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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이스라엘 분쟁, 중동전쟁으로 확산되나
이스라엘, 이란 보복 대응 6일 만에 이란 군사 기지 공격
2024년 05월 01일 (수) 23:25:14 이종서 기자 jslee@newsmaker.or.kr

지난 4월19일(이하 현지시간) 이스라엘이 이란 영토 내 군사 기지에 대한 공격을 단행했다. 이란이 이스라엘을 향해 미사일과 드론 수백대를 보내며 대규모 보복 대응을 한 지 6일 만이다.

이종서 기자 jslee@

이스라엘이 공격 사실을 부인하고 있는 가운데 이란은 공격으로 발생한 피해는 없다고 밝혔다. 미국은 이스라엘이 공격 계획을 사전에 알렸다고 밝히면서, 이스라엘 방어는 약속하지만 이란을 공격하는 건 지지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재차 강조했다.

이스라엘, 공격사실 공식적으로 밝히지 않아
미국 ABC 등은 미 당국자를 인용해 이스라엘이 지난 4월19일 새벽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 남쪽으로 420㎞가량 떨어진 제3 도시 이스파한 인근 군사 기지를 공격했다고 보도했다. 이스라엘이 자국 영사관을 공습하자 이에 대한 보복으로 지난 4월13일 대규모 공격을 가한 지 6일 만이다. 이스라엘은 드론으로 공격에 나섰으며, 이란이 이를 요격하면서 피해는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이란 반관영 파르스 통신은 현지 소식통을 인용, 이스파한 북서부에 위치한 군사기지 인근에서 세 차례 폭발음이 들렸다며 “드론으로 추정되는 물체에 대한 대응으로 방어 시스템이 가동됐다”고 보도했다. 이날은 공교롭게도 이란 최고지도자인 알리 호세인 하메네이의 85번째 생일이기도 하다. 이스라엘은 공격 사실을 공식적으로 밝히지 않고 있

이스라엘 총리실은 이번 사건 배후인지 확인해달라는 타임스오브이스라엘(TOI)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이스라엘 방위군(IDF)도 AFP 통신에 이란과 시리아에서 발생한 폭발과 공습 관련 보도에 대해 “현재로선 할 말이 없다”고 밝혔다. 다만 익명의 IDF 관계자 두 명은 뉴욕타임스(NYT)에 이스라엘이 이번 공격 배후에 있다고 확인했다. 이란 당국자 3명도 이스파한 공군 기지 피습을 확인했다. 다만 배후는 밝히지 않았다. 이란 IRNA에 따르면 시리아 군사 기지에서도 일련의 폭발이 발생했다.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과 연관됐는지 여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이스라엘 북부 레바논 접경 지역에선 적 항공기가 영공에 진입한 것으로 의심된다며 공습경보가 울리기도 했지만, IDF는 추후 오경보였다고 정정했다.

이란이 입은 피해는 현재까지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 호세인 달리리안 이란 항공우주국 대변인은 엑스(X·옛 트위터)에 “이스라엘은 (드론의 일종인)쿼드콥터 3대로 대응했고, 모두 격추됐다”며 “현재로선 미사일 공격에 대한 보고는 없다”고 밝혔다. IRNA는 “일부 지역에서 일부 가능한 표적에 대처하기 위해 방공 시스템을 가동한 뒤 현재까지 공중 위협으로 인한 대규모 공격이나 폭발은 보고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이스파한에 대한 광범위한 점검 결과 모든 민감한 군사 및 보안 시설 피해는 보고되지 않았으며, 안전하게 유지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사일 방어 시스템도 활성화되지 않았다고 IRNA는 전했다. 이스파한 기지 핵 시설도 안전한 것으로 파악됐다. 미국 당국자는 CNN에 이란 핵 시설이 무사하다며, 이스라엘 공격 표적이 핵은 아니라고 전했다. 이란 국영 타스님 통신은 ‘신뢰할 수 있는 소식통’을 인용해 이스파한 핵 시설에 대해 “완전히 안전하다”고 보도했다. CNN은 “이란 정부와 매체가 전하는 전반적인 인상은 어떤 일이 발생했든 이스파한 인근 중요 시설에 큰 피해를 주지 않았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란, 이스라엘 상대로 대규모 공습 감행
앞서 이란은 이스라엘에 대규모 심야 공습을 단행한 바 있다. 1979년 이슬람 혁명 이후 반(反) 이스라엘로 돌아선 이란이 이스라엘을 직접 공격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다니엘 하가리 이스라엘군 수석대변인은 이란이 지난 4월13일(이하 현지시간) 밤부터 14일 오전까지 이스라엘을 겨냥해 미사일과 드론(무인기)을 200발 넘게 발사했다고 밝혔다. 하가리 대변인은 “이란이 자국 영토에서 이스라엘 영토를 향해 지대지 미사일 수십발을 발사했다”며 “그 미사일의 대다수는 우리 방공체계에 의해 이스라엘 국경 밖에서 요격됐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이스라엘 당국자들을 인용해 이란이 발사한 드론이 185대, 순항미사일이 36기, 지대지 미사일이 110기에 이른다고 보도했다. 이란이 이스라엘을 향해 각종 미사일과 무인기(드론) 300대를 발사했지만 대부분 격추됐다. 이 중 일부는 중동 주둔 미군과 영국군에 의해 요격됐지만, 상당수는 이스라엘 방공망에 의해 파괴됐다.

