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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한, 유엔 안보리서 ‘천안함 공방전’
南 ‘과학적 조사’로 설득, 北 ‘피해자’ 강변
2010년 06월 29일 (화) 16:27:01 장정미 기자 haiyap@newsmaker.or.kr

천안함 사태에 대한 군(軍)의 대응이 부실 덩어리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감사원의 천안함 감사 결과 늑장 보고 등 보고체계는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고, 심지어 자료 조작 등을 통한 허위 보고까지 이뤄졌다. 감사원은 지난 6월 10일 천안함 침몰 사건에서 군 대응실태 감사 결과를 발표했지만, 여러 부문에서 의문점들이 해소되지 않고 있다. 감사 대상이 주로 초동대처에 대한 것인 데다, 그나마도 군사기밀과 개인신상을 이유로 제한적으로 공개했기 때문이다.
   
▲ 감사원은 지난 6월 10일 천안함 침몰 사건에서 군 대응실태 감사 결과를 발표했지만, 여러 부문에서 의문점들이 해소되지 않고 있다

감사서도 “군사 기밀에 속하기 때문에 밝힐 수 없다”
감사원은 지난 4월20일 김태영 국방부 장관이 군 지휘보고체계 및 초동조치 등에 대해 감사원에 직무감찰을 요청함에 따라 지난 5월 3일 본격적인 감사에 착수했다. 이날 감사원의 중간 발표는 감사 착수 38일만에 이뤄진 것으로 천안함 사태 전반에서 군 위기관리시스템의 난맥상이 드러난 만큼 신속하고 철저한 감사로 국민 불신과 의혹을 해소하는데 초점이 맞춰졌다. 감사원은 국방부와 합동참모본부, 해군작전사령부 및 관련 부대를 대상으로 국방 분야의 감사 경험이 많은 정예요원 29명을 투입, 감사에 착수했다. 감사는 ▲지휘 보고 체계의 적정성 및 정상작동 여부 ▲구조활동 지연 경위 및 구조전력 배치의 적정성 ▲자료 은폐 등 국민적 의혹 사항 규명 등 크게 3가지에 중점을 뒀다. 감사는 당초 예정보다 1주일 연장돼 같은 달 28일까지 총 18일간 이뤄졌다. 감사가 군 인사 문제와 맞물리면서 지난 6월 8일 긴급 감사위원회를 열어 전투준비와 대응조치 등을 제대로 하지 못한 이상의 합참의장 등 주요 지휘부 25명의 명단을 국방부에 통보키로 우선 의결했다. 감사원은 지난 6월 9일 관련자 명단을 포함한 내용을 국방부에 통보했으며 6월 10일 중간 감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날 발표 현장에는 취재기자 100여명이 몰리는 등 천안함 감사 결과에 대한 높은 관심을 입증했다. 이날 발표에서는 해군이 사고 발생 수일 전 북한 잠수정의 특이 동향을 파악했다는 등의 새로운 사실이 드러났다. 북으로 향하는 미확인 물체에 사격을 가한 속초함도 애초에 ‘북한의 신형 반잠수정으로 판단된다’고 보고했다가 상부의 지시로 ‘새떼’로 보고를 변경한 것으로 밝혀졌다. 군은 초기 대응 과정에서부터 초동 대처 지연 등에 따른 비난을 우려, 사고발생 시각을 조작하고 폭발음 청취 등의 내용을 삭제한 채 김태영 장관 등에게 보고했다고 감사원은 밝혔다. 하지만 대부분의 감사 내용은 국가 안보에 저해가 될 수 있다는 이유로 공개되지 않아 국민의 의혹과 불신을 해소하기에는 다소 미흡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이날 발표 뒤 가진 질의응답에서도 감사원 측은 대부분의 질문에 “군사 기밀에 속하기 때문에 밝힐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하지만 이상의 합참 의장을 비롯, 국방부에 징계 등의 조치를 취하는데 참고하도록 통보한 관련자 명단 등 국민적 관심이 쏠린 사항을 밝히지 않은 것은 지나친 것 아니냐는 주장도 제기된다. 이밖에 감사원은 속초함이 미확인 물체를 반잠수정으로 판단한 근거, 미확인 물체를 반잠수정이나 새떼 등으로 결론 내리기 어려운 이유 등에 대해서도 함구했다. 감사원은 ‘유사시 군 지휘보고 체계 정비’와 ‘구조 활동 시스템 보완’ 등 제도 개선 사항과 그 밖의 문제점에 대해서는 전문가 자문 등을 거쳐 개선 방안을 마련, 추후 국방부 등 관계기관에 통보한다는 계획이다. 이 과정에서 이번에 국방부에 통보된 25명 외에 추가 인사 조치 대상자가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에 대해 박시종 행정안보감사국장은 “검토하면서 인사 자료 통보 대상자가 또 나올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 대부분의 감사 내용은 국가 안보에 저해가 될 수 있다는 이유로 공개되지 않아 국민의 의혹과 불신을 해소하기에는 다소 미흡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천안함 진상규명에 군 당국은 비협조
국회의 천안함 진상규명활동에 대한 군당국의 비협조가 도를 넘어서고 있다는 원성이 일고 있다. 국회 천안함진상규명 특위 소속 의원들의 가장 큰 불만중 하나는 극단적인 정보통제.
