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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군 초계함 천안함 침몰
2010년 04월 30일 (금) 19:04:05 장정미 기자 haiyap@newsmaker.or.kr

서해안에서 야간 훈련 중이던 1200t급 해군 초계함 천안함이 지난 3월 26일 원인 모를 폭발로 침몰했다. 천안함에는 승조원 104명이 탑승해 있었으며 27일 새벽 1시 현재 58명이 구조됐다. 해군은 현장에 다른 초계함과 경비정 등을 동원, 인명 구조작업을 계속했으나 천안함은 완전 침몰했다.

   
▲  초계함 천안함

 

침몰한 천안함은 1989년 취역한 초계함(PCC-772)으로 연안 초계를 주임무로 하고 있다. 천안함은 1300t급으로 76㎜ 함포와 40㎜ 기관포, 하픈 대함미사일, MK32 3연장 어뢰발사기, 대잠폭뢰 등으로 무장했다. 해군이 운용하고 있는 초계함은 이날 침몰한 천안함을 포함해 24척이다.

정확한 충격 원인 두고 해석 엇갈려
천안함에서 구조된 승조원들의 증언 후에도 사고원인이 베일에 가리면서 민·군 합동조사단(합조단)의 진상규명 작업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합조단이 사고 당시 천안함에 가해진 충격의 실체를 종합적으로 규명하려면 크게 네 가지 작업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사고 원인을 밝힐 첫 단추는 바닷속에 잠겨 있는 함수와 함미 부분을 인양하는 것이다. 함수와 함미 부분을 들어 올려 육안으로 식별해도 천안함이 암초와 충돌했는지는 어느 정도 확인된다. 암초와 충돌했다면 배 아랫부분에 찢긴 흔적이 남아야 하기 때문이다. 인양 후 정밀 분석하게 될 함수·함미의 절단면도 핵심 요소다. 만약 천안함이 기뢰나 어뢰에 의해 폭발했다면 절단면의 철판은 상당 정도 뜯겨져 나갔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또 절단면을 정밀 분석한 결과 기뢰나 어뢰 제작에 쓰이는 특수합금의 재질이 검출된다면 기뢰·어뢰에 의해 폭발이 일어난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이와 달리 절단면이 매끈하다면 어뢰·기뢰가 수중에서 폭발하며 치솟은 물기둥이 배를 두 동강 냈거나, 함체의 노후화에 따른 ‘피로파괴’ 가능성을 의심해볼 수 있다. 국내 조선업체에서 일하는 한 피로파괴 전문가는 “피로파괴의 경우 균열이 점점 진전되기 때문에 파단면에서 비치마크(나이테처럼 생긴 미세 균열 흔적)가 관찰된다. 파단면에 비치마크가 보이면 피로파괴에 의해 파손이 일어났다고 볼 수 있다”며 “비치마크를 확인하려면 단면을 잘라서 현미경으로 관찰해야 한다”고 말했다. 천안함 사고 인근 해역에서 금속 파편을 수거해 분석하는 것은 어뢰·기뢰에 의한 피격을 입증하기 위한 필수작업이다. 어뢰·기뢰의 파편은 어뢰·기뢰에 의한 피격을 보여주는 직접적 물증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파편을 분석하면 어뢰·기뢰의 종류도 확인할 수 있다고 한다. 이를 통해 누가 사용하는 어뢰·기뢰인지 알 수 있다는 것이다. 원태재 국방부 대변인은 지난 4월 8일 “함미와 함수 외에 작은 조각들이 있을 텐데 아마 위치를 다 찾은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다만 함미와 함수 부분 인양이 우선이기 때문에 (잔해 인양을) 크게 서두르고 있지는 않다”고 말했다. 이 같은 물적 증거와 결부해 사고 당시의 정황도 설명이 필요하다. 천안함에서 구조된 승조원들은 사고 당시 몇 초의 간격을 두고 두 번의 굉음이 들렸다고 증언했다. 이는 천안함이 강력한 외부 충격을 받은 정황으로 분석된다. 최초 충격 때 첫 굉음이 났고, 몇초 뒤 배가 갈라지면서 2차 굉음이 났을 수 있다는 것이다. 배명진 숭실대 소리공학연구소장은 “사고 당시 백령도에서 관측된 지진음향파를 분석한 결과 206㎏급의 어뢰에 의해 직접 타격되었을 때의 음파와 유사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그러나 충격의 원인이 무엇인지에 대해선 어뢰, 기뢰, 높은 파도까지 해석이 엇갈리고 있다.

