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펑펑 뚫린 식품 위생
원산지표시제단속 실효성있나?
2008년 12월 13일 (토) 12:46:27 김종필 기자 jp@

원산지 표시 단속 실효성 있나
정부가 미국산 쇠고기 수입반대 여론에 떠밀려 일단 ‘급한 불부터 꺼보자’는 식으로 원산지 표시의무를 대폭 강화하기는 했지만 현실적인 운영과 단속을 할 수 있는지에 대한 회의가 일고 있다.>

김종필 기자 jp@

식품 원산지 표시 위장으로 시끄러운 일본
먹을거리 안전에 있어 세계 제일이라 자부하던 이웃 나라 일본이 한방 먹었다. 최근 발생하고 있는 ‘원산지 위장’ 사건으로 인해 식품위생의 탄탄한 안전망을 자랑하던 일본도 속수무책 시끄럽다.
지난 7월, 일본 간사이 지방 유통업자들이 중국산 뱀장어 2백만 마리를 일본산 유명브랜드 상품인 것처럼 속여 유통시킨 위장 행각이 드러났다. 농림수산성이 이를 두고 ‘지극히 악질’적인 방법이라 표현할 정도로 그 수법은 교묘했다.
   

중국산 뱀장어가 최상급 상품이 된 위장 행각을 되짚어 보면, 우선 업자들은 수입한 중국산 뱀장어를 일본산 유명브랜드 박스에 포장하여 별도로 설립한 유령회사를 통해 유통시켰다. 이 과정을 세탁하기 위해 자신들이 설립한 유령회사를 통해 자사 제품을 재매입하기도 했으며 각기 다른 회사명을 거래전표에 기재하는 등의 방법으로 유통과정을 희석시켰다. 또, 유명 브랜드 관리자의 입을 막기 위해 금품 로비까지 벌어진 정황이 밝혀져 일본 당국은 충격에 빠졌다. 이는 지난 6월 일본의 한 식육판매회사가 저급의 일본산 쇠고기를 고급 쇠고기로 속여 판매한 것과 한국의 수산물 수출업자가 북한산 조개류를 한국산으로 속여 수출한 것이 발각된 직후 연이어 터진 것이라 그 충격이 더 크다. 
일본의 이러한 먹을거리 원산지 위장사건이 늘어나고 있는 이유를 살펴보면, 질 낮은 중국산 식품의 문제가 드러나면서 역으로 안전한 일본산 식품의 수요가 늘어나게 되었고, 따라서 국내산 식품의 공급량이 부족하여 가격이 상승했기 때문에 위장업자들은 원산지를 속여 많은 이득을 보려고 한 것이다. 이에 전문가의 육안으로도 정확한 원산지를 구별할 수 없는 쇠고기나 뱀장어가 주 타깃이 되어 위장사건에 이용되었다. 농림수산성과 경찰은 위장을 감시하는 체제를 강화하고 있으나 위장 수법이 점점 교묘하게 진화해 아직까지는 역부족으로 보인다. 이에 일본농림규격(JAS) 법 위반에 대한 처벌의 수위를 높이자는 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미국산 수입 쇠고기가 정부의 고시 강행으로 국내에 유통되기 시작한 한국도 식당 등에 쇠고기의 원산지 표시를 강화하여 확대 시행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일본의 불법 사례를 보면 얼마나 실효성이 있을지 의문이 남는다.

100㎡ 미만 소형 음식점, 원산지 표시제 적용
33㎡ 이하 규모의 업소는 두 달여 유예
쇠고기 및 식품재료에 대한 원산지 의무표시 대상이 전국 64만여 개에 이르는 모든 식당과 급식소로 전면 확대됐다. 강화된 원산지표시제는 100㎡ 미만의 소형 음식점도 제대로 이행하지 않으면 최고 500만원의 과태료를 물게 된다. 그러나 48만여 개에 이르는 소형 음식점 가운데 상당수는 아직도 새 원산지 표기 규정이 익숙지 않아 적발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농림수산식품부와 농산물품질관리원 등은 원산지 표시제가 적용되는 대상은 일반음식점 58만3천여 곳, 패스트푸드점 등 휴게음식점 2만9천여 곳, 집단급식소 3만여 곳 등 약 65만여 곳이다. 현재 전체 적용 대상 음식점 가운데 100㎡ 미만은 약 48만여 곳이며, 33㎡ 이하는 약 18만여 곳(28%)으로 파악되고 있다.
100㎡ 미만 규모의 음식점들은 식품의 원산지를 정확히 밝히지 않을 경우 최고 500만원의 과태료를 물어야 한다. 물론 허위표시의 경우 3년 이하 징역이나 3천만원 이하의 벌금, 영업정지 등 더 엄격한 처벌을 받게 된다.
정부는 준비가 부족하고 과태료가 큰 부담이 될 수 있는 33㎡ 이하 영세 음식점에 대해서는 두 달여의 유예 기간을 더 보장해 주기로 했다.

