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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가자 구호선 공격 그 후
가자지구 봉쇄 정책 완화되나
2010년 08월 02일 (월) 16:09:28 장정미 기자 haiyap@newsmaker.or.kr

팔레스타인 가자지구로 향하던 국제 구호선에 탄 승선자 10여 명이 지난 5월 31일 새벽 이스라엘군 특공대의 공격을 받아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민간인 다수가 희생된 이번 사건으로, 아랍권뿐 아니라 서방국들의 비난이 쏟아지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긴급 소집돼 이스라엘이 심각한 외교적 위기 상황에 몰리는 등 중동 지역이 요동치고 있다

   
▲ 이스라엘군의 가자 구호선박 공격과 관련, 팔레스타인 지지자들이 지난 6월 1일(현지시간) 오스트리바 빈 주재 이스라엘 대사관 앞에서 항의 집회를 갖고 있다
이스라엘군이 친팔레스타인 운동가들이 탄 구호선의 항해를 저지하려다가 5월 31일 10명 이상의 사망자를 낸 사건의 배경에는 가자지구가 있다. 이스라엘은 가자지구에 대한 봉쇄 정책을 유지하려고 하고, 터키와 유럽 평화운동가들은 이런 봉쇄 정책을 뚫고 가자지구에 구호품 1만t을 전달하려다가 이번 참사가 빚어졌다.

‘지구상 가장 거대한 감옥’ 가자지구
가자지구(360㎢)는 이스라엘 서쪽 끝과 이집트에 맞닿은 곳에 위치한 팔레스타인 자치지역이다. 이스라엘이 150만명이 거주하는 이곳을 봉쇄한 건 2007년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온건파 파타 보안군을 몰아내고 주도권을 장악하면서부터다. 봉쇄정책 이후 가자지구는 육지와 해상 출입로가 모두 막혔다. 이스라엘은 하마스 체제를 고사시키려고 모든 육지와 해상 출구를 틀어막고 제한된 구호품의 반입만을 허용하고 있다. 국제사회는 이스라엘의 이런 조치가 가자지구의 팔레스타인인 150만명에 대한 집단 처벌이라고 비난해왔다. 이런 가운데 이스라엘은 2008년 12월 가자지구에 대한 대규모 침공작전을 전개, 팔레스타인인 1천400여명을 숨지게 하고 주택과 건물 등을 초토화했다. 국제사회는 가자지구 주민의 재건사업을 지원하려고 하지만, 이스라엘은 가자지구에 건축자재가 반입되면 하마스 세력이 미사일 발사진지나 벙커 등 군사시설을 구축하는데 전용할 수 있다는 이유로 이를 차단하고 있다. 이런 탓에 유엔개발계획(UNDP)은 이달 중순 내놓은 보고서에서 가자지구 전쟁이 종결된 이후 1년 동안 피해 건물의 25%만이 복구됐을 뿐이라고 지적했다. 이스라엘의 건축자재 반입 통제에도 25%의 복구 성과나마 올릴 수 있었던 것은 가자지구 주민들이 이집트 쪽으로 몰래 뚫은 국경 땅굴을 통해 건축자재를 밀반입하고 이스라엘군의 폭탄에 파괴된 건물 잔해나 돌 부스러기 등을 재활용한 때문이다. 전체 면적이 365㎢인 가자지구는 지중해안 40㎞를 따라 남북으로 길쭉하게 뻗은 직사각형 모양이어서 영어로는 ‘가자 스트립(Gaza Strip)’으로 불리며, 남쪽으로 이집트 시나이 반도와 국경선을 이루고 있다. 가난에 시달리는 가자주민들은 이집트 쪽으로 땅굴을 파 건축자재나 생필품을 밀반입하고 있지만 이스라엘이 땅굴을 발견하는 족족 파괴해 이마저도 쉽지 않다. 영국 BBC의 보도에 따르면 3월부터 통조림 고기나 신발 등의 수입이 가능하게 됐으나 여전히 잼, 초콜릿, 가구용 목재, 플라스틱 장난감, 직물 등은 들여올 수 없다. 특히 하마스가 군사시설을 지을 수 있다는 이유로 건축자재는 일체 반입할 수 없어 전쟁과 공습으로 파괴된 폐허가 그대로 남아있다. 무력충돌이 끊이지 않는 이 지역은 처음부터 중동의 화약고였다. 이스라엘 건국 후 1차 중동전쟁으로 이집트에 넘어가기도 했으나, 이후 몇차례의 전쟁을 통해 이스라엘이 완전 점령해 2005년 9월 주민과 군 병력을 모두 철수시키기까지 38년간 통치했다. 2008년 12월에도 이스라엘이 침공해 팔레스타인 1,400여명이 희생되는 등 가자지구의 역사는 가난과 피로 물들어 있다.
   