국방부가 해명한 천안함 침몰사고 의혹

   
▲ 오열하는 실종자가족
국방부는 지난 4월 7일 천안함 침몰사고를 둘러싼 각종 의혹을 해명했다. 국방부는 천안함은 지난달 26일 오후 9시22분 사고가 발생했으며 당시 특수임무 수행이나 피항이 아닌 2함대에서 지시한 정상 경비구역에서 정상적인 임무를 수행 중이었다고 밝혔다. 다음은 국방부가 밝힌 해명 내용이다.
◇천안함 왜 백령도 가까이 항해했나 = 천안함은 작년 11월10일 대청해전 이전에는 백령도 서방의 경비구역 내에서 기동했으나 같은 달 24일 2함대사의 지침에 의해 백령도 서남방 지역으로 조정된 경비구역에서 작전했다. 이 수역은 홍합여, 연봉 등 암초가 있는 백령도 남방지역으로부터 9~10㎞ 이격되어 있다. 함장은 부임 후 사고발생 지역에서 16차례 임무를 수행해 지리적으로 익숙한 것으로 확인됐다. 천안함은 사고 발생 전 백령도 남방 2.5㎞ 떨어진 곳에서 북서방향으로 6.3kts로 정상적으로 기동했다. 천안함은 특수임무 수행이나 피항이 아닌 2함대에서 지시한 정상 경비구역에서 정상적인 임무를 수행 중이었다.
◇정확한 사건발생 시간은 = KNTDS(전술지휘체계) 화면상 천안함 소실 위치와 한국지질자원연구원과 기상청의 지진파 확인, 천안함과 2함대사간 국제상선공통망 교신, 해병 6여단 경계근무자들의 관측, 생존자와 실종자들의 휴대전화 통화 기록 등을 종합할 때 침몰시간은 오후 9시22분으로 판단된다. KNTDS에 기록된 자료에는 천안함으로부터 발신되는 자함 신호가 오후 9시21분57초에 중단됐다. 백령도의 지진파 관측소는 오후 9시21분58초에 진도 1.5 규모의 지진파를 감지했으며 백령도 기상대 관측소는 오후 9시22분께 1.5 규모의 지진파를 탐지했다. 감지된 지진파(P파)는 공사 및 폭파, 차량이동 등 인공지진으로 분류된다. 천안함은 2함대와 국제상선공통망으로 오후 9시19분30초에서 오후 9시20분03초 사이 33초간 교신했다. 2함대사는 “OOO 여기는 OOO 감도 있습니까”, 천안함 “여기는 OOO 이상”, 2함대사 “여기는 OOO, 감도 양허 감도 양호 이상”, 천안함 “귀국 감도 역시 양호 교신 끝”이라고 교신했다. 해병 6여단 해안초소 TOD(열상감시장비)진지에서 사고 지점에서 2.5㎞ 떨어진 247해안초소 초병(상병 OOO 등 2명)이 오후 9시23분에 낙뢰 소리와 비슷한 소음을 1회 청취했다. 인근 238초소 TOD운용병(상병 0OO 등 2명)이 밀폐된 초소 내부에서 근무 중 TOD 화면상 오후 9시20분(TOD내 시간이 2분 늦어 실제시간은 오후 9시22분)에 쿵하는 소음을 1회 청취한 후 오후 9시23분께 TOD 화면상 미확인 물체를 탐지했다. 생존자 휴대전화 통화내역 조회 결과 생존자 A 상사의 부인이 오후 9시14분11초에서 오후 9시18분52초(4분41초)까지 통화했다. B 하사에게 대학후배가 오후 9시14분31초, 오후 9시21분25초 등 2회 문자를 발송했다. 실종자 C 상병이 실종자 D 중시의 휴대전화로 오후 9시12분03초에서 오후 9시13분49초(1분46초)간 동생하고 통화한 뒤 오후 9시16분47초에서 오후 9시17분02초(15초)간 통화했다. 동생은 집 전화로 오후 9시21분08초에서 오후 9시21분47초(39초) 사이 실종자 E 중사의 휴대전화로 통화했다. 실종자 중 한 명이 오후 9시16분에 가족과 전화에서 ‘지금은 비상상황이니까 나중에 통화하자’는 것은 확인 결과 통화한 사실이 없었다. 실종자인 모 하사가 여자친구에게 오후 9시16분42초에 마지막 문자를 보냈으나 여자친구가 응답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여자 친구가 전화를 해도 받지 않았다는 의혹은 사실이 아니다.

