다. 위치가 확인되지 않은 ‘이상징후’를 포착했는데도 사실관계 파악을 위해 휴대전화 통화를 시도하느라 상황실 보고가 20여 분간 늦어졌다는 것이다. 통화를 시도하다 승선자 명부에 오른 한 명과 연결됐으나 그 사람은 배를 타지 않은 인물이었다. 승선자들과 연락이 안 되고 선박의 위치신호마저 사라진 상황에서 재난을 직감했어야 했음에도 상부 보고는 늦어진 셈이다. 이 때문에 해경의 사고해역 출동과 구조가 신속하게 이뤄지지 못했다. 해경이 허둥대는 동안 생존자 이모(49·부산)씨 등 3명은 구조대가 오기만을 기다리며 10시간 동안 배에 매달려 구조를 기다려야 했다. 승선원 12명은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됐다.

너울성 파도로 전복됐을 가능성 높아
추자도 인근 해상에서 전복된 낚시어선 돌고래호와 함께 출항했다가 회항한 돌고래1호 선장 정모(41)씨는 지난 9월7일 “(사고 당일인 5일 오후 7시쯤) 출항 당시 기상청 예보는 파고가 1.5∼2m, 풍속 6m로 출항이 가능했다”며 “하지만 오후 9시가 넘으면 먼 바다에는 파고 2∼3m, 풍속 9∼13m로 강한 바람이 분다고 해 회항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정 선장은 돌고래호가 회항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돌고래호(9.77t)는 내 배(5.16t)보다 커서 이보다 더 심한 날씨에도 운항했다”며 “출항 1시간 전 해남에서 추자항으로 입항한 배 등 다른 배들도 운항하는 데 괜찮다고 해서 출항을 했다”고 전했다. 이어 “돌고래호 김철수 선장이 ‘뒤에서 에스코트하겠다’고 해 함께 출항했지만 날씨가 나빠질 것을 우려해 회항을 결정하고 김 선장과 통화를 시도했지만 ‘잠시만’이란 말을 끝으로 연락이 두절됐다”고 돌고래호와의 마지막 교신 순간을 전했다. 정 선장은 “휴대전화 통화가 자주 끊기는 지역이라 통신이 두절된 것으로 알고 오후 8시쯤 추자항 추자출장소에 가서 입항신고를 하면서 돌고래호 선장이 전화를 받지 않는다고 전했다”며 정식 신고는 아니었다고 밝혔다. 그는 “입항신고를 한 뒤 출장소를 나와 계속해 김 선장과 통화를 시도했으나 역시 연락이 되지 않아 25분쯤 후에 추자출장소를 다시 찾아가 어선위치발신장치(V-PASS) 항적기록을 보니 신호가 잡히지 않은 것을 알았다”고 말했다. 또 “하지만 해경이 승선원 명부에 있는 사람들에게 순서대로 연락을 하며 확인하다가 마침 A씨가 전화를 받아 ‘돌고래호를 타고 해남 쪽으로 잘 가고 있다. 괜찮다’고 하는 바람에 안심을 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A씨는 당초 돌고래호에 승선하기로 돼 있어 승선원 명부에 이름이 올랐으나 실제는 배에 타지 않고 해남에 남아 있던 사람이었다. A씨는 (자신이) 승선원 명부에 이름을 올려놓고도 배에 타지 않았기 때문에 승선원 명부 허위 기재 등의 이유로 돌고래호 선장에게 불이익이 갈까 봐 순간적으로 거짓말을 한 것이다. 정 선장은 사고 이유에 대해 조심스럽게 추정했다. 그는 “평소 바람이나 파도 영향을 덜 받고 위험요소가 없는 항로를 따라 운항하기 때문에 배가 양식장 줄에 걸려 전복했을 것으로 보인다는 일부 생존자 진술은 신빙성이 없어 보인다”며 “정확한 원인이 규명돼야 하겠지만 너울성 파도를 만나 배에 물이 들어오고 미처 물이 빠지기 전에 또 너울성 파도를 만나 배가 기울어져 뒤집혔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안전사고 예방할 수 있도록 제도개선 시급
