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대기업을 중심으로 블루오션을 찾기 위한 열풍이 불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중소기업들이 블루오션을 찾는 것은 먼 나라 얘기에 불과하다. 기업을 유지하기도 힘든 현실에서 나만의 시장을 찾아 사업을 영위한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이런 힘든 상황에서도 성공사례가 없는 것은 아니다. 주식회사 다즐의 이기범 대표는 끊임없는 노력과 연구를 바탕으로 ‘레드오션 속 블루오션’을 찾는 데 성공한 대표적인 사례라고 할 수 있다.

▲ (주)다즐 이기범 대표

지난 98년 IMF의 위기 속에 다니던 회사의 옷을 벗어야 했던 이기범 대표는 S기업의 상품개발팀에서 체득한 제품개발의 프로세스를 바탕으로 사업을 시작하였다. 무엇보다 차별성을 가진 보편타당한 아이템 연구에 박차를 가하던 중, 당시 선풍적으로 유행할 아이템을 내놓게 된다. 바로 누구나 가지고 있던 휴대폰의 액세서리로 목에 걸 수 있는 목걸이형 이어폰을 국내 최초로 출시하게 된 것이다. 하지만, 당시 특허 취득의 어려움을 몸소 겪으며, 중국에서 저가의 유사상품이 물밀듯이 들어와 애초 계획보다 성공하지 못한 아이템이 되고 만다. 이에 이 대표는 새로운 아이템을 찾던 중, 아직 발전하지 못한 미개척의 아이템을 발견한다. 바로 다리미판이다. “세상의 모든 제품은 새로운 상품들이 소비자의 need에 따라 발전되고 있는데, 늘 다림질의 불편을 겪으면서도 유독 새로이 개발되지 않은 상품이 다리미판이었습니다. 다림판은 1가구 1품목의 생활필수품이고 세계시장을 하나로 볼 수 있는 그야말로 보편타당한 상품이었습니다. 이후, 차별화된 다리미판의 개발이 성공의 요건이라 생각하고, 다리미판의 개발에 연구를 몰두하게 되었습니다.”라고 이기범 대표는 당시를 회고했다.

입체양면구조의 다림판 개발

▲ 다림판이 360도 회전하는 다즐 다리미판

2003년부터 신제품 개발에 몰두하게 된 이기범 대표는 2년의 연구개발 끝에 회전식 양면구조의 다림판을 개발하는 데 성공한다. 조그만 판에 옷을 뒤적이는 방법이 아니라 사람의 몸과 유사한 다림판에 옷을 입혀 앞뒤를 한 번에 다림으로 다림질 속도를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으며 사용자의 편리성을 고려한 시스템적인 구조에 크게 호평을 받게 된다. 굿디자인과 한국산업디자인상을 수상하고 홈쇼핑판매를 시작하며 탄탄대로를 걸을 것 같았지만, 또다시 어려움에 봉착하게 된다. 바로 원자재가의 폭등으로 인한 원가의 상승 그리고 이대표 자신의 제조업에 대한 경험부족 등이었다. “당시 홈쇼핑 시장에서 호평을 받았지만, 팔리는 수량에 비해 턱없이 낮은 이윤으로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 대표는 국내 시장만으로 더 이상 돌파구를 찾기 어렵다고 판단, 2007년 시카고에서 있었던 하우스웨어쇼(가정용품 박람회)에 참가하게 되었다. 불과 1개월 전 주최 측에 메일을 보내 겨우 마련한 부스에 100kg이 넘는 샘플과 전시물품을 가지고 혈혈단신 미국으로 건너가 비용이 없어 바닥도 벽도 제대로 만들지 못한 초라한 부스에서도 바이어 및 고객들에게 극찬을 받을 수 있었고 많은 현지 매스컴의 주목을 받게 되어 극적인 사업의 대반전의 계기를 마련할 수 있게 되었다. 특히 이 전시회를 통해 미국 최대의 가정용품 제조회사인 HPI社와 독점판매 및 생산에 관한 기술라이센스 계약체결로 매년 최소 10만불의 로열티를 확보하였고 동사의 투자를 통해 신모델 개발을 착수 할 수 있게 된다. 2008년에는 HPI社와 공동으로 개발한 2차 모델을 선보이며 하우스웨어쇼에 참가, 세계 각국의 바이어와 미디어의 호평을 받으며 미국의 CBS방송사에서도 독점취재, 뉴스를 통해 전국으로 방송망을 타게 되었고 HSN을 통해 홈쇼핑판매를 시작하였다.  2010 새롭게 출시한 3차 모델은 그해 하우스웨어쇼에서 참가제품 중 가장 혁신적인 상품에 수여하는 DESIGN DEFINED AWARD를 수상하였고 미국의 최대 소매체인점 중 하나인 ACE에 납품을 시작하였다.