‘원산지 표시제’ 강행, 시작부터 혼란 
급하게 준비하느라 분주…부족한 인력에 비지땀
음식점 주인, 단속반 모두 고역

홍보 계도 기간을 갖기는 했지만, 원산지 표시를 꼼꼼히 해야 하는 음식점 주인이나 부족한 인원으로 그 많은 음식점을 살펴야 하는 단속반이나 괴롭긴 마찬가지였다.
원산지 표시제의 의무 실행이 확대되어 단속이 강화되었지만 시중 분위기는 별반 달라진 게 없다. 원산지 표기방법에 혼선을 빚거나 일부는 아예 이를 외면하는 현상은 마찬가지다. 당국의 단속도 인원 부족 등을 이유로 별 효과를 내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원산지 표시를 명확히 해야 하는 음식점이 3만 곳이 넘어 현 담당 인원 수로는 관리 감독은커녕 다 돌아보기도 어렵다는 얘기다. 지난 7월 이후, 원산지를 속여 팔거나 미표시한 업주를 적발해 실제로 형사 입건하거나 300만 원의 과태료를 부과하는 등으로 엄중한 메시지를 던졌음에도 불구하고 현장 상황은 여전하다는 게 일반적인 시각이다. 100㎡ 미만 소규모 음식점에서는 여전히 원산지 표기방법에 대해 혼란을 겪고 있었다.
예를 들어 본 기자가 찾아간 100㎡ 미만의 한 뷔페 음식점 같은 경우 메뉴판이 아닌 준비된 음식 옆에 ‘쇠고기(호주산)’, ‘쌀(국내산)’ 등이 적혀있는 종이를 붙여 원산지를 표시해 놓았다. 두 달여의 홍보 계도 기간 동안에도 정확한 원산지 표기 방법을 숙지하지 못한 것이다. 주인 강모(여·55)씨는 “원산지 표시제를 확대 시행한다고 해서 우선 급하게 만들었다” “어떤 방법이 올바른 표시방법인지 제대로 가르쳐줘야 할 것 아니냐”며 짜증 섞인 항의를 했다.
100㎡가 넘는 일반 쇠고기 전문 음식점을 찾아가 보았다. 음식점 안 메뉴판에는 이미 모든 메뉴 앞에 ‘호주산’이라는 손 글씨가 적혀 있었다. 단속반은 “꼭 인쇄 글자가 아니어도 손님이 잘 알아볼 수만 있다면 괜찮다”며 “코스 메뉴와 쇠고기로 만든 냉면 육수에도 반드시 원산지를 표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육수 등 쇠고기 가공식품 자체에 대한 원산지 표시는 어떻게 하느냐는 질문에 담당자는 “가공식품은 포장지에 적힌 대로 적으면 단속이 돼도 식당 주인의 책임은 없다”고 말했다. 포장지에 ‘수입산’이라고 적혔으면 메뉴판에도 ‘수입산’으로 적으면 된다는 것이다.
단속 활동에도 많은 허점이 노출되고 있다. 보통 단속반이 원산지표시 점검에 나서는 시간대는 점심시간대, 이 시간을 피해 영업을 시작하는 음식점들은 원산지표시 단속을 피할 수 있다는 말이다. 유흥 음식점의 대부분은 오후 4시 이후에 영업을 시작하기 때문에 점심시간을 이용한 원산지표시 단속은 괜한 인력 낭비란 지적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하루 점검 건수는 팀당 2∼5곳 정도에 불과한 실정이다.