 

   
▲ 천안함 함미 선체 인양작업
 ◇사고시간 왜 혼선 있었나 = 백령도 방공진지에서 미상의 큰 소음을 청취해 위성통신망으로 상급부대에 보고했고 2함대에서는 천안함 사고 후 포술장으로부터 오후 9시28분에 상황을 접수했다. 2함대사는 발생시간을 확정하지 않고 오후 9시30분에 접수한 상황만을 해군작전사에 보고했다. 해군 작전사는 방공지지에서 청취한 미상의 큰 소음이 천안함과 관련된 것으로 추정해 오후 9시15분을 상황 발생시간으로 합참에 팩스로 보고했다. 합참은 2함대사로부터 상황을 접수한 오후 9시45분을 상황 발생시간으로 혼동해 보고, 전파하는 과정에서 혼선이 있었다.
◇‘좌초’로 보고됐나 = 2함대 상황장교(진 모 대위)는 포술장이 다급해하며 빨리 구조해 달라는 뜻의 말을 하면서 ‘좌초되었다’고 해 ‘좌초되었냐’라고 반문, ‘좌초’라고 진술했다. 천안함 포술장은 당황해 빨리 구조해달라는 말을 했으나 정확히 무슨 말을 했는지 기억 못한다고 진술했다. 오후 9시30분 2함대 지통실 당직사관은 천안함 전투정보관으로부터 ‘천안함이 백령도 근해에서 조난되어 함정이 침몰되고 있으니 빨리 지원병력을 보내달라’는 전화를 수신했다. 오후 9시32분 지통실장에게 보고 후 인천해경에 전화해 ‘현재 백령도 서방 우리 함정에서 연락이 왔는데 좌초 얘기가 나오고 있다. 일단 급한 상황이니 인근에 있는 해경 501함정, 1002함정을 백령도 서방으로 빨라 보내달라’고 요청했다고 진술했다. 급박한 상황에서 경황이 없어 정확한 용어 사용이 되지 않았던 것으로 판단된다.
◇후타실에 왜 있었나 = 후타실은 배의 엔진과 스크루가 연결되어 방향을 잡는 조타장치가 있는 곳으로 평소 승조원들의 운동공간(역기 4개, 윗몸일으키기 2개, 헬스 자전거 2대, 바벨 10개)으로 활용된다. 긴급상황 발생 때에만 장교와 함께 병력이 투입된다. 사건 발생 때에는 3명의 하사와 병장, 일병 등 5명이 운동을 한 것으로 추정돼 긴급상황이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TOD 녹화 제대로 됐나 = 해병 6여단의 TOD 자동녹화 기록을 확인한 결과, 오후 9시2분26초에에서 3초간 천안함 정상기동 장면, 오후 9시22분38초에서 1분1초간 함미와 함수가 분리된 장면, 오후 9시23분40초에서 43분43초간 함수 침몰 장면을 발견했다. 폭발 또는 충격 장면은 초병이 ‘꽝’ 소리를 듣고 나서 소리 나는 방향으로 TOD를 전환했으나 버튼을 늦게 작동시켜 녹화하지 않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생존자에게 함구령 내렸나 = 함장은 오후 11시13분 천안함을 이함, 해경정에 구조된 뒤 부장(소령)에게 ‘지금은 대원들이 정상상태가 아니니 임의로 상황을 해석해 전파하지 않도록 하라’고 지시했다. 부장은 기관장(대위)에게 휴대전화를 회수 보관토록 지시했다. 대부분 함정에 두고 내렸고 간부소지 휴대전화 5개만 회수했다. 생존자 전원을 상대로 확인 결과 사실 은폐를 위한 함구령 지시는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순직자 사체에 관통상 있나 = 고 남기훈 상사의 사체 검안 결과 안면부 위아래 턱뼈 골절, 우측 팔 상부 골절, 좌측 팔 상부 근육이 찢어졌다. 익사시에 관찰되는 코와 입 주변에 거품 현상이 발견되지 않았다. 사체는 관통상이 아니라 골절 내지는 찢기는 상처가 있었다. 또 함정 내에는 승선장병 검문검색으로 유해 물품 반입이 불가능하며 파견, 최근 전출자 등 미승선 인원을 확인한 결과 기강에는 특이사항이 없었다. 내부 인원에 의한 사건 발생 가능성은 희박하다.
   