민주당 천안함진상규명특위 간사인 홍영표 의원실측은 최근 힐러리 클린턴 미국 국무장관이 받아보았다던 400페이지 짜리 합조단 보고서를 제출해달라고 자료요청을 했다가 황당한 답변을 들었다. 주무부처인 국방부 민군합동조사단 총괄계획팀장 명의로 온 답변서에는 “힐러리 국무장관에게 주었다는 400페이지 자료는 합동조사단에서 만들지도 않았고 미국·중국측에 전달한 적도 없다”는 회신이 돌아왔다. 힐러리 클린턴 미국 국무장관은 지난 5월 26일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과 한미 외교장관회담을 마친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400쪽 분량으로 굉장히 철저하고 전문적인 보고서를 받았다”고 밝힌바 있다. 그는 또 “(중국에) 사건과 관련된 아직 알려지지 않은 사실에 관한 정보와 브리핑도 제공했다”며 “한국도 이 같은 자료를 제공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민주당 박지원 원내대표는 이 회견을 근거로 “클린턴 장관이 받아보았다는 400쪽 분량의 보고서가 있다는 소리조차 들은 적이 없다”며 자료 공개를 계속해서 요구해왔다. 국방부 답변이 사실이라면 클린턴 장관은 공식 기자회견에서 거짓말을 한 셈이 된다. 다른 자료들도 마찬가지여서 천안함 특위 관계자는 “지금까지 야당 특위 위원들이 제기한 수백 가지 자료들 중에서 이제서야 한두건씩 도착하고 있다”고 푸념했다. 그나마 도착하는 자료들은 국방부 측과 언성을 높이며 수십차례 전화통화로 싸우다시피 해야 겨우겨우 도착하고 있다는 하소연이다. 특위 위원들은 지난달 평택 제2함대를 방문해 천안함을 직접 둘러보는 기회를 가졌지만 이 자리에서도 전문가나 보좌진의 동행이 금지되면서 조사활동에 제한을 받았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야당 의원들을 중심으로 단순히 진상규명 특위가 아닌 국정조사권을 발동해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천안함 진상규명 특위는 지난 6월 27일 회기가 끝나고 1달 연장 여부를 놓고 여야가 다시 협상에 들어갔다. 군당국의 비협조로 지지부진한 특위를 한 달 더 연장하기 보다는 강제력을 가진 국정조사권 발동이 좀 더 효율적인 진상규명 활동을 보장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 천안함 문제가 안보리에서 우리 정부 기대대로 순탄하게 진행될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러 “천안함 침몰 북한 소행 증거 못 찾아”
러시아 측의 천안함 침몰 사건 조사 결과가 이번 달에 공개될 것이라고 러시아 관영 리아 노보스티 통신이 보도했다. 이 통신에 따르면, 아나톨리 세르듀코프 국방장관은 이날 연방의회(상원)에서 열린 비공개 안보 회의에서 “천안함 침몰 원인에 관한 보고서를 7월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세르듀코프 장관은 “러시아 전문가팀이 한국에서 천안함 잔해와 어뢰 파편을 갖고 돌아왔다”면서 “침몰 원인을 확정하는 데 한 달 정도가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모든 관련 정보를 살피기 전까지 어떤 결론을 내리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강조했다. 또 니콜라이 마카로프 러시아군 총참모장(합참의장)도 “러시아 전문가들은 아직 천안함 침몰 사건과 관련해 정확한 답을 내리지 못했다. 한국에서 가져온 자료를 토대로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고 리아 노보스티는 전했다. 이 같은 러시아 국방장관과 총참모장의 발언은, 러시아 해군 소속 전문가팀이 지난 6월 7일 귀국한 이후 나오고 있는 관련 보도들이 현재로선 신빙성이 약함을 드러내는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앞서 일부 러시아 언론매체들은 군 고위 관계자와 조사에 참가했던 전문가들의 발언이라면서 러시아 조사팀이 천안함 침몰 사건이 북한의 소행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보도했다. 