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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득세법 개정안 국회본회의 처리
연말정산 후속대책 우선처리에 여야 공감대 형성
2015년 06월 08일 (월) 00:38:42 장정미 기자 haiyap@newsmaker.or.kr

여야는 이른바 ‘연말 재정산’을 위한 소득세법 개정안을 지난 5월12일 국회 본회의에서 처리키로 합의했다. 연초 연말정산 파동을 겪으면서 봉급생활자들의 공분을 샀던 터라 연말정산 후속대책을 우선 처리하는데 여야의 공감대가 형성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장정미 기자 haiyap@

정부도 지난 5월 말 급여일에 맞춰 추가환급을 하기 위해 국회의 조속한 처리를 요청하고, 애초 소득세법 신고 기간을 한 달 연장해 6월30일까지 종합소득세 신고 접수를 받기로 했다. 국회 기재위를 통과한 소득세법 개정안은 ‘13월의 세금폭탄’ 논란을 잠재우기 위해 마련됐다. 여야는 이날 연말정산 파동 후속대책으로 마련된 소득세법 개정안의 처리가 가장 시급하다는데 공감을 나타냈다.

정부, 연말정산 소급적용 결정까지 불과 3일
정부가 이른바 ‘13월의 세금폭탄’ 괴담을 잠재우기 위해 내놓은 연말정산 보완책 후폭풍이 만만찮다. 정부는 일단 성난 민심을 땜질식 처방과 보상으로 무마했다. 하지만 중장기적으로 폭탄의 뇌관이 될 수 있는 여러 가지 오점을 남겼다. 무엇보다 추상같이 지켜야 할 조세원칙이 깨졌다. 사람들이 떼를 쓰고 여론이 악화되면 무슨 일을 해서라도 이를 무마해야 한다는 나쁜 선례를 남겼다. 세금을 내지 않는 면세자들도 늘려 국민 모두가 조금이라도 세금을 내야 한다는 ‘국민개세주의’ 원칙에도 어긋났다. 호미로 막을 수 있는 것을 가래로 막는 식의 처방을 내놓으면서 국가 재정에도 악영향을 미쳤다. 앞으로 ‘우리도 세금을 깎아 달라’는 요구가 각계각층에서 제기될 경우 정부가 어떤 명분으로 어떻게 설득할 것인지가 숙제로 남았다. 정부가 ‘초유’의 연말정산 소급적용을 결정하기까지는 불과 3일밖에 걸리지 않았다. “지지율이 하락한다”는 여당의 압박에 조세의 원칙이 순식간에 훼손된 것이다. 최경환 경제부총리가 처음으로 연말정산에 대한 사안을 언급한 때는 지난 1월19일 전국세무관서장회의에서였다. 당시 연말정산에 대해 좋지 않은 여론을 감지한 정부는 예정에 없던 기자 브리핑까지 열면서 논란 진화에 나섰다. 하지만 논란은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았고, 최 부총리는 1월20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사과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 자리에서 정부는 2014년 연말정산 전수조사를 거쳐 보완대책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정부와 여당이 당정협의를 개최한 것은 다음날인 1월21일. 여당은 연말정산 보완대책의 소급적용이라는 전례가 없는 대안을 제시했다. ‘청와대 비선실세 논란’에 따른 지지율 하락에 다급한 나머지 무리수를 둔 것이다. “보완대책 소급적용은 조세원칙에 위배된다”던 정부는 여당의 압박에 백기투항을 하고 말았다. 조세의 기본적인 원칙이 불과 3일 만에 뒤집힌 것에 대해 전문가들은 “좋지 않은 선례를 남길 수 있다”며 우려했다. 한 전직 세제실 관료는 “세법에 따라 납부한 세금을 세법을 바꿔서 다시 돌려준다는 것은 조세행정에 심각한 문제가 될 수 있다”며 “떼를 쓰면 들어준다거나 세금을 안 내고 버티는 것이 유리하다는 인식을 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정부의 연말정산 보완대책은 그동안 정부가 밝혀왔던 원칙보다는 ‘땜질식’ 처방이 대부분이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우선 정부가 2013년 세법개정안에서 자녀세액공제를 줄였던 명분인 ‘중복지원 축소’와 정면으로 배치된다. 당시 정부는 영유아 보육료 지원, 자녀장려세제(CTC) 도입 등을 이유로 연말정산에서 출산·입양 공제와 다자녀 공제 등을 축소했다. 하지만 이번 보완대책에서 정부는 셋째자녀에 대한 세액공제를 확대하고, 6세 이하 2자녀 공제와 출산·입양 공제를 부활시켰다. 자녀와 관련된 보완대책은 5500만원 초과 소득자들이 ‘어부지리’로 세금을 돌려받는 결과로도 이어졌다. 정부의 기본적인 타깃은 5500만원 이하 소득자들이지만, 거꾸로 5500만원 초과 소득자들의 혜택이 더 컸던 것이다. 자녀세액공제와 출산·입양 공제 등 보완대책으로 돌려주게 되는 세금은 모두 957억원이다. 이 가운데 연 소득 5500만원을 초과하는 근로자의 세금 감소액은 57%에 해당하는 544억원에 달한다. 싱글들의 불만을 무마하기 위한 근로소득세액공제·표준세액공제 확대 또한 조세의 질서를 무너뜨렸다. 이번 연말정산에서 근로소득세액공제와 표준세액공제 인상은 모두 2850억원의 세액이 감면되는 효과를 보였다. 특히 연봉 5500만원 이하 근로자 중 세부담이 늘어난 사람들을 구제하기 위해 근로소득세액공제 한도와 기준 금액을 지나치게 상향 조정하는 등 무리수를 뒀다는 지적도 나온다.

