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시대, 다원화된 시대라고 하지만 아직까지 우리 문화는 ‘다름’에 대한 인정을 쉽게 하지 못하고 있다. ‘다르다’란 것이 하나의 죄악이 되어버린 우리 문화. 그 문화 속에서 장애인은 수십, 수백 년 동안 사회의 그늘 속에서 살아왔다.

▲ 우 원장은 “그림과 찬양, 춤 솜씨가 오직 주님이 향하신 뜻에 아름답게 쓰임 받길 소원하며 청각장애인 선교활동으로 행복한 삶을 살겠습니다”라고 했다

과거 문둥이는 돌팔매질 당하는 것이 당연한 것처럼 여겨졌던 시절이 있었고, 그 시대가 지나자 소록도라는 공간 한 곳에 몰아넣고, 감옥 아닌 감옥에서 살도록 한 시절도 있었다. 이제는 장애인들에 대한 사회적 편견이 많이 사라졌다고들 하지만 아직까지 장애인들에 대해 보호시설이나 집 안에 가둬두며 일상 속에서 나오지 않기를 기대하는 이들은 여전히 많다. 학교에서는 통합교육을 실시하고 있지만 학급에 장애인이 있으면 전학을 보내버리고, 내 딸 아이의 짝이 장애인이 되면 선생님께 항의 전화를 하는 그런 현상은 여전히 남아 있다.

복지와 선교 위해 평생을 헌신
최근 사회적 편견과 차별로 인한 청각장애인들의 숨겨진 아픔과 어려움을 어루만지며 이들에 대한 복지와 선교를 위해 헌신적인 삶을 살아온 이가 있어 화제다. 서울시농아교회연합회 회장, 주성청각장애인교회 담임목사이자 이잡아트홀의 우슬초 원장(본명 박용숙)이 그 주인공이다. 이미 예술계에서 유명한 그는 오래 전부터 율곡서예대전, 한중문화예술대전, 경기도 서예대전 특선과 서울서예대전 2회 입선 등 다양한 서예대전에서 입선하고 3회의 개인전 개최, 국제전시회 참여 등 예술인으로서 활발한 활동을 펼쳐왔다. 그런 그가 청각장애인들을 위해 헌신적인 삶을 살게 된 것은 전시회에서 장애인들을 만나게 된 것이 계기였다. 그는 “10여 년 전 예술인으로 활동하다가 청각장애인들을 알게 됐어요. 순수한 눈망울을 가진 청각장애인들의 딱한 사정을 듣고 외면할 수가 없었죠”라고 밝혔다. 청각장애인들과 알게 되며 그들의 고통을 함께 나누었으며, 결국 청각장애인 목회까지 하게 됐다. 우 원장은 “청각장애인들은 겉모습만 봤을 때 일반인과 별반 차이가 없기 때문에 실제로 얼마나 힘들게 생활하는지 잘 알지 못해요”라고 하면서 “듣지도 말하지도 못하기에 대부분 허드렛일을 하는 경우가 많아요. 수화를 모르면 대화 자체도 통하지 않아 고민을 들어주기가 쉽지 않고요. 때문에 마음의 병을 앓고 있는 사람이 적지 않습니다”라고 덧붙였다. ‘우슬초’는 그의 아호인 동시에 성경의 시편 등에 나오는 식물이기도 하다. 우 원장은 “성경속 식물에는 모두 메시지가 담겨 있는데 우슬초는 무엇보다 하나님 앞에서 낮아짐, 정결함을 상징하는 의미를 갖고 있어요”라고 설명했다. ‘우슬초’라는 이름에 담긴 의미처럼 그는 자신의 예술적 달란트를 돈이나 명예가 아닌 청각장애인들을 위한 봉사와 선교사역에 사용한다. 우 원장은 “각종 전시회, 공연, 강의 등을 통해 얻는 수익금, 사례비는 선교단체나 청각장애인교회에 지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2006년 독일월드컵 축구기간 대회에는 청각장애인들을 이끌고 독일을 방문, 선진 농교육을 전수받고 세계인의 축제인 월드컵의 열기를 직접 느낄 수 있도록 했다.

청각 장애인들의 든든한 대변인 역할
우슬초 원장은 “일반인들은 농아들의 삶을 잘 모르지만 농아들은 장애를 갖고 있다는 이유로 가족들에게조차 외면당하고 상처받고 있습니다. 그 뿐 아니라 일반인에 비해 상대적으로 사회에 진출하기가 어렵고 먹는 것조차 보기 안타까울 정도로 부실할 때가 많습니다”라고 안타까움을 토로한다. 때문에 건청인인 우 원장은 청각장애인들의 적극적이고 감동적인 수화 교육에 힘입어 직접 소통하며 복음을 전파함과 동시에 그들의 든든한 대변인이 되어주고 있다. 또한 그가 목회를 담당하고 있는 주성청각장애인교회에서는 주일 오후엔 청각장애인들은 물론 일반인들에게도 무료로 수화를 가르친다. 예배당 위층에는 대화를 나누고 잠시 쉼을 가질 수 있는 쉼터가 마련되어 있어서 갈 곳 없는 여성이나 청각장애인들이 무료로 숙박할 수 있는 곳으로 활용하고 있다. 우 원장은 앞으로 형편이 어려운 청각장애인들의 복지와 선교를 위해 세계농아선교센터를 건립하는 것이 목표다. 장애로 주눅 들고 삶의 의미를 잃어버렸던 장애인들에게 일자리를 찾아주고 삶의 의미를 재발견시키며 하나님을 찬양케 하는 우 원장은 “그림과 찬양, 춤 솜씨가 오직 주님이 향하신 뜻에 아름답게 쓰임 받길 소원하며 청각장애인 선교활동으로 행복한 삶을 살겠습니다”라고 앞으로의 포부를 밝혔다. N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