여전히 겉돌고 있다.
솜방망이 처벌, 계속되는 위반
지난여름 내내 정국을 뜨겁게 달군 쇠고기 촛불시위의 원인이었던 한미 쇠고기 협상에 대해 정부는 ‘음식점 원산지 표시’ 및 이에 대한 철저한 단속을 약속하며 민심 진화에 나섰지만 터무니없이 부족한 전담인력으로 인해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왔다.
한나라당 권경석 의원(창원 갑)이 제출한 국립농수산품질관리원의 자료를 보면, 현재 원산지 표시 점검 전담인력 1명당 대상 업소 수는 9642개에 달해 실질적인 단속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한다.
과거 쇠고기 문제가 불거지기 전에는 원산지 표시와 관련해 기존 유통업체 43만8000개소만 단속하면 되던 것이, 미국산 쇠고기 촛불시위 이후 원산지 표시 단속 강화와 함께 일반음식점 64만9000개소가 포함되었기 때문이다. 문제는 해당업무를 전담하는 농수산물품질관리원이 지난 조직개편 때 740여 명을 감축한 데 있다. 감시 대상이 된 업체 수는 108만개로 늘어났지만 해당 업무를 담당하는 전담인력은 과거와 동일한 112명밖에 안 된다.
농관원은 이와 관련, 행안부에 수시직제를 통해 231명의 증원을 요구하였으나, 이 또한 증원에 부정적인 행안부의 입장과 맞물려 전담인원 확충은 불확실한 실정이다.
권경석 의원은 “미국산 쇠고기에 대한 국민의 불안이 완전히 가시지 않은 지금, 정부가 내놓은 원산지 표시 단속마저 유명무실화된다면, 제2의 쇠고기 촛불집회가 발생할 수 있다”며 “실효적 단속을 위한 관련부처의 유기적 협조 및 책임 있는 자세가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농축산물 원산지 표시 위반 해마다 증가 
유기준 의원, 국감서 지적... 돼지고기가 거짓 표시 가장 많아
정부의 단속 강화 방침에도 불구하고 농축산물 원산지 표시 위반 업체의 수가 해마다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품목별로는 돼지고기의 원산지 거짓 표시가 가장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국회 농수식품위 소속 한나라당 유기준 의원(부산 서구)이 국정감사를 위해 제출한 농림수산식품부의 자료를 보면, 농축산물 원산지 표시 위반 업체가 2005년 3231개소, 2006년 3634개소, 2007년 4374개소 등 매년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원산지 미표시로 적발된 업체는 2005년 1480개소, 2006년 1732개소, 2007년 2651개소, 허위 표시로 적발된 업체는 2005년 1751건, 2006년 1902건, 2007년 1723건으로 다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품목별로는 돼지고기의 원산지 허위 표기가 2005년 357건, 2006년 515건, 2007년 399건, 2008년 현재 338건으로 제일 많았다. 미표시로 적발된 것은 돼지고기가 2005년 212건, 2006년 315건으로 나타났으며, 2008년 현재까지는 쇠고기가 194건으로 가장 많았다. 이는 미국산 쇠고기 파동 때문으로 풀이된다.
농축산물 원산지 표시제에 대한 정부의 단속 업체수도 해마다 늘어 2005년 12만2435개소, 2006년 12만8259개소(4.8% 증가), 2007년 13만6704개소(6.6% 증가)였다. 그러나 위반 업체 증가폭이 더 크게 나타났다. 특히 올 7월부터 모든 음식점으로 원산지 표시제가 확대됨에 따라 원산지 표시제 정착을 위해 지속적인 단속과 홍보가 필요한 것으로 지적됐다.