세법개정 보완책으로 ‘과세미달자’ 급증
2013년 세법개정으로 2014년분 연말정산 결과 근로소득세를 한 푼도 내지 않는 과세미달자들이 더욱 늘어났다. 그런데 이번 보완대책으로 과세미달자들이 추가로 늘어날 전망이다. 특히 세금으로 10원을 내는 사람 등 ‘무늬만 납세자’까지 합하면 사실상의 ‘과세미달자’가 급증할 것으로 보인다. 그렇지 않아도 협소한 세원이 세법 개정과 보완대책으로 더욱 축소됐다는 설명이다. 2013년 근로소득세 과세 대상자는 총 1636만명이었다. 이 가운데 세금을 내지 않은 근로자는 512만명으로 31.3% 달했다. 문제는 이런 현상이 더욱 심화될 것이라는 데 있다. 2014년 근로소득세 과세 대상자는 총 1619만명이다. 5월8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2014년분 과세미달자 수는 2013년보다 크게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기재부 관계자는 “아직 정확히 추산은 안했지만 연봉 2500만원 이하 근로자 중 납세액이 2013년과 동일한 근로자 372만명은 과세미달자일 가능성이 100%”라며 “2013년보다 세부담이 감소한 486만명의 상당수도 과세미달자가 될 것인 만큼 총 과세미달자 수는 적어도 512만명은 넘을 것”이라고 밝혔다. 세부담이 감소한 486만명 중 200만명만 세금을 안내도 총 과세미달자 수는 572만명이 된다. 비율로 따지면 35%가 넘는다. 성명재 홍익대 교수는 “현 과세미달자 중 세금을 낼 만한 사람도 꽤 포함돼 있다”며 “세원은 넓히고 세율은 낮게 하는 조세정책의 기본과 반대로 가는 경향이 있다”고 꼬집었다. 정부의 재정상태로 보면 사실 지금 국민의 세금을 깎아줄 시기가 아니다. 지난해 세금이 정부 예산 대비 10조9000억원이나 덜 들어왔다. 관리 재정수지를 기준으로 한 적자규모는 29조5000억원에 달한다. 이는 국내총생산(GDP)의 2%에 해당된다. 앞으로도 복지지출 등 쓸 곳은 계속 늘어나는데 세금이 늘어날 기미는 없다. 정부가 나라 곳간 사정을 국민들에게 솔직하게 털어놓고 세금을 더 내달라고 요청해야 할 형편이다. 이 와중에 정부는 연말정산에 성난 민심을 달래기 위해 세금을 총 4227억원이나 깎아줬다. 앞으로도 매년 이만큼은 세금을 깎아줘야 한다. 정부는 당초 연봉 5500만원 이하인 근로자가 제도 개편으로 세금을 더 냈을 경우 이를 돌려주겠다고 공언했다. 여기에 해당되는 사람은 205만명, 이들에게 돌려줄 세금 총액은 1639억원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정부가 각종 공제제도를 바꿔 세법을 개편하면서 세금을 돌려주는 사람 수와 금액이 크게 늘어 연소득 5500만원 이하인 근로자 총 513만명에게 3678억원의 세금을 돌려준다. 정부가 애당초 보상 대상에 넣지 않았던 연소득 5500만원 이상인 근로자 28만명도 549억원의 세금을 돌려받는다. 국가 재정에 문제가 생기면 방법은 세 가지다. 꼼수 증세로 세금을 더 걷거나 재정 적자를 늘리거나 정부 지출을 줄이는 것이다. 어느 것 하나 쉽지 않다. 정부 관계자는 “연말정산 폭탄 괴담만 없었으면 정부가 국민에게 찔끔찔금 돌려줄 돈을 훨씬 더 중요하고 의미 있게 쓸 수 있었는데 아쉽다”고 말했다. 특히 중산층에 속한 근로자들 불만이 높아지면서 이번 보완책이 자칫 계층 간 갈등으로 번질 우려가 제기된다. 정부는 보완대책에서 연봉 5500만원까지를 중산층으로 보고 이들의 세부담을 줄여주는 데 주력했다. 따라서 5500만원 이하 직장인들 세금은 모두 2013년과 비슷하거나 줄었다. 하지만 상당수 직장인들이 생각하는 중산층 월급은 정부와 다르다. 최근 현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한국 근로자들은 월 515만원(연봉 6180만원) 받는 사람을 중산층으로 인식하고 있었다. 정부가 구분한 소득구간을 응용하면 5500만~7500만원 구간이 실질적 중산층이란 얘기다. 2014년분 연말정산 분석 결과 이 구간 근로자 가운데 무려 62.4%(88만명)가 2013년보다 세금을 더 냈다. 88만명 중 지난 7일 보완대책으로 구제받는 사람은 수만 명에 불과한 것으로 추정된다. 물론 이 구간에서 세금이 줄어든 사람도 꽤 있지만 그 숫자는 53만명으로 증가한 사람보다 33만명이나 적다.