▲ 가자지구(360㎢)는 이스라엘 서쪽 끝과 이집트에 맞닿은 곳에 위치한 팔레스타인 자치지역이다. 이스라엘이 150만명이 거주하는 이곳을 봉쇄한 건 2007년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온건파 파타 보안군을 몰아내고 주도권을 장악하면서부터다

탑승자들 “무장한 군인들이 무차별 공격해”
영국과 아일랜드, 터키, 그리스 등의 친팔레스타인 운동가 700여 명은 사건 전날 키프로스에서 건축자재와 의약품, 교육용 기자재 등 1만t 분량의 구호품이 실린 선박 6척을 타고 가자지구로 출발했다. 이에 이스라엘은 이들 선박의 항해를 해상에서 차단한 뒤 복귀 지시를 거부하면 이스라엘 항구로 나포하겠다고 경고했다. 이들 구호선에는 1976년 노벨평화상을 받은 북아일랜드의 평화운동가 메어리드 코리건 맥과이어와 유럽 의원들이 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스라엘 해군은 이 선박들을 이스라엘 남부의 아쉬도드 항으로 압송, 이 항구에서 무기류가 있는지를 조사한 뒤 구호품을 가자지구로 보냈다. 이스라엘은 2007년 6월 가자지구가 강경 무장정파 하마스의 지배 아래 놓이게 되자 구호품의 제한적 반입만을 허용하는 강력한 봉쇄정책을 펴고 있다. 이스라엘은 지난해 6월 의약품을 싣고 가자지구 항구로 향하던 미국의 ‘프리 가자 운동’ 소속 구호선을 지중해에서 저지한 바 있다. 이스라엘은 사건 직후에 1분1초짜리 관련 영상을 공개했다. 자위권 차원에서 이스라엘군의 발포가 이뤄졌음을 뒷받침하기 위해서였다. 영상엔 구호선을 정선시키기 위해 헬기에서 밧줄을 타고 첫 병사가 내려오자 선박 위에 있던 사람들이 쇠몽둥이와 의자로 병사를 집단 공격하는 장면이 담겼다. 또 다른 병사는 배 밖으로 던져졌다. 유튜브 동영상이 공개된 뒤 네티즌들은 이스라엘의 행동에 대한 옹호와 비난의 격렬한 토론을 벌이고 있다. 작전에 투입됐던 한 군인은 “그들이 전쟁을 준비하고 있었던 것 같았다”며 “쇠파이프와 칼 등 각종 무기로 무장했다”고 설명했다. 또 자신은 무기가 없었고 뒤따라온 동료들도 페인트볼 총만 지녔었다고 강조했다. 승선원 대부분은 이스라엘 특공대가 배에 오르기 전부터 총을 쐈고 배에 올라 곤봉과 전기충격기로 사람들을 공격했다고 주장했다. ‘프리 가자 운동’은 특공대원들이 잠자고 있던 민간인들에게 직접 총격을 가했다고 전했다. 호주 페어팩스미디어 소속 기자 폴 맥거흐는 “이스라엘 특공대는 하이에나처럼 승선자들을 사냥하고 다녔다”고 설명했다. 그리스 활동가 디미트리스 필리오니스는 이스라엘 특공대가 구호선 장악 과정을 찍은 비디오 동영상이 인터넷에 전송되는 것을 막기 위해 동영상 송출장비를 다루던 터키 활동가를 사살했다고 주장했다. 숨진 활동가는 머리와 몸에 총탄을 맞았다. 그리스인 미하리스 그리고로폴로스는 “배에 오르는 특공대원을 상대로 우리가 무엇을 할 수 있었겠냐”고 반문해 흉기 등으로 저항했다는 이스라엘군의 발표를 부인했다. 이스라엘은 2007년 6월 가자지구가 강경 무장정파 하마스의 지배 아래 놓이자 육지와 해상 출구를 강력히 틀어막고 구호품의 극히 제한적 반입만을 허용했다. 이번 사건으로 이슬람권 국가들은 이스라엘에 반인도주의적 봉쇄를 풀라고 요구하고 있다. 이스라엘로선 하마스의 위협이 여전해 봉쇄정책을 선뜻 수정하긴 어렵다는 입장이다. 이스라엘군은 지난 6월 3일 잠정조사 결과 발표에서 “특공대원들이 잘 훈련된 용병에 의해 공격당했다”고 책임을 떠넘겼다. 이스라엘 정부는 그러면서도 가자지구 반입 물품을 모니터링할 수 있다면 해상 봉쇄를 완화할 수 있다고 한 발짝 물러섰다.
   
