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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 이후 국민의 힘, 정상화에 시동 걸어
내홍 수습 및 전당대회 준비에 화력 집중 필요성 높아져
2024년 06월 06일 (목) 12:07:37 장정미 기자 haiyap@newsmaker.or.kr

4·10 총선이 끝난 지 두 달째다. 참패 후폭풍에 휩싸였던 국민의힘은 지도체제를 정비하며 정상화에 시동을 거는 모습이다. 당은 그사이 전당대회 준비를 총괄할 비상대책위원장과 거대 야당에 맞설 22대 국회 첫 원내 사령탑을 선출했다.

장정미 기자 haiyap@

하지만 당 일부에선 녹취록까지 등장하는 등 총선 패배 책임론을 두고 분열하는 양상이다. 당 안팎에선 내홍을 빠르게 수습하고 당대표 규칙 개정 등 전당대회 준비에 화력을 집중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민의힘, 추경호 의원 새 원내대표로 선출
지난 4월10일 실시된 22대 총선에서 국민의힘은 집권여당으로는 1987년 민주화 체제 이후 최소 의석을 얻는 데 그쳤다. 참패 충격에 빠졌던 당은 지난 5월2일 총선 19일 만에 황우여 비대위원장 임명 절차를 완료했다. 다시 일주일이 흐른 5월9일에는 대구·경북(TK) 3선 추경호 의원을 새 원내대표로 선출했다. 국민의힘의 상황은 ‘투 톱’의 어깨를 무겁게 짓누르고 있다. 황 비대위원장의 핵심 과제는 현재 당원투표 100%인 전당대회 룰 변경 여부를 결정하는 작업이 될 것으로 보인다. 추 신임 원내대표와 발맞춰 총선 패배 책임론, 차기 권력 당내 갈등을 조정해야 하는 어려운 역할도 해야 한다. 추 신임 원내대표가 합동 토론회에서 “사즉생의 각오로 이 자리에 섰다”고 언급한 것처럼 처한 여건이 녹록지 않다. 범야권이 추진하는 ‘특검 정국’에 대응해야 하고 22대 국회 전반기원 구성 협상도 큰 난제다.

민주당은 법제사법위원회와 운영위원회 위원장직을 모두 확보하겠다며 벼르고 있다. 총선 패배의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된 수직적 당정 관계도 재정립해야 한다. 그는 전날 홍철호 대통령실 정무수석을 만나 “당의 목소리를 가감 없이 진솔하게 전달하겠다”고 말했다. 황 비대위원장과 추 원내대표가 비대위원을 선정해 비대위가 정식으로 출범하면 전당대회 시기와 방식 등을 결정할 예정이다. 낙선자들과 의원들도 현시점에서 가장 집중해야 할 과제는 전당대회 룰 개정과 지도체제 개편이라고 입을 모았다. 험지에 출마한 3040세대들이 주축이 된 모임 첫목회의 회원은 “다음 전당대회를 통해서 뽑히는 새 지도부가 당의 쇄신과 개혁을 주도해야 한다”며 “그러려면 전당대회 규칙에 민심을 반영해 국민 여론조사 비중을 0%에서 50%로 대폭 높이고, 집단지도체제로 개편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 험지에 출마했던 한 인사도 “지금 비대위원장은 사실상 전대 준비위원장”이라며 “황 위원장이 전대 룰을 어떻게 손댈지, 얼마나 잘 해낼지가 비대위의 성격과 성과를 판가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당을 정상화하고 쇄신 움직임을 보여주기 위해서는 한시가 급하지만, 이 와중에 친윤계의 내부 갈등도 계속 이어지고 있다. 배현진 의원이 친윤 핵심 이철규 의원과의 통화록을 공개하며 “반성이 없으니 어찌할 도리가 없다”고 비판한 데 이어 박정훈 당선인도 비판 대열에 가세했다. 박 당선인은 전날 페이스북에 이 의원을 겨냥해 “분을 넘는 욕심은 남도 힘들게 하지만 자신도 무너뜨리는 법”이라고 비판했다.