대형마트, 너마저… 믿는 도끼에 발등 찍힌 소비자  
전체 농수산물의 37%가 공급되고 있는 대형마트도 원산지 표시제의 안전지대는 아닌 걸로 드러났다.
국회 농림수산식품위 소속 한나라당 김학용 의원이 제출한 농림수산식품부 국정감사 자료를 보면, 지난 2006년부터 올 6월까지 이마트, 홈플러스, 홈에버, 롯데마트, 코스트코 등 대형마트에서만 모두 66건의 원산지 표시 위반 사례가 적발됐다고 밝혔다. 농산물 9건(미표시 1건, 허위표시 8건), 축산물 5건(미표시 1건, 허위표시 4건), 수산물 52건(미표시 40건, 허위표시 12건) 등 이 가운데 24건이 허위표시로 적발되었으며, 이런 수치는 소비자의 이용빈도를 감안할 경우 동네 소매점의 몇 천배에 달하기 때문에 더욱 심각한 상황일 수밖에 없다.
이 중 홈플러스는 미표시 21건, 허위표시 9건으로 총 30건이 적발됐으며, 롯데마트는 총 22건(미표시 13건, 허위표시 9건), 이마트는 총 10건(미표시 5건, 허위표시 5건), 홈에버는 총 4건(미표시 3건, 허위표시 1건)이었다. 올해 적발된 건수는 홈플러스 8건(미표시 6건, 허위표시 2건), 이마트 3건(미표시 1건, 허위표시 2건), 홈에버 2건(미표시 1건, 허위표시 1건), 롯데마트 2건(허위표시 2건)이었다. 이는 국내 주요 대형마트만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로 일부 취합이 안 된 업체 및 지역이 있기 때문에 실제 적발 건수는 이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런 가운데 원산지 표시 위반에 대한 처벌에 논란이 일고 있다. 형평성과 처벌 수준이 매우 미약하다는 것이다.
현행 규정에 따르면 원산지를 미표시한 경우의 과태료는 평균 21만원, 허위표시를 하면 평균 200만원 정도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현행 규정에 따른 원산지 표시 위반에 대한 처벌이 소비자의 이용빈도가 많은 대형마트나 극히 적은 동네 소규모 업체 모두 동일하게 적용된다는 점이다.
하루 몇 억원의 매출을 올릴 수 있는 대형마트의 입장에서는 이 정도의 금액은 속칭 ‘껌값’이라 할 수 있지만 동네 소매점의 경우 한 달 순이익이 될 수도 있는 금액이다. 이런 형평성에 어긋난 솜방망이식 처벌은 언제든지 똑같은 위반 사례를 불러올 수 있다. 이에 따라  대형마트 적발 건수에 대한 공개를 추진하고, 원산지 표시제 등 위반시에 과징금이나 처벌 범위를 매출액을 기준으로 더욱 강화해야 한다는 내용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김 위원은 “허위표시가 적발돼도 대형마트가 직접 책임지는 것이 아니라 입점업체만 처벌받고 끝나는 사례가 많다”면서 “입점업체가 위반했더라도 대형마트나 백화점에 책임을 묻도록 처벌을 강화하고, 매출액 대비 과징금을 추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우식별 시스템 개발
현장에서 3시간 이내에 한우와 수입쇠고기, 젖소고기를 판별 가능
원산지표시제 확립에 박차

현장에서 3시간이면 가짜 한우를 진짜로 속여 파는 정육점이나 음식점을 적발할 수 있게 됐다. 이에 따라 64만여 곳에 이르는 쇠고기 원산지 표시제 단속의 실효성도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10월 2일 농촌진흥청은 소비자들이 한우로 둔갑한 수입 쇠고기에 피해를 입는 일이 없도록 현장에서 손쉽게 DNA 검사를 통해 한우, 수입소, 젖소를 판별할 수 있는 이동형 진단시스템 및 진단차량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이는 과거와 달리 털색깔 유전자를 이용한 판별법으로 한우와 젖소를 100% 판별하며, 한우와 수입육에 대해서는 95% 수준의 정확도를 가지고 있다.
그간 수입쇠고기의 무분별한 유통 등으로 인하여 소비자 및 일선 검사기관 등에서는 현장에서 분석가능한 방법의 필요성을 제기해 왔으며, 이에 농촌진흥청에서는 쇠고기 부정유통 및 판매 방지를 위한 과학적 분석 방법 개발을 추진하게 되었다.
농진청은 이달 중 수요조사에 나서는 동시에 농림수산식품부와 향후 보급 계획 등에 대해 논의하며, 30여 곳의 관련기관을 대상으로 기술이전교육도 진행할 계획이다. 다만 차량 1대당 가격이 1억2000만원에 달해 관련 예산 및 인력 마련이 실효성 확보에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농진청 관계자는 “국가 R&D예산 중 절반 이상이 해외 장비나 시약 등 소모품 구입 등에 사용되고 있다”며 “이번에 개발한 시스템은 100% 국내 기술로 완성됐다는데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차량 이동형 진단시스템은 현장에서 시료를 채취하여 DNA를 뽑고 (1시간 소요), 실시간 유전자 증폭장치를 이용해 유전자를 판별(약 2시간 이내)하는 방법으로 3시간 이내에 한우와 수입쇠고기 및 젖소고기를 약 95% 수준에서 판별할 수 있다.
농진청 관계자는 “이번에 개발된 한우 이동형 판별시스템은 현장에서 3시간 만에 직접 판별이 가능하여 쇠고기음식점원산지표시제의 단속에 크게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농촌진흥청 이수화 청장은 “한우 농가를 보호하고 한우에 대한 소비자 신뢰구축을 위해서는 유통면에서의 투명성 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앞으로도 한우가 농장에서 식탁에 오르기까지 안전하게 관리될 수 있도록 필요한 첨단기술을 계속 개발하여 신속히 보급하겠다”고 말했다.