▲ 지난 5월 31일 새벽 팔레스타인 가자지구로 향하던 국제 구호선에 탄 승선자 10여 명이 이스라엘군 특공대의 공격을 받아 사망했다

 
해군 정예특공대원이 구호선 공격
한편 이스라엘군은 지난 6월 7일에도 가자지구 해안에서 잠수복 차림의 팔레스타인인들이 탄 선박을 공격, 최소 4명을 숨지게 했다. 현지 언론의 보도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은 이날 오전 4시30분(현지시각) 가자지구 중부의 누세이라트 난민촌 연안에서 북부 쪽으로 향하던 소형 선박을 발견, 함정과 헬리콥터 등으로 공격해 팔레스타인인 4명을 사살했다. 이스라엘군은 이번 작전으로 해상을 통해 이스라엘로 침투하려는 팔레스타인 무장세력의 계획을 저지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파타 계열의 무장단체 ‘알-아크사 순교자 여단’ 측은 이날 소속 대원들이 선박을 타고 해상 훈련을 하던 중에 이스라엘군으로부터 불의의 공격을 받았다고 반박했다. 이 선박에 타고 있었다는 이 단체의 대원 아부 알-왈리드는 “7명의 대원이 수영 훈련을 하다가 이스라엘군의 공격을 받아 4명이 숨지고 1명이 실종됐고 나와 다른 동료는 탈출에 성공했다”며 “피습 당시 선박에는 무기가 없었다”고 AFP 통신에 주장했다. 가자지구 팔레스타인 보건부 의사인 모아위야 하사나인 박사는 4명의 시신이 수습됐고, 이 중 2명은 머리에 여러 발의 총탄을 맞았다고 말했다. 이스라엘군의 한 장교는 이날 현지 라디오 방송에 출연, 이번 작전을 수행한 부대는 가자지구 근해에서 국제 구호선단의 항해를 저지했던 해군 정예 특공대인 ‘샤예테트 13’이라고 말했다. 이스라엘군은 이날 해상 작전에 이어 공군기를 동원해 가자지구 북부의 로켓 발사진지를 공습, 하마스 소속 무장경찰 1명을 다치게 했다. 이스라엘은 또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 등 국제사회 지도자들이 제안한 구호선박 공격에 대한 국제사회의 독립적인 조사 요구를 거부했다. 마이클 오렌 주미 이스라엘 대사는 지난 6월 6일 미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이번 사건을 스스로 조사할 능력과 권한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프랑스와 영국은 유럽연합(EU)이 가자행 구호선박을 검색하는 중재안을 제안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날 장관급 회의를 열고 국제조사위원회 구성을 받아들일지 여부를 논의했으나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이스라엘의 태도 변화가 없는 상황에서 주변국과의 외교 마찰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총리는 6월 6일 이스라엘의 구호선박 공격을 “국가 테러로 규정하고 책임을 추궁하겠다”고 압박했지만 이스라엘은 터키에 사과할 뜻이 없다고 밝혔다. 이란과의 충돌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 이스라엘군이 지중해상에서 평화운동가들을 사망에 이르게한 것에 대해 규탄하는 시위가 1일 전 세계적으로 열렸다. 사망자 대부분이 자국민으로 알려진 터키에서도 이슬람계 청년들이 거리로 나와 이스라엘에 책임을 묻는 대규모 시위를 열었다