앞서 이 의원은 SBS라디오에서 “내 원내대표 출마를 공개적으로 반대한 당선인 중에 전화로는 출마를 권유했던 사람이 있다”며 “엉뚱한 사람이 이야기하듯 말씀하니 당혹스럽기 그지없었다”고 밝힌 바 있다. 원외에서는 홍준표 대구시장이 한동훈 전 비대위원장을 연일 저격하고 있다. 홍 시장은 페이스북에서 “한동훈이 문재인 지시로 우리를 궤멸시킨 국정농단 사건의 참상을 나는 지금도 잊지 않고 있다”면서 “윤석열 대통령은 부득이하게 받아들여 모시고 있지만 한동훈은 용서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의원들 간에 공개 설전에 당 안팎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수도권에 출마했던 한 인사는 “너무너무 보기 흉하다”면서 “총선 패배 후 내분이 있으면 안 되는 상황인데, 같은 당 구성원으로서 정말 죄송하고 송구스럽고 창피하다”고 했다. 이준한 인천대 교수는 “지금 독설가들이 판을 친다면 당을 정비하는 데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다”면서 “새 지도부가 의원들에게 언행 주의령을 내리고 당 전열을 정비하며, 21대 국회를 마무리하고 새 국회를 잘 준비하라는 메시지를 분명히 줘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신임 원내대표는 원만하게 당을 수습하고, 여야 관계를 회복하며 용산 대통령실과의 위상을 재정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동훈 전 비대위원장 재등판설 가시화
4·10 총선 참패 한 달여 만에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의 재등판설이 점화되고 있다. 선거 패배에 대한 책임을 지고 물러났지만, 좀처럼 꺾일 기미를 보이지 않는 지지층과 당원들의 지지세 영향으로 풀이된다. 한 전 위원장 팬덤은 총선 전보다 오히려 3배 이상으로 늘며 탄탄한 지지세력으로 자리 잡았다. 지난 5월 뉴시스가 11일 여론조사 전문 기관 에이스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8~9일 이틀간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국민의힘 차기 당대표 적합도 조사에서 유승민 전 의원이 28%, 한동훈 전 비대위원장이 26%를 기록하며 오차범위 ±3.1%p 내에서 접전을 벌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의힘 지지층에선 한 전 위원장에 대한 지지가 더욱 압도적이다. 전체 응답자 중 자신을 국민의힘 지지층이라고 밝힌 사람들만을 대상으로 후보별 적합도를 분석한 결과, 한 전 위원장이 48%를 기록했다. 총선 패배 후 칩거에 들어갔던 한 전 위원장은 최근 여권 인사들과 대면 접촉하면서 사실상 물밑 행보를 재개했단 분석을 낳았다.