올바른 원산지 표시제는 소비자의 주권 찾는 길
하지만 원산지 표시제 확대 실시에 있어 현실적 고려 필요 
<10월 1일부터 식품 원산지 표시에 대한 집중 단속에 들어갔다. 식품접객업소의 규모나 메뉴 등에 관계없이 전국 64만여 음식점과 모든 음식 메뉴를 포함하여 전면 시행하는 것이다.> 

식품 원산지 표시제는 소비자 입장에서만 본다면 소비자 선택권 강화 측면에서 매우 환영할 만한 제도이다. 물론 일상의 거래 현장에서 고의로 소비자를 기만하는 영업 관행 등에 대한 강력한 법적 제재는 반드시 필요하다.
하지만 무분별한 ‘원산지 표시제’ 확대 실시 및 단속은 서민의 일상 곳곳에서 문제를 일으킬 수밖에 없다. 가장 곤란한 상황은 영세민이 운영하는 33㎡ 이하 생계 현장에서 벌어질 수 있다. 이들은 자신들이 의식하지 못하는 사이 원산지 표시를 위반한 범법자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막대한 과태료나 벌금을 물어야 할 경우, 또는 영업장 폐쇄 등의 행정조치로 인해 가게 문을 닫게 될 경우 이들은 생계 수단을 잃어 일가족이 길거리에 나앉게 되는 상황에 직면하게 된다. 무분별한 행정 확대의 병폐인 것이다.   
원산지 표시제 확대 실시는 운영체의 형평성이나 법 집행의 실효성 등에 충분한 고려가 따르지 못한 측면이 많다. 특정 집단의 정치적 요구에 떠밀려 실시된 원산지표시제도는 제도 집행에 있어 운영의 유연성과 형평성이 고려될 필요가 있다. 단속에 치우쳐 불필요한 범죄자를 양산하거나 표시제도 자체의 목적을 지나치게 확대 적용하는 일이 없도록 탄력적인 운용이 이루어져야 하며, 적절한 제도상의 수정보완도 검토되어야 할 것이다.
식품표시의 제도적 발전 자체는 소비자의 합리적 선택에 의해 구현되는 이상적인 시장 형태와 조화를 잘 이루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즉 소비자 주권론이 구체화되는 과정으로서 매우 바람직한 것이다.
물론 원산지표시제가 지금 당장 정착되리라고는 보지 않는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 개방에 따른 소비자 불안을 해소하고 나아가 국내 한우시장과 농가의 생산기반을 보호한다는 취지에는 모두 공감하면서도 정작 이를 살리는 데는 불신이 많다. 현실적으로 한계가 있다는 뜻이다. 갑작스러운 단속 확대와 처벌 강화를 못마땅해 하는 것도 같은 맥락으로 당국의 정책추진 의지와는 상당한 거리가 있다. 이는 단속을 하더라도 지금의 인력과 전문성으로는 위반 여부를 가려내기가 쉽지 않은데다 자칫 표적 단속으로 오해될 소지마저 다분해 이래저래 난감한 처지다.
아무튼 원산지표시제를 가벼이 여겨서 안 된다. 가뜩이나 중국산 유제품 멜라민 검출 파문으로 요동을 치고 있는 먹을거리 시장이 안정을 되찾는 데는 최선의 방책이다. 업계의 사정을 모르는 바 아니지만 생산자와 소비자, 판매자 전체의 실익을 위해서도 적극적인 분위기 조성은 필요하다. 업계의 자정노력과 자발적인 동참이 요구된다. 당국도 탁상공론에서 벗어나 실효성 있는 후속 조치로 제도 정착을 앞당겨야 한다. 좀더 확고한 의지를 갖고 지속적인 관리가 되도록 만전을 기해야 한다. N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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