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 2024.6.19 수 07:32 전체기사 l 기사쓰기 l 자유게시판 l 기사제보 l 구독신청 l 광고안내 l 회사소개
> 뉴스 > 시사·이슈
     
한국은행, 기준금리 10연속 동결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 확인 후 금리 인하에 나설 듯
2024년 05월 02일 (목) 02:33:02 황태희 기자 hth@newsmaker.or.kr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연 3.50%로 10번째 연속 동결했다. 지난해 1월 기준금리를 마지막으로 인상한 뒤 1년 3개월째다. 물가 상승률이 3%대로 여전히 높고, 미국의 금리 인하도 지연되고 있는 상황에서 한은이 금리 인하를 서두를 필요가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황태희 기자 hth@

지난 4월12일,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는 올해 통화정책방향 회의에서 현재 기준금리(연 3.50%)를 그대로 유지하기로 했다. 금통위는 기준금리를 유지하게 된 배경에 대해 “물가상승률이 둔화 추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되지만 아직 높은 수준이고 주요국 통화정책과 환율 변동성, 지정학적 리스크 전개 양상 등과 관련한 불확실성도 여전히 큰 만큼 현재 긴축 기조를 유지하고 대내외 정책 여건을 점검해 나가는 것이 적절하다고 봤다”고 밝혔다.

국내 소비자물가 상승률 두 달 연속 3%대 기록
금통위의 기준금리 동결의 가장 큰 이유는 불안한 물가다. 우리나라의 소비자물가(CPI) 상승률은 지난 2월 3.1%를 기록한 데 이어 3월에도 3.1%로 두 달 연속 3%대를 기록했다. 한은의 물가안정 목표치인 2%를 한참 넘어서는 수치다. 올해 들어서 사과와 배, 농산물 가격이 급등하면서 물가를 끌어올리는 중이다. 지난 3월, 사과 가격은 전년 동기 대비 88.2% 상승해 통계작성이 시작된 1980년대 이후 가장 크게 올랐다. 배와 귤, 토마토, 파 등 다른 농산물 가격도 급등했다. 게다가 중동에서 군사적 갈등까지 커지면서 국제 유가가 배럴당 90달러대까지 오르는 등 물가 상승 압력을 키우는 중이다. 강성진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미국과 한국 모두 물가상승률이 여전히 3%대를 넘고 있다”며 “우리나라가 미국보다 선제적으로 금리를 인하하면 물가가 다시 오를 수 있고 환율 등 여러 가지 문제가 생길 수 있어 금리를 동결해 물가를 잡는 게 최우선”이라고 강조했다. 한은은 지난 3월 국회에 제출한 통화신용정책보고서에서 “하반기로 갈수록 물가 상승률이 점차 둔화해 올해 말 2%대 초반에 가까워질 것으로 전망된다”면서도 “섣부른 긴축기조 선회가 정책 신뢰를 저해하고 금융시장에 부채 증가와 위험 쏠림 시그널(신호)을 제공할 위험이 있어 통화 긴축 기조를 충분한 기간 이어갈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김웅 한은 부총재보도 지난 4월2일 물가 상황 점검회의에서 “생활물가가 높은 오름세를 지속하는 가운데 물가 전망 경로상의 불확실성이 여전히 큰 만큼, 물가 목표(2%) 수렴에 확신을 갖기 위해서는 향후 물가 추이를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기준금리 인하 예상 시점이 뒤로 밀리는 것도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를 신중하게 만드는 요인이다. 전일 발표된 미국의 3월 CPI 상승률이 시장 전망치를 웃돌면서 미국 금리선물 시장에서 Fed가 오는 6월에 기준금리를 동결할 확률이 40%대에서 80%대로 치솟았다. 시장에서는 미국이 2분기가 아닌 3분기에 기준금리를 인하할 수 있다는 관측에 힘이 실리고 있다. 김선태 KB국민은행 이코노미스트는 “Fed는 미국의 근원물가가 확실하게 내려가는 것을 충분히 확인한 후에 기준금리를 내릴 것으로 본다”며 “인하 시기는 3분기가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한은도 미국이 기준금리를 인하하는 것을 확인한 후에 금리 인하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미국의 현재 기준금리는 5.25~5.50%로 한국보다 2.0%포인트 높은 수준이다.

강인수 숙명여대 경제학부 교수는 “미국도 CPI 지수가 높게 나오면서 금리 인하에 신중한 상황이기 때문에 한은이 선제적으로 금리를 내리기는 쉽지 않다”며 “유가 등 원자재 가격도 기대만큼 빠르게 떨어지지 않고 있어 인플레이션 억제 차원에서도 당분간은 지금의 금리 수준을 유지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수출을 중심으로 국내 경기가 개선세를 보이는 것 역시 기준금리 동결을 이어가게 만드는 요인이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 3월 우리나라의 수출액은 565억6000만달러로 6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특히 반도체 수출은 117억달러로 21개월 만에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여전히 높은 수준의 가계부채나 부동산 쏠림 등 금융 불균형도 문제다. 지난해 4분기 말 가계 신용(빚) 잔액은 1886조4000억원으로 전 분기 말보다 8조원 증가한 역대 최고 수준이다. 높은 금리에도 주택담보대출 증가세가 지속된 영향이다. 명목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 신용 비율도 작년 말 기준 100.6%에 달했다.