해양레저문화 확산에 따른 낚시객 증가로 낚시어선 안전사고가 해마다 늘어나고 있다. 승선원의 안전을 강화하는 것과 함께 바다낚시가 어촌소득과 직결되는 점을 감안해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제도적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국민안전처에 따르면 낚시어선 안전사고는 2011년 45건, 2012년 71건, 2013년 86건, 2014년 86건, 2015년 7월 현재 70건으로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사고 유형은 좌초, 충돌, 침몰, 침수, 엔진고장 등이며 2011년부터 2014년까지 8명이 사망하거나 실종됐으며, 54명이 부상을 입었다. 사고 원인은 정비불량, 운항부주의, 기상악화시 무리한 운항 등 대부분 안전불감증으로 나타났다. 바다에 설치된 어망이나 폐로프도 낚시어선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 최근 어족자원 감소로 낚시포인트 선점을 위해 새벽시간대에 경쟁적으로 출항하면서 과속을 일삼는 것도 사고위험을 높이고 있다. 2014년 적발된 낚시어선 불법행위는 정원 초과 18건, 출·입항 미신고 12건, 금지구역 낚시 9건, 미신고 영업 4건, 음주운항 3건, 기타 과태료 66건 등 총 112건이다.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낚시인구는 1995년 325만명에서 2000년 500만명, 2005년 573만명, 2010년 652만명, 2014년 721만명으로 증가하고 있다. 낚시어선은 2010년 4060척에서 2011년 4359척, 2012년 4708척으로 증가했다가 신고요건을 강화하면서 2013년에는 4390척으로 감소했으며 2014년은 4381척이다. 지난해 시도별 낚시어선 척수는 충남이 1039척으로 가장 많았으며 이어 경남 964척, 전남 777척, 인천 421척, 강원 379척, 부산 190척, 제주 188척 순이다. 낚시어선 이용객은 2013년 195만명에서 2014년 206만명으로 11만명(5.5%)이 증가했다. 낚시어선 수입액은 2012년 1078억원에서 2013년 1292억원으로 증가했으나 2014년은 세월호 참사 여파로 1174억원으로 감소했다. 2014년 낚시어선 한 척 당 소득액은 2600만원 가량으로 어업 외 소득 중 주요 수단이다. 자치단체가 어민 소득증대를 목적으로 10t 미만 어선에 낚시어선 영업을 허가해 주고 있으나 선주 상당수가 영세업자여서 안전시설에 대한 투자가 미흡하다. 낚시어선은 여객선과 달리 승선시 신분증 대조 등 확인 절차가 없고 안전조치 의무 위반시 과태료를 부과하는 등 처벌이 경미한 점도 개선해야 한다. 국민안전처와 해양수산부, 전국 광역자치단체는 지난 7월 회의를 갖고 낚시어선의 문제점을 공유하고 제도를 보완키로 했다. 