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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멈춤 없이 의료개혁 추진 입장 밝혀
의대 증원 자체 반대하는 의료계와의 갈등 해소까지 첩첩산중
2024년 05월 02일 (목) 02:28:33 장정미 기자 haiyap@newsmaker.or.kr

정부가 의대 증원 원점 재논의·1년 유예 등 의료계의 주장은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다며 멈춤 없이 의료개혁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지난주 2025학년도 의대 증원분을 각 대학이 50~100% 범위에서 자율적으로 정하도록 결정하며 한걸음 물러섰지만, 큰 틀은 바꾸지 않을 거라는 입장을 고수했다. 의대 증원 자체를 반대하는 의료계와의 갈등이 쉽사리 풀리지 않을 전망이다.

장정미 기자 haiyap@

지난 4월22일,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은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회의를 주재하며 “의료개혁은 붕괴되고 있는 필수의료와 지역의료를 살리기 위해 어렵고 힘들지만, 반드시 가야 할 길”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각계와 소통하고 협력하며 최선을 다해 의료개혁을 추진해가겠다”며 “국민 생명과 건강을 지키기 위한 의료개혁을 멈춤 없이 추진하되, 합리적 의견을 열린 마음으로 듣고 적극적으로 수용해갈 것”이라고 말했다.

의료계, 정부 제시한 ‘의대 자율 증원’도 거부
조규홍 장관은 의료계에 “시급한 필수의료 확충이 지연되고,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 원점 재논의와 1년 유예를 주장하기보다 과학적 근거와 합리적 논리에 기반을 둔 통일된 대안을 제시해달라”고 촉구했다. 이어 “갈등 해결의 실마리를 마련하고자 국립대학 총장님들의 건의를 전격적으로 수용키로 결단한 정부의 노력을 의료계가 열린 마음으로 받아들여 주기 바란다”며 “집단행동을 멈추고 대화에 나서달라”고 덧붙였다. 의료계는 의대 증원을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한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의사들은 대통령 직속 의료개혁특별위원회 참여와 정부가 제시한 의대 ‘자율 증원’을 모두 거부하고 있다. 의협 비상대책위원회는 지난 20일 입장문을 내고 “특위는 구성과 역할에 대한 정의가 제대로 돼 있지 못하다”며 “제대로 의견이 반영되지 못하는 위원회가 된다면 참여하는 것이 의미가 없다고 본다”며 불참 의사를 밝혔다. 전공의단체 또한 특위 참여 의사를 밝히지 않은 채 “(정부가 내린) 업무개시명령과 진료유지명령에 대응하기 위해 행정 소송을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의협은 정부가 2025학년도 의대 신입생 모집 규모를 대학별로 자율적으로 정할 수 있게 한 것에도 거부 의사를 밝혔다. 이러한 상황에서 정부는 개원의가 수련병원을 비롯한 병원급 의료기관에서 지자체 인정 없이도 의료행위를 할 수 있도록 허용하기로 했다. 의료법(33조 1항)에 따라 의료인원은 소속된 의료기관 내에서만 진료해야 하는데, 정부는 전공의 이탈 등으로 인한 의료공백을 줄이기 위해 지난달 20일 지자체가 인정하는 경우에 한해 개원의들이 수련병원에서 일할 수 있도록 했다. 허용 대상도 수련병원뿐 아니라 병원급 이상 의료기관으로 넓혔다. 한편, 의료공백이 장기화하는 가운데 중증 질환자들은 의사단체·정부·국회에 사태 해결을 위한 대화에 나설 것을 촉구하고 나섰다.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보건의료노조)과 한국중증질환연합회는 이날 국회 앞에서 진료 정상화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의사단체를 향해 “의료개혁은 의사들만의 전유물도 특권도 아니다. 의사단체들은 대한민국 사회의 일원으로서 사회적 대화에 참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정부를 향해선 “대화를 통한 해법을 마련하지 못한 채 강 대 강 대치로 사태를 장기화하는 것이야말로 국정쇄신 대상”이라면서 “의대 신입생 수시모집 요강이 확정되기 전까지 의대 증원 문제를 해결하라”고 요구했다.

