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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년 만에 의과대학 증원 확정
대교협, 내년도 입학전형 시행계획 변경 사항 승인
2024년 06월 06일 (목) 11:56:11 장정미 기자 haiyap@newsmaker.or.kr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가 내년도 대학입학전형 시행계획을 심의·승인하면서 27년 만의 의과대학 증원이 확정됐다. 하지만 의료계는 대법원 재항고 심리, 일부 대학 학칙 개정안 부결 등을 이유로 들며 증원 추진을 보류해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장정미 기자 haiyap@

지난 5월24일, 대교협은 서울 중구 콘퍼런스하우스 달개비에서 올해 제2차 대입전형위원회를 열어 전국 39개 의과대학 모집인원을 포함한 2025학년도 대학입학전형 시행계획 변경사항을 원안대로 승인했다.

2025년 의대 모집인원 1509명 늘어난 4567명 확정
의학전문대학원인 차의과대를 포함하면 내년 의대 모집인원은 4567명으로, 전년보다 1509명이 늘어나게 된다. 의대 정원이 늘어난 것은 1998년 이후 27년 만이다. 5월24일 열린 회의에서 위원들은 대입전형 시행계획 변경사항을 만장일치로 승인했다. 대입전형위원회 위원장인 오덕성 우송대 총장은 이날 기자들에게 “교육부에서 결정한 정원 조정 계획에 대해서 어떻게 (입학)사정을 시행할지 입학전형 방법에 대해서 논의한 것”이라며 “지역인재전형, 또 가급적이면 융통성 있게 학생들을 뽑을 수 있는 방법 중심으로 각 대학에서 올라온 안건에 대해서 전원 찬성하고 동의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정부는 현재 3058명인 의대 정원을 5058명으로, 총 2000명가량 증원하겠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의료계의 반발로 내년도 대학 입시에 한해 증원분의 50~100%를 자율모집할 수 있도록 했다. 이에 대학들은 올해 입시에서 증원분 2000명 중 1509명만 모집하기로 결정하고, 지난해에 이미 발표한 내년도 대입전형 시행계획에 의대 증원분을 반영한 변경사항을 대교협에 제출했다. 교육부와 대교협은 각 대학의 정시·수시모집 비율, 지역인재전형 선발 비율 등 세부적인 내용을 5월30일 발표하기로 했다.

각 대학은 5월31일까지 이를 반영한 수시 모집요강을 홈페이지에 공개할 계획이다. 의대 증원 절차가 사실상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지만, 의료계는 여전히 반발하고 있다. 이날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전의교협)은 ‘대법원장님, 대법관님들께 드리는 요청’이라는 입장문을 내고 대법원에 “정부가 대법원 최종 결정 전까지 증원 시행 계획과 입시 요강 발표를 보류하도록 소송지휘권을 발동해달라”고 요구했다. 앞서 정부는 국민 70% 이상이 의대 정원 2천명 증원에 찬성한다는 내용의 설문 결과를 공개한 바 있다. 지난 5월16일, 문화체육관광부는 5월14∼15일 여론조사 전문기관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전국 18세 이상 남녀 1천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의대 증원 방안 관련 국민인식조사’ 결과(신뢰수준 95% 최대 허용 표집오차 ±3.1%p)를 공개했다. 설문 결과에 따르면 정원 2천명 확대가 필요하다는 응답자는 72.4%(매우 필요하다 26.1% + 필요한 편이다 46.3%)에 달했다. 연령대별로 보면 60대 이상에서 ‘필요하다’는 응답이 78.2%로 가장 높았다. 그다음으로 50대(72.1%), 40대(70.1%), 20대(68.3%), 30대(67.8%) 등의 순이었다. 응답자를 소득 수준으로 나눴을 때 400∼600만원(73.1%), 600만원 이상(78.2%)에서 상대적으로 찬성 비율이 높았다. 아울러 이념성향으로는 보수에서 ‘필요하다’는 응답이 82.1%로 가장 높았고, 중도(70.9%), 진보(68.3%)에서도 70% 가까이 증원 필요성에 찬성했다. 의대 교수 집단행동에 대해서는 ‘공감하지 않는다’는 응답이 78.7%를 차지했다. 교수 집단행동에 ‘공감하지 않는다’는 응답은 모든 연령대에서 70% 이상을 웃돌았는데, 60대 이상에서는 84.8%로 특히 높았다.

