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승인 없이 6월 12일 중국을 통해 북한에 들어간 한국진보연대 상임고문 한상렬 목사(60)가 방북 70여일 만인 지난 20일 오후 3시경 판문점을 통해 돌아옴으로써 세간의 주목을 받고 있다.
 그는 통일부의 사전 방북허가를 받지 않고, 그 무슨 ‘원대한 사명을 띤 특사’처럼 중국 땅을 거쳐 평양으로 날아가 이적행위와 국보법을 위반하고, 마치 ‘개선장군’이나 되는 것처럼 200여명에 달하는 북한 인사들의 배웅을 받는 가운데 한반도기를 흔들면서 판문점을 통해 귀국하였다.

▲ 유영옥(경기대 국제대학장, 북한학)

어느 국가이든 질서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그 국가전체에 미치는 법과 규범이 있기 마련이다. 이를 통해 국가의 안녕과 질서를 유지하며, 외부로부터 국민의 안전한 생활과 행복을 추구할 수 있는 안전판을 구축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 역시 자유민주주의적 기본질서를 토대로 ‘평화통일’을 추구하는 가운데 모든 법과 규범이 국가의 안전보장, 공공복리, 안녕질서를 유지하는데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세계 유일의 분단지역인 우리의 경우, 전한반도의 공산화혁명이라는 시대착오적인 미망(迷妄)을 추구하고 있는 ‘북한’이라는 존재 때문에 다른 어떤 국가보다 이런 국가의 책무가 막중함은 재론의 여지가 없다.
 최근의 경우만 해도 천안함 폭침과 ‘대승호’ 나포 등 북한의 반인륜적인 폭거는 그 실체를 적나라하게 드러낼 정도로 대남적화야욕을 조금도 늦추지 않고 있기 때문에 우리로서는 경각심과 대비를 한 치도 게을리 할 수 없는 것이다. 바로 이런 시점에서 한상렬씨가 정부의 국법질서를 정면으로 위반하면서 방북을 하고 판문점을 통해 귀환했다.
 한 목사는 6월 23일 평양에서 열린 환영 군중집회에서는 “이명박 정부가 한반도에 전쟁을 몰아오고 있다”고 강변했고, 김정일을 향해서는 “남녘 동포들은 김정일 국방위원장님의 어른을 공경하는 겸손한 자세, 풍부한 유머, 지혜와 결단력, 밝은 웃음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고 아첨했다. 북한에 체류하는 동안  대한민국 국민으로서는 결코 해서는 안될 말과 행동을 거침없이 자행하였으며, 마치 꿈속을 헤매이는 것과 같은 흥분에 사로잡혀 북한체제와 김정일을 고무, 찬양, 선전하는 마치 몽유병자와 같은 미친 언행을 하였다.
  그는 북한에 머무는 동안 이적행위를 하며 “이명박이야말로 천안함 살인원흉”, “북녘은 주체사상을 기초로 핵무기보다 더한 일심단결, 자력갱생, 혁명적 난관주의 등 3대 무기를 가지고 있다”, “남녘동포들은 김정일 위원장님에게 깊은 인상을 받았다”라는 것 등이 그것이었다.
 이와 같은 그의 언행은 대한민국의 국가원수에 대한 모독임과 동시에 국가보안법 상 ‘반국가단체’인 북한체제를 미화, 찬양하는 것이며,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잠입, 탈출, 회합, 통신 등 국가이익을 중대하게 침해한 명백한 공안사건으로 ‘이적(利敵) 활동’의 여지가 없는 것이다.
 이렇듯 건전한 이성과 상식을 가지고는 도저히 이해하기 힘든 그의 발언의 진의는 무엇인가? ‘적진 깊숙이 그 심장부’에 들어가 생명의 위협을 느꼈기 때문일까?
 이런 의문에 대한 답은 의외로 간단하다. 광우병파동의 핵심 주도세력으로, 한국진보연대 상임고문으로서 그가 이제껏 행동해 왔던 전력을 살펴보면, 의외로 쉽게 그 답이 나오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런 사람으로부터 설교를 들었을 많은 신도들과 각종 모임이나 회합 등에서 접촉하고 교류했던 사람들의 행태로까지 직간접적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데에 있다.
  물론 이런 그의 체북시 행적에 대해서는 검찰의 수사과정에서 명명백백하게 드러날 것으로 보이지만, 한동안 수면 밑에 가라앉았다가 최근 하나씩 그 실체를 드러내고 있는 여간첩사건, 육군 장성까지 연계된 대남공작활동 등을 감안할 때 더 이상 이런 류의 사안을 경솔하게 취급해서는 안될 것이다.
 지금 우리나라가 자유와 평등, 개인의 행복을 마음껏 추구하면서 이만큼 잘살 수 있게 된 원인은 바로 지난 수십 년간 민-관-군이 혼연일체가 되어 국가안보를 중시하며“허리띠를 졸라매면서 잘살아보자”는 공통목표를 향하여 매진해왔기 때문이 아닌가?