정치권에서도 내년도 정원 재논의 제안 나와
전공의 이탈이 장기화되는 가운데 변수로 여겨졌던 22대 국회의원 선거(총선)가 끝나면서 의대 정원 문제가 새 국면을 맞았다. 이미 대학별 배분이 끝난 내년도 정원부터 다시 논의하자는 제안이 여야에서 나오고 있다. 김윤 더불어민주연합 비례대표 당선인은 지난 4월11일 “2025년 의대 증원 조정을 포함해 모든 의제를 다 열어 놓고 논의하자는 걸 당에 제안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김 당선인은 서울대 의대 교수로 의료계에서 흔치 않은 의대 정원 확대를 주장해왔던 인물이다. 지난 2월에는 TV 토론에서 의대 증원 필요성을 공개적으로 강조했으며 지난 4월8일 대한의사협회(의협) 차기 회장 인수위원회가 김 당선인이 건강보험 수가에 대해 쓴 언론사 칼럼이 사실과 다른 자료를 활용했다며 언론중재위원회에 제소를 하기도 했다. 당초 김 당선인은 이미 2000명 증원에 따라 대학별 배정이 완료된 2025학년도 의대 정원은 그대로 두고, 2026학년도 정원부터는 조정을 하는 대신 전공의들이 복귀하자는 중재안을 제시했었다. 이에 대해 김 당선인은 “그때하고 지금은 상황이 다른 게, 지금은 갈등의 골이 너무 깊고 그로 인해 국민들이 당장 입고 있는 피해가 눈앞에 닥쳐왔다”며 “2000명을 고수하는 것보다 이런 상황을 장기적으로 방치하는 게 피해가 더 크다”고 말했다.

여당인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도 이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의대 증원을 1년 유예하고, 단계적 증원 방침을 정하고 국민들의 분노에 화답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의대 증원 정책을 일방적으로 밀어붙인 책임자들의 경질이 불가피하다”고 했다. 2000명 증원에 따른 2025학년도 의대 정원은 교육부가 지난 3월20일 ‘2025학년도 의과대학 학생 정원 대학별 배정 결과’를 발표하며 대학별 배분까지 마쳤다. 이미 대학별 구체적인 숫자가 나왔고 당장 내년도 입학 정원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2025학년도 정원은 조정하는 게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것 아니냐는 시각이 지배적이었다.

박민수 복지부 제2차관도 지난 4월8일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브리핑에서 “이미 학교별로 배정을 해서 발표를 했기 때문에 그것을 되돌릴 때는 또 다른 혼란도 예상된다”며 “현실적으로 매우, 참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다만 여당이 총선에서 참패한 상황에서 여야 모두 의대 증원 유예 및 조정을 요구한다면 2025학년도 의대 정원 조정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복지부에 따르면 신입생 모집 요강이 정해지기 전까지는 정원 조정이 물리적으로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한국환자단체연합회는 이날 논평을 내고 “서로의 입장만을 내세우는 정부와 의료계의 갈등 속에서 국민과 환자가 희생되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며 “환자를 등지고 싸움에만 몰두하는 정부와 의료계를 절박하고도 씁쓸한 심정으로 바라만 봐야 했던 환자와 환자 가족들의 심정을 조금이라도 헤아린다면, 이제 국회가 나서서 사태를 중재하고 재발 방지를 위해 힘써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 ‘의대 증원 50~100% 자율 모집’안 수용
앞서 지난 4월19일, 지역 거점 국립대 총장들이 건의한 ‘의대 증원 50~100% 자율 모집’을 정부가 수용하면서 2025학년도 의대별 모집정원은 다시 정하게 됐다. 다른 학과와 달리 의대 등 의료 계열 학과 입학정원은 대학이 마음대로 정할 수 없다. 의료인력 수급 정책에 따라 보건복지부 장관이 총입학정원을 정한다. 교육부 장관은 복지부 장관이 정한 증원 규모를 토대로 의대별 정원 규모를 정한다. 앞서 복지부는 2월 6일 의대 입학정원을 2025학년도부터 총 2000명 늘리겠다고 발표했다. 총증원 규모가 정해지자, 교육부는 대학 신청을 받아 3월20일 정원 배분 결과를 발표했다. 서울 지역 8개 의대를 제외한 전국 32개 의대에 정원을 배분했다. 그러나 의과대학 증원 정책에 반발해 휴학계를 제출한 의대생이 지난 4월19일 기준, 총 1만 623명으로 집계됐다. 지난 4월19일 교육부가 40개 의대를 대상으로 확인한 결과에 따르면 전날 의대생 휴학 신청은 6개교에서 38명 늘었다. 정상적인 신청 절차 등 요건을 갖춘 휴학 신청은 누적 1만 623건으로 전체 의대생(1만 8793명)의 56.5%에 이른다.