특히 정부의 의료개혁특별위원회에 의료계가 참여하지 않는 것에 대해서도 ‘공감하지 않는다’는 응답이 71.8%나 됐다. 의료계의 ‘의대 증원 원점 재검토’ 주장에 대해서는 ‘동의하지 않는다’는 응답이 57.8%, ‘동의한다’는 응답이 36.7%였다. 집단으로 사직한 전공의를 대상으로 한 면허정지 처분에 대해서는 ‘법과 원칙에 따라 면허정지 처분을 해야 한다’는 응답이 55.7%에 달했다. 전공의 면허정지 처분에 동의한 응답률은 20대(68.3%)에서 가장 높았다. 30대(55.7%)와 40대(54.2%). 60대(55.4%)에서는 절반을 조금 넘는 수준이었고, 50대(47.2%)는 절반을 밑돌았다. ‘면허정지 처분을 중지하고 대화를 통해 설득해 나가야 한다’는 응답은 38.9%였다. 정부의 2025학년도 대학입시 의대 정원 50∼100% 자율 모집 조치에 대해서는 '잘한 결정이다'라는 평가가 51.4%로 가까스로 절반을 넘었다. 응답자들은 보건의료 분야 위기의 심각성을 묻자 87.3%가 ‘심각하다’고 답했다. 다만 비상진료 상황과 관련한 정부 대응에 대해서는 65.3%가 ‘잘못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서울고법, 의대증원 집행정지 항고심 기각 
정부의 의과대학 입학정원 증원 처분에 대한 집행정지 항고심에서도 재판부가 의대생 측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항고심 재판부는 의대생 측의 손해보다 정부의 의료개혁 정책을 옹호할 필요가 있다고 판시했다. 지난 5월16일, 서울고법 행정7부(부장판사 구회근)는 전공의, 의대생, 수험생 등 18명이 보건복지부와 교육부 장관을 상대로 “입학정원 증원 처분 등을 취소해달라”고 낸 소송의 집행정지 항고심에서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 법원이 정부의 손을 들어주면서 올해 의대 증원이 현실화 될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1심 재판부들은 그간 의대교수협의회, 대한전공의협의회, 전공의, 의대생, 수험생 등 다양한 신청인들 내세운 집행정지 신청을 줄줄이 각하해 왔다. 이들이 의대 증원 처분의 직접적인 당사자가 아니라는 이유였다. 2심 재판부도 “교수의 ‘교육을 할 권리’가 인정될 수 있는지 의문이고, 전공의는 2025년도 신입생들과 함께 교육받을 일이 없으며, 의대 준비생은 의대 입학이 확정된 것도 아니다”며 이들의 신청은 인정하지 않았다. 그러나 신청인 중 ‘의대생’들에게는 집행정지를 신청할 자격이 있다고 봤다.

의대 증원과 관련된 논란이 불거진 소송전에서 당사자 적격이 인정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다. 재판부는 “헌법, 교육기본법, 고등교육법, 고등교육법 시행령, 대학 설립·운영 규정 등 관련 법령 등은 의대생들의 학습권을 보장하고 있다”며 “증원 처분으로 인해 의대생들이 ‘기존 교육시설에 대한 참여 기회’가 실질적으로 봉쇄돼 동등한 교육을 받을 권리를 제한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인정했다. 재판부는 또 “만일 앞으로 의대생들이 과다하게 충원되어 의대 교육이 부실화되고 파행을 겪을 경우 의대생 신청인들에게 손해가 발생할 우려가 있고, 이는 회복하기 어려운 성질이므로 예방하기 위한 긴급한 필요가 있다고 보인다”며 집행정지 요건인 ‘긴급한 필요성’도 인정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결과적으로 의대생들의 집행정지 신청을 기각했다.