안전조치 위반시 벌칙을 강화하고 출항 전 항해·통신·기관·추진장치 등에 대한 안전점검을 실시하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또 낚시어선 승객이 승선자 명부를 사실대로 작성하고 구명조끼 착용을 의무화할 계획이다. 부업인 낚시어선 운영을 본업처럼 할 수 없도록 신고 요건을 강화하고 자치단체가 영업시간과 운항 횟수, 영업구역을 제한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전남도 관계자는 “관계 부처와 기관이 낚시어선의 위험성을 인지하고 지난 7월에 대책회의를 가졌다”며 “낚시레저를 활성화하면서도 안전사고를 예방할 수 있도록 제도개선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해양경비안전본부의 역할 모호해져
지방해양경비안전본부을 총괄 지휘하는 해양경비안전본부(이하 해경)의 역할부재론이 제기되고 있다. 국민안전처 등에 따르면 지난 9월5일 오후 제주 추자도 인근 해상에서 낚싯배 돌고래호 전복사고가 발생한 직후 제주해양경비안전본부(이하 제주해경)는 재난및안전관리기본법에 의해 자동으로 구조 컨트롤 타워 역할을 맡았다. 구조 활동은 물론 사고 원인 규명, 언론 대응 등을 모두 제주해경이 수행하고 있다. 지난해 세월호 참사 당시 언론 보도 시 정부기관 간 의사소통 부실로 인한 혼선이 빚어지는 등 문제가 발생하자 이를 일원화해 해결하기 위한 것이다. 문제는 이에 따라 제주해경을 총괄 지휘해야 할 해경의 역할이 모호해져 버린 것이다. 재난및안전관리기본법상 해상에서 재난상황 발생시 국민안전처는 이를 지휘·통제하는 중앙구조본부를 구성해야 한다. 이때 중앙구조본부장은 해경본부장이 맡는다. 하지만 해당 지방해경이 컨트롤타워 역할을 수행하다보니 중앙구조본부가 하는 일은 거의 없는 상황이다. 실제 국민안전처가 매일 발표하는 ‘국민 안전관리 일일 상황’ 보고서에도 해경의 역할은 없다. 실종자 수색작업이 한창이었던 이날 보고서를 보면 돌고래호 전복 관련 대처상황으로 ▲장관주재 상황판단회의 및 대처상황 점검 ▲장관 사고현장 방문 ▲중앙구조본부 구성·운영 ▲현장수습지원관 파견 등만 적혀 있을 뿐 해경의 활동은 언급하지 않고 있다. 사고 현장 지휘는 지방해경본부가, 중앙부서 차원의 활동은 국민안전처가 하고 있어 그 중간에 있는 해경의 역할이 모호해진 것이다. 국민안전처 내에서 조직체계 역시 지방본부-해경본부-국민안전처로 짜여 있어 가운데 낀 해경본부는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상황이다. 해경 내부에서도 사실상 국민안전처와 해경의 역할이 겹치면서 해경이 옥상옥 신세가 돼버렸다는 자조 섞인 말들이 나오고 있다. 해경 관계자는 “이번 돌고래호 전복사고와 관련해서도 현장에서는 제주해경이, 중앙에서는 국민안전처가 활동하다보니 가운데 낀 해경이 주도적으로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다”며 “행정력과 인력 모두 낭비되고 있어 변화가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국민안전처 관계자는 “조직이 신설되고 해경의 역할과 체계가 바뀐 지 이제 겨우 9개월 밖에 되지 않았다”며 “문제점에 대해서 인식하고 있으며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 중”이라고 말했다.