인테르팍스 통신은 “러시아 전문가들이 ‘천안함 침몰이 북한의 소행이라는 증거를 찾지 못하고 돌아왔다’고 밝혔다고 한 군 관계자가 전했다”라면서 “북한 소행이라는 증거는 아직 불충분한 것 같다”고 밝혔다. 일간지 콤소몰스카야 프라브다는 한국을 방문한 한 전문가와 직접 통화를 했다면서 “합동조사단의 결론에 이해가 가지 않는 부분이 많았고 이번 사건이 정치적으로 결론이 날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그러나 전문가팀이 귀국 후 국방부에 조사 활동 내용을 보고하긴 했으나 검증작업 등 러시아군의 종합적인 평가 작업이 끝나기 전까지는 천안함 사건에 대해 러시아가 어떤 결론을 갖고 있다고 말하는 것은 성급하다고 관측통들은 지적했다. 러시아 외무부는 국방부의 조사 결론이 나온 뒤에야 이번 사태에 대한 입장을 정리, 표명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우리 측 외교 소식통은 “현재로선 러시아 측의 최종 판단을 기다리는 상황”이라면서 “우리는 북한의 소행으로 확신하고 러시아에 모든 자료와 증거물을 제공한 만큼 우리가 기대하는 결론이 나올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북한은 6월 8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천안함 사건 논의에 앞서 북한 국방위 검열단의 조사 결과 확인이 먼저 이뤄져야 한다는 내용의 서한을 안보리 의장 앞으로 보냈다.

北 ‘강력한 군사적 대응’ 경고
   
천안함 사건 이후 대북조치 일환으로 취해진 군사분계선(MDL) 일대 대북 심리전 방송을 위한 대형 확성기 설치와 관련, 북한이 16년 만에 ‘서울 불바다’까지 운운해가며 강력한 군사적 대응을 경고했다.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북한 인민군 총참모부는 6월 12일 ‘괴뢰들의 반공화국 심리전 재개에 전 전선에서 전면적 군사적 타격으로 대응할 것이다’라는 제목의 ‘중대포고’를 발표했다. 총참모부는 포고에서 “경고한 대로 전 전선에서 반공화국 심리전 수단을 흔적 없이 청산해버리기 위한 전면적 군사적 타격행동에 진입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포고는 이어 “괴뢰들은 군사분계선 일대의 11개소에서 이미 심리전용 확성기를 설치했다”며 “심리전 재개 시도는 6·15공동선언과 그에 기초해 작성된 북남군사적 합의에 대한 노골적 파기행위로 우리의 존엄과 국가이익을 침해하는 특대형 도발”이라고 비난했다. 또한 “군사적으로 심리전이 전쟁 수행의 기본 작전 형식의 하나라는 점에서 반공화국 심리전 수단 설치는 우리에 대한 직접적 선전포고”라면서 “우리의 군사적 타격은 비례적 원칙에 따른 1대 1 대응이 아니라 서울의 불바다까지 내다본 무자비한 군사적 타격이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북한의 ‘서울 불바다’ 발언은 지난 1994년 제8차 남북실무접촉에서 북한 측 박영수 대표가 했던 것으로, 정부는 이듬해 발간한 국방백서에서 북한을 주적으로 처음 명기한 바 있다. 우리 군당국은 최근 MDL 인근 최전방 지역을 비롯해 서해 북단 등 11곳에 대북 심리전용 확성기 설치를 마쳤다. 이에 북한은 지난5월 24일 인민군 전선중부지구사령관 명의의 ‘공개 경고장’에서 “심리전 수단을 새로 설치할 경우 그것을 없애버리기 위한 직접조준 격파사격이 개시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합동참모본부는 북한군 총참모부의 ‘중대포고’ 발표와 관련해 “MDL 일대의 북한군 특이동향은 포착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그러나 MDL 일대에서 우발적인 충돌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현재 지휘관들은 정위치에 대기하며 대비태세를 강화하고 있다”면서 “확성기 설치공사 때부터 전방부대에 하달된 대북 경계강화 및 북한군 동향 정밀감시 