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표현 방식은 말, 글, 행동 여러 가지가 있다. 인간의 역사와 함께해 온 이 여러 표현 방식은 각기 다양한 예술로 승화되었으며, 내포된 의미 전달이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그리고 사람을 감동시키고 결합시킨다는 또 하나의 공통점도 갖고 있다.

윤담 기자 hyd@

사람들을 하나로 묶어 자기가 표현하고자 했던 의미를 전달하며, 그 안에 깃든 최고의 감성을 전하는 것, 이것이 예술이다. 뼈를 깎는 창작의 고통과 고뇌를 겪은 후 탄생한 작품은 자신뿐만 아니라 보는 이의 마음도 순식간에 녹여버린다.

▲ 안창수 화백

부단한 노력과 열정으로 꽃 피울 수 있었던 예술적 재능
설파 안창수 화백의 행보가 재조명되고 있다. 뒤늦게 미술계에 입문해 예술적 재능을 꽃피우고 있는 안 화백은 한국과 중국, 일본의 동양화 기법을 섭렵한 후 자신만의 독창적인 동양화 세계를 구축하고 있다. 퇴직 후 고향에 내려와 불교와 유교 경전을 읽고 서예를 하는 등 소소한 일상을 이어가던 안 화백은 서예를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아 부산에서 열린 ‘닭 그림전’에 참여했는데 그의 재능을 알아보고 주변 반응이 뜨거웠다. 이후 만 60세에 그림을 제대로 배워보고 싶다는 마음과 열정 하나로 중국 유학길에 올랐던 그는 당시 최고령 유학생으로, 좁은 기숙사에서 지내며 삼시세끼를 학교식당에서 때우면서 오직 그림에만 몰두했다. 항저우 중국미술대학에서 유학할 당시 안 화백은 아침 7시에 일어나 학교 수업을 듣고 오후부터 밤 12시까지 그림에 매달린 탓에 붓을 쥔 오른손 엄지손가락이 뒤로 젖혀지지 않을 때도 있었다. 그렇게 피나는 노력을 기울인 끝에 안 화백은 중국에 간 지 6개월 만에 중국 호모배 전국서화대전에서 닭그림으로 입선했다. 이듬해인 임백년배 전국서화대전 1등상과 중화배 전국서화예술대전 금상을 수상하며 중국 화단에 떠오르는 신예로 주목받았다. 그렇게 2년여의 중국 유학을 마치고 귀국했던 안창수 화백은 그림에 대한 공부를 좀 더 심도 있게 해보고자 경비 마련을 위해 노후 대비책으로 장만했던 서울의 오피스텔을 처분하고 일본의 교토 조형예술대학으로 두 번째 유학길에 올랐다.

뛰어난 예술적 재능이 부단한 노력과 어우러지면서 안 화백은 무서운 속도로 성장했다. 소화미술대전 입선을 시작으로 전일전 예술상, 장출판상 준대상, 전일본수묵화수작전 갤러리수작상, 남일본신문사상, 일본전국수묵화미술협화가 학습용 교재로 발간한 룡화집인 ‘新 龍(신 용)을 그리다’의 작가 선정, 제46회 일본수묵화수작전에서 한국인 최초로 수상한 ‘외무대신상’에 이어 ‘제49회 전일본수묵화수작전’에서 ‘투계도’를 출품해 국제문화교류상을 수상하며 명성을 날리기 시작했다. 화조화, 동물화, 산수화 등을 소재로 매화, 등나무, 포도, 목련, 독수리, 학, 호랑이, 코스모스, 해바라기, 진달래 등을 소재로 하는 안창수 화백의 작품은 전통적인 운필을 기반으로 하면서도 화려한 채색과 현대미를 추구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특히 안 화백이 즐겨 작업하는 화조화는 본래 특정한 의미를 지닌 장식화로서 존재했지만 안 화백은 이에 보다 조형적인 해석과 표현을 더하여 개별화하는 것은 물론, 농담의 변화가 풍부하고 색채의 화려함이 강조되어 나타나는 작업의 양태들은 전통적인 운필과 색채 운용 방법에 더해 서구적인 조형 방법까지 차용하고 있다. 

멈추지 않는 도전 이어가며 대중에 깊은 감명을 전해줘
동양화로 한중일 3개국에서 인정받고 싶었다는 안창수 화백. 중국과 일본 화단에 ‘안창수’라는 이름 석 자를 각인시켰던 그는 이제 전 세계 화단에서 뛰어난 예술성을 인정받으며 실력을 발휘하고 있다. 현재 일본전국수묵화 미술협회 회원, 국제중국서법국화가협회 이사, 한국서가협회 양산지부장 등으로도 활동 중인 안 화백은 2009년 서울 인사동 서울미술관의 첫 회의 화조화전을 시작으로 부산광복동 BS부산은행갤러리전, 서울 인사동 갤러리신상 초대전, 경남교육청 초대전, 춘천KBS닭그림전, 국립백두대간수목원 초청 호랑이 전시회 등 20여 회의 개인전을 비롯해 일본, 미국 등 단체전시전에 참가하며 호평을 받고 있다.

최근에는 본업인 그림 외에도 이준익 감독의 영화 <박열>과 울산 KBS의 공익광고에 출연하는 등 시니어 배우로서의 커리어도 천천히 쌓고 있다. 이러한 안창수 화백의 스토리는 대중들에게도 깊은 울림이 되엇음이 분명하다. 안 화백은 KBS TV프로그램인 <아침마당>이 시작된 지 30년 이래로 화가로서는 처음으로 출연, ‘도전하는 인생 2막’을 주제로 강연과 퍼포먼스를 진행해 호평을 받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후학 양성을 위해 전국 각지에서 자신의 작업실을 찾는 문하생들을 대상으로 일주일에 한 번씩 수업도 진행하고 있다. 안창수 화백은 “도전하고 꿈을 이루는데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면서 “저의 최종 목표는 세계무대에 진출해 서양화단의 인정을 받는 것이다. 이를 위해 동양화의 멋을 동양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서구로 확산하려는 노력을 이어 나가겠다”고 다짐했다. N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