증권가도 연내 금리 인하 시점을 올해 3분기로 연기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가 10개월 연속 기준금리를 동결하면서 증권가가 연내 금리 인하 시점을 속속 연기하고 있다. 통화정책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미국보다 금리를 먼저 인하하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지난 4월12일, 교보증권은 “한국은행의 첫 기준금리 인하 시점 전망을 올해 2분기에서 3분기로 수정한다”고 밝혔다. 키움증권도 한은의 첫 금리인하 시점을 7월에서 8월로 변경했다. 백윤민 교보증권 연구원은 “한은이 실제로 금리인하를 단행하기 위해서는 외부 요건들이(연준 통화정책 경로 등) 좀 더 명확해질 필요가 있다”며 “미국 경제지표 호조에 따른 연방준비제도(Fed)의 기준금리 인하 기대 후퇴는 당장 한은의 통화정책 전환에 큰 부담으로 다가온다”고 설명했다.

안예하 키움증권 연구원은 “국내 소비 둔화에도 헤드라인 물가 둔화를 확인해야 한다”며 “대외 통화정책 불확실성을 고려해야 한다는 점에서 한국은행은 미국의 금리인하 이후 인하를 단행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NH투자증권은 금통위의 금리인하 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로 대외 변수가 더 중요하다고 분석했다. 한은의 내수 경기에 대한 판단은 2월 경제 전망에서 달라지지 않았다. 통방문에서는 올해 성장률이 2월 전망을 상회할 가능성을 언급했는데 수요를 반영하는 근원 물가전망은 2% 전망을 유지했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는 수출 전망을 상향 조정했지만, 내수 경기 전망은 변함이 없다는 의미”라며 “즉 대내 경기와 물가 요인은 여전히 금리인하 가능성을 지지한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강 연구원은 이창용 한은 총재의 발언에 주목했다.

이 총재는 금리인하 시점에 대해 5월 수정 경제전망과 6월 유럽중앙은행(ECB)의 정책 결정을 확인하겠다고 말했다. 강 연구원은 “6월에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도 예정되어 있다는 점에서 하반기 주요국 통화정책 계획까지 확인한 뒤 정책 대응에 나서겠다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이어 “내수 경기 판단은 바뀌지 않을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6월 ECB가 실제로 금리인하에 나서고 미국이 하반기 중 인하 신호를 유지할 경우 한은도 7월부터 금리인하가 가능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안재균 신한투자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올해 우리나라가 반도체를 중심으로 수출이 증가하고 산업생산이 회복되면서 기준금리를 빠르게 인하할 명분이 약화했다”며 “한은이 오는 8월 또는 10월께 내수 경기를 살리기 위해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美 Fed 당국자들도 기준금리 인하에 신중론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당국자들이 기준금리 인하에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을 이어가고 있다. 자칫하면 인플레이션이 재반등할 수 있다는, 이른바 라스트마일(last mile·목표에 이르기 전 최종구간) 우려에서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 도이체방크 등 월가 주요 투자은행들도 Fed의 금리 인하 예상 시점을 오는 12월로 늦췄다. 지난 4월11일(현지시간) Fed 내 3인자로 평가되는 존 윌리엄스 뉴욕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뉴욕에서 열린 심포지엄 행사에서 “통화정책은 현재 좋은 입지에 있으며 매우 단기적으로는 통화정책을 조정할 뚜렷한 필요성이 없다”고 밝혔다. 현재로선 금리 인하도, 금리 인상도 시급하지 않은 만큼 좀 더 상황을 주시해야 한다는 진단이다.