지침이 여전히 유효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다른 관계자는 “북한이 도발할 경우 몇 배로 응징할 준비태세가 갖춰져 있다”면서 “북한군의 도발 징후 여부에 대해 한미 연합전력으로 감시체계를 강화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북한군의 이번 ‘중대포고’는 지난 5월 24일 인민군 전선중부지구사령관 명의의 ‘공개 경고장’의 연장선상으로 주체만 바꿔가며 유사한 내용을 반복하고 있다”며 “포고문에 ‘서울의 불바다’를 언급한 것 등은 수사적인 표현으로 보이지만 포고문의 정확한 의도가 어떤 것인지를 분석 중”이라고 전했다. 이에 앞서 인민군 총참모부는 이 ‘중대포고’를 군 통신선을 통해 대남 전화통지문 형식으로 우리 군에 보내온 것으로 확인됐다. 군 관계자는 “오늘 오전 인민군 총참모부 명의로 전통문이 왔다”며 “그 내용은 중앙통신이 보도한 것과 거의 동일하다”고 전했다. 군당국은 지난 6월 9일 MDL 일대에 심리전 방송 재개를 위한 대북 확성기를 11곳에 설치 완료했다. 북한군은 이와 관련, 5월 24일 1차적으로 인민군 전선중부지구사령관 명의의 ‘공개 경고장’을 내고 “(남한이) 심리전 수단을 새로 설치할 경우 그것을 없애버리기 위한 직접조준 격파사격이 개시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김태영 국방장관은 전날 국회 천안함 침몰사건 진상조사특위에 출석해 확성기를 활용한 대북방송 재개 시기와 관련, “한국과 미국 모두가 유엔 안보리 조치가 끝나고 시작하는 게 좋겠다고 해 홀딩(보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유엔 안보리 무대에 오른 천안함 외교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무대에 오른 천안함 외교전이 갈수록 복잡해지고 있다. 그간 안보리가 매달려 오던 이란 제재결의안 채택이 6월 10일 완료됐다. 지난 6월 4일 안보리에 회부된 천안함 문제가 이제서야 본격적으로 논의의 테이블에 올랐다. 하지만 천안함 문제가 안보리에서 우리 정부 기대대로 순탄하게 진행될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안보리 논의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중국, 러시아의 입장이 아직 분명치 않기 때문이다. 중국은 여전히 부동자세다. 중국 지도부는 가장 높은 대응 수위인 대북 결의안 채택에 강한 거부감을 보이고 있다. 한 단계 아래 수위인 의장성명으로 가더라도 북한을 특정하거나 규탄하는 내용에 동의할 수 없다는 입장에서 변하지 않고 있다. 천영우 외교통상부 제2차관이 6월 8일부터 2박3일간 베이징을 방문해 직접 설득에 나섰지만 뚜렷한 입장변화를 이끌어내지는 못했다. 러시아의 입장도 불분명하다. 다만, 러시아는 천안함 침몰 원인과 관련한 자체조사 결과를 7월 중에 공개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를 두고 러시아가 고도의 외교적인 전술을 벌이고 있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시간을 끌어 외교적 부담을 줄이려는 포석이라는 것이다. 북한도 움직이고 있다. 신선호 유엔 주재 북한대사는 지난 6월 9일 안보리 논의에 앞서 북한 국방위 검열단의 조사결과 확인이 선행돼야 한다는 내용의 서한을 안보리 의장 앞으로 보냈다. 북한 역시 외교적 대응에 본격적으로 나선 것이다. 이런 가운데 안보리는 6월 14일 천안함 사태를 조사한 민·군 합동조사단의 비공개 브리핑을 시작으로 공식적인 논의에 들어갔다. 유엔 대표부 측은 6월 9일 “현재 안보리 의장국인 멕시코의 클로드 헬러 대사가 14일 비공개 브리핑을 갖는 방안을 이사국들과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6월 10일 뉴욕에 도착한 국내 및 국제 전문가 15명은 다음날인 11일까지 브리핑 준비를 마친 뒤 필요할 경우 개별국가를 상대로 사전 설명회를 가졌다. 최우선 관심은 안보리가 천안함 사태와 관련해 어떤 형태의 대북 제재를 도출하는 가에 있다.