한 전 위원장은 지난 4월16일 비대위원들과 만찬을 했고, 지난 5월3일엔 비서실장이었던 김형동 의원, 사무처 당직자 20여명과 저녁을 함께했다. 반면 5월19일 대통령실의 오찬 초청은 건강상의 이유로 거절하며 윤 대통령과 거리를 두는 모습을 보였다. 한 전 위원장은 전당대회 출마 의사를 밝힌 적이 없지만 그의 행보에 대한 관심은 식을 줄 모른다. 한 전 위원장은 지난 5월11일 서울 서초구 양재도서관에서 골전도 이어폰을 낀 채 책을 보는 모습이 포착돼 화제가 됐다. 그가 착용한 의상이나 신발 등도 화제가 되면 판매량이 껑충 뛰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회원 수 5만명을 돌파하며 규모를 키워나가는 한 전 위원장의 팬덤은 당원 가입 독려 캠페인을 벌이는 등 한 전 위원장의 당대표 출마를 대비하고 있다. 네이버 팬카페 ‘위드후니’는 총선 전 1만8000여명이었던 회원 수가 이날까지 5만8000여명으로 세 배 이상 증가했다. 팬카페 위드후니에는 “위원장님을 지켜드리려면 우선 책임당원이 돼 권리를 행사할 수 있어야 한다”며 국민의힘 당원 가입을 독려하는 게시글이 ‘필독’ 글로 게시됐다. 국민의힘 당헌·당규상 당비를 3개월 이상 납부해서 책임당원이 돼야 당대표 등을 뽑는 전당대회 선거권이 생긴다. 위드후니는 한 전 위원장에 대한 총선 책임론 및 여권 내 대선주자들의 견제에도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지난 5월3일 시작된 총선백서 TF의 패인 분석 설문조사에 한 전 위원장이 선거 운동 당시 내세운 ‘이·조(이재명·조국) 심판론’이나 한동훈 원톱 선대위 체제의 실효성을 묻는 말이 포함된 것과 관련해 지지자들은 “한동훈 책임론으로 몰아가려는 의도적인 작태”라는 비판글을 잇따라 올렸다. 조정훈 총선백서 TF 위원장과 최근 한 전 위원장을 견제하고 나선 홍준표 대구시장 등을 지적하는 글도 다수 올라왔다. 당내에선 대중적 인지도도 있고 팬덤을 갖춘 한 전 위원장이 당대표 선거에 뛰어들면 당심과 민심 모두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할 거란 관측이 제기된다. 이미 108석이라는 총선 참패 결과에 비해 당 안팎에선 한동훈 책임론이 옅은 상태였다. 이번 총선 참패의 가장 큰 원인이 용산발 리스크로 꼽히면서 “한동훈이 총선 국면에서 바꿀 수 있는 게 많지 않았다”는 분위기가 감지됐다. 게다가 최근 영수회담 추진 과정에서 비선 라인을 통해 ‘총리 추천 제안설’이 있었다는 보도 이후 당원들의 분노는 윤 대통령에게 집중되고 있다. 당원 게시판에는 ‘충격이다. (윤 대통령은) 진짜 보수 궤멸자다. 지금 탈당하라’는 글들이 올라왔다. 총선 국면에서 대통령실과 갈등을 노출한 한 전 위원장에 대해선 “한동훈으로 단결해야 한다”는 게시글들이 올라왔다. 한 국민의힘 다선 의원은 “전당대회 룰을 현행 당원투표 100%로 하든, 일반 국민 여론조사 비율을 30~50%로 늘리든 한 전 위원장이 압도적인 지지를 받을 것”이라며 “영수회담 후일담에 대한 보도 이후 당원 게시판에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비판이 쏟아짐과 동시에 한 전 위원장에 대한 옹호글도 속출하지 않았냐. 당심이 한동훈에 우호적”이라고 말했다.

당권 둘러싼 본격적인 논의에 불 붙어
지난 5월13일, 국민의힘이 총선 참패 32일 만에 차기 전당대회를 준비할 새 지도부를 꾸리면서 당권을 둘러싼 본격적인 논의에 불이 붙을 전망이다.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을 비롯해 나경원·안철수·유승민·윤상현·원희룡 등 차기 당권 주자들은 자의든 타의든 정치권에서 끊임 없이 거론되고 있다. 당은 이날 오후 2시 제16차 상임전국위원회를 열고 인선 작업을 마친 ‘황우여 비대위’의 임명안을 공식 의결했다. 상임전국위 의결을 거쳐 비대위가 공식 출범하면 차기 전당대회 준비를 위한 논의가 본격적으로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비대위는 전당대회 개최 시기와 룰 등을 정하는 ‘관리형’ 성격이 강하다. 당초 6월 예정됐던 전당대회가 7~8월로 미뤄진 상황에서 개최 공고부터 실제 개최까지 통상 45~50일 소요됐던 점을 고려하면 이달 말 공고가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 이런 가운데 전당대회 개최 시기에 따라 등판할 당권 주자들이 달라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와 여권 인사들은 촉각을 곤두세우는 분위기다.

특히 잠행 중에도 각종 여론조사에서 차기 당권 선호도 1~2위 상위권을 차지한 한 전 위원장의 출마 여부와 최근 근황에 대해 이목이 쏠리고 있다. 한 전 위원장은 비공개로 총선 기간 함께한 비대위 인사들과 당직자 등을 만난 데 이어 최근 양재도서관과 도곡동 자택 인근에서 시민 목격담이 전해지는 등 ‘정중동 행보’를 보이고 있다. 또 다른 당권주자인 나경원 당선인과 안철수 의원은 연금 개혁과 같은 현안에 적극적으로 입장을 내며 목소리를 전하고 있다. 나 당선인은 최근 주형환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을 만나 저출산과 인구 위기 대응 방안에 대해 논의하기도 했다. 안 의원은 지난주 의료계 포럼에 참석해 의료 개혁에 관한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수도권 5선 고지에 오른 윤상현 의원도 현안 관련 기자회견과 함께 총선 이후 계속해서 참패 원인을 분석하고 대응 방안을 마련하는 세미나를 여는 등 독자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원외 당권주자인 유승민 전 의원은 최근 일본 라인야후의 네이버 지분 매각 압박에 대한 정부의 대응을 지적하는 한편 총선 참패 원인으로 꼽히는 수직적 당정관계를 비판하며 연일 정부·여당에 쓴소리를 이어가고 있다. 총선에서 낙선한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은 이후에도 계속 인천 계양을에 머물며 지역 활동에 매진하고 있다. 현재 ‘당원 투표 100%’인 전당대회 규칙의 개정 여부도 판을 흔들 중요한 변수로 떠오를 전망이다. 당에선 전대 룰을 그대로 유지하자는 쪽과 이를 당원 대 일반 국민 7 대 3, 나아가 5 대 5까지 개정해야 한다는 의견이 맞붙고 있다.

