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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도 예산안 386조7000억원 편성
경기 부양 위해 높은 확장재정 정책 유지
2015년 10월 11일 (일) 02:18:18 장정미 기자 haiyap@newsmaker.or.kr

내년 정부예산은 386조7000억 원으로 올해보다 3%, 11조3000억원 증가하는 데 그쳤다. 증가율이 역대 최저 수준이다. 지출 폭을 줄였는데도 GDP(국내총생산) 대비 국가채무 비율은 최초로 40%를 넘었다. 정부가 정한 마지노선을 스스로 포기했다.

장정미 기자 haiyap@

정부예산의 증가율이 역대 최저 수준이 된 원인은 세수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경제성장률이 3% 초반대로 떨어지고 물가는 0%대로 저조하다보니 세수가 대폭 줄었다. 수입증가율은 2.4%에 그쳤다. 세수가 주는데 경기부양을 위한 지출은 필요해 채무가 늘 수밖에 없다. 역대 예산중 정부의 고민이 가장 심했던 예산으로 평가된다.

일자리 예산이 가장 큰 비중 차지
내년 정부 예산안에서 정부는 3% 늘린 지출이나마 알차게 쓰겠다는 방침이다. 일자리 예산에 15조8000억원을 배정하는 등 보건·복지·노동 예산이 총 122조9000억원으로 전체 예산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문화·관광·콘텐츠 사업은 7.5% 증액한 6조6000억원이다. 일자리 예산 다음으로 증가폭이 컸다. 문화콘텐츠 사업과 한류붐 확산, 국민들의 문화향유 기회 확대를 함께 고려한 편성이다. 산업 예산은 2% 줄인 16조1000억원이다. 벤처와 수출중소기업, 미래먹거리 사업에 예산을 집중 지원해 성장동력을 끌어올리기로 했다. 정부는 황교안 국무총리 주재로 열린 지난 9월8일 국무회의에서 이 같은 2016년 예산안을 확정하고 지난 9월11일 국회에 제출했다. 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9월7일 정부 세종청사에서 가진 사전 브리핑에서 “우리경제는 산업생산과 설비·건설투자가 살아나고 메르스 영향으로 감소했던 소비·서비스가 반등하는 등 내수중심으로 2/4분기 부진에서 다소 개선되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며 “그러나 수출부진으로 경기회복세가 공고하지 않은 상황에서 취업 애로 계층이 100만명 상회하는 등 어려움이 커지고 있어 내년 예산안을 통해 내수 활성화와 잠재성장률 조기 회복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정부는 일자리, 문화 부문에 예산을 집중 투입할 예정이다. 대학을 나와도 현장에서 써먹을 수 없다는 기업들의 지적을 받아들여 고용디딤돌 프로그램을 올해 도입한다. 1만명 규모로 418억원이 투입된다. 대기업이 직접 직무교육을 시키고 직접 고용하거나 협력업체에 고용을 유도하는 프로그램이다. 또 산학일체형 도제학교를 올해 9개교에서 40개로, 일학습 병행제도는 올해 3300개에서 내년 6300개사로 확대한다. 임금피크제를 도입한 기업이 청년을 신규채용하면 1인당 연간 1080만원을 지원하는 상생고용제도에 1만명, 중견기업 인턴제를 3만명 지원한다. 문화분야는 내년 문화창조융합벨트 조성사업에 1300억원을 투입하는 등 총 6조6000억원의 예산이 배정됐다. 올해 예산대비 7.5% 증가한 것으로 일자리 예산 다음으로 큰 증액이다. 문화창조융합벨트는 서울 상암동에 문을 연 문화창조융합센터와 다동 한국관광공사 건물에 조성하는 문화창조벤처단지, 홍릉 산업연구원 부지의 문화창조아카데미, 한류월드 내 K-컬처밸리를 연결하는 사업이다. 문화콘텐츠 분야 64개 대표기업과 기관이 참여해 기획-제작-구현-재투자의 선순환 생태계를 조성한다. 미래성장동력을 담보하는 벤처와 수출중소기업 지원을 위해 창조경제혁신센터와 제2판교 창조밸리를 거점으로 발전시키기로 했다. 유망창업팀에 엔젤투자와 마케팅까지 지원하는 TIPS(Tech Incubator Program for Startup)을 365억원에서 425억원으로 증액했다. 소상공인 성장촉진지금 2000억원, 전통시장 청년몰 조성 128억원 등 소상공인 자생력 강화와 전통시장 활성화에도 중점을 뒀다.

