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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지현 휴대폰 복제’ 파문, 혹시 내 휴대폰도?
사생활 침해 공포 확산… 제도적 장치 마련 시급
2009년 02월 06일 (금) 11:21:46 신세영 기자 ssy@newsmaker.or.kr

배우 전지현의 소속사 싸이더스HQ가 심부름센터를 통해 전지현의 휴대전화를 불법으로 복제하도록 지시한 혐의가 포착되면서 연예계에 큰 충격을 주고 있다. 관계 당국과 이동통신 업계의 여러 제도적 장치가 마련되면서 사라진 줄로만 알고 있었던 ‘휴대폰 불법복제’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아직도 우리 사회가 복제폰의 악몽에서 깨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이 밝혀진 셈이다. 개인정보 유출 문제가 만연해져 있는 상황에서 전지현의 휴대전화 불법복제 사건으로 사회적 파장이 예상된다.

전지현 휴대폰 복제’ 첩보 입수 후 조사 착수
   
▲ 휴대폰 불법복제는 도청 및 감청과, 위치추적 등의 사생활 침해, 각종 범죄 과정의 연락 수단으로 이용되는 등 악용 범위가 점차 확산됐다

서울 지방 경찰청 광역수사대(이하 광역수사대)는 지난 1월 20일 전지현의 휴대전화 불법 복제 사건과 관련해 “전지현씨의 휴대전화가 복제됐다는 첩보를 받고 수사에 착수했다. 19일 전지현을 비롯해 일반인 40여명의 휴대전화를 복제해 사생활을 훔쳐본 흥신소 직원 3명을 긴급 체포해 범행 관련 진술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이어 “전지현씨 본인이 경찰에 수사 의뢰를 한 것이 아니다. 경찰이 여러 일반인들의 휴대전화가 복제됐다는 첩보를 입수한 후 이를 수사하는 과정에서 전지현씨도 피해자로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최근 연예기획사 및 일반인 40여 명을 상대로 불법 복제한 혐의로 흥신소 직원 김모(42)씨 등 3명을 긴급 체포해 수사에 착수했다. 조사 결과, 2007년 11월21일 싸이더스HQ 제작부장 등이 흥신소 직원에게 의뢰해 전지현의 휴대전화를 복제했다. 경찰 측은 일부 흥신소 대표 김모(39)씨가 2006년부터 2년간 건당 100~300만원의 대가를 받고 휴대폰을 복제했으며, 전지현의 휴대전화는 2007년 11월쯤 복제한 것으로 조사됐다. 한편, 다수 매니지먼트사 관계자들은 전지현의 휴대폰 불법복제 사건과 관련해 “휴대전화 복제, 해킹으로 소속 연예인을 감시하는 일은 절대 없다”고 한 목소리를 냈다. 한 매니지먼트사 대표는 “이번 사건이 마치 관행인 것처럼 괜한 오해를 살까 걱정된다”고 전했다.

전지현 사건, 소속사 대표와는 무관하다?
전지현 소속사 싸이더스 HQ는 지난 1월 23일 보도 자료를 통해 소속사 정훈탁 대표이사가 전지현 사건과 무관하다고 밝혔다. 싸이더스는 “회사는 자체조사 결과, 정훈탁 대표이사가 이번 사건과 관련된 것으로 알려진 심부름센터 직원과는 전혀 만난 적이 없으며, 더불어 휴대폰을 통해 소속연기자를 감시하라는 지시도 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발표했다. 이어 “이번 사건을 보도 및 수사를 통해 처음 접한 직후 자체조사를 진행했으며, 조사 결과 2명의 내부 관계자가 관련되어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며 “이들은 독단적으로 2007년 11월경 단기간에 3번에 걸쳐 부적절한 행위를 했음이 드러났다. 이에 당사는 관련자인 박모 부장의 계약해지 등 회사 내부 조치를 취했다”고 덧붙였다. 또한 “전지현 측이 이번 일과 관련하여 어떠한 사법적인 조치도 희망하지 않는다는 의견을 당사에 전해왔다. 싸이더스는 이번의 불미스러운 사건으로 인해 많은 분들에게 심려를 끼쳐드리고 물의를 일으킨 점 깊이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싸이더스 HQ는 마지막으로 “향후 이와 같은 사건이 재발하지 않도록 모든 조치를 강구하겠다. 또한 싸이더스 HQ는 어떤 형태로든 소속연기자의 사생활 감시와 관련된 일체의 행위를 하지 않았음을 밝힌다. 앞으로 이번 사안과 관련하여 새로운 사실이 밝혀질 경우, 이를 신속히 알려드리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그러나 소속사의 해명에도 의혹은 쉽게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소속사 측은 자체조사 결과 2명의 내부 관계자가 독단적으로 벌인 일이라고 해명했으나 그 이유가 분명치 않다. 전지현의 재계약이든, 사생활 관리든 소속사 대표의 지시 없이 2명의 직원이 단순히 업무 욕심만으로 불법행위를 저질렀다고 보기에는 석연치 않은 부분이 있다. 소속사와 전지현의 소극적인 대응도 의혹을 낳고 있다. 이번 사건으로 전지현과 정훈탁 대표, 그리고 그동안 쌓아온 싸이더스의 이미지가 크게 실추됐음에도 전지현과 소속사 측의 대응이 미흡하다는 지적이다.

