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남북고위급 접촉 타결을 환영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반기문 총장은 지난 8월24일 남북 고위급 접촉이 극적 타결을 이룬 직후 이를 환영하는 동영상 성명을 통해 “특히 남북간 정례적인 대화를 합의한 것은 한반도에서 일어날 수 있는 모든 문제들을 효과적으로 다룰 수 있는 방법이 될 것”이라고 각별한 의미를 부여했다.

이종서 기자 jslee@

반기문 총장은 또한 이산가족의 재회와 같은 인도주의적 조치들이 정치안보적 고려의 대상이 되는 일 없이 정례화 되기를 강력하게 당부하고 “남북 상호간 어렵게 얻을 결실이 핵문제를 위한 대화 재개의 계기가 되기를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반 총장은 “한반도 평화와 안정을 위해 합의의 완전한 이행이 중요하다”면서 “사무총장으로서 남북의 상호간 협조를 언제든지 지원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강조했다. 앞서 지난 8월21일 반기문 총장은 남북한 대치상태에 대해 “관련국은 한반도의 긴장을 고조시킬 수 있는 어떠한 행동도 더 이상 해서는 안된다”며 남북한 간 자제를 촉구했다. 이어 “남북한을 비롯한 관련 당사자들이 한반도의 긴장을 완화하고 평화와 안정을 추구할 수 있도록 대화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아베 담화에 “과거사 반성에 기초한 화해 필요”

▲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지난 8월14일(이하 현지시간)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전후 70주년 담화에 과거사 반성에 기초한 진정한 화해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두자릭 유엔 대변인은 “아베 총리가 이번에 내놓은 담화 내용을 반기문 총장도 알고 있다”면서 “과거사에 대한 반성과 이해에 기초해 관련국들이 진심으로 화해하고, 함께 평화와 번영의 길로 나아가야 한다는 게 반 총장의 생각”이라고 전했다. 반 총장은 아베 담화 발표 하루 전, 이례적으로 일본 정부에 과거사 반성을 촉구했다. 아베 총리는 이날 담화를 통해 “우리나라는 앞선 대전(大戰)에서의 행위에 관해 반복해서 통절한 반성과 마음으로부터의 사죄의 마음을 표명해 왔다”고 말하며 ‘과거형’으로 사죄를 언급하는 것에 그쳤다.

일본군 성노예 문제에 대해서도 “전장의 그늘에는 깊은 명예와 존경에 상처를 입은 여성들이 있었다는 것도 잊어서는 안될 것”이라고 표현했을 뿐, 직접적인 사과는 없었다. 일본이 과거 침략 행위를 자행했다는 사실을 인정하지도 않았다. 대신 “사변, 침략, 전쟁, 어떠한 무력의 위협이나 행사도 국제 분쟁을 해결하는 수단으로서는 다시는 사용되어서는 안 된다”는 일반론만 펼쳤다. 과거사에 대한 반성 및 사죄 문제와 관련해서는 “우리나라(일본)는 앞선 대전에서 한 것에 대해 반복해서 통절한 반성과 마음으로부터 사죄의 기분을 표명해 왔다”며 ‘과거형’으로 언급했다. 이번 담화는 일본의 침략행위에 대해 반성하고 사죄한다는 표현은 아니었다. 그러면서도 “이 같은 역대 내각의 입장은 앞으로도 흔들림이 없는 것”이라며 무라야마·고이즈미 담화 등 이전 내각의 입장을 계승하는 모습을 내비쳤다. 일본이 자행한 침략행위와 식민지 지배의 피해국으로 한국이나 다른 아시아 국가는 언급 되지도 않았다. 다만 “전쟁의 고통을 맛본 중국인 여러분이나, 일본군에 의해 견디기 어려운 고통을 당했던 (미국·영국·네덜란드·호주 등 연합국) 포로 여러분”만을 언급했다. 그는 일본이 과거에 반복해 사죄의 뜻을 표명했고, 이미 충분히 사과했다면서 끝내 직접적인 사과를 하지 않았다.

보코하람 테러에 “희망 가져야 할 시기”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지난 8월23일 나이지리아에서 잇따르고 있는 보코하람 테러에 대해 “희망을 가져야할 시기”라고 강조했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나이지리아를 방문한 반 총장은 수도 아부자에서 고위 정부 관리들과 만나는 비공개 모임에서 “전 세계에 걸쳐 불안정과 불평등, 점증하는 분열을 목격할 수 있다”며 “나이지리아 또한 극단주의의 부상, 기회균등의 부재와 같은 과제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는 (보코하람이 거점으로 삼고 있는) 북동부 지역 지도자들에게 특히 중요한 과제이지만 지금은 희망을 가져야할 때”라며 “평화적, 민주적 권력 이양을 이루고 있는 여러분과 모든 나이지리아 지도부에 감사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반 총장의 방문은 보코하람이 투쿠르 부라타이 육군 참모총장이 탄 수송차량을 기습한 직후 이뤄진 것이다. 부라타이 총장은 보코하람 격퇴를 위해 투입된 군인들을 격려하기 위해 북동부 보르노주 주도인 마이두구리에서 약 45km 떨어진 팔자리 마을을 찾았다가 보코하람의 습격을 받았다. 부라타이 총장은 그러나 다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사건으로 보코하람 대원 10명이 사살되고 5명이 체포됐다. 반 총장은 나이지리아에서 지난 2011년 6월 아부자의 유엔 건물에서 발생한 보코하람의 폭탄테러 4주기를 기념해 현장을 다시 방문하고 나이지리아 기업가들과 만났다. N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