이스라엘 공격에 각국에선 비난의 목소리
지중해에서 벌어진 이번 참사는 이스라엘 해병 특공대가 5월 31일 오전 5시(현지 시각)께 가자지구로부터 130㎞ 가량 떨어진 공해상에서 항해 중이던 구호선에 승선하면서 시작됐다. 이스라엘 해병 특공대는 ‘자유 함대(Freedom Flotilla)’로 이름 붙여진 구호선단 6척의 가자지구 입항을 저지하려고 이들 선박에 들이닥치는 과정에서 승선자들과 충돌했다. 터키인들이 주로 탄 선박에서 촬영돼 인터넷에 게재된 영상에는 검은색 군복 차림의 이스라엘 특공대원들이 헬리콥터에서 밧줄을 타고 내려오자 선박에 있던 운동가들과 몸싸움이 벌어지는 장면이 담겨 있다. 친팔레스타인 단체인 ‘프리 가자 운동’은 인터넷 웹사이트에서 “어둠 속에서 이스라엘 특공대원들이 헬리콥터에서 선박으로 내려오자마자 총을 쏘기 시작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스라엘군은 이날 성명을 통해 탑승자들이 칼과 곤봉, 심지어 실탄으로 공격해 특공대가 대응 사격을 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에후드 바라크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기자회견에서 사망자가 발생한 데 대해 유감을 표하면서도 이스라엘 병사들이 선상의 운동가들을 평화적으로 해산하려고 했으나 운동가들이 무기를 들고 저항해 자위 차원에서 발포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이번 국제 구호선 운항에 관여한 터키의 한 자선단체는 15명이 숨졌고, 사망자 대부분이 터키인이라고 주장했다. 터키 외무부는 “무고한 민간인들을 공격함으로써 이스라엘은 인명과 평화를 위한 활동을 아무것도 아닌 것으로 여기고 있음을 다시 한 번 명백히 드러냈다”고 비난했다. 터키 외무부는 이어 “공해 수역에서 일어나 국제법을 심각히 위반한 이번 행위는 양국 관계에 회복하기 어려운 손상을 가져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마무드 압바스 팔레스타인 수반은 현지 TV를 통해 발표한 성명에서 “우리는 이번 사건을 학살이라고 간주하고, 이를 비난한다”면서 사흘간의 애도 기간을 선포했고, 하마스는 전 세계 이스라엘 대사관 앞에서 항의 시위에 나서달라고 아랍인과 무슬림에 촉구했다. 아랍연맹은 6월 1일 이집트 카이로에서 22개 회원국 비상회의를 소집, 이번 이스라엘군의 발포 사건에 대한 공동 대응 조치를 논의하기로 했다. 국제형사재판소(ICC) 평가회의 참석차 우간다를 방문 중인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큰 충격을 받았다”면서 이스라엘에 ‘즉각적인 설명’을 요구했으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도 이날 긴급회의를 소집한다고 유엔의 외교관이 AFP 통신에 전했다. 프랑스와 그리스, 스페인, 스웨덴, 덴마크, 이집트 등은 자국 주재 이스라엘 대사를 소환했으며, 유럽연합(EU)은 “국제법 위반”이라고 비판하며 이스라엘에 철저한 진상조사를 촉구하는 한편 27개 EU 회원국 대사급 긴급회의를 소집했다. 이스라엘은 구호선 발포 사건과 관련, 항의 시위가 벌어지고 있는 터키로의 여행을 자제해달라고 자국민에게 당부했다. 캐나다를 방문 중인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애초 6월 1일 예정됐던 미국 방문을 취소하고 본국으로 돌아갔다.
   