의대 증원 처분의 집행이 정지될 경우 공공복리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재판부는 “현재 우리나라는 의료의 질 자체는 우수하지만, 필요한 곳에 의사의 적절한 수급이 이루어지지 않아 필수 의료·지역의료가 상당한 어려움에 처해 있다”며 “이러한 상황을 단지 현재의 의사 인력을 재배치하는 것만으로 쉽게 해결할 수 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어 “결국 구체적인 규모나 속도의 문제는 별론으로 하고, 적어도 필수의료·지역의료의 회복·개선을 위한 기초 내지 전제로서 의대 정원을 증원할 필요성 자체는 부정하기 어려워 보인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지난 정부에서도 의대 정원 증원을 추진했으나 번번이 무산되었는데, 비록 일부 미비하거나 부적절한 상황이 엿보이기는 하나 현 정부는 의대 정원 확대를 위하여 일정 수준의 연구와 조사, 논의를 지속해 이 사건 처분에 이르게 됐고, 현재의 증원 규모가 다소 과하다면 향후 얼마든지 조정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사건 처분의 집행을 정지하는 것은 필수 의료·지역의료 회복 등을 위한 필수적 전제인 의대 정원 증원에 막대한 지장을 초래할 우려가 있어 보인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의대생 신청인들의 학습권 침해 등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를 예방하기 위한 긴급한 필요성은 인정할 수 있으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사건 처분의 집행을 정지하는 것은 의대 증원을 통한 의료 개혁이라는 공공복리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고, 전자를 일부 희생하더라도 후자를 옹호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기각 이유를 밝혔다. 서울고법 관계자는 이번 결정에 대해 “집행정지 신청 시 제3자의 ‘법률상 보호되는 이익’을 비교적 넓게 인정했다”며 “다만 집행을 정지할 경우 의료 개혁이라는 공공복리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어서 집행정지 신청을 기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의대협, 교육부의 공개대화 제안 사실상 거부
교육부가 항고심 법원의 의과대학 증원 집행정지 기각·각하 결정 이후 집단행동 중인 의대생 단체에게 공개 대화를 다시 제안했다. 내년도 의대 모집인원 결정 절차가 마무리 수순이라고 보고 의대생들을 향한 유화 메시지를 거듭 내고 있다. 이에 의대생 단체는 증원 백지화 등 8대 요구안을 최소한 수용하지 않고 있다며 사실상 거부 뜻을 밝혔다. 지난 5월21일 교육부는 40개 의대 학생 단체인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의대협)에 대화를 공식 제안한다고 밝혔다. 3월11일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대화를 제의한 이후 두 달여 만이다. 당시 이 부총리의 대화 제안에도 의대협은 응하지 않았다. 교육부는 "지난 3월과 마찬가지로 의대협 측이 공식 연락처를 제공하지 않은 상태여서 불가피하게 언론을 통해 대화를 제안하고 답신을 요청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전화번호와 메일주소를 함께 공개했다. 만약 의대협이 대화에 응할 경우 교육부는 대화 시기와 주제, 대화 자리 공개 여부와 참여 규모 등에 대해 “학생들과 의사를 조율해 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교육부가 전날 기준으로 집계한 결과 의대 전체 40곳 중 37곳에서 수업을 재개했지만 학생들의 출석률은 여전히 저조한 상황으로 집단 유급 우려가 여전하다.

대학들은 집중이수제나 유연학기제 등을 활용해 학사일정을 조정하고 학칙을 개정해 특례를 부여하는 등 유급을 막기 위한 ‘탄력적 학사운영 방안’을 마련했다. 각 대학들은 본과 4학년의 임상실습 필수 시수 부족 우려 등을 고려해 올해 의사 국가시험 일정 연기를 건의했으며 교육부는 보건복지부에 이를 전달했다. 이런 대책을 두고 일각에서 특혜 논란도 제기됐으나 교육부는 복귀를 적극 지원하겠다며 의대생들이 집단행동을 멈추고 복귀해 의견을 개진해 달라고 밝혔다. 교육부는 “정부와 대학이 함께 학생 복귀를 적극 지원하고 있는 지금 학생들이 수업에 복귀하지 않는다면, 향후 의과대학의 전반적인 교육 및 수련 여건 악화 등으로 학생들의 수강에 제약이 있을 수 있다”고 했다. 이 부총리는 “의학교육 선진화의 중심에 우리 의료계의 미래인 학생들이 있어야 한다”며 “정부는 주제, 방식 등을 한정하지 않고 열린 마음으로 학생들의 의견을 듣겠다”고 밝혔다. 이 부총리는 이날 오후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가진 출입기자단 간담회에서도 “장관과 실·국장들이 배석해 정부 정책에 대해 소상히 설명해주면 많은 오해가 풀릴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거듭 대화를 요청했다. 그는 “최악의 경우 1학년 학생(예과 1학년)이 두 배가 되는 것이다. 6년차(본과 4학년)는 의사 국가시험 문제(가 있다)”며 “어떤 피해가 가는지 (대학 측이) 일대일 면담을 할 때 정확히 알려주고 피해를 입지 않도록 (수업 복귀를) 설득하고 있다”고 거듭 밝혔다. 그러나 대화 제안에 의대협 측이 부정적인 입장을 밝히면서 양측의 입장은 쉽게 좁혀지지 않고 있다.