유가족·실종자 가족 해경에 항해일지 요구
제주 추자도에서 전복된 돌고래호 사고 유가족들이 해경에 “사고 발생 후 11시간의 행적에 대해 밝혀달라”고 요청했다. 유가족들은 또 아직 배 안에 남아있는 사람이 있을 수 있으니 이에 대한 수중수색을 진행해 달라고 요청했다. 9월7일 전남 해남군 다목적생활체육관에서 진행된 오후 브리핑에서 유가족들은 제주해양경비안전본부 성기주 경비안전과장에게 “11시간 동안 어떤 상황이 이뤄졌고, 조치는 어떻게 됐는지 알고 싶다. 내일 오전 11시까지 현황판을 만들어 달라”고 요구했다. 이에 성 과장은 “제대로 파악되는 대로 가족들에게 말씀드리겠다”고 답했다. 가족들은 이어 생존자와 실종자, 사망자의 정확한 명단을 발표해 달라고 요청했다. 가족들은 “21명이 배에 탑승한 것으로 잠정 확인했으면 그에 대한 명단이 나와야 하지 않겠느냐”고 질문했고, 성 과장은 “굉장히 조심스러운 부분이기 때문에 신중을 기하려고 했을 뿐이다”고 답했다. 성 과장의 답변에 가족들은 “그럼 실종자 등의 사진을 준비해서 보여준다면 좀 더 쉽게 확인을 할 수 있지 않느냐”며 해경의 적극적인 해결을 요청했다. 이와 함께 전복된 배 안에 실종자들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수중 수색을 다시 하면서 사진을 찍어달라는 가족들의 요청에 성 과장은 “1차적으로 수중 수색을 했지만 안에서 발견하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며 “다시 한 번 정밀 수색을 진행하고 사진을 찍어 보겠다”고 말했다. 가족들은 또 “왜 생존자들이 전화를 받지 않는지 모르겠다”며 “생존자와 전화 통화가 되면 몇 명이 탔는지, 누가 바다에 쓸려갔는지 등을 파악하기가 쉬울 것인데 연락이 닫지 않아 답답하다”고 지적했다. 9월8일 전남 해남군 다목적생활체육관에서 진행된 오후 브리핑에서는 돌고래호 유가족·실종자 가족들이 해경에 “해경이 사고지역을 갔다고 하는데 사고지점에서 수백미터 정도 떨어진 곳에 있을 것으로 추정된 배를 발견하지 못했느냐”고 질타했다. 가족들은 해경 관계자들에게 “완도와 목포 등에서 총 28척이 구조를 갔다고 했는데 발표한 것이 이동시간이 구조시간에 포함된 것이냐”며 “가는 시간 동안에는 구조를 했다고 볼 수 없지 않느냐”고 지적했다. 가족들은 “완도에서 온다고 하면 아무리 빨라도 2시간이 넘게 걸리는데 이런 상태라면 사람이 저체온증으로 죽을 수 있는 것 아니냐”며 “그날 밤 그 안에서 구조와 관련된 어떤 일도 있지 못한 거 아니냐”고 물었다. 이에 대해 해경 관계자가 “예”라고 말하며 동의하자 가족들은 “마치 28척의 배가 조명탄을 쏘는 등 잘한 것처럼 포장되고 있는데 살릴 사람을 죽인 것 아니냐”고 주장했다. 이어 “해경이 신고를 받고 출항을 했다고 하는데 언제 출항했고 도착했는지 등이 기록된 항해일지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가족들은 또 “지난 5일 오후 9시3분께 해경 상황센터에 알렸고, 해경이 26척 정도의 배를 동원해 수색했다면 언제 도착했는지 등이 기록됐을 것”이라며 “수색 상황 등을 알기 위해 해경에 항해일지를 공개하라고 했지만 여전히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가족들이 원하는 부분은 이 부분이다”며 “언제 도착을 했고, 시간대 별로 어떤 수색 상황을 했는지에 대해 알려준다면 가족들은 깨끗이 물러날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가족들은 “해경이 돌고래호의 어선위치발신장치(V-PASS)가 오작동했다고 말했다”며 “어선위치발신장치가 사고직전 버튼을 누르거나 물속에 들어가면 자동적으로 작동이 되는데 오작동했다는 것을 믿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해경은 배를 놔두고 어선위치발신장치만 수거해 갔다”며 “이런 상황을 가족들이 어떻게 믿어야 하느냐”고 되물었다. 또 시신 사진을 본 가족들은 “사망자의 원인이 익사로 발표했는데 줄을 잡고 버티려는 모습을 보면 익사가 아니라 버티다가 저체온증으로 인해 숨진 것”이라며 “해경은 그 10시간 동안 구조를 어떻게 진행했는지 모르겠다”고 울분을 토했다.

