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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 사퇴
사퇴 이후 차기대선 유력주자로 급부상
2015년 08월 09일 (일) 21:03:36 장정미 기자 haiyap@newsmaker.or.kr

유승민 전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지난 7월8일 박근혜 대통령이 자신을 사실상 불신임한 지 13일 만에 “사퇴가 불가피하다”는 당 의원총회의 뜻을 수용하고 사퇴했다. 지난 2월 경선에서 원내대표에 당선된 뒤 당 내홍 속에서 5개월여 만에 물러나게 됐지만 그에게 상처만 남은 사퇴는 아니었다.

장정미 기자 haiyap@

유승민 전 원내대표는 이번 사태를 거치며 3선이지만 TK(대구·경북) 유력 주자에서 벗어나 비박(非박근혜)계 대표 주자로서 전국구로 발판을 넓히게 됐다. 그는 박 대통령의 ‘원내대표 찍어내기’ 의혹 발언과 이어진 친박(親박근혜)계의 공세에 맞서 ‘자진 사퇴’를 거부하고 의원들의 총의에 따르겠다는 입장을 고수하면서 ‘사퇴 권고’를 수용, 여당을 넘어 야당 지지층의 눈길까지 끌었다. 상대적으로 이번 사태의 희생자 또는 약자로 비춰진 것에도 힘입은 것으로 보인다. 사퇴를 밝힌 상황에서 그는 일단은 행보를 좁히고 의정 및 지역 활동에 충실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그가 원내대표에 당선되면서 내년 총선 승리를 강조했던 만큼 내년 총선을 앞두고 ‘개혁 보수’로서 지난 4월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발표한 선제적인 의제를 들고 나와 재부상을 도모할 수 있다. 또한 그는 국민 여론을 등에 업고 여권의 차기 대권 주자로 부상할 가능성도 있다.

국민 여론 유 전 원내대표에 우호적 분위기
유승민 전 원내대표는 지난 7월8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평소 같았으면 진작 던졌을 원내대표 자리를 끝내 던지지 않았던 것은 제가 지키고 싶었던 가치가 있었기 때문이다. 저의 정치 생명을 걸고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임을 천명한 우리 헌법 1조 1항의 지엄한 가치를 지키고 싶었다”라고 말했다. 공무원연금법 개정안과 국회법 개정안이 함께 처리된 이후 사퇴론이 불거지고 이후 박 대통령의 비판, 친박계는 물론 최고위원회의 압박이 이어졌지만 유 전 원내대표는 “사퇴할 이유를 모르겠다”며 절차적 정당성에 의문을 품었다. 유 전 원내대표를 강도 높게 비판한 박 대통령의 국무회의 발언이 있던 지난 6월25일 의총에서 다수 의원 의견에 따라 유임된 만큼 그는 함부로 자신의 거취를 결정할 수 없다고 자진 사퇴를 거부했다. 민주주의의 기본 원칙에 따라 의원들의 손으로 원내대표직에 오른 만큼 내려오는 것도 같은 방식으로 하겠단 얘기였다. 국민 여론도 고려 대상이었다.

이에 따라 유 전 원내대표의 사퇴 문제는 단순히 새누리당만의 계파 싸움에서 나아가 대통령제 하의 민주주의 문제까지 확대돼 전선이 넓어졌다. 언론에서 이번 사태와 관련해 정치학자들의 견해를 빌려 박 대통령의 제왕적 리더십을 분석한 것은 그 한 단면이었다. 이에 따라 국민적인 여론도 유 전 원내대표에게 상대적으로 우호적인 분위기를 보였다. 실제로 여론조사 전문업체 리얼미터가 지난 7월6일 전국 19세 이상 성인 500명을 대상으로 긴급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유 원내대표의 사퇴를 반대하는 의견은 49.4%에 달했다. 찬성 의견인 35.7%보다 13.7% 높은 수치였다. 특히 무당층과 새정치민주연합 지지층의 절반이 넘는 숫자가 유 전 원내대표의 사퇴를 반대했다는 해당 여론조사 결과는 유 전 원내대표의 사퇴 문제가 여당만의 밥그릇 싸움에 그치는 것이 아니었음을 증명한 것으로 분석된다.