소득세법 개정안 국회 본회의 통과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와 이종걸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상견례를 겸한 첫 회동에서 소득세법 개정안을 조속히 처리한다는데 의견을 같이했다. 유 원내대표는 “시급한 민생경제 관련한 법안 처리를 위한 본회의를 소집해야 한다”며 “주요 법안들을 타이밍을 놓치지 않고 통과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 원내대표도 “정부의 잘못으로 연말정산 세금폭탄 문제를 해결하는 소득세법에 대해선 되도록 조속히 처리돼야 한다는 입장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국회는 지난 5월12일 본회의를 열어 ‘세금폭탄’논란이 일었던 올해 연말정산에 대한 추가 환급 방안을 담은 ‘소득세법’ 개정안을 심의·의결했다. 소득세법 개정안의 국회 본회의 통과로 연말정산 재정산에 따른 환급 절차가 시작됐다. 전체 근로소득자 1619만여명의 39.4%인 638만여명이 4560억원을 돌려받게 된다. 1인 평균 환급액은 7만1000원 수준이다. 환급 대상자는 연말정산 보완대책인 출산·입양공제 자녀 1인당 30만원 추가 공제 신설, 연봉 5500만원 이하 연금세액공제 확대(12%→15%), 표준세액 공제금액 인상(12만원→13만원), 근로소득세액공제 확대 등에 해당되는 사람들이다. 대부분의 혜택은 연봉 5500만원 이하인 근로자에게 돌아간다. 연봉 5500만~7000만원인 근로자도 국회 논의 과정에서 근로소득세액공제가 3만원 늘어나 일부 환급을 받게 된다. 근로자는 2월까지 제출한 신청서를 기준으로 보완대책에 따라 환급을 받게 된다. 입양세액공제를 적용받으려는 근로자가 아니라면 신청서를 추가로 제출할 필요가 없다. 국세청은 대다수 회사의 5월 급여일인 22일까지 환급에 문제가 없도록 조치하겠다고 밝혔다. 국세청은 5월분 임금을 이미 지급한 기업들은 5월 말까지 재정산해 환급금을 지급하도록 했다. 자체 회계 시스템이 없는 중소기업은 시일이 촉박해 환급이 늦어지는 일도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국세청은 소득세법 개정이 늦어져 미뤄왔던 종합소득세 신고도 6월 말까지 받기로 했다. 종합소득세 납부 대상자 가운데 연말정산 보완대책으로 혜택을 받는 대상자는 200만명 정도다. 5월 급여일에 소득세를 환급해주겠다는 정부·여당의 약속은 지켜진 것으로 보이지만, 이번 소득세법 개정에 소급입법이 이뤄졌다는 ‘오명’까지는 벗지 못하게 됐다. 또 5500만원 이하는 세 부담이 늘지 않도록 했다는 정부의 설익은 발표를 지키느라 전체 근로자의 절반 가까이 세금을 내지 않게 됐다는 지적도 여전하다. 정희수 기재위원장은 지난 5월6일 기재위 의결 직후 “이번 법 개정으로 연말정산 문제는 일단락된 듯하지만, 세법에 대한 신뢰성 추락과 함께 나쁜 선례로 남지 않을까 매우 우려된다”며 “정부 보완책으로 실효세율이 떨어지고 면세자의 비율이 50%에 육박하게 되면서 세수부족이 심해지고 ‘국민개세주의’라는 원칙이 흔들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정의당 박원석 의원도 “‘포퓰리즘 처방’으로 조세체계의 근간을 무너트렸고, 향후 심각한 부작용 낳을 것”이라고 비판했고, 박영선 새정치민주연합 의원도 “정부·여당은 이번 연말정산에 아무 문제가 없는데 호들갑을 떨었다”면서 “왜 법을 고치고 소급입법까지 해야 하느냐”고 꼬집었다. 정치권 일각에서 지적하고 있듯이 국민들 사이에서도 소득세법 개정안은 상당한 혼란을 가지고 왔다. 직장인들은 사이에서는 도대체 정부의 조세정책이 무엇이고 앞으로 어떻게 세금을 걷겠다는 것인지 알 수가 없다면서 불만이 증폭되고 있다. N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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