 군이 발표한 해명에 대한 의혹들
2010년 3월 26일 21시 21분 57초. 1200톤에 이르는 천안함의 갑작스런 침몰과 그에 따른 46명의 해군 장병 실종 사고의 발생 시각이다. 그러나 군이 네 차례나 사고 시점을 번복한 끝에 내놓은 이 시간은 곧이곧대로 믿기에는 뭔가 꺼림칙한 게 적지 않다. 군이 사고 시점을 이때로 못 박은 결정적 이유는 이 무렵에 사고 지점 인근 지진관측소에서 지진파가 관측됐기 때문이다. 기상청과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이 운영중인 백령도 지진관측소에는 이날 21시 21분 58초에 규모 1.5의 지진파가 도달한 것으로 나타나 있다. 그러나 이 지진파가 천안함을 침몰 시킨 모종의 폭발이라고 하기에는 의문이 많다. 우선, 폭발 즉 ‘인공지진’이라면 그에 상응하는 폭음이 관측돼야 맞다. 그러나 사고 지점에서 5km 정도 떨어진 지질자원연구원 공중음파관측소에는 이에 해당할만한 폭발음이 감지되지 않았다. 당시에는 바람이 남쪽에서 북쪽으로 부는 ‘남풍’이 초속 4.7~5m의 속도로 불었기 때문에 폭음이 기록되지 않았을 리가 없다. 기상청과 한국지질자원연구원측의 ‘인공지진파’ 분석도 석연치 않다. 이 두 곳에서는 관측된 지진파에서 자연지진파의 증거인 S파가 P파에 비해 절대적으로 작아서 인공지진이라고 규정했다. 그러나 이 같은 분석에 이견도 없지 않다.

 

