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정부에서는 공기업선진화라는 미명하에 토지공사와 주택공사의 통합을 추진하고 있다. 최근 한나라당 홍준표의원을 포함 30인의 정치인이 한국토지주택공사법을 발의, 현재 국회 국토해양위에 상정된 상태이며 오는 2월 임시국회에서 심의할 예정이라고 한다. 양 공사의   기능이 중복돼 있어 통합해야 한다는 주장에 따른 것이라지만 토지공사는 다양한 수요자에게 도시용지를 공급하고, 주택공사는 국민임대주택건설 등 자체 소요에 필요한 대지를 조성하므로 그 목적이 서로 달라 통합시 적지 않은 진통이 예상되고 있다.

▲ 고봉환 위원장은 “본사를 유치하지 못한 혁신도시는 맥이 빠질 수밖에 없고 이제 겨우 치유되기 시작하는 영호남 갈등을 다시 재현할 우려마저 있다”며 통합의 폐해에 대해 심도 있게 경고했다.

토지공사는 신도시, 산업단지, 물류단지 조성사업과 경제자유구역 조성사업, 해외사업, 국토정보화사업 등 국토종합정책의 실행기관으로서 국가 경제활동을 지원하는 성장지향의 업무를 수행하는 공기업이다. 반면 주택공사는 저소득층의 주거복지서비스 제공을 목적으로 국토종합정책의 하위계획인 주택정책 중 주거복지업무로서 분배지향의 업무를 수행하고 있는 공기업이다. 때문에 토지공사와 주택공사를 통합하게 되면 국토종합정책과 주거복지정책의 체계에 혼란이 오면서 정책의 효율적 수행이 어려워질 뿐만 아니라, 성장지향의 정책과 분배지향의 정책은 서로 지향점이 반대인데 이를 통합하여 하나의 기업에서 수행하면 그 효율성이 현저히 떨어질 것은 불 보듯 뻔한 일이다.

영호남 갈등 재현의 우려도 있어
토지공사 고봉환 위원장은 “현재 국토해양부 산하 공기업은 토지공사(땅), 주택공사(집), 도로공사(길), 수자원공사(물)로 각각 기능이 나누어져 있어 각 설립목적에 따라 그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공기업은 설립목적에 따라 그 맡은 바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여 국민들에게 최상의 공익서비스를 제공하여야 할 것이며, 단지 일부 업무가 중복된다고 무조건 통합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오히려 정부에서는 공기업이 자신의 설립목적사업에 충실할 수 있도록 기능조정 등의 지도감독 업무를 수행해야 할 것이다”고 말하면서 “공기업간의 업무중복을 놓고 보자면 2007년에 도로공사는 2조 5천억 원의 도로를 건설했고, 토지공사에서는 3조원 이상의 도로를 건설, 토지공사와 도로공사의 도로건설 업무가 중복돼 있어, 주택공사와 토지공사를 통합한다면 당연히 도로공사와의 통합도 논의되어야 할 것 아니냐”며 일침을 놓았다. 최근 정부에서 지역균형 발전을 위해 10개의 혁신도시를 건설, 124개의 공공기관을 이전하기로 결정했다. 토지공사는 전북혁신도시로, 주택공사는 경남혁신도시로 이전하기로 결정돼 있으며 양 공사를 각 혁신도시의 선도기업으로서 매우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그런데 양 공사를 통합하면 본사는 하나로 줄게 되어 두 개의 혁신도시 중 한 곳으로 갈 수밖에 없다. 이에 고봉환 위원장은 “본사를 유치하지 못한 혁신도시는 맥이 빠질 수밖에 없고 이제 겨우 치유되기 시작하는 영호남 갈등을 다시 재현할 우려마저 있다”며 통합의 폐해에 대해 심도 있게 경고했다.

▲ “글로벌 경제위기가 휘몰아치고 있는 현 상황에서 우리나라도 부동산 거품이 가라 앉으면서 고전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섣부른 통합으로 위기를 더욱 키우는 일은 없어야 한다”며 고봉환 위원장은 통합의 폐해의 심각성을 연신 강조했다.

토지공사, 주택공사의 판이하게 다른 비전
고봉환 위원장은 “현재 글로벌 금융 쓰나미를 극복하기 위한 경쟁력 강화와 정부의 대책이 절실히 요구되는 시기이다. 많은 부작용이 우려되는 통합보다는 양 공사를 각자의 설립목적에 따라 그 역할을 충실히 수행할 수 있도록 기능과 역할을 명확히 구분하고 지도감독을 철저히 하는 것이 이 위기를 극복하는 길일 것이다”고 말한다. 이를 위해 토지공사는 국토정책업무수행 전문기관으로서 기존의 행복도시, 혁신도시 등 지역균형 발전을 위한 업무와 Land Bank, 해외신도시, 개성공단 2단계 등 신규로 추진하는 국가경제발전을 위한 본연의 업무에 전념하도록 선진화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주택공사는 설립목적에 따라 서민주택문제 해결과 주거복지 안정을 위한 전문기관으로서 본연의 업무에 전념할 수 있도록 주거복지공단 등의 형태로 개편, 국민들에게 사랑 받는 공기업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역시 선진화해야 할 것이다. 또한 정부는 토지공사와 주택공사의 업무 중에서 민간에 이양할 부분은 이양하고 일부 중복되는 기능은 조정하는 등 양 공사의 기능을 명확히 하고 우선적으로 국민과의 약속인 혁신도시 건설과 본사의 지방이전을 차질 없이 진행하여 지역과 국가가 상생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글로벌 경제위기가 휘몰아치고 있는 현 상황에서 우리나라도 부동산 거품이 가라 앉으면서 고전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섣부른 통합으로 위기를 더욱 키우는 일은 없어야 한다”며 고봉환 위원장은 통합의 폐해의 심각성을 연신 강조했다. 결론적으로 지난 12월 임시국회에서 여당과 야당이 토공과 주공의 통합법안에 대해 합의처리토록 노력하기로 했다면 적어도 국회차원에서 토공주공통합에 대한 타당성용역과 공청회는 필수적으로 거쳐야 하는 절차일 것이다. N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