해경, 돌고래호 사고 은폐 의혹
해경이 추자도 인근에서 전복된 낚싯배 돌고래호의 실제 승선자에 대한 변동사항을 확인하고도 이를 수정 발표하지 않아 은폐 의혹을 받고 있다. 또 실종자를 사망자로 오인해 가족들에게까지 알렸다가 다시 정정 통보하는 등 오락가락 행보를 보이기도 했다. 전남 해남군 사고수습대책본부 관계자는 지난 9월8일 “돌고래호 승선자 명부에 포함돼 있으나 실제로 승선하지 않은 사람은 5명이며, 명부에 없지만 실제로 승선한 사람은 4명으로 파악됐다”며 “이 같은 사실을 해경으로부터 통보받았다”고 밝혔다. 이는 승선자 명부에 포함된 4명이 실제론 승선하지 않았으며, 명부에 없는 3명이 실제로 승선했다고 밝힌 해경의 초기 발표와는 다른 내용이다. 두 경우 모두 추정되는 승선자수 21명(생존자 3명, 사망자 10명 포함)에는 변함이 없지만, 승선 여부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른 시점에서 인원 변동사항을 제대로 알리지 않은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제주해경 관계자는 실제 승선자 변동에 관해서는 언급을 하지 않은 채 “전체 승선자 21명 외에 더 파악되거나 빠진 인원은 없다”고 해명했다. 해경은 실종자를 사망자로 오인해 가족들에게 통보하기도 했다. 실종자 김모(48·서울) 씨의 부인 이모(48) 씨는 지난 9월7일 오후 기자들과 만나 “6일 오후 TV 뉴스에 남편의 이름이 사망자로 분류돼 있었고, 해경으로부터 사망했다는 소식을 통보받았으나 해남으로 내려오는 중 해경에서 다시 생사 미확인이라는 연락이 왔다”고 말했다. 실제로 9월6일 오후 희생자가족들이 모인 다목적생활체육관 상황판에는 10번째 사망자 이름이 김 씨로 돼 있다가 이날 밤 전모(38) 씨로 바뀌었다. 실제 승선자 파악이 늦어진 데는 해경이 돌고래호 출항지였던 해남 남성항의 CCTV를 고장난 지 3년이 지나도록 방치한 것도 한몫했다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남성항의 CCTV는 2012년 태풍 ‘볼라벤’으로 파손됐다. 어민들로부터 수리 요청을 받은 완도해경은 이후 해마다 본청에 예산을 신청했으나 사업비가 반영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해경은 허위 승선원 명단을 작성한 돌고래호 선장의 부인에 대해 수사를 벌일 예정이다. 제주해양경비안전본부는 지난 9월8일 오후 브리핑을 통해 “돌고래호 선장 김모씨의 부인이 실제 승선한 인원과 일치하지 않은 명단을 작성했다”며 이 같이 밝혔다. 해경 관계자는 “현재 김씨 부인이 남편을 잃고 힘들어 하고 있어 안정되는대로 당시 정황에 대해 조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해경은 허위 승선원 명단을 작성하게 된 경위와 함께 선체 복원성을 약화시키는 개조나 불법 장비 탑재 여부 등에 대해 수사력을 집중할 계획이다. 사고 원인 규명을 위해 선체도 인양키로 했다. 사고 희생자들의 명확한 사인을 파악하기 위한 부검도 진행된다. 해경은 유가족 동의하에 돌고래호 선장 김씨에 대한 부검을 진행했고 다른 희생자들에 대한 부검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해경은 사고 초기 수색작전에 실패했다는 지적에 대해 “해경 경비함정에는 조명탄이 탑재돼 있지 않아 한계가 있었다”고 인정했다. 해경이 돌고래호가 떠내려간 방향과 다른 곳을 수색하고 있었던 부분에 대해서도 “사고 당일(5일) 밤 11시3분 국립해양조사원에 표류예측시스템을 통한 자료분석을 요청해 다음날 오전 1시30분 결과를 받아 수색에 나선 것”이라고 해명했다. N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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