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로봇수술의 성장세는 가히 폭발적이다. 국내 의료기관에서 2005년부터 2012년 6월까지 시술한 로봇수술환자는 총 2만4207명으로 연평균증가율 51.4%를 기록 중이다. 질환별로는 전립선암과 갑상선암이 전체 로봇수술의 절반이상을 차지한다.

황인상 기자 his@

로봇수술의 활용분야도 계속 확대되고 있다. 과거 일부 과에서만 활용되던 로봇수술은 비뇨기과는 물론 외과, 산부인과, 흉부외과 등 다양한 진료 분야에서 쓰이고 있다. 뿐만 아니라 지난해 출시된 4세대 로봇수술기기도 병원에 속속 도입되고 있다.

전립선암 로봇 수술 누적 2000례 기록

▲ 최영득 교수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비뇨기과장인 최영득 교수의 행보가 화제다. 김대중 전 대통령을 비롯해 국내 정·관계 유명 인사들의 진료 및 수술을 집도해 국내 전립선암 수술의 대가로 인정받고 있는 최영득 교수는 특히 전립선 관련 의사들이 환자에게 추천해주는 의사로도 유명하다. 특히 ‘로봇수술의 대가’라 일컬어지는 최영득 교수는 최근 전립선암 로봇 수술 누적 2031례를 기록하며 ‘로봇수술 장인’으로 평가받는다. 연세대 의학부와 석사, 박사학위를 마친 최영득 교수는 현재 의과대 비뇨기과학교실 교수 겸 세브란스 병원 비뇨기암 전문클리닉 의사로 지금껏 외길을 걸어왔다.

현재는 ‘로봇수술의 성지’로 일컬어지는 연세대 세브란스병원에서 의료기기임상시험센터 센터장, 세브란스 비뇨기암크리닉 팀장, 세브란스 비뇨기과 과장,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비뇨기과학교실 교수, 로봇내시경수술센터 센터장 등을 역임하고 있다. 로봇 수술은 두 개의 카메라로 육안보다 최대 10배 선명한 3차원 화면을 보며 수술을 진행한다. 수술 상처부위가 작고 암부위의 암 제거는 확실히 할 수 있으며 암이 다소 없는 부위는 조직을 살릴 수 있어 회복이 빠르다는 장점이 있다.

또한 합병증 발병 가능성도 최소화 할 수 있어 다양한 영역의 암 수술에서 시행되고 있다. 최영득 교수는 로봇수술을 처음 접했던 2005년을 회상하며 “새로운 것을 받아들인다는 것은 언제나 쉽지 않다”면서 “개복으로 환자를 치료해 오던 의사가 ‘로봇’ 조작으로 환자를 수술한다는 것에 약간의 불안과 거부감이 들었던 것이 솔직한 제 심정이었다”고 말한다. 최 교수가 로봇으로 전립선암을 치료하기 시작한 2005년 당시에는 1달에 3건 정도의 전립선 개복수술이 이뤄졌으나 2015년 현재 1주일에 10회 이상, 많을 때는 하루 7~8건의 로봇 수술이 이루어진다.

특히 720도로 연속 회전이 가능한 로봇 손은 그동안 수많은 암 환자들의 수술을 성공적으로 이끌어 왔다. 이에 국내 환자뿐만 아니라 중동 및 러시아, 동남아시아 등지에서 진료를 받으러 오는 외국인 환자들도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최 교수는 “개복수술에 비해 로봇수술은 수술 후 통증이 덜하고 회복기간이 짧다는 장점이 있어 환자들이 선호해 현재 95% 이상의 전립선 수술이 로봇 수술로 진행된다”고 덧붙였다.

우리나라의 의료기술 세계에 알리다
세브란스병원은 견학 및 실제 동물실험을 통해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동남아시아, 일본, 대만 등 국내외 의료진들이 로봇 수술을 경험할 수 있는 로봇 트레이닝 센터를 운영해 우리 의료기술의 우수성을 세계에 알리고 있다. 특히 지난 2009년 6월에는 국내에서는 최초이자, 아시아에서는 홍콩에 이어 두 번째로 국제 로봇수술 트레이닝센터를 설립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센터 설립 후 전 세계 의사들을 대상으로 로봇 시스템의 사용법과 수술기술을 익힐 수 있는 연수 프로그램을 개발했다. 연수를 시작한 이후 2014년 현재까지 33개국에서 1042명의 의료진이 교육을 받았다. 현재 아시아와 유럽에서 인튜이티브 서지컬의 수술로봇(다빈치 S, SI, XI)이 모두 있는 곳은 연세대 세브란스병원이 유일하다.

교육을 받은 전문의들은 대부분 중동과 아프리카, 유럽 등에서 왔으며 한 번 교육을 받고 간 전문의들이 소속병원의 레지던트를 다음 교육에 참가시키는 등 그 효과를 인정받고 있다.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세브란스 병원은 최근 아시아 최초로 ‘다빈치 Xi’(da Vinci Xi Surgical System)를 이용한 표준 수술법 정립 연구를 진행 중이다. 다빈치 Xi는 미국 인튜이티브 서지컬(Intuitive Surgical)사가 최근 출시한 새로운 로봇수술 플랫폼으로, 기존 Si모델에 비해 더 정교하고 신속한 수술이 가능해진 게 특징이다. 현재 세브란스 병원은  40여 명의 의사들이 ▲갑상선암 ▲위암 ▲대장암 ▲간암 ▲담도암 ▲방광암 ▲전립선암 ▲자궁경부암 ▲난소암 ▲두경부암 ▲식도암 ▲폐암 등 주요 암 수술에 로봇을 이용하고 있다. 이에 세브란스는 단일기관으로는 가장 많은 수술용 로봇 5대와 트레이닝용 로봇 3대를 보유 중이다.

지난 2005년 7월 다빈치 수술을 국내 최초로 도입한 이후 세브란스 병원은 10여개 질환 분야에서 연간 1800여 건의 수술을 진행 중인 세브란스 병원은 최근 국내에서 처음으로 ‘로봇 싱글사이트(단일공) 담당절제술’을 시행해 주목을 받기도 했다. 최영득 교수는 “세브란스 로봇수술센터는 다양한 분야의 전문의들이 Xi 표준 수술법 연구를 통해 글로벌 경쟁력 강화에 나섰다”면서 “다빈치 Xi를 이용한 표준 수술법 정립 연구를 통해 환자에게 가장 안전하고 효과적인 수술법을 정립하고 교육에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최초침습수술 영역 확장도 기대된다”고 전했다. NM

▲ 최영득 교수는 특히 전립선 관련 의사들이 환자에게 추천해주는 의사로도 유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