의대협은 교육부 대화 요청에 대한 입장을 보내 “교육부는 대화를 요구하기에 앞서, 학생과 대학에 강압적으로 휴학계 승인을 막고 학사일정을 무리하게 조정할 것을 요구해 학습권과 자유를 침해한 사실을 인정하고 사과하시기 바란다”고 했다. 의대협은 “학생들은 이미 지난 3월24일 대정부 요구안으로써 입장을 밝힌 바 있다”며 “요구안에 대한 최소한의 수용도 없는 상황에서 학생들에게 대화를 요구하는 정부에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의대협의 대정부 8대 요구안은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 및 의대 증원 정책 전면 백지화 ▲정부의 사과 ▲휴학계에 대한 공권력 남용 철회 등을 담고 있다. 이런 내용에 대한 진정성 있는 자세를 보이지 않는 만큼 정부의 대화 요청이 적절치 않다는 입장으로 전해졌다.

내년 신규 전문의 배출에 차질 불가피 전망
의대 증원으로 촉발된 의정 갈등으로 전공의들이 병원을 떠난 지 4개월째 접어들면서 의료 공백이 장기화하고 있는 가운데, 이대로 가다간 내년 신규 전문의 배출에도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5월21일 정부와 의료계에 따르면 서울의 주요 대형병원 ‘빅5 병원’(서울대·서울아산·삼성서울·세브란스·서울성모병원)의 전임의 계약률은 70%를 넘었다. 반면 1만 명 이상의 전공의 가운데 복귀한 전공의는 600여 명에 그쳤다. 보건복지부 통계를 보면 지난 2월 말 기준으로 국내 수련병원 221곳에 근무하는 전공의(인턴·레지던트)는 1만3000여 명이다. ‘빅5’ 전공의는 총 2745명으로, 전체 전공의(약 1만3000명)의 21%에 달한다. 또 ‘빅5’ 병원만 놓고 보면 전체 의사 중 전공의가 약 40%를 차지한다. 대학병원들은 고질적인 저수가 체계에서 수익을 창출하기 위해 전문의 대신 전공의의 최저임금 수준(시간당 1만2000원)의 값싼 노동력에 의존해왔다.

국내 의료 수가(국민건강보험공단이 의료기관에 지급하는 의료서비스의 대가)는 원가의 70~80% 수준으로, 원가도 보전받지 못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전공의들은 수술·입원·응급실 환자 등을 돌보며 주당 80시간 이상 근무해왔다. 개인별로 차이는 있지만 전공의(레지던트 3~4년차)들이 내년에 전문의 자격을 따려면 병원을 떠난 지 3개월 내인 5월 20일 전후(19일 사직의 경우 복귀 시한 20일)까지 복귀해야 한다. 미복귀 기간이 3개월을 넘어가면 전공의들은 올해 수련 일수를 채울 수 없게 돼 연내 돌아올 이유가 없어진다. 전문의 수련 규정에 따라 추가 수련을 받아야 하는 기간이 3개월을 초과하면 전문의 자격 취득 시기가 1년 지연되서다. 전공의들은 의대 1500명 증원 추진의 과학적 근거가 없어 납득하기 어렵고, 만성화된 저수가와 의료소송 부담을 낮추지 않으면 필수의료 기피 문제를 해소하기 어렵다고 보고 있다.