참여연대, 안보리 이사국에 천안함 의혹 서한 보내
남북한이 6월 14일(현지시간) 유엔안전보장이사회 15개 회원국 앞에서 천안함 침몰사건을 놓고 외교적 공방을 벌였다. 우리 측 민·군 합동조사단이 이날 오후 3시 뉴욕의 유엔본부에서 천안함 사고 조사 결과를 안보리 이사국에 공개 브리핑하고 나서 곧바로 북한 측도 자신의 입장을 설명했다. 당초 우리 측의 브리핑 일정만 잡혔을 때에는 이번 사건에 대한 북한의 책임을 물으면서 안보리가 강력한 제재를 취해줄 것을 요청하는 형식이 될 것으로 보였지만 북한 측도 설명할 기회를 갖게 됨에 따라 일방적인 규탄 모양새를 취하지는 못했다. 안보리 상임이사국 가운데 중국과 러시아 등은 그동안의 설득에도 우리 측 입장에 대한 지지를 표명하지 않아 남북한의 브리핑 과정에서 이사국들의 편들기 상황이 발생하기도 했다. 우리 측은 물론 미국, 일본 등 동맹국들과 긴밀히 공조하면서 이번 천안함 사건의 책임이 북한에 있다는 점을 그동안 밝혀진 여러 증거를 제시하며 설명했다. 특히 현장에서 발견된 어뢰 후부 추진체에 선명하게 적혀 있는 ‘1번’이라는 글씨와 알루미늄 파편 등 그동안 정부가 ‘스모킹 건(결정적 증거)’으로 내세운 증거들을 공개하면서 천안함 침몰의 원인이 북한의 어뢰공격에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우리 정부는 국제사회의 단호한 대북제재를 목표로 하고 있지만 중국과 러시아의 최근 움직임 등으로 볼 때 이번 브리핑이 북한 옥죄기로만 가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의 경우 여러 차례의 정부 설명에도 불구하고 이번 합조단의 브리핑에 참석하지 않을 것이라는 소문이 나도는 등 천안함 침몰의 원인이 북한이라는 우리쪽 입장에 동조하지 않는 태도를 견지해왔다. 러시아도 자국 조사단이 천안함 선체와 한국 조사단의 보고서를 검토한 결과 천안함 침몰이 북한의 소행이라고 확증할만한 증거를 찾지 못했다고 결론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두 이사국은 또 설령 천안함 침몰의 원인이 북한에 있다고 판단하더라도 북한에 대한 강력한 제재가 최선의 방법이라고 보고 있지도 않다. 북한에 대한 강력한 제재는 반발만 불러와 한반도의 긴장을 고조시킬 뿐으로 바람직한 해법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따라서 이번 합조단의 설명으로 이들의 긍정적인 입장변화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기는 힘든 상황이다. 더욱이 이번에는 북한 측도 자신들의 입장을 설명할 예정이어서 이사국들의 전반적인 분위기를 대북 규탄 및 제재로 몰아가기도 쉽지 않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우리 정부는 이에 따라 조사 결과를 이사국들에게 합리적으로 설명하는 한편 국제사회가 이 같은 폭력적인 만행을 좌시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지적했다. 또 우리 입장을 지지해주는 동맹국들과 이번 천안함 사건의 전략적 해결방안을 숙의해 상황에 걸맞은 대응태세를 유지한다는 계획이다. 한편 그동안 천안함 사태 조사와 관련해 의문이 있다고 주장해온 참여연대가 조사 결과의 문제점을 지적한 문건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의장에게 보냈다. 6월 13일 유엔 안보리 이사국 관계자에 따르면 참여연대는 미 동부시간으로 6월 11일 천안함 조사 결과에 의문이 있다는 내용의 문건을 이메일을 통해 의장국인 멕시코에 보냈다. 참여연대는 20여쪽에 달하는 이 영문 문건에서 “물기둥에 대한 설명에 설득력이 없고 생존자나 사망자의 부상 정도가 어뢰 폭발에 합당한지 설명이 부족하며 절단면에 폭발 흔적으로 볼만한 심각한 손상이 있는지 설명이 없다”고 의문을 제기했다. 또 연어급 잠수정의 실체를 수 일간 추적하지 못했다는 점, 어뢰 발사를 감지하지 못한 점 등 모두 8가지 의문점이 있다고 지적했다. 의장국인 멕시코는 이와 관련, 그동안 안보리 논의에서 NGO가 제기한 자료를 회람한 적이 없다는 점을 들어 이 자료를 이사국들에 회람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참여연대는 이 자료를 의장국 뿐 아니라 15개 안보리 이사국 모두에 보낸 것으로 알려져 이사국들은 모두 참여연대의 주장 내용을 알고 있을 것으로 짐작된다. 특히 중국과 러시아 등은 아직 우리 정부의 천안함 조사 결과에 대해 별다른 지지 입장을 보이지 않고 있는 상태여서 이번 문건이 이사국들의 논의과정에서 일부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참여연대는 그동안 “천안함 사태 조사 결과 발표에서 어뢰에 의한 공격이자 북한 잠수정 침투에 의한 공격임을 입증하는 증거가 부족하다”고 지적해왔다. N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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