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체의 시계를 되돌려 노화를 역행하는 것, ‘항노화’(Anti-aging)다. 학계에선 이 같은 항노화에 대해 ‘노화 과정을 지연·예방하거나 노화현상을 역전시키는 것’으로, 산업계에선 ‘노화로 인한 신체 기능의 저하나 노화 관련 질병을 조기 탐지·예방 및 관리·치료하는 모든 것’으로 정의한다.

차성경 기자 biblecar@

항노화 치료제는 글로벌 고령화 현상에 따른 노인성 질환 발생률 증가로 크게 주목받는 신흥 생태계로, 노화의 근본 원인을 줄이거나 ‘역노화’(Reversing)에 초점을 맞춘 새 의학 분야다. 국가생명공학정책연구센터에 따르면 전 세계 항노화 치료제 시장은 2023년 6억8000만 달러(약 9000억 원)에서 2031년 24억7000만 달러(약 3조2700억 원) 규모까지 성장하는 등 시장 가치는 긍정적으로 평가되고 있다.

노화 및 관련 질환 조절하는 바이오의약품 개발에 총력
조경아 (주)메디스팬 대표의 행보가 화제다. 현재 전남대학교 의과대학 생화학실 교수를 역임하고 있는 조경아 대표는 항노화 바이오 벤처기업 메디스팬을 창업, 2020년부터 인력양성, 산학공동연구개발, 기술이전 등 다양한 산학협력 사업을 수행해 왔다. 
조경아 (주)메디스팬 대표는 “해외 학회에서 연구 결과를 소개한 일이 계기가 돼 해외 바이오 회사로의 기술이전 제안을 받게 됐지만, 안타깝게도 그 당시에는 이전할 정도의 물질도 아닐뿐더러 보유한 특허도 없어 무산됐다”며 “이후 해외에서의 관심과 타깃의 효능에 확신을 갖고 이를 약물로 개발하기 위한 도전을 시작했다”고 전했다. 이어 “기술 조사를 통해 가장 우위한 물질을 도출하고 특허를 확보하면서 창업 준비를 위한 다양한 컨설팅을 진행했다”며 “그러던 중 국내 투자 유치 제안을 받아 2020년 메디스팬을 설립했다”고 말했다.

▲ 조경아 대표

현재 면역을 타깃으로 노화 및 관련 질환을 조절하는 바이오의약품을 개발하고 있는 이곳은 판교에 본사와 연구소를 두고 약물 개발, 생산 등의 업무를 진행하고 있으며 대학에 소재하는 기업부설연구소에서는 주로 비임상 효능 및 기전 연구를 진행 중이다. 특히 노화 면역 활성을 극대화할 수 있는 신규 후보물질 발굴을 통해 노화를 억제하고, 노인성 질환을 치료할 수 있는 혁신 신약 개발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최근에는 톨유사수용체5(TLR5)를 자극하는 마이크로바이옴 유래 플라젤린 개량체 ‘MSP-102’를 개발, TLR5의 노화 역전, 면역 활성, 대사 조절 등의 효능을 증명하는 성과도 거두었다.

조경아 대표는 “TLR5는 면역 활성화 물질로, 세균 편모의 단위 단백질 ‘플라젤린’에 의해 활성화된다”면서 “인간 나이 60세 이상의 노령 쥐를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 톨유사수용체5(TLR5)를 자극하는 플라젤린의 면역 자극이 수명 연장과 다양한 노화 관련 질병 치료에 효과적임을 확인했다”면서 고 부연했다. 메디스팬은 TLR5의 점막 면역 활성을 통해 다양한 면역 반응이 유도돼 조직 내 축적된 염증이 억제되고, 조직 재생을 유도함으로써 다양한 항노화 효과를 유도할 수 있음을 파악했다. 이는 탈모, 백내장, 골다공증, 흉선 기능 퇴화 등 다양한 노화 증상의 개선 효과와 함께 폐 섬유화증을 비롯한 호흡기 질환에서도 유의미한 효과를 유도할 수 있음을 입증한 것이다. 이에 메디스팬의 ‘점막면역 TLR5 활성화를 통한 건강수명 조절’ 연구 논문이 국제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에 게재되는 성과도 거두었다.

우수한 기술력 인정받아 대규모 다각적 개발 프로그램에 참여
지난 8월, 메디스팬은 ‘2024 산학협력 우수기업’으로 선정돼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으로부터 인증서를 받았다. 이에 메디스팬은 앞으로 여신금리 인하, 각종 수수료 할인, 정부부처 사업 신청시 가점 부여 등의 우대 혜택을 받게 됐다. 그간 팁스(TIPS), 국가 연구 개발 사업, 글로벌 백신 사업 등 다양한 지원 사업을 수주했던 메디스팬은 아기 유니콘 기업으로 선정된 바 있다. 또 78억 원 규모의 프리 시리즈 A 투자 유치 성과를 달성한 것은 물론 투자 유치 후 파이프라인 확장 및 빠른 임상 진입을 통한 개발을 가속화하고 있으며, 현재는 후속 개발을 위한 투자 유치를 준비 중이다. 현재 전남대와 공동연구성과를 활용한 특허 공동 출원 등 대학 연구 역량을 활용하는 데에도 앞장서 온 메디스팬은 약물의 우위성을 확보해 글로벌 파트너들과의 협력을 진행하고 있으며, 해외 정부기관과의 공동 연구를 통해 물질의 중요성과 우위성을 입증했고, 대규모 다각적 개발 프로그램에 초대되고 있다.

실제로 최근 개발에 성공한 MSP-102가 미국 국립 알레르기 전염병 연구소(NIAID)의 ‘면역증강제 데이터베이스’에 정식 등록되는 쾌거도 거두었다. 이를 바탕으로 NIAID가 주관하는 대규모 백신, 암, 알레르기 등에 적용하기 위한 면역증강제 공동 개발에 국내 유일 기관으로 참여하고 있다. 메디스팬은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MSP-306’의 대사질환 치료 효과를 기반으로 비GLP-1 계열의 새로운 모델로 비만, 간 섬유화를 타깃으로 하는 약물 개발에도 힘을 쏟고 있는 중이다. 조경아 대표는 “메디스팬이 개발하는 약물은 최근 급속도로 확장되고 있는 고령사회를 대비하는 시장을 타깃으로 삼고 있어 큰 관심을 받고 있다”며 “메디스팬의 주요 기술은 해외에서 이미 개발하고 있는 유사 기술이 아닌 독자적 기술로 혁신 신약으로서 가능성을 확보하고 있다”고 자부했다. 이어 “스타트-업 기술개발에 있어 대학의 연구 역량과 인재 양성의 중요성을 더욱 체감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기술 고도화를 위해 산학협력을 적극적으로 추진해 나가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N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