전공의들이 복귀하지 않게 되면 당장 내년에 전문의 2900명 가량이 배출되지 못한다. 특히 국민의 생명과 직결되는 필수의료는 직격탄을 맞게 된다. 전국의 4년차 레지던트(총 2910명) 중 필수 의료 분야 레지던트 수는 전체의 48%(1385명)를 차지하고 있다. ‘빅5’ 병원의 A 교수는 “전공의들이 돌아올 생각이 없다”면서 “설령 돌아온다고 해도 피부과·성형외과 등의 전공의로, 전체의 절반 가량을 차지하는 소아청소년과·외과 등 필수의료 전공의는 복귀하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지방의 한 대학병원 B 교수는 “필수의료 전공의는 일정 규모 이상 돌아와야 당직 시스템이 운영되고 업무 로드를 분산시킬 수 있다”면서 “일부만 돌아올 경우 이들마저도 시간이 흐르면 피로가 누적돼 이탈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전의교협, 사법부에 의대 증원 집행정지 판단 촉구
40개 의과대학 교수들이 모인 단체인 전국의과대학 교수협의회(전의교협)가 사법부를 향해 의대 증원·배분 처분 효력 집행정지 신청사건의 판단을 5월 말일까지 내려달라고 호소했다. 또 법원의 최종 판결이 나오기까지 대입시행계획 승인 등 관련 절차를 중단해줄 것을 정부에 촉구했다. 앞서 전의교협은 지난 5월20일 성명서를 내고 “1만 3천여 명의 의대생이 신청한 항고심 재판부와 대법원의 결정이 내려지기 전까지는 내년도 의대 정원 증원이 아직 일단락된 것은 아니다”라며 “5월 31일에 발표해도 되는 모집요강 발표를 서두르지 않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법원 결정 직후 재항고한 의료계는 여전히 이 같은 증원 강행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전의교협은 “혹시라도 수험생과 학부모가 겪을 수 있는 혼란이 없게 하려면 대교협과 각 대학은 2025학년도 대입전형 시행계획 변경내용을 승인하고, 모집요강을 발표하는 것을 법원의 최종 결정 이후에 진행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것은 법치국가에서 필요한 당연한 기다림”이라며 우선 대입 관련 절차 진행을 멈춰 달라고 요청했다.

전의교협은 “교육부, 의대정원 증원은 각 대학의 학칙 개정과정이 선행된 이후 대교협에 신청되어야 한다”며 학칙 개정은 교무위원회 의결, 대학평의원회, 교수회 등의 심의를 차례로 거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학칙개정 과정에서 (의대) 증원이 부결되거나, 학칙개정이 진행되지 않은 대학의 증원은 법과 원칙에 위배된다”며 이러한 과정 없이 학칙 개정이 완료된 학교들은 지금이라도 사전 절차를 밟아야 한다고 밝혔다. 서울고등법원장과 대법원장을 향해서는 각 법원에 걸려 있는 사건들의 심리를 속행할 것을 촉구했다. 전의교협은 “의대생들이 제기한 대법원 사건 1건과 서울고법 행정가처분 사건 3건, 서울고법 민사가처분사건 8건을 다음 주 금요일인 31일까지 결정해 달라”고 말했다. 또한 “지난 16일, 서울고법 재판부 기각 결정 사건의 모든 재판자료를 이미 제출했고 3개월간 진행된 이 사건의 쟁점은 언론을 통해서도 잘 알고 계실 것”이라며 “사건을 검토하고 결정할 시간은 충분하다”고 부연했다. 이들은 의대생들이 서울고법에 제기한 즉시항고 3건을 담당한 재판부(행정 4-1부·행정 8-1부)에 의대 교수 등 2만 742명의 서명을 받은 탄원서도 이날 제출했다. 전의교협 등은 해당 탄원서에서 의대 증원에 따른 손실이 정부가 이를 통해 달성하고자 하는 순기능보다 훨씬 크다는 주장을 거듭 내세웠다.

이들은 “현재의 의대 정원에서 50% 또는 66%를 한 번에 늘리는 급격한 증원은 현재 및 가까운 미래의 교육여건으로는 의대 재학생들에 미치는 손해가 매우 크다”며 “반면, 의대정원 증원이 없다 해도 정부의 필수의료 및 지방의료 개선을 위한 의료개혁을 제대로 추진한다면 공공의 복리를 저하시킬 우려가 없다”고 적었다. 아울러 “의학교육의 측면에서는 ‘10% 이상 증원’은 과도한 규모”라며 "현재의 교육여건(교사·교원·교육기본시설 및 지원시설 등)상 도저히 수용될 수 없으며, 이는 고등교육법을 명백히 위반한 증원“이라고 주장했다. 또 지금보다 의사 수가 많아져도 늘어난 인원이 지역·필수의료로 유입될 거라는 기대(‘낙수효과’)는 하기 어렵다며, 즉시 시행 가능한 대책으로 ▲필수의료 분야의 법적 안전망 강화 ▲의료전달체계 정비 ▲수련환경 개선을 내세웠다. 의대 2천 명 증원 시 2035년 ‘14조 이상’의 요양급여 증가가 예상된다는 예측도 덧붙였다. N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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