국방비는 4.0% 증가한 38조95556억원 편성
외교·통일·국방 분야 내년도 정부 예산안은 북한의 군사적 도발 위협에 대한 억지력 강화와 동시에 한반도 평화통일을 위한 통일외교 역량 강화에 초점이 맞춰졌다. 북한의 비무장지대(DMZ) 목함지뢰 도발과 서부전선 포격도발로 촉발된 안보위기에 대응한 대북원칙론과 ‘무박4일’의 남북 고위당국자 접촉을 통한 남북대화국면을 유도한 흐름의 연장선상이다. 박근혜 대통령이 남북 고위급접촉 합의 이후 “북한의 도발에 단호히 대응한다는 원칙을 일관되게 지켜나가면서 다른 한편으로 대화의 문을 열고 문제의 해결을 위해 노력한 결과”라고 평가한 것과도 같은 맥락이다. 내년도 정부 예산안에서 국방비는 올해 37조4560억원보다 4.0% 증가한 38조9556억원으로 책정됐다. 총지출액 증가율 3.0%보다 1.0%P 높다. 그만큼 예산 편성 과정에서 비중 있게 다뤘다는 의미다. 국방 예산안 가운데 방위력 개선비는 올해보다 6.1% 늘어난 11조6803억원이다. 특히 DMZ 전력 강화 예산은 올해 2조1361억원보다 40.6%나 늘어난 3조28억원이 편성됐다. 병사 봉급 인상 등 병력 운영비도 올해보다 4.8% 증가한 16조3520억원이 편성됐다. 통일 분야 예산은 올해 1조4025억원과 비슷한 수준인 1조5189억원으로 편성됐다. 경원선 복원사업과 개성공단 기반시설 확충, 그리고 이산가족 상봉 및 보건의료 지원 등 인도적 지원사업 예산이 증액됐다. 또 외교 분야 예산은 올해 2조9931억원에서 5.3% 늘어난 3조1504억원으로 편성됐다. 한국의 ‘중국경사론’이 유포되고 있는데다 내년 대선을 치르는 미국 내 학계·싱크탱크 등과의 네트워크 구축 예산과 재외공관 등에 대한 대테러 특별 경호·경비 및 보안시설 강화 예산이 늘어난 것이 눈길을 끈다. 2016년도 국가 안전예산은 14조8000억원으로 올해보다 1.1% 증가한다. 추가경정 예산을 통해 재해예방시설과 소방장비 확충, 감염병 대책에 1조원을 선투자한 것을 감안하면 실제론 8.0% 늘어난 수준이라는 게 기획재정부의 설명이다. 우선 분야별로 △대형·특수재난 대응 △생활 안전 인프라 확충 △지자체·민간의 안전투자 역량제고 등에 집중 투자하기로 했다.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처럼 재난발생 시 경제·사회적 파장이 큰 신종 전염병과 해상재난, 대형 교통재난, 지반함몰 등에 선제적으로 투자하겠단 밑그림이다. 우선 해상재난을 예방하고 신속한 대응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 연안VTS(해상교통관제센터) 구축에 314억원이 투입된다. 노후여객선 교체 펀드 100억원을 조성하고 구조정 8대와 구조헬기 2대도 확충한다. 대형 교통재난을 막기 위해 고속철 유지·보수를 확대하는 한편, 산업 화학사고에 대비해 전용 방제정도 1대로 2대로 추가 도입한다. 재난안전플랫폼 기술개발을 비롯한 안전 R&D 투자엔 5549억원이 투입된다. 싱크홀에 대응해 노후하수관 교체 예산도 전년의 1108억원에 2450억원으로 대폭 늘렸다. 실시간 신고·대응 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긴급신고전화 통합시스템에 273억원을 투입하고 중앙 119구급상황센터도 설치한다. 소방장비 교체와 재해 취약지구 정비 등 지자체의 안전 투자를 유도하기 위해 소방안전교부세와 재난안전특교도 8078억원에서 9293억원으로 15% 증액했다. 재해 예비비는 1조8000억원이 편성됐다. 아울러 정부는 풍수해 보험 등 재해보험을 활성화하고 500억원 규모의 안전설비투자펀드를 조성해 민간부문의 안전투자를 촉진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2016년도 안전예산은 ‘안전예산 사전협의제도’를 처음 시행해 신종감염병 대응대책과 일반철도안전 등 국민안전처가 제시한 투자확대의견 사업의 80% 수준이 증액 반영했다.