특히 원외 인사인 유 전 의원은 최근 언론에 당원 100%인 현재의 전대 룰에 대해 ‘전대 룰이 진짜 엿장수 마음대로였다’는 취지의 불만을 표하며 출마 여부를 고심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또 다른 당권 주자들도 전대 룰에 따라 유불리가 달라질 수 있는 만큼 출마를 결심하기 전에 룰 개정 여부를 먼저 예의주시하겠다는 입장이다. 한편 최근 차기 당권주자 적합도에 대한 한 여론조사에선 한 전 위원장과 유 전 의원이 선전한 결과가 나왔다. 여론조사업체 에이스리서치가 뉴시스의 의뢰로 지난 5월8~9일 이틀간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차기 당 대표 적합도를 물은 결과(휴대전화 가상번호 100%를 무작위로 추출한 ARS 방식, 표본 오차는 95% 신뢰수준 ±3.1%p, 응답률 1.5%), 유 전 의원과 한 전 위원장이 각각 28%, 26%로 1, 2위를 앞다퉜다. 이어 나 당선인이 9%, 원 전 장관과 안 의원이 7%, 윤 의원이 3% 순이었다. 또 다른 후보인 권성동 의원은 2%를 기록했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쇄신 통해 전당대회 성공적으로 개최 의지 밝혀
지난 5월13일, 국민의힘은 첫 비상대책위원회의를 열고 쇄신을 통해 전당대회를 성공적으로 개최하겠다고 입을 모았다. 전대 개최 시기와 선출 방식에 대해서도 본격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황우여 비대위원장은 이날 중앙당사에서 열린 회의에서 “국민들께선 우리 당이 하루빨리 환골탈태하는 쇄신을 하기를 바라고 계신다”면서 “우리당이 급히 정상화해 전당대회를 성공적으로 개최하고 당원과 국민 기대에 부응하는 새로운 당대표를 선출해 국민께 보여야 한다”고 말했다. 추경호 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비록 이번 비대위가 한시적인 지도부라 하지만, 우리에게 맡겨진 과제의 무게는 가볍지 않다”면서 “우리 결정 하나하나가 쇄신 의지를 보여주는 가늠자가 될 것”이라고 했다. 당 지도부는 친윤(친윤석열)계 꼬리표를 의식한 듯 전당대회를 통해 쇄신 의지를 보여주겠다고 강조했다.