  한편 일부 국민들은 지난 10년간 북한에 대한 “퍼주기, 저자세, 끌려다니기” 행태 등으로 인한 결과가 김정일로 하여금 핵무기와 미사일을 개발하게 하고, 김정일을 중심으로 한 지배계층의 뱃살을 찌우게 한 것이라는 비판이 우리 사회에서 점점 높아지고 있다.
 바로 이러한 때에 대한민국의 법절차를 깡그리 무시하고, 특히 정전협정을 위반하면서까지 판문점을 통해 귀환한 한씨가 노린 것은 무엇인가? 그것은 다름 아닌 우리 사회 내에 “반(反) 대한민국의 감정과 정서”를 유포시켜 국론분열을 일으키기 위해서였을 것이다.
  한때 ‘고아수출의 나라’라는 오명을 안고 살았던 우리나라가 그 ‘불행과 가난’을 떨쳐버리고 세계유수의 경제선진국으로 발돋움할 수 있었던 원동력 중의 하나가 바로 ‘국민들의 단합된 힘’이었는데, 이런 것들이 어디로 사라져가고, 이제는 전국 각지에서 사사건건 정부의 ‘발목’을 잡고 시위나 구호가 난무하고 있으니, 정말 걱정스럽다.
 이제 얼마 안 있으면 ‘G-20’이라는 세계선진국들의 회의가 우리나라에서 사상 처음으로 열리게 된다. 우리의 국력을 전 세계에 알리고, 우리나라 역시 일취월장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바로 이런 때에 아직도 시대착오적이고 현실무시적인 망상에 사로잡혀 세계최대 후진국이자 인권유린국가로 악명이 높은 북한 땅에 불법적으로 입국하여, 그네들의 ‘나팔수’ 역할을 하는 대한민국의 국민이 있으니 이 얼마나 아이러니컬한 일인가? 그것도 예수님의 말씀을 전하는 일을 직업으로 삼고 있는 ‘목사’가 말이다. 한상렬씨가 바로 그 장본인이다. 이미 알 만한 사람은 다 알겠지만, 그는 통일부의 사전 방북허가를 받지 않고, 그 무슨 ‘원대한 사명을 띤 독불장군’처럼 중국 땅을 거쳐 평양으로 날아갔다.
   천안함 폭침사건 및 인권유린, 각종 불법행위로 온갖 지탄과 압박, 제재를 받고 있는 북한으로서는 실추된 이미지를 조금이나마 만회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로 삼을 만한 잠행이었다.
 예로부터 프랑스에서는 “20세에 이르도록 마르크스주의자가 아닌 사람은 바보지만, 30세에 이르러서도 여전히 마르크스주의자인 사람은 더 바보다”라는 말이 전해져 오고 있다. 그만큼 인류공동의 이상이었던 ‘공산사회’는 이데올로기와 이로 인해 천착된 비현실적인 주의 주장임을 시사하는 것이다.
 이럼에도 60세를 넘긴 사람이, 마치 철부지처럼 현실과는 너무나도 동떨어진 얘기를, 그것도 대한민국의 국민이자 ‘목사’라는 신분을 가진 성직자로서 내뱉었다는 점에서 문제의 심각성이 있는 것이다. 마침 지난 달 24일 아세안 지역 안보포럼에서 유명환 외교통상부장관은 북한의 수령세습독재체제를 찬양하는 사람들은 “북에 가서 살아라”라는 발언을 하여 친북좌파들의 집중포격을 받고 있어 한상열씨의 발언과 좋은 대조를 이루고 있다.
 유장관의 말처럼 북한이 그렇게 좋고, 북한을 통치하는 김정일이 그렇게 마음에 들면 북한에 가서 사는 것이 옳을 일이다. 말로만 이런 얘기를 할 것이 아니라 직접 북한에 가서 “그렇게 좋은 환경과 지도자를 모시고 함께 살라”는 말이 너무도 피부에 와 닿는다.
 과거 문익환 목사나 임수경 등 친북인사들의 경우처럼 판문점을 통한 ‘정치 쇼’를 더 이상 관대하게 처리해서는 또 이런 일이 벌여질 것이다. 제2, 제3의 한 씨 같은 친북, 종북 인사들의 방북행렬을 막기 위해서라도 대한민국의 자유민주주의와 법적 가치를 파괴하려는 세력은 법에 따라 엄격히 처벌되어야 한다.
  과거 문익환 목사나 임수경 등 친북인사들의 경우처럼 판문점을 통한 ‘정치 쇼’를 더 이상 관대하게 처리해서는 또 이런 일이 벌여질 것이다. 제2, 제3의 안씨 같은 친북, 종북 인사들의 방북행렬을 막기 위해서라도 일벌백계(一罰百戒)의 차원에서 엄정하고도 공정한 객관적인 수사를 해 법에 따라 처벌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