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비무환(有備無患)’이라는 말이 있다. “준비가 잘 되어 있으면 걱정할 것이 없다”라는 뜻의 말이다. 이 말은 너무나 당연한 이야기여서 누구나 알고 있지만 막상 실천하기는 그렇게 쉽지 않다. 인생만사에 있어서 만약의 불행한 사태에 대비하여 준비를 철저히 한다면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것은 사실이다.

황인상 기자 his@

질병치료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로 예방이 치료보다 더 중요하다고 한다. 소소한 질병도 예방을 소홀히 하면 생명에 위협을 줄 수 있는 커다란 질병으로 악화될 수 있는 것이다. 특히 최근에는 치료에 앞선 ‘진단’에 대한 인식이 바뀌기 시작하면서 빠르고 정확한 진단 기술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특히 기존에 사용되던 세균의 배양을 통한 진단이나 X-Ray, 조직검사 외에 더 신속하고 정확하게 원인 균이나 바이러스를 알 수 있는 신기술에 대한 관심과 실제 임상적 적용에 대한 요구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질병의 조기 진단 위해 새로운 진단/저해제 발굴

▲ 윤문영 교수

윤문영 한양대학교 단백질생명공학기술연구실 교수가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 32년간 효소학 및 단백질체학 등 다양한 연구를 진행해온 윤문영 교수는 “질병의 조기 진단을 위한 초고감도 프로브 및 바이오센서 시스템 개발과 항생제를 진단 및 대체하는 새로운 진단/저해제를 발굴하고 있다”면서 “아울러 박테리아, 식물 또는 동물의 생체 내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단백질들의 기능적, 구조적인 특징들을 밝혀내는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윤문영 교수팀은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으로 암 줄기세포의 혈중생존 특성 분석과 항암저항성, 전이암 형성 특성을 분석하며, 조기 진단을 위한 신규한 저분자 프로브로써 펩타이드와 앱타머를 발굴하는 연구를 진행 중이다. 윤 교수는 “이러한 연구를 미세유체칩, 반도체소자 등 바이오센서에 응용하여 기존에 없던 새로운 개념의 암줄기세포 분리, 포획 시스템 개발을 연구 한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윤 교수팀은 농림수산식품기술기획평가원의 지원으로 신속 정확, 간편한 항생제 검출 검사로 축산 식품의 유통 안정성 및 신선도 유지에 기여할 수 있는 가축 도축 전 잔류 항생제 검출을 위한 나노프로브 개발 및 이를 검출할 수 있는 광학장비 및 전처리 키트의 개발도 연구 중이다. 이 외에도 ▲다제내성 결핵 치료를 위한 항결핵제 후보물질의 탐색 및 활성 기전 분석을 통한 저해 메커니즘 규명 및 이에 따른 선도 저해제 발굴 ▲알츠하이머 조기 진단을 위한 프로브 발굴 ▲황색포도상구균, 비브리오, 살모넬라, 바실러스 등 식중독을 일으키는 병원균을 진단할 수 있는 식중독 진단 탐침자 개발 ▲펩타이드, 앱타머를 이용한 식물질병의 원인균을 저해함으로 식물질병을 치료할 수 있는 새로운 방제물질 개발 연구도 진행하고 있다.

나노구조체 이용한 초고감도 탄저 진단시스템 개발
국제저명 학술지에 약 170편의 논문과 27건의 특허 등 우수한 연구 성과로 과학기술 발전에 이바지하고 있는 윤 교수. 한편으로는 후학양성에도 심혈을 기울여 박사 12명, 석사 33명을 배출해냈으며, 현재는 윤문영 교수를 필두로 박사 후 연구원 1명, 석박사 과정 8명이 연구에 매진하고 있다. 최근 윤 교수는 생명현상의 메커니즘 및 각 분자들의 특성을 규명하고, 각 분자가 하나의 생명체를 이루는데 어떻게 관여하는지를 이해하는데 집중하고, 나아가 유전자 재조합 기술을 이용한 신기능성 물질 개발에 이바지할 인재를 육성하는데 만전을 기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의 결과 지난 2011년 9.11 테러 이후 바이오 테러 물질로 알려진 탄저병 유발 독소 단백질에 특이적으로 결합하는 펩타이드, 앱타머, PDPP/PDAP를 이용한 진단 시스템을 개발하였다. 

 PDPP/PDAP 는 각각 Polyvalent Directed Peptide/Aptamer Polymer 의 약자 이며, 펩타이드와 앱타머가 하나의 진단체에 다중 결합부위를 갖는다는 특성에 착안하여 개발된 신 물질로 윤 교수 연구진이 가진 대표 기술력중의 하나이다. PDPP/PDAP 는 하나의 긴 폴리머 사슬에 많은 수의 펩타이드와 압타머가 각각 연결되어 합성되며, 연결된 펩타이드와 앱타머가 진단체의 여러 결합부위를 동시에 인지하여 초 고민감도로 진단물질의 탐지가 가능하다. 

 이는 2011년 ‘어드밴스드 메테리얼(Advanced Materials)’이라는 재료공학분야의 세계적 학술지에 발표되어 그 우수성을 인정받았다. 주된 연구 내용은 단일 펩타이드가 갖는 결합력과 검출한계 향상을 위한 다중인식 펩타이드 고분자의 합성 및 이를 이용하여 산화아연 나노 구조체 표면에서 탄저 독소단백질을 검출하는 탄저병에 대한 초고감도 진단 시스템 개발이다. 또한 탄소 원자로 이루어진 얇은 막의 그래핀과 앱타머를 이용하여 탄저 독소 단백질을 검출하는 앱타센서의 연구 결과가 2013년 나노공학의 저명한 학술지인 ‘스몰(Small)’에 게재되는 쾌거를 거두었다. 윤문영 교수는 “지금까지의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실생활에서 현장 적용 가능한 간편한 진단 KIT 및 바이오센서를 개발하여 실용화된 기술로 활용될 수 있도록 연구에 매진할 것”이라고 계획을 밝혔다. NM

▲ 현재 윤문영 교수팀은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으로 암 줄기세포의 혈중생존 특성 분석과 항암저항성, 전이암 형성 특성을 분석하며, 조기 진단을 위한 신규한 저분자 프로브로써 펩타이드와 앱타머를 발굴하는 연구를 진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