엄태영 비대위원은 “이번 비대위는 총선에서 국민께서 주신 회초리의 의미를 되새기면서 신뢰를 다시 받을 수 있도록 거듭나기 위한 첫 번째 움직임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전대 룰, 개최 시점과 관련해 많은 관심이 있는 것 같다. 가장 중요한 것은 여러 의견을 청취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양한 의견을 경청해서 합리적 방안이 도출될 수 있도록 심사숙고하겠다”고 덧붙였다. 김용태 비대위원도 “차기 당대표를 선출하는 전당대회에서 당이 국민을 향해 열려있음을 보여주는 것이 매우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국민의힘이 당의 열정과 개방성이 어우러져 국민을 향해 열려 있는 당으로 거듭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원외 당협위원장 대표로 이 자리를 맡았다고 언급한 전주혜 비대위원도 “이번 총선에서 국민께서 주신 성적표는 국민의힘에 뼈아픈 회초리이자 마지막 동아줄 같은 절대적 명령”이라면서 "여러 이야기가 있지만, 먼저 경선 룰과 관련해서 원외 당협위원들은 이미 황우여 위원장께 의견을 전달한 바 있다. 조속히 경선 룰을 국민 눈높이에 맞게 개정하고 거기에 맞춰서 조속하게 당대표를 선출하는 절차가 뒤따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총선 백서’ 두고 친윤계와 친한계의 신경전 격화
최근 국민의힘은 총선 백서에 담길 내용을 두고 친윤계와 친한계의 신경전이 점점 격화되는 모습이다. 전당대회 경선 방식을 둘러싼 당내 이견이 있지만, 아직 논의는 시작도 못 했다. 지난 5월19일 정치권에 따르면 친한계 의원들 사이에서는 총선백서 특별위원회의 활동에 대한 불만이 나온다. 현재 특위에서는 총선 참패의 원인을 따져보고 있는데, ‘한동훈 책임론’을 백서에 실어야 한다는 주장이 당 안팎에서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특위가 실시한 설문조사에는 이·조 심판론과 한동훈 원톱 체제의 실효성에 관한 문항이 담기기도 했다. 이에 당 내부에서 조정훈 국민의힘 총선백서특별위원회 위원장의 사퇴론과 백서 무용론이 대두되고 있다. 조 위원장의 중립성 논란에 따른 것이다. 조 위원장은 한동훈 전 비대위원장의 총선 참패 책임론을 제기하면서 전당대회 출마하겠다고 밝혀 중립성을 훼손하고 있다는 비판에 직면했다. 그러자 조 위원장은 전대 불출마를 선언하며 수습에 나섰지만 친한과 비윤계는 조 위원장 사퇴를 압박하고 있다. 특히 조 위원장은 더불어민주당과 연대해 비례대표 의원에 당선된 뒤 대선 과정을 거치면서 여당에 입당해 기회주의자라는 비판도 받았다.

지난 5월21일 정치권에 따르면 친한계와 비윤계는 조 위원장에 대한 사퇴 요구와 백서 무용론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조해진 의원은 전날 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에서 “논란을 불식시키지 못한다면 책임을 져야 될 사람은 책임지고, 제대로 된 백서가 나오는 데 걸림돌이 제거되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신지호 전 의원도 같은 날 라디오 정치시그널에 나와 “총선백서는 정치적 수명을 다했다. 당 내부로부터 불신임을 당했다”며 “백서가 아니고 누구에게 책임을 추궁하고 따지고 정치적 의도를 가진 흑서가 돼버렸다”고 지적했다. 반면 친윤계에서는 한 전 위원장의 전당대회 출마를 견제하면서 동시에 조 위원장을 옹호하는 기류가 읽힌다. 친윤계인 유상범 의원은 이날 오전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한 전 위원장의 전당대회 출마설에 대해 “대권을 노린다면 좀 더 신중한 것이 맞지 않겠나”라고 언급했다. 조 의원의 사퇴론에 관해서는 “충분히 오해 소지가 있는 말들을 하면서 마치 백서를 발간하면서 자기 정치를 하는 것처럼 비춰진 부분이 있는데, 그 부분은 자제하면서 진행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친윤 성향인 성일종 사무총장도 같은 날 라디오 전격시사에 나와 “조 위원장은 상당히 합리적인 분이고 아주 정무적 감각이 좋은 분”이라며 “잘 정리 해낼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런 가운데 총선백서특위 내부에서는 백서 발표 시기를 두고 이견이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전날 당 상임고문단 오찬에서 백서 발행 시기를 전당대회 이후로 미루자는 주장이 나왔고, 이후 특위는 화상으로 긴급회의를 열어 관련 논의를 했다. 이 회의에서 조 위원장은 백서 발간 시기에 대한 위원들의 의견을 모았다고 한다. 또한 당 지도부와도 관련 논의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 비상대책위원회 고위관계자는 “총선백서 발표 시기 결정에 개입하지 않을 것”이라며 “특위에서 독자적으로 결정할 일”이라고 전했다. 조 위원장은 조만간 발표 시기에 대한 결론을 내릴 것으로 예상된다. 총선백서를 둘러싼 친윤계와 친한계의 신경전도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한동훈 책임론’을 두고 의견 차이를 좁히기가 쉽지 않은 탓이다. 특히, 이·조 심판론과 한동훈 원톱 체제 등이 총선 패인으로 부각되면, 이는 한 전 위원장의 정치권 복귀에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N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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