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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복절 앞두고 비무장지대(DMZ) 지뢰 폭발
南北 43시간 마라톤협상 끝에 극적 타결
2015년 09월 07일 (월) 22:30:45 장정미 기자 haiyap@newsmaker.or.kr

지난 8월, 광복절을 앞두고 비무장지대(DMZ)의 긴장이 극에 달했다. 군 당국은 전방지역에 대북확성기 방송을 재개하고, 북한군의 도발가능성에 대비해 해당지역에 최고 수준의 경계태세(A급)를 발령했다.

장정미 기자 haiyap@

지난 8월4일 경기 파주시 DMZ에선 북한군이 매설한 것으로 추정되는 목함 지뢰가 폭발해 우리 군 장병 2명이 크게 다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와 관련 국방부 전비태세검열단은 지난 8월6일부터 7일까지 유엔사 군사정전위원회 특별조사팀과 공동으로 진행한 ‘목함지뢰 폭발사고’ 현장조사 결과를 8월10일 발표했다.

긴박한 상황 속에서 빛난 전우애
경기도 파주 인근 비무장지대(DMZ)에서 북한의 지뢰가 폭발할 당시 긴박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8월10일 합동조사단에 따르면 목함지뢰는 지난 4일 오전 7시35분과 40분에 GP 인근 추진철책의 통문 하단 북쪽 40㎝(1차), 남쪽 25㎝(2차) 지점에서 각각 폭발했다. 당시 김모(23) 하사가 통문을 먼저 통과했고 하모(21) 하사가 두 번째로 통과하다가 지뢰를 밟아 우측 무릎 위, 좌측 무릎 아래 다리가 절단됐다. 김 하사는 사고를 당한 하 하사를 통문 밖으로 끌고 나오다가 자신도 통문 남쪽에 묻힌 지뢰를 밟아 우측 발목이 절단됐다. 군은 하 하사가 다친 지점의 1차 폭발 구덩이가 2차 폭발 구덩이보다 크기 때문에 북한군이 통문 북쪽에 목함지뢰 2발을, 남쪽에 1발을 각각 묻었을 것으로 추정했다. 북한군이 DMZ 안의 MDL을 440m나 남쪽으로 넘어와 목함지뢰를 매설했다고 군은 설명했다. 목함지뢰는 소나무로 만든 상자에 폭약과 기폭장치를 넣어 만든 일종의 대인지뢰로, 살상 반경은 최대 2m에 이른다. 폭발사고 당시 우리 군 비무장지대(DMZ) 수색대대 장병이 긴박한 상황 속에서도 전우애를 발휘한 모습이 군 감시장비에 고스란히 담겼다. 사고 당시 열상감시장비(TOD)로 촬영된 영상을 보면 수색대원들은 전우 2명이 잇달아 쓰러진 상황에서도 당황하지 않고 침착하게 후송작전을 펼쳤다. 후송을 하면서도 엎드려 자세로 북한군 공격에 대비하는 장면도 또렷하게 나타났다. 군은 지난 8월9일 사고 현장을 방문한 언론에 TOD로 찍은 생생한 영상을 공개했다.

군에 따르면 부사관 2명이 북한이 매설한 목함지뢰를 밟아 폭발한 순간 직후부터 수색분대장 정교성 중사와 수색대대 박선일 주임원사가 사고 현장을 지휘했다. 당시 현장에는 8명이 있었다. 수색대대 최고선임인 박 원사는 이번 수색 작전에 동반했다. 대대 주임원사는 정기적으로 수색 작전에 동반한다고 한다. 지난 8월4일 오전 7시35분, 추진철책 통문을 열고 두 번째로 진입한 하모 하사가 목함지뢰를 밟아 사고가 나자 정 중사가 주저 없이 통문 북쪽으로 뛰어들었다. 1사단 수색대대에 7년째 근무한 정 중사는 그간 410여회 수색작전 경험이 있는 베테랑이다. 그는 폭발 충격으로 상체가 추진철책 철조망에 걸린 하 하사를 지혈하면서 “내가 경계할 테니 빨리 후송하라”며 전우들을 다그쳤다. 정 중사는 올해부터 전방 GOP(일반전초) 사단에 보급된 응급처치키트를 열어 지혈했다. 통문 남쪽에 있던 의무병 박모 상병이 오른발은 통문 북쪽에, 왼발은 통문 남쪽에 두고 서서 응급 지혈을 마치고 정 중사가 부축해 나오는 하 하사를 맞았다. 이때 통문 남쪽에 있던 박 원사가 통문으로 이동했고 3명이 힘을 모아 하 하사를 통문 남쪽으로 끌어냈다.

