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바이오산업에서 물질과 공정의 표준에 대한 요구가 급증하고 있다. 예를 들어, 의약품과 식품의 생산에서 품질관리가 필요하고, 치료법과 한약제제 등의 표준화가 필요하다. 음식산업에서도 이제는 맛과 위생상태가 일관되도록 제조부터 유통 및 소비까지 전 과정에서 품질관리의 표준화가 필요하다. 

황인상 기자 his@

생명과학, 생명공학 등의 연구에서 세포와 생체물질을 측정 분석함에 있어서도 과거보다 더 높은 정밀도와 정확성이 요구되고 있어서, 국내에서 카이스트(KAIST)와 한국표준과학연구원(표준연)이 협력하여 생명표준 분야의 전문인력 양성을 선도하기 시작하였다.

카이스트 생명과학과 생명표준전공 박사학위 배출

▲ 강창원 카이스트 석좌교수

생명과학 분야 측정표준 전문가 양성을 목표로 하는 카이스트 ‘생명표준전공’(Biostandards Program, 전공주임 강창원) 대학원과정에서 금년 여름에 첫 박사학위 졸업자가 나온다. 생명표준전공이 카이스트 생명과학과에 작년 2014년에 개설되어 표준연과 공동 운영되기 시작하면서 생명과학과 석박사통합과정 재학생 5명이 생명표준전공에 복수전공으로 편입된 후 그 중 원종훈 학생이 금년 2015년 5월에 박사학위 논문심사를 통과하여 8월에 이학박사(PhD) 학위를 받게 되었다.

생명표준전공은 국가과학기술연구회의 학연공동연구센터(Degree & Research Center, DRC) 지원사업의 일환으로 정부의 지원을 받아 카이스트 생명과학과 석박사통합과정에 설치된 교육 및 공동연구 프로그램으로서 생명과학 분야의 측정표준을 연구하고 확립하는 최고 전문가 생명과학자를 양성하는 것을 목표로 카이스트 생명과학과의 강창원(생명표준전공주임), 조경옥, 강석조, 송지준 교수 등과 표준연의 이진환(학연공동연구센터장), 양인철, 이지연, 배영경 박사 등이 생명과학 측정표준의 공동연구와 교육에 참여하고 있다.

이번 여름에 박사학위를 취득하는 원종훈(2009년 입학, 지도교수 조경옥-배영경) 국비장학생은 초파리 눈의 발생에 관한 연구로 최근 국제학술지에 논문을 발표하였고, 이어서 초파리 세포신호전달에 관한 연구를 수행하여, 멀리 떨어져 있는 세포들이 서로 신호를 주고받을 수 있는 것은 신호전달단백질 Wnt가 단백질분해효소 Sona에 의해 잘려져서 이동할 수 있게 되기 때문이라는 것을 최초로 규명하여 국제학술지에 또 한 편의 논문을 발표할 예정이다.

현재 생명표준전공에서는 이 외에 국비장학생으로서 Mandy Orkhon Tsogtbaatar(몽골 국적, 2008년 입학, 지도교수 조경옥-배영경) 학생이 세포사멸, 이예진(2010년 입학, 지도교수 송지준-이진환) 학생이 단백질 결합구조, 이우린(2010년 입학, 지도교수 강창원-이진환) 학생이 발암신호전달, 박은별(2012년 입학, 지도교수 강석조-이진환) 학생이 핵산인식 면역에 관한 연구를 수행하고 있으며, 금년 가을학기 신입생으로 송재창(2015년 입학, 지도교수 강석조-이지연) 학생이 합격하여 앞으로 줄기세포 면역에 관한 연구를 수행할 예정이다.

강창원 카이스트 생명과학과 석좌교수는 “카이스트 생명과학과의 대학원 교과과정에 생학실험표준(Bioassay Standards)이라는 교과목을 신설하여 학생들에게 연구실험의 표준 개념을 전문적으로 심도있게 가르치기 시작한다”고 하면서 “생물분야 품질관리나 표준화가 전 세계적으로 거의 없는 상황이어서 생명표준 분야 전문가의 양성이 시급하다”고 덧붙였다.

표준연 세포역동성 학연공동연구센터 현판식 개최
카이스트 생명과학과의 생명표준전공 프로그램 운영을 재정적으로 지원하는 주체는 표준연의 세포역동성 학연공동연구센터(센터장 이진환)로서 국가과학기술연구회가 작년에 선정하여 지원하기 시작하였다. 금년 2015년 3월 11일에 표준연에서 국가과학기술연구회의 윤석진 융합연구본부장과 김형하 융합협력사업부장, 표준연의 신용현 원장, 박현민 부원장과 김숙경 삶의질측정표준본부장, 카이스트의 이희윤 연구부총장, 김정회 생명과학기술대학장과 임대식 생명과학과장 등 고위 관계자들과 세포역동성 DRC 참여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현판식이 거행되었다.

카이스트의 생명과학 전문가와 표준연의 표준과학 전문가가 함께 참여하여 공동으로 운영하는 세포역동성 DRC의 발족 과정을 보면, 융합연구 공동프로그램 개발의 모범적 사례를 볼 수 있다. 지역 연구기관과의 공동연구와 창업클러스터 조성을 위해 카이스트에서 추진하는 RED&B (Research Education Development & Business) 사업으로 강창원 석좌교수가 표준연 이진환 책임연구원과 함께 수행한 공동연구가 동료 과학자들을 포함하며 확대 발전되어 국가과학기술연구회의 DRC사업에 선정되기에 이른 것이다. 작은 규모의 공동연구가 중간 규모의 융합연구로 발전하였고 앞으로 큰 규모의 집단연구로 발전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되었다.

이에 강창원 석좌교수는 세포역동성 DRC의 특징으로 “대부분의 공동연구가 각자의 연구를 단순히 합치는 것에 그치는 반면에, 우리는 두 기관이 물리적으로 매우 가까이 있기 때문에 양 기관의 기기 및 시설을 실질적으로 공유함으로써 각 전문분야에 대한 실제적 이해가 가능하며, 참여 연구자들의 밀접하고 잦은 교류를 통하여 공동융합연구의 장점을 극대화할 수 있다”고 설명하였다. NM

▲ 생명표준전공 DRC 워크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