▲ 이스라엘 정부는 지난 6월 20일(현지시간) 팔레스타인 자치지구인 가자 지구내 모든 민수품의 반입을 허용한다고 밝혔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이스라엘 정부는 이날 반입 금지 물품 수를 줄이는 등 가자지구에 대한 봉쇄 조치를 완화하는 추가적인 조치를 단행했다

이스라엘, 민간 용품의 가자지구 반입 허용
이스라엘 정부는 군사용 무기 등을 제외한 모든 민간용품을 팔레스타인 가자지구로 들여보낼 수 있도록 허용했다. 마르크 레게브 이스라엘 정부대변인은 6월 20일 “정부가 가자지구 주민에 대한 민수품 유입을 확대하는 추가 조치를 취했다”며 “그러나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군사력을 증강시킬 수 있는 품목들은 제외될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무기류와 전투에 사용되는 물자 등이 포함된 금지품목 리스트를 공표했다. 이번 조치는 4년간 계속돼 온 가자지구에 대한 봉쇄를 완화하라는 국제사회의 요구에 화답한 것이라고 AFP통신은 평가했다. 이날 발표는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와 가자지구 봉쇄 완화에 앞장서 온 토니 블레어 영국 중동특사가 회동한 직후에 나왔다. 블레어 특사는 성명을 통해 “앞으로 가자지구로 가는 물품과 물자의 흐름을 획기적으로 변화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은 즉각 환영의 뜻을 밝혔다. 로버트 기브스 미 백악관 대변인은 “향후 가자지구로 건축자재 등이 반입되면 지역 주민들의 삶의 질도 한층 나아질 것”으로 기대했다. 이와 관련,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은 지난 6월 29일부터 사우디아라비아의 압둘라 빈 압둘아지즈 알 사우드 국왕 등과 만나 양국 관계를 강화하는 방안을 포함한 중동평화 등에 대해 논의했다. 한편 이스라엘 일간 하레츠는 한 국제문제 연구재단이 팔레스타인 주민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를 인용, 응답자의 73%가 ‘정착촌 건설이 중단된다면 이스라엘과의 협상을 지지할 것’이라는 의사를 밝혔다고 21일 보도했다. 특히 ‘가자지구에서 이스라엘을 향해 로켓 공격하는 것을 반대한다’는 답변도 61%에 달했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가자지구 봉쇄를 3년 만에 완화해 국제사회로부터 호평을 받은 이스라엘이 한편에선 동예루살렘 문제로 또 다른 갈등을 야기하고 있다. 이스라엘 예루살렘시 도시계획부는 관광센터 조성을 위해 동예루살렘 소재 팔레스타인 주택 22채를 철거하는 계획을 승인했다고 AP통신 등이 보도했다. 이 통신은 이번 결정으로 동예루살렘 정착촌 확장에 반대해 온 버락 오바마 미 행정부와의 갈등이 예상된다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니르 바르캇 예루살렘 시장 대변인은 6월 22일 “주민들의 더 많은 협력을 이끌어 내고 공원 건설 계획에 대한 미세한 조정을 마친 끝에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철거대상인 실완 지역에는 상점, 식당, 갤러리와 거뮤니티 센터 등이 새로 지어질 예정이다. 이 지역은 팔레스타인 주민 5만여명과 유대인 70가구가 공존하고 있어 무분별한 철거가 이뤄질 경우 팔레스타인과 유대인 사이에 충돌 가능성이 있다고 AP통신은 지적했다. 특히 철거 대상 팔레스타인 주민은 다른 지역에 주택을 새로 지을 수 있도록 했지만 그 비용 분담에 대해서는 명확한 규정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의 결정이 도시계획위원회와 내무부의 승인이라는 절차가 남아있기는 하지만 미국을 비롯한 주변의 눈초리는 곱지 않다. 필립 크롤리 미 국무부 대변인은 “이번 결정은 신뢰를 약화시키고 감정을 선동시킬 가능성이 다분하다”며 “폭력이 발생할 위험을 더했다”고 말했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도 “이런 위험한 조치는 미국과 국제사회의 중재가 필요하다”고 비난하며 중단을 촉구했다.
   