전국구에 이름 알리며 정치적 보폭 확장
유승민 전 원내대표는 일련의 사태를 겪으며 정치적 보폭을 확장했다. 3선이지만 TK 지역에서 높은 주목을 받았던 그는 이번에 존재감을 확실히 각인시킴으로써 전국구로 이름을 알렸다. 우선 연일 포털사이트상의 실시간 인기 검색어에 유 전 원내대표에 관한 키워드가 상위권에 오르는 등 인지도가 껑충 뛰었다. 유 전 원내대표는 “저는 박근혜 정부와 박 대통령의 성공을 간절하게 바라는 사람”이라며 기본적으로 박 대통령에 대한 충정을 품고 있다고 했지만 표면적으로는 박 대통령과 할 말은 하는 모습으로 비춰져 소신과 강단 있는 정치인이란 평가를 받기도 했다. 그는 기존에 내세웠던 “따뜻한 보수, 정의로운 보수” “진영을 넘은 합의의 정치”라는 신념에 더해 이번 사태 속에서 민주적 가치를 내세움으로써 대중적 호응을 얻게 된 것으로 보인다. 김무성 대표 역시 이날 의총에서 유 원내대표의 결단을 촉구하면서도 “유 원내대표는 당의 외연을 넓힌 새누리당의 소중한 자산”이라고 평가했다. 여권 잠룡으로만 분류됐던 유 전 원내대표가 차차기 대선보다 앞당겨 차기 대선에서 유력 주자로 발돋움할 계기가 될 것이라고 보는 일각의 시선도 있다.

유 전 원내대표는 최근 여론조사에서 여권 차기 대선 주자 중 상위권으로 꼽히기도 했다. 그는 지역구가 박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인 대구인 점과 수도권이 여론에 민감하단 점 등을 감안해, 내년 총선에서 지역구를 대구에서 수도권로 옮겨 출마할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유 전 원내대표가 이번 사태로 얻은 것이 또 있다. 소위 ‘유승민계’라고 하는 든든한 아군이다. 당 내 사퇴 압박 속에서 유 전 원내대표는 TK를 주축으로 서울대·위스콘신대·한국개발연구원(KDI) 출신 일부 의원에 더해 조해진 원내수석부대표를 필두로 한 10여명의 원내부대표단이라는 정치적 울타리를 공고히 했다. ‘유승민계’라는 새로운 분류가 등장한 것이 그 방증이다. 특히 원내대표 경선 당시부터 힘을 보탠 원내부대표단은 위기 속에서 더 단합해 유 전 원내대표에게 당 내 의견과 국민 여론을 전달하는 등 조력에 힘썼다. 원내부대표단 소속 한 의원은 “이번 원내부대표단은 초선인 의원들이 대다수라 다른 사심을 별로 고려하지 않아 똘똘 잘 뭉친다”고 귀띔했다. 다만 이들이 초선 위주에 상당수가 비례대표인 점과 기존에 특정 계파에 속해 있던 점 등으로 유 전 원내대표의 사퇴 이후까지 결속력을 과시해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유 전 원내대표를 향한 우호적인 당 내 분위기가 돌아서게 된 결정적 배경은 김 대표를 비롯해 다수 의원들이 당 내홍의 장기화를 우려했기 때문이다. 그는 의원들의 총의에 따른다는 원칙을 고수함으로써 ‘소신있다’는 평가를 얻긴 했지만 지나치게 꼿꼿한 태도를 유지해 실기(失期), 사태를 키웠다는 지적도 피할 수 없어 보인다. 당 ‘투톱’ 사이에서 오갔던 일에서 이러한 부분을 엿볼 수 있다. 김 대표는 당 수장으로서 사태 초반 중재자 역할을 자임하며 박 대통령에게 유 전 원내대표가 사과할 것을 권했다. 유 전 원내대표는 이를 받아들여 권유 하루 만에 사과문을 발표하긴 했지만 여야 협상 과정의 불가피성을 짚음으로써 일말의 항변을 남긴 것이 아니냐는 지적을 받고 사실상 박 대통령의 외면을 받았다. 사과 자체의 타이밍이 늦었다는 시선도 있었다. 그의 사퇴 문제를 둘러싸고 당 내홍이 깊어지자 김 대표는 혼란스러운 당 현실을 고려해 유연함을 발휘해줄 것을 요청했으나 이 역시 거부됐다. 유 전 원내대표가 거듭 밝혔듯 의원들의 총의가 아니기에 명분이 부족하단 것이 그 이유였다. 일각에선 다수의 의견을 수렴하고자 하는 기본적인 민주주의 원칙을 고수하는 그의 태도를 박 대통령의 불통과 비교하며 그를 비판하기도 했다. 이번 사태가 길어지면서 다수 의원들이 “유 원내대표의 잘못은 없다”면서도 등을 돌린 것은 이 점에 기인하기도 했다는 분석이 나오는 대목이다.