실제로 휴학계를 제출한 의대생은 이보다 더 많다. 휴학을 신청했지만 요건을 갖추지 못한 휴학계는 교육부가 집계에서 제외해 발표하기 때문이다. 휴학이 허가된 건은 1개교 1명으로 동맹휴학을 사유로 승인된 건은 없었다. 수업 거부가 확인된 곳은 10개 대학이다. 교육부는 대학에 학사운영 정상화를 요청하고 동맹휴학은 허가하지 않도록 거듭 당부했다. 이러한 추세에 결국 강원대·경북대·경상국립대·충남대·충북대·제주대 등 6개 거점 국립대 총장은 전날 대학별로 의대 증원분의 50~100% 범위에서 자율적으로 2025학년도 신입생을 모집할 수 있게 해달라는 건의문을 교육부에 보냈다. 총장들은 “2025학년도 대입 전형 일정과 관련해 남은 시간이 길지 않아 더 이상 지켜보고만 있을 수는 없는 상황”이라며 “2025학년도 대학입학전형의 경우, 대학별로 자체 여건을 고려해 증원된 의과대학 정원의 50%에서 100% 범위 내에서 자율적으로 신입생을 모집할 수 있도록 필요한 조치를 취해줄 것을 건의한다”고 밝혔다.

국립대 건의를 정부가 수용하면서 2025학년도 입시에서 32개 의대가 몇 명의 신입생을 모집할지는 3월 20일 전으로 되돌아간 것으로 볼 수 있다. 정부 건의에 참여한 6개 국립대는 올해 입시에서 배정받은 정원의 50%만 선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나머지 3개 국립대는 감축 규모가 50%보다는 적을 것으로 보인다. 23개 사립대가 동참할지, 동참한다면 얼마나 적게 뽑을지는 미지수다. 시간은 촉박하다. 올해 고3이 치르는 2025학년도 대입의 경우 지난해 4월 대학별 시행계획이 발표됐다. 모집정원 등 이미 발표한 시행계획을 바꾸려면 4월 말까지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에 변경된 시행계획을 제출해야 한다. 대교협 승인을 받으면 5월까지 대학 홈페이지에 변경된 모집요강을 공지해야 한다. 대교협 신청에 앞서 학칙 개정도 필요하다. 학과별 모집정원은 대학이 학칙으로 정한다. 정부가 배분한 정원대로 내년 신입생을 선발할지, 줄여서 선발할지 결정한 후 학칙 개정까지 하려면 사실상 4월 말 제출은 힘들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전에도 첨단학과 증원 등 정부 정책과 맞물린 특수한 상황에서 ‘4월 말 신청 기한’을 연장한 선례가 있다. 4월 말 신청이 ‘원칙’이긴 하지만 절대적 기한은 아니다. 그러나 이 경우에도 5월 말까지는 모집요강을 확정해 공고해야 한다. 교육부 관계자는 “대교협 승인을 거쳐 5월 말까지만 모집요강을 공고하면 된다”고 말했다. 신청 기한을 연장한다 해도 대교협 심의 절차 등을 고려하면 대학별 증원 감축 규모를 결정해야 한다. 