터키, 유엔차원의 조사 촉구
터키가 이스라엘의 가자 구호선 유혈사태 조사위원회 발족에 대해 전혀 신뢰할 수 없다고 일축했다. 아흐메트 다부토글루 터키 외무장관은 지난 6월 14일 앙카라에서 기자들에게 “공해상에서 민간인이 탑승한 구호선 공격을 자행한 국가가 불편부당한 조사를 벌일 것이라는 데 대한 신뢰가 전혀 없다”고 밝혔다. 이어 “이스라엘에 의해 일방적으로 진행되는 어떠한 조사도 우리에게는 아무런 가치가 없다”고 덧붙였다. 그는 “만약 국제조사가 이뤄지지 않고, 우리의 정당한 요구가 계속 무시된다면 터키는 이스라엘과 관계를 일방적으로 재검토하고 제재를 이행하는 권한을 갖고 있음을 분명히 해둔다”며 강경 대응을 시사했다. 그는 “터키는 국제사회가 객관적 태도로 행동을 취하기를 참을성 있게 기다리고 있다”면서 “그렇지 않으면 우리가 직접 행동에 나설 수 있다”며 유엔 차원의 조사를 거듭 촉구했다. 앞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실은 지난 6월 13일 이스라엘 전 대법관인 야코브 투르켈이 이끄는 ‘독립적인 공개조사 위원회’를 가동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은 유엔 등 국제사회의 국제조사 요구를 일부분 수용해 북아일랜드의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데이비드 트림블, 캐나다 군법무감 출신의 켄 와트킨을 참관인 자격으로 조사위에 참여시켰다. 이에 대해 미국 백악관은 “중요한 진전”이라고 평가하며 “신속성, 공정성, 신뢰성, 투명성 등 국제사회의 조사 기준을 이스라엘이 충족시킬 수 있을 것”이라는 반응을 내놨다. 한편 이스라엘군 내부 조사위원회는 7월 12일 가자지구행 국제구호선 공격 사건이 잘못된 정보 수집과 작전계획의 실수에서 비롯됐다고 결론을 내렸다. 일간지 하레츠 등 현지 보도에 따르면, 지오라 에일란드 예비역 소장이 이끄는 이 조사위원회는 150쪽 분량의 보고서에서 이 같은 결론을 내리면서도 구호선 승선자들에 대한 이스라엘 특공대의 발포는 정당했다고 주장했다. 에일란드 위원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이번 조사에서 정보 수집과 의사 결정 과정 모두에서 일부 전문적인 실수가 있었음을 발견했다”며 “‘상대적으로 고위급’에서 있었던 실수를 포함, 작전의 결정 과정에서 여러 가지 실수가 있었다”고 말했다. 조사위원회는 구호선 승선자의 저항 가능성을 낮게 평가하고 예비 계획을 마련해놓지 않은 잘못 탓에 이스라엘 특공대가 구호선 6척의 통제권을 장악하는 과정에서 유혈사태가 발생한 것으로 판단했다. 조사위원회는 그러나 이스라엘 특공대가 구호선 ‘마비 마르마라’ 호 승선자들에게 발포해 터키인 9명을 숨지게 한 것은 정당했다고 평가했다. 에일란드 위원장은 “특공대원들은 생명의 위협을 받고 무력을 사용했다”며 특공대의 발포행위를 두둔했다. 그는 이어 “만약 무기를 소지하고 병사들을 살해할 각오를 한 승선자 수십 명이 있는 상황이라면 우리는 그들이 사살되지 않을 것이라고 보장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이스라엘군은 그간 구호선 승선자들이 흉기를 휘두르는 바람에 특공대원들이 총탄을 발사했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승선자들은 특공대원들이 선박에 오르자마자 발포를 시작했다고 반박하고 있다. 이스라엘군은 지난 5월 31일 지중해 공해상에서 발생한 국제 구호선 공격사건으로 국제사회의 비난이 쏟아지자 지난 6월 7일 자체 조사위원회를 구성했다. 이와 별도로, 이스라엘 정부는 각료회의에서 야코브 투르켈 전직 대법관을 위원장으로 하는 독립적 위원회의 구성안을 통과시킨 바 있다. 독립적 위원회는 현재 구호선 공격 사건의 불법 여부와 함께 가자지구 봉쇄가 국제법적으로 적법한지에 대한 조사를 진행 중이다. N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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