유 전 원대표, 자진사퇴 끝까지 거부한 이유는
유승민 전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국회법 개정안 논란이 자신의 사퇴로 이어질 것이라고 예감한 때는 언제였을까. 유승민 전 원내대표는 지난 5월 29일 국회 본회의에서 국회법 개정안이 통과된 직후 청와대가 행정입법권 침해라며 거부권 행사를 시사했던 때부터 이번 사태가 중재나 봉합될 가능성은 없을 것으로 내다봤던 것으로 보인다. 새누리당 일각에서 당청 문제에 대한 유 전 원내대표 책임론이 제기되면서 사퇴 요구가 불붙기 시작한 것은 지난 6월 초다. 동시에 정의화 국회의장이 국회법 개정안 내용을 일부 수정한 중재안을 제시, 사태 해결에 대한 기대감이 상존해 있었다. 메르스(중동호흡기질환) 사태를 우선 수습해야 할 박근혜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기 힘들 것이란 관측도 나왔다. 이미 이때부터 유 원내대표는 박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을 가능성은 낮다고 보았던 것으로 보인다.

그는 국회법 개정안에 대한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 여부에 대해 “내가 아는 대통령은 의지가 워낙 강한 사람이라서 메르스가 아니라 메르스보다 더한 것이 와도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며 일각에서 제기되는 낙관론에 회의적인 모습을 보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박 대통령이 지난 6월25일 국무회의에서 국회법 개정안에 대한 거부권 행사 뿐 아니라 유 전 원내대표와 국회를 강력 비난하자 원내대표직을 물러나서는 안 된다는 생각을 굳혔다. 본인의 사퇴가 당과 국회, 나아가 삼권분립의 법과 원칙을 무너뜨리는 문제가 됐다는 판단 때문이다. 유 전 원내대표는 사퇴를 요구하는 공세가 거세지는 와중에서도 “개인적으로야 이미 옛날에 던졌다. 내 마음은 다 떠났고 다 던졌지만 내 개인의 문제가 아니다. 개인적으로야 사퇴할 시점은 이미 지났다”며 사퇴 가능성을 일축했다. 유 전 원내대표가 7월8일 원내대표직 사퇴를 밝히는 변에서 “평소 같았으면 진작 던졌을 원내대표 자리를 끝내 던지지 않는 이유는 제가 지키고 싶었던 가치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것은 법과 원칙 정의다”라고 밝힌 부분과 일맥상통하는 부분이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유 전 원내대표의 사퇴가 선거에 치명타가 될 수 있다는 당내 우려가 컸던 것도 유 전 원내대표가 스스로 물러나는 길을 거부한 이유다. 수도권은 물론 경남 일부 의원들의 경우 중도표를 흡수할 수 있는 유 전 원내대표를 당의 얼굴로 내세울 필요가 있다는 입장이었다. 유 전 원내대표 역시 “임기를 못 채우고 물러나면서 아쉬움이 있다”며 “지난 2월 당의 변화와 혁신 총선 승리를 약속드리고 원내대표가 됐으나 저의 부족함으로 그 약속을 아직 지키지 못했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국회법 개정안에 대한 대통령 거부권 행사와 유 전 원내대표 사퇴에 대한 국민의 여론 또한 유 전 원내대표가 본인의 거취를 개인 문제로 풀 수 없다고 버틴 이유다. 당초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와 관련해 찬성으로 기울던 여론은 청와대의 ‘유 원내대표 찍어내기’ 논란으로 번지면서 반대가 우세해졌다. 유 전 원내대표의 사퇴에 대해서도 반대가 찬성보다 많았다. 아무리 집권여당이라도 대통령을 견제해야 할 입법부에 대해 대통령이 지나치게 권력을 남용해서는 안 된다는 비판적 시각이 늘었기 때문이다.