박 원사는 1사단 수색대대에서 병 생활부터 25년째 근무한 박 원사는 DMZ 작전에 700여회 이상 참여했다. 박 원사와 의무병이 좌·우측에서 하 하사 상체를 부축하고 뒤쪽에서 하체를 손으로 받쳐 나오던 김모 하사가 또 지뢰를 밟았다. 폭발 충격으로 3명 모두 쓰러지면서 잠시 정신을 잃었다. 적으로부터 공격을 당하고 있다고 생각한 나머지 장병은 모두 포복 자세를 취했다. 다치지 않은 장병은 포복자세로 통문 남쪽 경사진 둔덕으로 이동해 휴대한 총기를 북쪽으로 겨냥했다. 이 과정에서 쓰러진 김 하사를 장병들이 낮은 자세로 끌고 나오는 장면이 TOD에 찍혔다. 인근 GP에서 출발한 병력 6명이 들것을 들고 도착했다. 이어 1분 후 4명이 추가로 들것을 가지고 도착해 후송 작전이 시작됐다. 1차 폭발 15분 만인 오전 7시50분에 환자를 들 것에 싣고 응급헬기장으로 향했다. 나머지 병력은 전투 대형을 갖추고 후방을 경계하며 오전 8시에 현장에서 철수하고 상황은 종료됐다. 합동참모본부 관계자는 “상당히 긴박한 상황이었지만 한 명도 어디에 숨었거나 소극적으로 작전에 임한 인원 없이 전우를 구출하려고 노력했다”면서 “열심히 훈련했고 사명감으로 작전에 임했다”고 말했다.

北, 대북확성기방송시설 향해 전격 포격 도발
북한이 지난 8월20일 우리측의 대북확성기방송시설을 향해 전격 포격 도발을 감행함으로써 남북관계가 급속히 경색됐다. 북한은 지난 8월 20일 오후 3시52분 경기도 연천군 중면 일대 육군 28사단 지역에 두 차례에 걸쳐 포격을 가했다. 이에 우리 군이 오후 5시 4분 북한의 ‘도발 원점’으로 추정되는 155mm 자주포탄 수십여발을 사격하면서 2010년 연평도 포격 이후 5년 만에 남북간 포격전이 벌어졌다. 특히 북한이 이날 오후 5시쯤 “48시간 내 대북 확성기 방송을 중단하고 시설을 철거하지 않으면 군사행동을 개시하겠다”는 총참모부 명의의 전통문을 보내고, 김정은 제1위원장이 ‘준전시상태’를 선포하면서 한반도의 긴장은 최고조에 달했다. 북한군이 쏜 포탄은 대북 확성기 시설에서 수km 떨어진 곳으로 알려졌다. 합참 공보실장 전하규 대령은 이날 브리핑에서 “현지 부대장이 장병들을 상대로 확인한 결과 감시장비와 청음, 연기 등으로 상황을 파악하고 현장 지휘관 판단 하에 MDL 북쪽 500m 지점의 북한군이 가장 잘 볼 수 있는 곳에 155mm 자주포탄 수십발을 오후 5시4분부터 발사했다”고 덧붙였다. 첫 번째 도발에 대해 대응을 하지 않은 이유로는 “탐지장비로 파악을 하는데, 가끔 허상이 나오기도 한다”며 “확인 도중이던 오후 4시12분에 또 다시 포탄이 떨어졌고, 이를 확인한 시간이 4시40분이었다”고 해명했다.

군 당국이 이같은 조치는 도발 원점이 파악되지 않을 경우 그에 상응하는 곳에 대응사격을 하는 교전규칙을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이 관계자는 북한이 이날 오후 5시 총참모부 명의의 전통문을 보내 ‘48시간 내 대북 확성기 방송시설을 철거하지 않으면 군사행동에 나서겠다’고 경고한 것에 대해서는 “북한군이 사격하고 바로 전통문을 보낸 것은 연관성이 있다”면서도 48시간 후 방송 중단 여부에 대해서는 언급을 회피했다. 한편 북한은 총참모부 전통문과 별도로 이날 오후 4시50분쯤 김양건 노동당 대남비서 명의의 통지문을 김관진 청와대 안보실장 앞으로 보냈다. 북한은 통지문에서 “남측의 대북 확성기 방송은 선전포고이며, 이를 중단하는 실천적 조치를 하지 않을 경우 군사적 행동을 취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면서도 “현 사태를 수습하고 관계개선의 출로를 열기 위해 노력할 의사가 있다”고 밝혀 대화의 여지를 남겼다.

