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인은 누구나 크고 작은 스트레스에 시달린다. 자본주의 시장 경제가 세계화되면서 세계는 일등만이 잘 사는 힘든 시대가 되었다. 세계 최고 또한 경쟁자를 압도하기 위해 치열하게 노력하지 않으면 언제 밀려날지 알 수 없는 불안 속에 산다.

차성경 기자 biblecar@

치열한 경쟁사회에서 살아남기 위해 부단히 노력해야 하는 현대인들은 스트레스와 번아웃에 시달릴 수밖에 없다. 지치고 힘든 삶 속에서 나를 비롯해 누군가를 돌아볼 여유를 찾아볼 수 없는 것은 어쩌면 너무나도 당연해 보인다.

자비와 사랑을 베푸는 실천으로 도를 행하다
“종교인은 헌신 봉사하는 삶을 살다가 갈 뿐이며 모두 함께 더불어 세상은 누구라도 혼자서 살 수 없는 곳이다. 함께 더불어 살아갈 때 비로소 그 의미를 찾고 행복해질 수 있다.” 수안사와 보현사의 주지 묘담 스님의 행보가 재조명되고 있다. 수안사와 보현사에 몸담고 있는 묘담 스님은 근성 큰스님의 뒤를 이어 서울 도봉구에서 40여 년 넘게 남몰래 부처님의 자비를 베풀고 있는 인물이다. 묘담 스님은 수안사에서 호밀 등 좋은 식재료로 만든 ‘자비애빵’으로 사랑과 나눔을 실천하는데 총력을 기울여 왔다. 묘담 스님은 달동네에서 근성 큰스님과 함께 수안사를 일으켜 세울 때부터 빵 봉사를 시작했다. 20년 전부터 지역의 빵 공장, 빵 가게에서 남은 빵을 가져와 불우한 이웃들에게 선사했던 묘담 스님은 지난 2020년 사찰에 오븐을 마련하고 직접 빵을 굽기 시작했다.

▲ 묘담 스님

묘담 스님은 “글로써 부처님의 가르침을 배우는 것도 중요하지만, 부처님의 삶을 따라서 사는 것 또한 해탈과 열반을 향해 가는 길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며 “부처님의 말씀 따라 자비와 사랑을 베푸는 실천으로 도를 행하고자 한다”고 취지를 밝혔다. 묘담 스님이 처음 봉사를 시작할 때만 해도 수안사는 주말에만 잠시 빵을 구워 나눴지만 5년이 지난 지금은 매일 빵을 구워 나눔을 하고 있다. 묘담 스님은 “서울대역 노숙자 급식소에서 시작된 빵 나눔은 이제 혜명복지원, 장애인종합복지센터, 효림복지센터를 거쳐 20여 곳으로 늘어났다”면서 “빵 굽는 시간은 사랑과 자비를 준비하는 시간이기에 이 빵이 다 구워지고, 많은 이들에게 나누는 시간이 오면 그 자체로 감사하고 행복하다”고 덧붙였다.

현재 수안사에서는 자비애빵 나눔 외에도 관내의 중고등학생들에게 제빵 체험기회도 제공한다. 이에 대해 묘담 스님은 “아직 한창 어리기만 한 아이들이 제 손으로 빵을 만들며 기뻐하고, 그 즐거움을 친구들과 함께하는 모습을 볼 때마다 얼마나 기특하고 대견한지 모른다”며 “자비와 사랑도 이렇게 배움으로써 물드는 것”이라고 취지를 밝혔다. 이어 “제게 있어 빵은 부처님의 말씀을 전하는 경전이자 이웃들에게 전하는 자비의 마음, 그 자체”라면서 “부처님의 말씀이 계시는 곳이면 어디든지 따끈하고 달콤한 빵을 선사하고 싶다”고 전했다.

인간과 동물, 자연이 함께 어우러진 청정 도량을 만들다
경기도 포천에는 묘담 스님이 관리하는 또 다른 사찰 보현사가 있다. 1957년에 근성 큰스님이 만드셨던 그 모습 그대로 보존되어 있는 보현사는 문명의 이기에 물들지 않는 자연의 숲과 푸른 산, 마음으로 늘 그리던 자연이 살아 숨 쉬고 있는 청정지대의 사찰이다. 모르는 사람들은 방치된 절로 볼 수 있을 정도로 만큼 덩굴이 우거진 숲속에 자리하고 있는 보현사는  자연의 이치를 따르며 모든 생명체가 함께 어우러지는 세상을 꿈꾸는 묘담 스님의 철학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지난 2021년부터 관리하는 사람 없이 무인사찰로 운영되고 있는 이곳에서 묘담 스님은 겨울마다 야생동물들에게 먹이를 주고 유기견 봉사활동 및 일 년에 한번 동물들을 위한 천도제를 지내는 등 생태계 보호에 앞장서는 자연도량을 실천해왔다. 묘담 스님은 “자연을 있는 그대로 두면 조금 불편할 수 있지만 자연이 우리에게 좋은 것을 주는 게 더 많다”면서 “보현사는 야생동물들이 쉬어 갈 수 있는 쉼터와 같은 절이다. 인간과 동물, 자연이 함께 어우러진 청정 도량을 조성하기 위해 흔한 잡초조차도 쉽게 뽑지 않는다”고 부연했다. 이어 “보현사는 인간과 야생동물, 토종 풀에 이르기까지 먹이사슬 최하위부터 최상위가 함께하기를 바란다”며 “앞으로 보현사를 미래 지구 생태 친환경 보존지역으로 만들어 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N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