유 원내대표는 이 같은 여론을 의식한 듯 사퇴하면서도 “저의 정치 생명을 걸고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임을 천명한 헌법 제1조 1항의 지엄한 가치 지키고 싶었다”고 그 이유를 설명했다. “누군가는 그 가치에 매달리고 지켜내야 대한민국이 앞으로 나아간다”면서 본인의 거취 문제가 개인의 문제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정치와 우리 사회가 한 단계 성숙할 수 있는 이정표가 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했다는 뜻이다. 유 전 원내대표와 가까운 한 새누리당 의원은 “자신을 지지해주시는 분들을 실망시키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봤다”며 “최종적으로 지지자분들의 뜻에 따르는 방향으로 결정을 했던 것으로 보면 된다”며 자진사퇴를 끝까지 거부한 배경을 설명했다.

새누리당, 내년 총선 위해 유 전 원내대표 사퇴 종용
새누리당이 유승민 전 원내대표를 사퇴시키는 사상 초유의 결정을 한 것은 박근혜 대통령 없이는 내년 총선을 치를 수 없다는 이심전심(以心傳心) 공감대가 있었기 때문이다. 추후 여권 내 당청 관계 등 정국의 향방은 내년 총선에 따른 이해관계를 중심으로 이뤄질 것이란 얘기다. 김무성 대표부터 “당 대표로서 제 사고의 초점은 오로지 내년 20대 총선 승리에 맞춰져 있다”고 솔직하게 고백했다. 그가 “유 원내대표는 과실보다 공로가 훨씬 많았다”고 인정하면서도 결국은 사퇴를 권고한 이유도 결국은 총선 때문이라는 것이다. ‘박근혜냐 유승민이냐’라는 박근혜 대통령의 ‘잔인한’ 선택지 종용 앞에서 이런 결과는 자명했다는 관측이 많다. 박 대통령은 경제가 좀처럼 회복되지 않고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까지 기승을 부리는 악재 속에서도 30% 이상 지지율을 유지하고 있다. 리얼미터의 7월 첫째주 여론조사를 보면, 박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율은 37.3%였다. 이른바 ‘콘크리트 지지율’이다.

여권 관계자는 “정치인은 결국 국민들의 지지로 먹고 산다”면서 “김무성 대표든 유승민 원내대표든 ‘승부수’를 던지기엔 아직 지지기반 자체가 박 대통령과 비교가 되지 않는다”고 했다. 당내에서 ‘유승민 정국’ 초반 주종적인 당청 관계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많았다가, 시간이 갈수록 부담감과 피로감을 느낀 것도 이런 엄연한 현실과 마주했기 때문이다. 박 대통령의 ‘힘의 우위’가 확인된 이상 당청 관계도 그에 따를 가능성이 커졌다. 여권에서는 그간 내홍을 만회하기 위해서라도 굳게 닫혔던 당·정·청 대화채널을 당장 가동시킬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김무성 대표도 연일 당청 운명공동체론을 설파하고 있다. 내년 총선을 위해 박근혜정부 3년차에는 ‘성과’를 내야 한다는 여권 전반의 공감대도 있다. 메르스발(發) 추가경정예산안 처리는 물론이고, 공공·노동·금융·교육 등 4대부문 구조개혁도 강하게 추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경제활성화 법안 처리 역시 한목소리를 낼 것으로 보인다. 다만 당청 관계가 삐거덕거릴 여지도 상당하다. 역시 그 중심에는 내년 총선이 자리하고 있다. 총선 공천권을 둘러싸고 친박계(친박근혜계)와 비박계로 대표되는 계파 갈등이 언제든 다시 불거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사태를 통해 청와대와 친박계가 공천권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힘은 더 커졌다. ‘퇴임 이후’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는 박 대통령 입장에서 ‘우군 확보’를 위한 공천권은 그 무엇보다 중요할 수 있다.

