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을 위해 태어난 예술은 태양의 뜨거운 빛과 행성을 끌어당기는 듯한 구심력을 갖고 있다. 이런 우주의 힘 같은 예술이 심장에 닿을 때 얼어붙은 마음의 문이 열리는 신기한 마법 같은 기적이 일어나는 것을 우리는 너무나 잘 알고 있다.

차성경 기자 biblecar@

예술이란 살아가는 방식이다. 감정이 몰입되고 힘들 때 삶을 살아내는 것이다. 또한 삶에 도움을 주고 자아를 발견하게 하며 계속 새롭게 나가는 것이기도 하다. 또한 환경이나 시대 흐름, 사회 현상에서 보고 느끼고 경험한 것들을 인문학적 지식 습득을 통해 내면적인 생각과 가치 판단으로 개개인의 본질을 성찰하고 자유롭게 표현하는 것이다.

▲ 허숙이 작가

빛의 화학적 재해석 통해 색채에 대한 강박관념 떨쳐
“나는 자연에서 조형의 원리들을 추상한다. 아직도 더 아름답고 더 아름다운 빛을 못 본 것이 더 안타까움에 끝없는 자연의 먼 곳에 눈을 둔다.” 주목받는 작가 허숙이는 실경을 바탕으로 하는 사생의 세계에 몰입해 온 화가다. 40여 년 간 실사 작업에 몰두해 온 허숙이 작가는 작품의 색감을 감싸고 있는 자연과 그에 따르는 자연현상이며, 구상 같은 추상 이 내면을 통한 비구상 속에 구상을 표현, 객관과 주관의 경계가 있을까 하는 생각으로 오로지 색채들의 언어로만 담아낸다. 그렇게 산란하는 빛의 다양한 색채 속에서, 자연의 상태 속에서 물질의 상호작용으로 시시각각 변하는 빛의 화학적 재해석을 통해 색채에 대한 강박관념을 떨쳐 내면서 어두운 면과 밝은 면을 자유롭게 구성하며 내면의 조형을 화학적 채색으로 표현하는 허숙이작가는 자연의 느낌과 사물에서 드러나는 미묘한 떨림과 그 조화를 바탕으로 한 구상적 표현을 선보인다.

그의 손끝에서 탄생한 작품들은 세상의 여러 가지 복잡하고 어지러운 단면을 초극하고 제작한 것들로, 시인 서정주의 감성을 불러오는 서(西)에서 오는 바람과 이를 영접하는 산내들의 초목, 중첩적 의미의 갈바람은 황금들판의 곡식들과 과실을 갈무리함과 아울러 가을 갈대의 브라운을 타고 종료되는 계절의 마무리를 아우른다. 특히 그가 mixed media on canvas 작업으로 선보인 <one line>은 자연에서 조형 원리를 터득하고 화리(畵理)를 터득하면 이론에 크게 얽매일 필요는 없다는 생각에 작품에 집중한다. 그의 작품은 우리들의 멈춤 없는 삶의 각기 다르기에 작품 속 표현처럼 인간이 가진 강렬한 에너지로 <one line>작품에서 한줄기의 희망의 끈을 놓지 않는 것으로 보여주려 한다. 각자 가지고 있는 꿈이 다르기에 율동에서 보여주는 환희적 몸놀림으로 화려한 자연의 색채 안에서 희망의 춤은 처절해 보일수도 있겠다. 이에 대해 허숙이 작가는 “설령 저 끈이 끊어져서 짧아지더라도 다시 또 거기에 집착을 보이며 열 번에 실패를 두려워하기 보다는 저 끝에 희망을 가지고 우리는 살아가고 있는 것을 작품에 표현했다”면서 “앞으로의 작품에 우리 인간 삶의 그들만의 몸의 언어로 끈을 놓지 않고 있는 강한 집념 모습을 보여주는 작품을 그려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 One line 71_ 65.2×53.0 _mixed media on canvas_2024.

외로운 현대인들에게 마지막 휴식처가 되다
걸러지지 않은 채 소박하고 차분한 뉘앙스를 띠며 담백하고 명상적으로 표현하는 작품을 통해 진솔한 이야기를 전달하고 있는 작가 허숙이. 그의 작품은 오늘날 수천 년간 자연의 순리를 간직해온 숲을 통해 빠른 변화에 적응하느라 지친 사람들, 관계단절로 외로운 현대인들에게 마지막 휴식처가 되어왔다. 중심 통로는 없을지라도, 어딘가로 연결되는 자연의 미로가 존재함을 확신하고, 자연의 색채는 세상을 받아들일 때, 이렇게 살아야 한다는 상황과 심경, 심상을 내적 체험으로 조형화하는 그는 작품 속에 인간의 욕심과 자만을 보여주지 않으려 노력하며 자연의 강렬한 색채를 캔버스에 옮겨놓음으로 보는 이들로 하여금 마음 속 치유가 일어나길 기대한다.

이에 대해 허 작가는 “흘러가는 세월 속에서 육체와 정신은 낡고 닳아 가지만 그 모습 그대로의 관심과 애정으로도 삶을 긍정적으로 회복할 수 있다고 믿는다”면서 “그것이 내가 만드는 캔버스 안의 서정적 세계에 오늘도 빠져들고 있는 이유이며 내가 살아가는 또 다른 삶의 이야기다”고 피력했다. 한편 백석예대학교 회화를 전공한 허숙이 작가는 지금까지 초대전 및 개인전 20회 이상과 단체전 다수 가졌으며 Frace Drouot Formation 수료했고 뉴욕 아트페어(뉴욕엑스포), 루브르 아트페어(프랑스 루브르박물관), 퀼른 아트페어(독일 퀼른), 앙데팡당전(그랑팔레 파리), 광저우 아트페어(국제컨벤션), 서울 아트페어, 부산 아트페어, 대구 아트페어 등 국내외 유수의 아트페어에 참여하며 역량을 발휘하고 있다.  대한미술대전 제30, 36회 특선 및 입선 외 다수의 수상 경력을 보유한 허 작가는 현재 한국미협, 서울미협, 상록회, ADAGP(글로벌저작권자보호협회)에서 활동 중이다. NM

▲ One line 72_ 116.7×91.0 _mixed media on canvas_20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