윌리엄스 총재는 예상을 웃돈 미국의 인플레이션 지표에 대해 점진적으로 2%로 둔화할 것이라면서 “하락 과정에서 굴곡이 있을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적절한 통화정책 경로를 평가하면서 지표, 경제전망, 리스크에 집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예상대로 진행된다면 올해부터 금리를 점진적으로 인하하는 것이 합리적일 것”이라며 연내 인플레이션율이 2.25~2.5%로 낮아져 내년에는 물가안정목표 2%를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같은 날 수전 콜린스 보스턴 연은 총재 역시 “경제가 2% 물가안정목표로 지속해서 돌아가는 경로에 있는지 파악하는 데 시간이 더 걸릴 수 있다”고 신중론을 강조했다. 콜린스 총재는 뉴욕 이코노믹 클럽 연설에서 “최근 지표로 전망이 실질적으로 바뀌지는 않았으나, 타이밍에 대한 불확실성, 디스인플레이션 과정이 고르지 않을 수 있다는 인내심의 필요성이 커졌다”면서 “이전 생각보다 올해 정책을 덜 완화할 필요가 있음을 뜻한다”고 평가했다. 금리 인하 시점으로는 시장의 예상보다 늦은 올해 말을 꼽았다. 토마스 바킨 리치먼드 연은 총재는 워싱턴 D.C.에서 열린 한 행사에 참석해 최신 인플레이션 지표는 “아직 우리가 원하는 위치에 도달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장기적인 범위에서 인플레이션이 올바른 범위로 가고 있다”면서도 “최근 지표로는 디스인플레이션이 경제에 확산되고 있다는 확신을 높이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발언들은 전날 공개된 미국의 3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예상을 크게 웃돌면서 금리 인하 기대감이 후퇴한 직후 나와 눈길을 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 선물 시장은 현재 Fed가 오는 6월까지 금리를 현 5.25~5.5% 수준에서 동결할 가능성을 80% 가까이 반영하고 있다. 일주일 전 34%대에서 확연히 높아진 수준이다. 앞서 Fed는 3월 점도표에서 기존의 연내 3차례 인하 가능성을 그대로 유지했지만, 최근 들어 당국자들로부터는 2차례, 1차례 심지어 인하가 어려울 수도 있다는 주장이 연일 쏟아지고 있다. 견조한 경제지표, 인플레이션 재반등 우려 등을 고려할 때 Fed가 인하를 서두를 이유가 없다는 진단에 힘이 실리고 있다. 이에 따라 시장에서는 오는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직후 공개되는 점도표에서 연말 금리 전망치가 상향될 수 있다는 관측도 잇따른다. 다만 이날 공개된 미국의 3월 생산자물가지수(PPI)는 전월 대비 0.2%, 전년 대비 2.1% 올라 시장 예상치를 하회했다. 마켓필드 자산운용은 “고무적인 물가 안정 시그널은 아니지만, 부정적인 내용이 추가되지 않았다는 점은 긍정적”이라며 전날 CPI 쇼크가 다소 완화했다는 평가를 내놨다.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향후 유가, 임금 상승 압박이 제한적이라는 측면에서 몇달 내 미국의 인플레이션이 진정될 것으로 예상했다. 월가에서도 신중한 금리 인하에 무게를 두고 있다. 당초 오는 6월부터 Fed의 인하를 예상했던 BoA, 도이체방크는 일제히 인하 기대를 낮췄다.

올해 12월, 단 한 차례의 금리 인하만 가능할 것이란 관측이다. 매튜 루제티 수석이코노미스트가 이끄는 도이체방크 팀은 이날 투자자메모를 통해 “최근 인플레이션, 견조한 노동시장 지표, 금융여건 완화 등으로 Fed의 금리 인하가 시작될 가능성이 확실히 줄어들었다”면서 첫 인하 시점을 오는 12월로 늦췄다. 이들은 Fed가 주시하는 인플레이션 지표인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가 3~4월에도 각각 전월 대비 0.3% 상승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오는 7월 인하 결정을 정당화할 수 없는 수준이라는 것이 도이체방크의 진단이다. BoA 역시 미국의 3~4월 근원 PCE 상승률이 전월 대비 0.25%를 나타내면서 오는 12월 이전 금리 인하를 단행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분석했다. 마이클 가펜 BoA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인플레이션이 단기적으로 견고한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며 “노동시장 악화의 뚜렷한 징후가 없다면 3분기 인하가 이뤄질 가능성은 작다”고 평가했다. 특히 BoA는 12월 인하조차 현재로선 불확실하다고도 덧붙였다. NM

ⓒ 뉴스메이커(http://www.newsmaker.or.kr)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저작권문의  

     
전체기사의견(0)  
      자동등록방지용 코드를 입력하세요!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최대 400byte)
   *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 합니다. [운영원칙]
전체기사의견(0)
뉴스메이커About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법인명: (주)뉴스메이커 | 제호: 뉴스메이커 | 월간지 등록번호: 서울 라11804 | 등록일자: 2008년 1월 21일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서울 아 54731 | 등록일자: 2023년 03월 8일 | 발행인: (주)뉴스메이커 황인상 | 편집인: 황인상
우)110-999 서울특별시 종로구 신문로1가 163 광화문오피시아빌딩 14층 뉴스메이커 | 전화 : 02-733-0006 | 팩스 : 02-733-0009
청소년보호책임자 : 안상호
뉴스메이커는 (주)뉴스메이커에서 발행하는 시사종합월간지로서 특정언론과는 전혀 무관한 완전한 자유 독립 언론입니다.
뉴스메이커를 통해 제공되는 모든 콘텐츠(기사 ·사진)는 무단 사용, 복사, 배포시 저작권법에 저해되며,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뉴스메이커. All rights reserved. mail to webmaster@newsmaker.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