비박계 한 의원은 “친박계가 무리하게 공천을 주도하면 당내 분란은 불가피하다”고 했다. 특히 이번에 ‘유승민 살리기’에 공개적으로 나섰던, 계파색이 짙은 일부 비박계 재선 의원들은 이번에 결집력을 보여줬다는 평가다. 이 때문에 벌써부터 당내에는 ‘김무성 역할론’이 나온다. 김 대표 역시 친박계에 세에서 밀리는 형국이지만, 그런 현실을 딛고 ‘중재자’로서 어떻게든 역할을 해야 하는 과제를 떠안았다는 것이다. 하지만 현실은 그리 녹록지 않다. 당헌당규상 동반 사퇴하는 ‘유승민-원유철’조 대신 친박계가 들어설 경우 당 지도부는 친박계 일색이 된다. 여권 한 관계자는 “김 대표 입장에서도 유 원내대표의 사퇴는 팔을 하나 잘라내는 격의 고통일 것”이라면서 “김 대표의 입지가 당분간 더 커지진 않을 것 같다”고 했다.

野, 유 전 원내대표에 응원의 메시지
야당 의원들은 지난 7월8일 중도적 노선을 견지하며 야당과 우호적 관계를 유지해 온 유승민 전 새누리당 원내대표의 낙마에 안타까움을 표시하면서 유 전 원내대표에 대한 응원의 메시지를 보냈다. ‘중도’ 외연확장에 있어 강력한 경쟁자가 사라진데 대해서는 안도했지만, 이번 사태가 ‘비박·비노’ 신당론 등 정계개편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도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이었다.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그동안 대표연설을 비롯해 쭉 해온 행보를 보면 새누리당을 아주 건강하게 만들어왔다”고 유 전 원내대표를 평가했다. 그러면서 “그 정도도 지금 새누리당에서 용납되지 못한다는 것은 안타까운 현실”이라고 비판했다. 또 다른 야당 의원들도 온라인을 통해 지지와 격려의 목소리를 쏟아냈다.

안철수 의원은 “오늘은 새로움이 낡음에 패배한 날, 혁신이 기득권에 굴복한 날, 미래가 과거에 무릎꿇은 날”이라며 “그러나 해가 뜨면 달은 물러가는 법이다. 역사가 증명하듯 변화와 혁신은 반드시 승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원혜영 의원은 “‘유승민 숙청’이란 말이 인터넷에 떠돈다. 상황적으로 보면 동의할 수밖에 없는 표현”이라고 설명했다. 박영선 의원도 “소신이 배신의 칼날에 부러지고 법과 원칙, 정의는 아첨에 떠내려갔다”면서 “그래도 우리는 다시 일어서야 한다. 정의로운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라고 말했다. 정청래 의원은 “유 원내대표는 지고도 이겼다. 김무성 대표만 명분도 실리도 없는 초라한 패배를 했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송호창 의원은 “새누리당의 혼란 속에서 유 원내대표가 내뱉은 법·원칙·정의가 더 또렷하게 떠오를 것이다. 배트맨의 엠블럼 조명이 시커먼 고담시 하늘 위에 떠오르듯”이라고 적었다. 기존 기득권 체제에 안주하고 있는 정치권 전반의 재편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무소속 천정배 의원은 자신의 SNS를 통해 “한국정치의 창조적 재편이 필요하지 않나 생각한다. 정권교체를 이룰 수 있는 새로운 정치 세력의 필요성을 다시금 절감한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여당 내 비박 의원들, 야당 내 비노 의원들을 중심으로 새로운 중도신당이 추진될 수도 있다는 해석이 나오기도 했다.