北, 판문점에서 고위급 접촉 제의한 배경
북한의 포격도발 이후 군사적 긴장감이 최고조로 치솟았던 남과 북이 판문점에서 고위급 접촉을 개최하기로 전격 합의, 상황이 급반전한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청와대는 지난 8월22일 오후 6시 판문점에서 고위급 접촉을 갖는다고 전격 발표했다. 이날 발표는 북한이 ‘대북방송시설을 철거하지 않으면 군사행동을 개시하겠다’고 위협한 오후 5시를 불과 2시간 앞두고 이뤄졌다. 고위급 접촉은 북한이 먼저 제의했고 우리 측이 접촉 대상자를 수정 제의, 북한이 이를 받아들이는 형태로 합의됐다. 북한이 먼저 대화의 손을 내민 것은 군사적 충돌상황에 대한 부담감이 작용했을 것이란 해석이 우선 가능하다. 목함지뢰 도발에 이어 포격도발을 벌이는 등 대남 군사공세를 펼쳤지만 우리 군이 수십배의 대응포격으로 맞서는 한편 한미동맹을 통한 강경대응을 천명하자 실제 군사적 충돌로 이어질 수 있다고 판단했을 가능성이 있다. 우리 군은 지난 8월20일 포격도발 이후 최고수준의 경계태세를 내린데 이어 22일 오전에는 한미 합참의장이 전화통화를 갖고 추가도발에 공동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오전 11시부터는 한국의 F-15K 전투기 4대와 미국 F-16 전투기 4대가 무력시위 비행을 벌였다. 우리 군이 교전까지 불사하겠다는 단호한 의지를 보이자 북한 권부가 더 이상의 군사적 행동은 실익이 없다고 판단했을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북한이 포격도발과 함께 대남 강경발언을 쏟아냈지만 물밑에선 남측과의 대화를 추진했을 가능성도 있다. 청와대 발표에 따르면 북한의 이번 접촉 제의는 지난 8월21일 오후 4시에 이뤄졌다. 북한이 포격도발 직후부터 남과의 대화 가능성을 이미 열어 놓고 있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런 가정에 따른다면 북한의 포격도발은 의도된 것이 아니라 일선 부대에서 발생한 우발적 사고이거나 권부의 충분한 합의절차 없이 빚어진 돌발행위였다고 추측할 수도 있다. 어찌됐든 남북이 고위급접촉을 통해 군사적 충돌 위기를 넘긴 만큼 남북관계에 새로운 돌파구가 마련된 것으로 볼 수 있다. 한 대북 전문가는 “북한은 긴박한 군사 대치상황에서도 개성공단 폐쇄 등의 조치를 하지 않았는데, 이는 대화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었던 것으로 생각할 수 있다”며 “이번 만남이 관계회복을 위한 계기가 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북한의 비무장지대(DMZ) 지뢰도발사건과 서부전선 포격 도발로 초래된 한반도 군사적 긴장 상황을 논의한 남북 고위급 접촉이 지난 8월25일 0시55분쯤 극적으로 타결됐다. 남북이 8월22일부터 25일 새벽까지 ‘무박 4일간’ 43시간 이상의 마라톤협상 끝에 나온 합의다. 민경욱 대변인은 이날 새벽 브리핑을 통해 “남북고위급 당국자 접촉이 오늘 0시55분 종료됐다”며 “한시간 뒤에 김관진 국가안보실장이 춘추관에서 브리핑을 할 예정이며, 브리핑 시작 시간은 (판문점에서 춘추관으로) 이동하는 시간에 따라 변경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날 새벽 2시쯤 김 실장이 발표할 것으로 예상되는 합의문에는 ‘북한이 최근 도발에 대해 유감을 표명’하고 ‘우리 측이 대북 확성기 방송을 중단하는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남북은 북한의 도발로 촉발된 군사적 긴장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지난 8월23일 오후 3시30분부터 고위급 접촉을 재개했으나 합의점을 도출하지 못한 채 이날 새벽까지 진행된 협상에서 막판 난항을 겪었으나 극적으로 합의점을 도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남북 대표단은 지난 8월22일 오후 6시30분부터 23일 새벽 4시15분까지 10시간가까이 무박 2일 협상을 진행했다. 박근혜 정부 들어 남북 최고위급 접촉인 이번 협상에는 남측에선 김관진 국가안보실장과 홍용표 통일부 장관이, 북측에선 황병서 군 총정치국장과 김양건 노동당 비서가 참석했다.

남북 고위당국자 접촉 공동보도문

1. 남과 북은 남북관계를 개선하기 위한 당국 회담을 서울 또는 평양에서 빠른 시일 내에 개최하며 앞으로 여러 분야의 대화와 협상을 진행해 나가기로 하였다.
2. 북측은 최근 군사분계선 비무장지대 남측지역에서 발생한 지뢰 폭발로 남측군인들이 부상을 당한 것에 대해 유감을 표명했다.
3. 남측은 비정상적인 사태가 발생하지 않는 한 군사분계선 일대에서 모든 확성기 방송을 8월25일 12시부터 중단하기로 했다.
4. 북측은 준전시상태를 해제하기로 했다.
5. 남과 북은 올해 추석을 계기로 이산가족 상봉을 진행하고, 앞으로 계속 하기로 했으며, 이를 위한 적십자실무접촉을 9월 초 가지기로 했다.
6. 남과 북은 다양한 분야에서의 민간교류를 활성화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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