단말기 고유번호 ‘휴대폰 복제’에 이용휴대폰 불법복제는 초기에 고가의 휴대전화 제품이나 사용 요금을 줄이려는 목적이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이후 도청 및 감청과, 위치추적 등의 사생활 침해, 각종 범죄 과정의 연락 수단으로 이용되는 등 악용 범위가 점차 확산됐다. ‘복제폰’은 휴대폰 제품마다 사업자가 부여한 고유의 장치일련번호 (ESN)를 추출한 뒤 다른 휴대폰에 복제된 것을 말한다. ESN은 휴대폰 관리를 위해 사업자가 부여하는 고유번호로 사용자 관리 또는 요금 청구에 활용된다. 3세대 휴대폰(3G)은 불법복제가 힘들다. 이는 3G폰에는 가입자 정보를 담은 가입자인증모듈(USIM)칩이 내장되는데, 이 칩을 복제하는 것은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이동통신사는 밝히고 있다. 또한, 2세대(2G) 휴대폰이라도 지난 2005년 4월 이후 출시된 경우 송수신할 때마다 인증을 하면서 암호화된 신호를 받기 때문에 음성 도청이 어렵다. 문제는 3G가입자가 현재 1700만 명에 육박하고 있지만, 나머지 2600여만 명은 여전히 기술적으로 불법복제가 가능한 2G방식으로 범죄에 노출되어 있다는 사실이다. 구형 2G폰은 전화번호와 ESN만 뽑아내면 복제폰을 쉽게 만들 수 있다. 복제폰의 경우 음성 청취와 문자메시지(SMS) 수신이 제한적으로 가능하며, 같은 기지국 반경 내 동일 섹터(120도 범위)에 복제된 휴대폰이 있으면 기술적으로 음성 감청도 가능하다. 벨이 울릴 때 거의 동시에 받아야 하며, 문자의 경우 휴대폰 2대 중 가장 가까운 시점에 위치정보가 이동통신사 시스템에 인식된 단말기로만 전달된다.

대한민국은 ‘복제폰’ 공화국?
지난 2006년 중앙전파관리소에 따르면 당시 상반기에만 휴대전화 복제 등으로 인한 명의도용 피해사례는 약 8800여 건에 피해액은 61억원에 달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지난해 중앙전파관리소가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소속 한나라당 이정현 의원(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이 제출한 이동통신 3사의 FMS(휴대폰 복제탐지 시스템) 검출 현황보고서에서는 2007년에 불법 복제된 휴대전화는 7916대였으며, 이 제품들로 시도된 통화 건수는 402만1979건에 이른다고 발표했다. 2008년 상반기에도 4021대가 불법 복제됐으며, 통화는 173만6615건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통신사별 복제 휴대전화대수는 KTF가 5158건, 통화수는 SK텔레콤이 356만여 건으로 가장 많았다. 이렇게 해마다 심각한 휴대폰 복제가 일어남에도 불구하고 단속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보고서를 작성한 이 의원은 “작년 3월까지 이동통신 3사로 하여금 불법 복제로 의심되는 사용자에게 문자 또는 전화 통화로 이를 알려 원상복구 되지 않을 때 불법복제신고센터에 신고하도록 했다”며 “그러나 4월부터는 개인정보 보호와 관련 법규 미비를 이유로 불법 복제로 의심되는 번호를 제공하지 않아 현실적으로 단속할 방법이 없다”고 밝혔다. 이처럼 휴대폰 불법복제가 기승을 부리며 피해자가 속출하자 관계 당국과 이동통신 업계는 여러 가지 제도적 장치를 마련했다. 주무부처인 중앙전파관리소는 지난 2006년 ‘신고포상제’를 신설했고, 이동통신업계는 각종 복제방지시스템을 운영하기 시작했다. 실제로 중앙전파관리소에 따르면 이후 휴대전화 불법복제 단속 건수가 대폭 줄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2006년 이전 제품들은 얼마든지 불법 복제가 가능하고, 이미 됐는데도 모르고 있는 사용자들이 많을 수도 있다. 중앙전파관리소 관계자는 “불법복제가 가능한 단말기는 아직도 시중에 많이 있다”고 경고했다.