계속되는 경기 부진으로 4년 연속 세수 결손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이 처음으로 40% 대를 넘어서는 등 재정 건전성이 크게 악화된 것은 매년 반복되는 정부의 ‘돈 풀기’에도 경기가 살아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정부는 경기 부양을 위해 총지출 증가율이 총수입 증가율보다 높은 확장재정 정책을 유지하고 있다. 2014년(총수입 -0.9%, 총지출 +4.0%)과 2015년(총수입 +3.5%, 총지출 +5.5%)에 이어 내년 예산(총수입 +2.4%, 총지출 +3.0%)까지 3년째다. 정부는 확장적 재정 투입을 통해 경기가 살아나야 세수가 늘고 재정 건전성이 개선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정부의 기대와 달리 경기 부진은 지속되면서 올해까지 4년 연속으로 세수 결손이 나고 있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현 정부 들어 나랏빚은 빠른 속도로 증가하는 추세다. 기획재정부는 매년 예산안을 편성하면서 향후 5년간의 재정 상황을 전망한 중기계획을 함께 발표한다. 그런데 최근 중기계획은 지속적으로 재정 건전성이 악화되는 방향으로 수정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 임기 첫 해인 2013년 발표된 ‘2013~2017’ 중기계획에서 2016년 국가채무 전망치는 583조1000억원이었다. GDP 대비 국가채무 비율도 36.5%를 정점으로 2016년 이후 내려가는 그림이었다. 하지만 지난해 작성된 ‘2014~2018’ 계획에서는 내년 국가채무 전망치가 615조5000억원으로 수정됐다. 국가채무 비율의 정점은 36.7%까지 상승했고 재정건전성이 회복되기 시작하는 시점도 2017년으로 미뤄졌다. 올해 발표한 ‘2015~2019’ 계획에서 재정 건전성은 다시 한 번 후퇴했다. 국가채무 전망치는 30조원 이상 늘어 645조2000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그동안 심리적 ‘마지노선’으로 작용하던 40% 대 국가채무 비율 전망이 처음으로 나왔다. 나랏빚은 내년 이후에도 빠른 속도로 늘어 박 대통령의 임기 마지막 해인 2018년 말 731조7000억원에 달하고 GDP 대비 비율은 41.1%에 달할 예정이다. 국가채무 비율은 2019년 이후에야 하향곡선을 그리기 시작한다. 대통령 임기 중에는 재정건전성이 지속적으로 악화될 수밖에 없다는 뜻이다. 정부는 세계 경기 둔화를 재정 건전성이 악화되고 있는 가장 큰 이유로 들고 있다. 방문규 기재부 2차관은 “(지난해에는) IMF나 OECD나 올해 세계 경제가 회복된다고 했다. 모든 기관이 그렇게 예측했다. 그런데 중국발 불안, 원자재 가격 인하 등으로 인해 회복이 지연되고 있다”며 “내년에는 세계 경제 성장률이 올라가 상황이 나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세계 경기 둔화를 감안해도 정부가 내놓은 경제 성적표는 초라한 수준이다.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해 7월 취임 후 경기 부양을 위해 과감하게 재정 투입을 늘렸다. 지난해 하반기 기금과 정책금융 등을 동원한 26조원 규모의 경기보강책을 내놨고, 올해 재정지출은 전년보다 20조원 늘려 376조원 규모의 ‘슈퍼예산’을 편성했다. 또 지난 6월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MERS) 여파로 내수가 위축되자 다시 11조5000억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했다. 지속적인 재정 투입에도 경제 성장률은 지난해 2분기 이후 6분기째 0%대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메르스 초동대응 실패라는 정책적 실패까지 더해지면서 올해 2분기 성장률은 0.3%까지 하락했다. 이런 가운데 정부는 내년 예산도 올해보다 11조3000억원(3.0%) 늘어난 386조7000억원을 편성했다. 기재부는 “‘지출 확대→경제 성장→세입기반 확충’의 선순환과 지출 증가율 관리 등 재정개혁으로 중장기 재정건전성을 회복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야당은 예산안 심사 과정에서 ‘현미경 검증’을 예고하고 있다.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야당 간사인 안민석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2016년 예산안에 대해 “박근혜 정부 재정 운용의 총체적 실패를 보여주는 결정판"이라며 "총지출 증가율이 총수입 증가율을 상회하는 예산 구조를 만들어 놓고도 경제 활력을 위한 재정의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없는 예산”이라고 지적했다. 안 의원은 “정부는 확장적 재정을 통해 경제를 먼저 살리겠다는 메시지를 지속적으로 보내놓고 ‘재정 건전성 훼손’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위해 죽도 밥도 아닌 예산안을 내놨다”며 “세부 예산 사업별로 '제로 베이스'에서 꼼꼼히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N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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