한덕수 총리 “과감한 결단이 필요하다 판단”
한덕수 총리는 “각 대학은 2025학년도 대입 전형 시행계획을 변경해 허용된 범위 내에서 자율적으로 모집 인원을 4월 말까지 결정할 것”이라며 “또한 4월 말까지 2026학년도 대입 전형 시행계획도 2000명 증원 내용을 반영해 확정 발표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 총리는 6개 국립대 총장들이 보낸 건의안을 받아들인 이유에 대해 “의료계의 단일화된 대안 제시가 어려운 상황에서 의료 공백으로 인한 피해를 그대로 방치할 수 없으며, 문제 해결을 촉구하는 국민과 환자의 요구를 무겁게 받아들여 과감한 결단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2025학년도 입시가 얼마 남지 않았기 때문에 예비 수험생과 학부모님들의 불안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점과 의대 학사일정의 정상화가 매우 시급하다는 점도 함께 고려했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4월8일, 대통령실은 의대 정원 증원을 1년 유예하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는 언론 보도에 대해 “검토한 바 없고 앞으로 검토할 계획도 없다”고 선을 그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이날 오후 용산 대통령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의대 정원 증원 1년 유예와 관련된 보도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앞서 박민수 보건복지부 제2차관은 이날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회의 후 브리핑에서 의대 정원 증원 1년 유예 제안에 대해 “내부 검토는 하겠다”고 밝혔다. 대통령실은 1년 유예 가능성에 대해 일축하면서 의료계에서 합리적, 과학적 근거를 가진 안을 가져온다면 논의할 가능성은 있다고 열어뒀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2000명이라는 증원 규모에 대해서는 1년 이상의 어떤 합리적이고 과학적인 근거를 가지고 의료계와 수차례 협의해 결정한 것”이라며 “결정에 흔들림 없지만 그렇다 해도 만약 의료계에서 이 부분에 대해 조정의 의견이 있거나 하다면 합리적 근거, 의료계의 통일된 의견을 제시한다면 논의할 가능성은 열어두고 있다”고 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저희가 어떤 시한을 정한다거나, 언제까지 안 내면 안 되겠다 이런 가이드라인은 가지고 있지 않다”고 덧붙였다. 나아가 이 관계자는 “신속하게 제시해달라는 바람이 있을 뿐이지 그것을 저희가 강요한다거나 어떤 식으로 해오라거나 등 물밑에서 어떤 내용으로 협의가 이뤄지지 않는다”며 “소통, 연락 부분에서 단절되거나 끊어진 것은 아니다. 구체적 안이 어떻게 오느냐에 따라서 향후 검토하는 것에 대해 방향이 정해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했다. 다만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각 대학이 입학전형 계획을 끝내고 구체화하는 절차는 절차대로 정상적으로 진행되고 있다”며 “거기에 대해 중단한다거나 그런 것은 전혀 없다. 절차대로 흘러가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대통령실, “의료계가 화답하고 행동 나서야”
지난 4월23일, 대통령실은 의료계가 대통령 직속 ‘의료개혁특별위원회’는 물론 ‘5+4 의정협의체’에도 참여하지 않고 있다며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또 의료계와 대화의 문을 열어뒀다며 “이제는 의료계가 화답하고 행동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장상윤 대통령실 사회수석은 이날 오후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브리핑을 열고 의료진의 전향적인 태도를 촉구했다. 장 수석은 의료개혁특위와 관련 “25일에 정부, 의료계, 환자단체, 시민단체, 전문가를 비롯한 각계가 참여하는 사회적 협의체인 의료개혁특별위원회가 출범한다”며 “특위는 각계 의견을 모아 의료개혁 4대 과제의 실천방안을 구체화하고 신속하게 실행해 나가는 것을 목적으로 구성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대한민국 의료의 미래를 위해 각계가 중지를 모으는 사회적 협의체에 의사협회는 참여를 거부하고 있고 전공의협의회는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어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특위 출범 전까지 의료계의 전향적인 입장 변화를 기대하며 언제라도 의대증원 규모에 대해 합리적, 과학적 근거를 갖춘 통일된 대안을 제시하면 논의의 장은 열려 있음을 다시 한 번 말씀드린다”고 했다. 이어 장 수석은 윤석열 대통령이 박단 전공의협의회 비대위원장과 장시간 면담한 이후 정부는 의료계와 접촉을 시도하고 있으나 별다른 진전이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어 “의료계에서 정부와 1:1 대화를 원한다는 주장이 있어 정부는 1주일 전부터 ‘5+4 의정협의체’를 비공개로 제안하였지만 이마저도 거부하고 있어 유감을 표하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정부는 복수의 의사단체와 대통령실 및 정부 고위 관계자가 참여하는 5+4 협의체 구성을 의사단체 측에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위와 별도로 소수의 의정 대표가 따로 모여 밀도 있는 논의를 하자는 취지다. 장 수석은 “의료계는 지금이라도 어떤 형식이든 무슨 주제이든 대화의 자리에 나와 정부와 합리적이고 건설적인 논의가 진행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정부가 2025학년도에 한해 의대 입학 정원 증원분의 50~100% 범위 안에서 대학이 자율적으로 모집인원을 정할 수 있도록 허용한 데에 장 수석은 “국민과 환자의 요구를 무겁게 받아들여 과감하게 정책적 결단을 내린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의사협회를 비롯한 의사단체는 의대증원 정책의 원점 재검토 입장만을 고수하고 있어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장 수석은 “(정부의 결단은) 불안감 속에서 속이 타들어 가는 심정으로 의정 갈등 국면을 지켜보고 계신 국민과 환자를 우선 고려하자는 취지였다”고 말했다. 그는 “정부가 숫자에 얽매이지 않고 정책적 결단을 내린 만큼, 이제는 의료계가 화답하고 행동에 나서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장 수석은 최근 한 의과대학 학생회에서 소속 학생들의 학업 복귀를 강압적으로 막은 데에 “그 어떤 곳보다도 자유의 가치가 존중되어야 할 학교에서 이러한 불법적 강요행위가 벌어지고 있다는 점이 충격적”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유사한 사례가 확인될 경우, 정부는 지난번 전공의 복귀를 방해한 사건과 같이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 조치할 것”이라고 밝혔다. 장 수석은 “최근 의료계 일각에서 25일이 되면 교수들의 집단사직이 현실화되고 대한민국 의료가 붕괴될 것이라고 근거 없는 주장을 하고 있어 국민 불안을 가중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는 사실이 아니다"며 "현재까지 대학 본부에 정식으로 접수되어 사직서가 수리될 예정인 사례는 없는 것으로 교육당국이 파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대병원 소아신장분과 교수 두 명의 사직 보도에 대해서는 “어린 환자와 부모 입장에서는 참으로 절망적인 소식이 아닐 수 없다”고 했다. 장 수석은 “집단적 사직은 문제 해결의 방법이 결코 아니다”며 “끝까지 어린 환자 곁을 지켜주시고 정책 개선에 동참해 주실 것을 간곡히 요청드린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의료개혁특위의 투명한 논의를 위해 위원회 구성 등을 전부 공개한다는 방침이다. 대통령실 고위급 관계자는 “(특위) 구성안은 대통령이 재가하는 대로 바로 공개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그는“현재 27명으로 구성을 예상하고 있는데 의사협회와 전공의협의회 두 자리가 확정되지 않았다. 의사협회는 공개적으로 참여 거절 의사를 밝혔고 전공의협의회는 답이 없는 상황에서 나머지 25명은 확정이 됐다”고 말했다.