끊임없는 연구개발과 해외시장진출

▲ 다즐의 다리미판은 해외박람회에서 크게 호평을 받으며 외국바이어와 미디어에 큰 찬사를 받았다

이러한 성공을 발판으로 현재 (주)다즐의 다리미판은 미국, 일본, 프랑스, 중국 등을 비롯한 8개국에 수출되고 있으며, 영국(TESCO, QVC, B&Q), 독일(카쉬타드백화점, RTL TV), 스페인(엘꼴떼잉글레스백화점) 등 주요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활발히 영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기범 대표는 지속적인 연구개발을 통해 무엇보다 생산에 불필요한 부품을 없애고, 주 재료인 스틸파이프의 용접및 홀가공 등을 없애는 부품 모듈화에 성공하여 획기적으로 공정을 간소화하게 했으며, 대량생산이 가능할 수 있게 하였다. 이 대표는 2010년에는 연간 30억 원의 매출을 예상하고 있으며, 2012년 300억 원의 매출을 목표로 연구개발에 더욱 매진하고 있다.

‘맨땅에 헤딩’에서 출발한 성공신화
이기범 대표는 처음 다리미판을 연구하면서 그야말로 맨땅에 헤딩하듯 단순한 아이디어로 시작하였다고 한다. “제품으로 만드는 과정은 참으로 험난하고 힘든 기간이었습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참고할 기술이 전혀 없는 창작의 과정이었기에 돌아보면 간단했을 구조와 기능도 만들어 가는 과정이 쉽지 않았습니다. 만들고 시험하고 수정하고 또다시 원점에서 시작하는 과정이 수없이 반복되었고, 아이디어를 착안한 지 거의 3년이라는 긴 시간을 매달려서야 초기 모델을 시장에 내놓을 수 있었습니다.”라며 초창기 어려움을 토로했다.  이제는 전식양면다림판에 관해 한국 및 미국에 특허권을 확보하였으며 다수의 특허를 세계주요국에 출원하여 세계시장에서 동 분야의 기술을 선점한 상태다.

“지난 6년여 시간을 돌아볼 때 여전히 국내에서는 벤처기업이 성장하기엔 너무도 척박한 환경입니다”. 재료가 되는 원자재와 최종 제품의 판로는 대기업이 장악하고 있어 스스로 자생하기에 어려움이 많고, 정부의 중소기업지원제도는 많지만 벤쳐기업에겐 너무도 먼 거리에 있습니다. 초기에 자금에 어려움이 있을 수밖에 없는 벤쳐기업엔 자금지원에 있어서 국가도 어느 정도는 투자마인드로 접근하는 것이 필요하며 세금의 징수 등 제도적인 문제에 있어서도 조금 더 기다릴 수 있는 유연한 제도가 필요하다고 생각각합니다. 그렇게 함으로서 벤처기업이 많이 생겨나고 국가경제의 뿌리가 되는 중소기업이 발전할 수 있다”라고 정부에 대한 부탁도 곁들였다.
이 대표의 목표는 세계 어느 가정에서나 쉽게 볼 수 있는 다림판의 세계 일등상품. 즉, 회전식 양면다림판의 글로벌 브랜드로 만드는 것이라고 한다. “이제 준비단계는 끝나고 그 목표를 향해 당당히 출발하는 시점입니다.”라며 이기범 대표는 강한 포부를 밝혔다. N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