통화 중 자주 끊기면 ‘복제폰’ 의심
전지현의 휴대폰이 복제됐다는 사실이 경찰 수사를 통해 밝혀지면서 휴대폰 사용자들은 이동통신사에게 “혹시 내 휴대폰도 복제된 것 아니냐”는 문의가 쇄도했다. 이에 자신의 휴대전화가 복제가 의심된다면 간단한 방법으로 알아볼 수 있다. 이동통신 업계에 따르면 전원을 끄고 자신의 휴대폰으로 전화를 걸었는데 전원이 꺼졌다는 안내 멘트 대신에 대기음이 들리거나 엉뚱한 사람이 받을 경우다. 또, 전화가 걸려오다 중간에 끊기거나 자신은 분명히 문자메시지를 보냈는데 상대방이 못 받았다고 할 때, 휴대폰 요금이 평소보다 많인 나올 경우에는 복제를 의심할 수 있다. 만약 이럴 경우에는 이동통신사 고객센터로 전화해 확인할 수 있으며, 복제폰이란 사실이 확인되는 순간 곧바로 조치가 가능하다, 또는 ‘휴대폰 불법복제신고센터’에 신고하면 된다. 그래도 의심을 거둘 수 없다면 휴대폰을 교체하거나 번호를 바꿔야 한다. 국내 이동통신사들은 고객센터마다 복제폰 전담직원을 배치하고 있는 것뿐만 아니라 자체적인 모니터링도 실시하고 있다. 이동통신 업계 한 관계자는 “서울에서 발신됐는데 몇 분 지나지 않아 지방에서 같은 번호로 발신되는 경우가 있다. 이런 경우 곧바로 복제폰 여부를 확인하고 조치에 들어간다”고 설명했다. 휴대폰을 복제하거나 복제된 휴대폰을 사용하는 행위, ESN을 제공하거나 제공받는 행위, 불법복제를 의뢰한 행위 모두 처벌 대상이 된다.

국회, 일명 ‘전지현法’ 발의 추진
‘전지현 휴대폰 복제’ 사건이 사회적 큰 파문을 일으키고 있는 가운데 국회에서는 이른 바 ‘전지현법’으로 통용되는 통신비밀보호법 개정안이 2월 초 정식 발의될 전망이다. 여기에 현재 국회에서 계류 중인 개인정보보호법 또한 이번 사건을 계기로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정보통신부 차관 출신인 민주당 변재일 의원은 국가나 정보기관 휴대폰의 감청과 통화내역, 위치정보 등을 제한하는 내용의 통신비밀보호법 개정안을 작성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변 의원은 2월초께 이 개정(안) 작성을 마무리해 다른 의원들의 동의를 받아 대표 발의를 통해 의원입법으로 추진할 방침이다. 변 의원실 한 관계자는 “당지도부로터 요청을 받아 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당초 1월 말까지 발의할 계획이었으나 국회 파행 과정 중에 부득이하게 연기됐다”며 “민주당 법사위 정책위원인 김영길 의원과 협의를 통해 마무리 수순을 밟고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지난해 정식 제출돼 계류 중인 개인정보보보호법 개정안도 입법 과정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12월 민주당 최문순 의원이 발의한 통신비밀보호법 개정안은 통신기록을 제공받은 수사기관이 통신 당사자인 사용자에게 통신 내용을 확인하는 사실을 통지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같은 당 박영선 의원도 수사기간이 압수 및 수색, 검증 절차를 거쳐 통신기록을 제공받도록 하는 내용의 개정안을 제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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