   
▲ 천안함실종자 수색
기상청 관계자는 “통상 자연지진 때 발생하는 S파가 지진관측소까지 도달하기에는 너무 거리가 짧아 미처 도달하지 못했을 수도 있다”며 “따라서 이를 증거로 인공지진이라고 규정하기에는 무리가 따른다”고 말했다. 한국지진연구소 김소구 소장은 “바다에서는 S파가 아예 발견되지 않는다”며 “단순히 S파가 보이지 않는다는 이유로 인공지진이라고 할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보다 결정적인 문제는 지질관측소에 기록된 문제의 지진파가 어디에서 발생했는지 과학적으로 설명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국방부는 지진파를 근거로 지진관측소에서 8km 정도 떨어진 사고 좌표(북위 37분 55초, 동경 124도 37분)에서 폭발이 일어났다고 주장하지만 이 역시 허구다. 이번처럼 지진파가 전국 110여곳에 이르는 지진관측소의 단 한 곳에서 관측된 결과만으로는 동서남북 가운데 어느 방향, 어느 지점에서 발생했다고 단정짓기가 힘든 구조이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기상청 관계자는 “국내에서는 규모 2.0 미만의 소규모 지진파는 매일 1건씩 감지되고 있다”며 “당일 있었던 지진파 역시 처음에는 있었는지조차 몰랐다”고 말했다. 결과적으로 이번 지진파는 문제의 폭발이 사고 지점에서 발생했다는 증거로 활용되기에는 여러 가지 한계가 많다. 게다가 지진파 자체에도 이상한 점이 발견된다. 기상청의 지진파 기록지에는 폭발 후 31초 뒤에 함미가 바닷속 지면에 떨어졌을 때 발생한 것으로 보이는 2차 충격이 발생한 것으로 돼 있지만 해군의 TOD(열상감지장치) 기록에는 적어도 3분 22초 뒤에 함미가 수면에서 사라진 것으로 돼 있다. 이에 대해 당초 문제의 지진파를 분석했던 연세대 홍태경 교수는 “인공지진이라고 분석했던 이유는 지진파의 발생 위치나 특징 등 여러 가지 정황상 그 원인이 폭발에 가깝다고 추정할 뿐 자연지진의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이처럼 사고 원인의 결정적인 증거로 작용한 지진파의 ‘권위’가 훼손되면서 이에 근거해 군 당국이 발표한 사고 발생 시각도 의심받고 있다. 당초 사고 지역 인근의 해병대 초소에서 찍힌 TOD를 보면 25분 19초로 돼 있었다. 그러나 웬일인지 군 당국은 이 시간이 잘못 세팅됐다며 TOD의 실제 시간을 2분 40분이나 앞당겨 조정했다. 이어 7일에는 이 시간을 다시 1분 더 앞당겼다. 시간의 정확성이 생명인 최전방에서 전술적으로 중요한 군사장비의 시간 세팅이 이렇게 엉터리라는 사실은 상식적으로도 이해하기 힘든 일이다. 혹시 군 당국이 지진파 탐지 시점에 모든 것을 짜 맞추려 한 것은 아닌지 의문이 드는 대목이다. 지난 4월 7일 수도병원에서 열린 생존자 기자회견에서도 박연수 대위가 사고 직전 자신의 컴퓨터의 시간이 사고 시각보다 2분이 늦은 21시 24분이었던 것을 기억한다고 증언한 대목도 국방부 발표 시간에 뭔가 이상이 있었음을 암시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서풍1호’ 발령 시간도 뒤늦게 앞당겨졌다. 당초 군은 당일 21시 45분에 전투배치 명령인 ‘서풍1’을 발령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사고 발생시간을 21시 21분 57초로 결론 내린 날에는 ‘서풍1’ 발령시간을 5분 앞당긴 당일 21시 40분으로 수정했다. 5분이 앞당겨진 이유를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대해 국방부 대변인은 다음날 “왜 5분을 ‘깎았는지’ 확인해 보겠다”는 의미심장한 말을 남겼다. 최전방에 있는 국방부 시계들이 약속이나 한 듯이 평소에도 이렇게 엉망이었는지, 아니면 마땅한 사고 원인을 찾지 못하던 찰나에 갑자기 불거진 지진파에 모든 것을 대입하려는 군의 ‘특수 작전’인지 강한 의문이 남는다.

 

 

   