이스라엘이 밝힌 요격 성공률은 99%에 달했다. 이스라엘군은 정확히 어떤 무기로 이란의 미사일과 드론을 타격했는지에 대해선 함구했다. 그러나 외신들은 ‘아이언돔’을 비롯한 이스라엘의 미사일방어망에 주목하며 이번 이란발 공격에서도 각종 요격 무기가 효과를 발휘한 것으로 분석했다. 지난 4월14일, CNN 방송은 이스라엘 미사일방어기구(IMDO)를 인용해 이스라엘 방공망의 가장 기본은 저고도 요격 체계인 아이언돔이라고 소개했다. 이스라엘 전역에는 최소 19대 이상의 아이언돔 포대가 배치돼 있다. 각 포대에 달린 지대공 요격 미사일은 고도 10㎞ 이내에서 로켓과 미사일, 드론 등을 격추한다. 이스라엘 라파엘사와 이스라엘 항공우주산업이 공동 개발해 2011년 실전 배치한 아이언돔은 주로 가자지구의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와 레바논 남부의 시아파 무장정파 헤즈볼라가 쏘는 단거리 까삼 로켓에 특화돼 있다. 하마스와 6개월 넘게 교전 중인 이스라엘이 지난 8일 아이언돔을 해상에서 사용할 수 있게 개량한 ‘시돔’을 실전 배치한 배경이다.

따라서 이란에서 2000㎞를 날아온 중장거리 탄도·순항 미사일과 드론을 모두 저고도 요격 체계인 아이언돔으로 막지는 않았을 것으로 추정된다. 장거리 미사일과 높은 고도에서 비행한 드론은 고고도 미사일 요격 체계인 애로우2·3이 상대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애로우2는 미국의 중고도 요격 체계 패트리엇을 이스라엘이 개량해 2000년 실전 배치됐으며, 고도 50㎞에서 목표물을 타격한다. 애로우 3은 이를 개량한 것으로 우주 밖으로 나간 탄도미사일이 대기권에 재진입하기 전인 고도 100㎞에서 요격할 수 있다. 데이비드 슬링은 아이언돔과 애로우2·3의 고도 간극을 보완하는 중고도 요격 체계로 2017년 도입됐다. 고도 15㎞ 이내에서 목표물을 분쇄한다. 구약성서 다윗과 골리앗의 일화에서 이름을 딴 ‘다윗의 돌팔매’란 뜻을 갖고 있다. 이 외에도 1991년 1차 걸프전에서 쓰인 패트리엇도 이스라엘에서 여전히 현역의 기량을 뽐내고 있다. 지난 4월1일 시리아 다마스쿠스 주재 이란 영사관 공습 사건의 배후로 이스라엘을 지목한 이란은 보복 공격을 예고한 지 보름 만인 이날 이스라엘을 상대로 대규모 공습을 감행했다. 