의대생들, 대입 전형 변경 금지 관련 가처분 신청
의대생 증원 방침에 대한 집행정지 신청이 연이어 각하된 가운데 의과대학 학생들이 대학총장을 상대로 대입 전형 변경 금지 관련 가처분 신청을 냈다. 지난 4월22일, 충북대 의대생 168명은 서울중앙지법에 충북대 총장, 한국대학교육협의회를 상대로 대학 입학전형 시행계획 변경금지 가처분 신청을 냈다. 이들은 재학생과 대학 간에 ‘재학’이라는 일종의 계약이 체결됐다며 대학 측이 동의 없이 입학정원을 49명에서 200명으로 증원하는 결정을 내린 것은 잘못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들은 “채권자(학생)와 채무자(대학) 간 재학계약이란 사법상 계약이 체결됐지만 채무자는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해 채권자의 동의를 받지 않고 입학 정원을 늘리는 결정을 내렸다”며 “채권자는 학급권의 본질적 내용을 침해당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의대 입학정원을 증원하는 내용으로 시행계획과 입시요강을 변경하려고 해 입학 전 형성된 충북대 의과대학 정원과 교육의 질에 대한 기대이익을 침해당했다”며 “그 결과 채무자는 채권자와 사법상 계약에 따른 채무를 불이행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정부와 충북대 총장을 상대로는 “2025학년도 대학 입학전형 시행계획을 교육부 의대정원 증원 배정결정에 따라 증원하는 내용으로 변경해서는 안 된다”고 요구하고, 대학교육협의회에 대해서는 “정부와 충북대 총장이 변경한 입학전형 시행계획을 승인하지 말라”고 요구했다.

충북대 학생회장은 이날 서울중앙지법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충북의대에는 당장 신입생 200명이 들어갈 공간 자체가 없다”며 “임상 실습을 위한 병원 환경도 부족한데 증원 강행 시 학습권 침해와 의학교육 퇴보는 자명하다”고 항의했다. 노정훈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 학생협회 공동비대위원장은 “교육의 질 저하를 우려하는 의학 교육 현장의 목소리를 더 이상 왜곡하고 묵살하지 말아 달라"며 "전국 의대생들은 교육 환경과 미래 의료를 지키기 위해 목소리를 낼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을 대리하는 이병철 법무법인 찬종 변호사는 “행정법원이 원고적격을 부인했기에 의료대란에 따른 학습권 침해를 예방·구제받기 위한 절차는 각 대학을 상대로 가처분 소송을 제기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 수단”이라며 “오늘 이후 나머지 의과대학들도 가처분 신청이 접수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N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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