 천안함 의혹 키우는 軍 대응
국방부 합동조사단의 1차 조사 결과 발표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천안함 사고 발생 시점과 전후 시간이 수차례 변경되면서 불신이 커지고 있다. 군은 지난 4월 7일 합조단 발표에서 사고 발생 시점을 3월 26일 21시 21분 57초로 확정 지었다. 사고 발생 2주가 지난 뒤에야 나온 이 발생 시각의 핵심 근거는 ‘KNTDS(해군전술지휘통제시스템)’였다. 민군 합동조사단이 KNTDS 화면상 기록된 자료를 분석한 결과, 천안함의 위치 신호가 이 시각에 중단된 것으로 나타났다는 것이다. 그러나 최원일 함장의 증언은 이와는 정면으로 배치된다. 최 함장은 지난 4월 7일 국군수도병원에서 열린 생존자 기자회견에서 “사고당시 KNTDS의 컴퓨터 자료를 검색하다 우측 화면에서 오후 9시 23분으로 확인했다”고 말했다. KNTDS는 해상에 떠 있는 선박의 위치정보를 ‘실시간’으로 확인해주는 시스템인 점을 들면 KNTDS에 근거한 합조단의 발표와 최 함장의 증언 중 어느 하나는 거짓말이 된다. 천안함의 위치 신호가 이 시각에 중단됐다는 합조단의 발표는 더욱 불명확하다. 군의 주요기지에 설치, 운영되고 있는 이 시스템은 함정에서 발신되는 위치 신호를 받아 대형 화면에 표시된다. 또 장치가 없는 함정은 인근 레이더에서 위치정보를 포착해 송신하기 때문에 서해 북방한계선(NLL) 인근 모든 선박은 KNTDS 화면에서 식별할 수 있다. 하지만 화면상에서 천안함이 사라졌다는 것을 곧바로 사고 발생 시점과 연관 짓는 것은 무리가 따른다. 군은 KNTDS 화면에 신호가 사라진 것이 구체적으로 무엇을 의미하는지는 밝히지 않고 있다. 단순히 장치가 작동되지 않은 것인지, 배가 완전히 가라앉아 보이지 않는 순간인지를 특정하지 않은 것이다. 이같은 의문에 군 관계자는 “발송 신호가 없더라도 백령도나 근처에 있는 레이더에서 그것을 잡고 있다면 데이터가 나온다”면서도 “자세한 것은 통신 전문가에게 문의해야 한다”며 구체적인 답변을 피했다. 군의 설명처럼 장비가 고장 나도 인근 레이더에서 배를 포착할 수 있다면 신호가 사라진 21분 57초는 배가 완전히 가라앉은 순간이 된다. 그렇다면 최초 발생 시간은 그보다 몇 분 전이 된다는 이야기다. 사고 시각의 또 다른 근거로 들고 있는 열상감지장비(TOD)에 기록된 시간도 국방부 발표대로 믿기에는 뭔가 부족하다. 국방부는 당초 TOD에 나타난 시간이 2분 40초 정도 늦다고 했다가 4월 7일에는 이 시간을 또 다시 1분 40초 늦는 것으로 말을 바꿨다. 이에 대해 군은 단순한 실수라고 해명했지만 야간이라는 취약시간의 적의 동태를 살피는 핵심 전술 장비에 입력된 시간에 오류가 있었다는 말을 있는 그대로 믿을 만한 사람은 없을 것이다. 설사 그렇다면 언제부터, 왜 TOD의 시각이 실제 시간과 차이를 보였는지, 그 동안은 이 같은 사실을 왜 몰랐을 수밖에 없는지 충분한 설명이 뒤따라야 한다. 혹시 사고 발생 시간을 ‘인공지진파’ 관측 시간과 결부 지으려는 무리수가 아닌지 강한 의심을 사는 대목이다. 시간 조작 냄새는 ‘서풍1’을 발령한 시각을 5분 앞당긴 것에서도 풍긴다. 서풍1은 서해상 적의 도발에 대비해 해군 작전 예규상 명시돼 있는 가장 강도 높은 단계의 대비 태세이다. 따라서 서풍1의 발령 시기는 군의 초기 대응이 어떠했는지를 가늠하는 잣대다. 당초 군은 21시 45분에 서풍1을 발령했다고 발표했다 21시 40분으로 수정했다. 이밖에도 천안함 생존자인 박연수 대위가 마지막으로 컴퓨터 모니터 하단에서 확인한 시각이 사고발생 이전 시간인 21시 24분이라고 증언한 것도 미스테리다. 군은 이에 대해서도 컴퓨터 시간은 사용자에 따라 다르게 입력될 수 있다고 해명했다. N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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