이스라엘과 이란, 유엔 안보리 긴급회의서 격돌
지난 4월14일, 이스라엘과 이란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긴급회의에서 세게 맞붙었다. 앞서 전날 밤 이란이 이스라엘의 ‘영사관 공습’에 보복하기 위해 쏘아올린 미사일·드론 여파로 긴급 소집된 이날 회의에서 이스라엘은 ‘히틀러’ 등의 단어를 사용하며 이란을 막기 위해 안보리가 적극 나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란은 이번 공격이 지난 4월1일 이스라엘의 영사관 공습에 따른 당연한 방어권을 행사한 것이었다고 반격하면서 자신들은 확전을 원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CNN, 로이터 통신 등 외신들에 따르면 이날 오후 뉴욕 유엔본부에서 소집된 안보리 회의에서 아미르 사에이드 아라바니 주유엔 이란대사는 “그것(이스라엘 공격)은 전적으로 이란의 고유한 방어권(자위권) 행사에 있었다”며 “안보리는 국제 평화와 안보를 유지하는 임무에 실패했다”고 말했다. 아라바니 대사는 이어 미국이나 국제사회의 개입 및 우려를 고려한 듯 “(이번 일의) 확대나 전쟁은 추구하지 않되 어떤 위협이나 침략이 있을 땐 대응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길라드 에르단 주유엔 이스라엘 대사는 이란 측에 비난의 수위를 최고조로 높였다. 에르단 대사는 “세계대전으로 몰고 가기 전에 이란을 멈춰야 한다”며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이란 최고지도자)는 아돌프 히틀러와 다를 것이 없다”고 직격했다. 그는 “나치 정권과 마찬가지로 아야톨라 정권은 닿는 모든 곳에 죽음과 파괴를 뿌린다”며 “만약 아야톨라 하메네이가 어젯밤에 핵폭탄을 발사할 수 있었다면 어떤 일이 일어날지 잠시 생각해보라”고 촉구했다. 에르단 대사는 그러면서 “아야톨라 정권은 이스라엘이 끓는 물 속의 개구리라고 생각하지만 그들은 틀렸다”며 “이번 공격은 모든 위험선을 넘었고 이스라엘은 보복할 법적 권리를 보유하고 있다. 우리는 끓는 물 속의 개구리가 아니라 사자의 나라이고 우리는 우리의 미래를 지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거듭 “오늘 안보리는 조치를 취해야 한다. (이란에) 스냅백 메커니즘(합의사항을 이행하지 못하면 제재 조치를 취하는 것)을 작동시키고 심각한 제재를 다시 부과하라”며 “이란 혁명수비대(IRGC)를 테러 조직으로 지정하라. 이스라엘을 위해서가 아니라 세계를 위해서인 것”이라고 말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중동은 벼랑 끝에 처해있다”며 “이 지역 사람들은 파괴적이고 전면적인 분쟁의 실질적인 위험에 직면해있다. 지금은 진정시키고 단계를 완화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美, 사상 최초 IDF 일부 부대에 제제 검토
미국이 사상최초로 이스라엘 방위군(IDF) 부대에 대한 제재를 검토 중이란 소식에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크게 반발하며 제재를 가하려는 모든 세력과 맞서 싸우겠다고 경고했다. 실제 제재가 단행될 경우, 미국정부가 이스라엘에 대한 군사·재정 지원을 끊을 가능성이 있어 중동 분쟁에 큰 여파가 예상된다. 지난 4월21일 타임스오브이스라엘에 따르면 네타냐후 총리는 유월절 기념 연설에서 “누구든 이스라엘군 부대를 제재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모든 힘을 다해 싸울 것”이라며 “미국의 제재는 불공평한 처사이며, 특히 이스라엘이 지금 전쟁 중인 시기에 그렇게 하는데 대해 결사 반대한다”고 강하게 반발했다. 네타냐후 총리가 불만을 표시한 이유는 미국 정부가 IDF 일부 부대에 대해 사상최초로 제재를 가할 것이란 외신 보도 때문이다.

앞서 미국 매체인 악시오스는 전날 미 정부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이 수일 내로 이스라엘군 ‘넷자 예후다(Netzah Yehuda)’ 대대에 대한 제재를 발표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미국 정부는 해당 보도에 대해 확인해줄 수 없다는 입장이지만, 이미 미국은 물론 유럽연합(EU)도 제재에 동참할 수 있다는 소식이 퍼지면서 이스라엘 정부는 크게 반발하고 있다. IDF측도 해당 보도 이후 성명을 통해 “넷자 예후다 부대의 군인들은 현재 가자지구에서 전쟁 수행에 가담해 싸우고 있다”며 “이 부대는 IDF의 윤리 규정에 따라 용감하게 전문적으로 전투에 임하고 있으며 국제법을 준수하고 있다. 만약 이를 제재한다면 그 결과에 대해서는 다시 재검토가 필요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미국 정부가 실제 부대 제재를 공식 발표할 경우, 이스라엘군에는 적잖은 타격이 예상되고 있다. 미국은 인권 침해 혐의로 기소된 외국군대, 국가에 대한 군사 지원을 금지하는 ‘리히법(Leahy Law)’이 존재한다. 뉴욕타임스(NYT)는 “앞서 미 의회에서 통과된 우크라이나·이스라엘 지원법에 따른 군사지원이 제한되진 않겠지만, 이후 미국의 군사 및 훈련지원이 끊어질 수 있다”며 “미국 정부는 이스라엘군 제재를 통해 확전을 막고 이스라엘군의 과도한 움직임을 막는 균형추 역할을 하길 바라고 있다”고 지적했다. N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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