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통계청 발표에서 8월 소비자물가는 1년 전보다 2% 올랐다. 이는 41개월 만에 가장 낮은 소비자물가 상승률이다.

박민희 기자 mhpark@

전년 동월비는 서비스, 공업제품, 농축수산물 및 전기·가스·수도가 모두 상승하여 전체 2% 상승했다. 가격 변동성이 높은 식료품 및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물가지수도 2.1% 상승해 21년 11월(1.9%) 이후 최저치를 기록하며 물가 안정 기조가 보이는 듯하다.

하지만 추석을 앞두고 오뚜기· 대상 등 식품업계에서 가격 인상이 잇달아 이루어지고, 이미 오를 때로 오른 장바구니 물가로 시민들은 물가 하락을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 특히, 소비가 늘어나는 추석 성수기를 앞두고 가격 인상이 이어지고 있어 소비자의 걱정이 커지고 있다. 

가격 인상 품목을 보면 ▷오뚜기는 순후추(50g) 4,845원 -> 5,560원, 토마토케첩(300g) 1,980원 -> 2,100원, 3분카레와 참기름 등 제품 가격을 최대 15% 인상했다. ▷대상(주)은 종가맛김치(50g) 1,000원 -> 1,100원, 종가맛김치(80g) 1,500원 -> 1,600원 등 편의점 판매 중심 가격인상에 나섰다. ▷CJ제일제당에서는 가정간편식(HMR) ‘햇반컵반’을 기존 백미에서 잡곡밥으로 리뉴얼하면서 편의점 판매 가격을 조정해 이달 1일부터 4800원에서 600원(14.3%) 인상한 5400원에 판매한다.

CJ제일제당의 올 상반기 누적 매출은 14조4546억원, 영업이익은 7595억원으로 작년보다 매출은 1.1%성장했고, 특히 영업이익은 27.1% 성장해 수익성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서 가격인상을 단행하였고, 기존제품에서 새롭게 출시한 제품으로 리뉴얼하면서 가격을 큰 폭으로 올려 소비자 지적이 일고 있다.

하반기에는 식료품가격 인상에 더해 공공요금 인상 가능성이 있어 또 다른 불안요소로 작동하고 있다.

서울시는 지난해 10월 지하철 기본요금을 1250원에서 1400원으로 인상했고 올 하반기 추가 150원 인상할 계획이었지만 현재 실행 여부를 저울질 하고 있고, 15년째 가격 동결하고 있으면서 적자가 계속되고 있는 공공자전거 ‘따르릉’의 요금 인상도 검토 중이다.

경기도는 전체 31개 시·군 중 12곳이 상수도요금을, 14곳이 하수도요금을 인상했다. 총선 이후 미뤄왔던 전기·가스요금의 인상 압박도 더욱 커질 전망으로 전기·가스요금 인상 여부는 늦으면 올해 4분기에 공공요금 인상 변수 요인으로 볼 수 있다.

한편 제품 가격 인상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가격인하를 단행한 기업들이 있어서 주목받고 있다. 지난 3∼4월 국제 밀 가격 하락에 따라 삼양사·대한제분·CJ제일제당이 소비자 판매용 밀가루 가격을 인하한 바 있고, 롯데웰푸드·에스피씨(SPC)·해태제과도 일부 제품 가격을 내린 바 있다.

최근에는 국내 대표 제과 업체 해태와 오리온도 정부의 물가 안정화 기조에 발맞추면서 추석 명절 소비자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가격을 내리기로 했다. 해태제과는 오는 9일부터 계란과자, 칼로리바란스, 사루비아 등 비스킷 3종 가격을 평균 6.7% 내리기로 했고, 오리온은 10년 넘게 가격을 올리지 않은 22개 브랜드 중 고래밥, 초코송이, 오징어땅콩, 마이구미, 촉촉한초코칩 등 주요 제품을 할인 판매한다. N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