새누리당 향후 변화의 바람 거세질 듯
새누리당이 유승민 전 원내대표 사퇴 이후 리더십 재편, 당청관계 재구성 등 변화의 바람 앞에 섰다. 국회법 거부권 정국의 핵심쟁점이던 유 전 원내대표 거취 문제는 일단락됐지만 앞으로 새누리당은 당청관계, 총선 공천을 둘러싼 당내부 역학관계, 대야당 관계 등 크게 세가지 난제가 동시에 닥칠 전망이다. 모두 지극히 민감하고 자칫 잘못 다뤘다간 이번 일 이상의 파열음이 날 사안이어서 당이 더 큰 소용돌이 속으로 빠져들 수도 있다는 전망이다. 김무성 대표 등 지도부는 일단 내부갈등을 봉합하는 데 주력할 전망이다. 공무원연금법 여야 협상 도중에 불거진 국회법 개정안 합의는 여권의 ‘내전’으로까지 불릴 정도로 심각한 내부갈등으로 이어졌고 이 과정은 여과 없이 노출됐다. 대통령과 여당, 친박과 비박이 정면충돌한 데 이어 그동안 ‘순망치한’처럼 상호보완적이던 김무성 대표와 유 전 원내대표도 막판에 대립하고 말았다.

김 대표는 이날 의원총회에서도 분열에 따른 여론악화를 두려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만만치 않은 난제가 기다리고 있다. 가장 시급한 건 당청관계 복원이다. 청와대와 당이 모두 수긍할 수 있는 인사로 새 원내대표를 뽑아 당·정·청 협의채널을 복구하는 등 전열을 재정비해야 한다. 또 정부 후반기로 갈수록 국정 동력이 약화되고 차기 총선 공천국면으로 정국이 이동하므로 ‘원내대표 교체’의 명분이 됐던 ‘여당의 국정과제 뒷받침’을 과연 이룰 수 있을지 미지수다. 공천 갈등은 당청관계보다 더 파괴력이 큰 사안이다. 김 대표가 의욕적으로 추진해 온 완전개방형국민경선(오픈프라이머리)은 야당과 입장이 달라 전면 도입하기엔 시기상조란 관측이다. 이 때문에 당 자체적으로 오픈프라이머리에 준하는 경선을 도입하려 할 수 있지만 이 제도에 대한 찬반이 엇갈리는 데다 김 대표의 리더십도 일정부분 타격을 받아 추진력이 떨어진 상태다. 게다가 박 대통령의 영향력이 공천 과정에 어떤 형태로, 어느 정도나 작용하느냐도 변수다.

이와 동시에 ‘무관’이 된 유 전 원내대표의 행보도 관심사다. 당분간 공개행보를 자제하더라도 앞으로 비박계의 구심점이 되면서 독자행보에 나설 경우 당내 역학관계에 적잖은 영향을 미친다. 공천권 등 국회의원들의 ‘사활’이 걸린 문제가 ‘유승민 논란’에서 본 계파간 충돌과 복합적으로 얽히면 당이 걷잡을 수 없이 흔들릴 수 있단 얘기다. 야당이 새누리당을 강하게 비판하면서 공세적으로 나올 경우도 대비해야 한다. 여야는 각종 경제 법안 처리뿐 아니라 선거구 재획정과 같은 정치적 사안도 타협해야 한다. 유 전 원내대표 거취를 둘러싼 여권의 포성은 일단 멈췄지만 갈등 요소가 잠복해있다는 점은 이런 난제를 풀어가는 데 최대 리스크 요인이다. 특히 수도권 의원들은 박 대통령에 대한 민심이반을 다른 지역보다 강하게 느끼고 있다. 집권여당 내부갈등이 유 전 원내대표의 사퇴로 일단락된 게 아니라 지금부터 시작이란 분석이다. 유 전 원내대표 사퇴를 반대했던 김용태 의원은 “급한 대로 당청관계를 복원시켰지만 국민 입장에선 집권당의 체모(체면)는 물론 민주주의 기본전제인 삼권분립도 무너뜨렸다 비판할까 두렵다”고 지적했다. N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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