밝고, 맑고, 아름답게

▲ 광양여자고등학교 한문수 교장

광양여자고등학교 교문을 들어서면 꽃망울을 활짝 터트린 홍매화가 가장 먼저 반긴다. 졸업생들이 기념으로 심은 홍매화는 이 학교의 교화이자 광양여고의 교육 분위기를 한마디로 정의해주는 상징이다. 척박한 겨울을 이기고 환하게 피어나는 매화를 보면서 광양여고의 모든 구성원들이 추구하는 학교 분위기를 단번에 느낄 수 있었다. 1973년 3월 16일 개교하여 2010년 2월 10일 제35회 졸업식으로 총 9,562명의 졸업생을 배출한 광양여고는 황량해진 농촌 읍면의 인문계고등학교라는 어려움 속에서 최근 몇 년 동안 괄목할만한 입시성적은 물론 다양한 계발활동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지·덕·체의 조화로운 인간교육
한문수 교장은 학생들 스스로가 자신의 꿈을 찾고 그 꿈에 맞게 성실하게 노력하도록 끊임없는 격려와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덕분에 지난 2007년 3월 부임한 이후, 3년 연속 서울대학교 합격생을 배출했다. 또한 수도권지역을 포함해 4년제 대학 입학생들도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학생들이 교육활동의 대부분을 학교 교육에 의지할 수밖에 없는 열악한 교육환경에 처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대단한 쾌거라는 대내외의 평가다. 한 교장은 “예전과는 달리 지금은 중학교 상위권 학생들이 외지로 가기 보다는 광양여고로 오고 싶어 한다”며 “지역 사회의 학생들이 지역 사회의 학교로 진학을 희망한다는 것은 무척 기쁘고 보람 있는 일이 아니겠냐”고 즐거워했다.

▲ '나가자 세계로 미래로' 광양탑 제막식, 학교축제 '매향제

본교의 이러한 성과는 결코 입시 하나만을 절대적으로 생각하지 않고 학생들을 교육의 가장 우선순위에 두었다는 점에서 좋은 평가를 얻고 있다. 그렇지만 학생들을 바라보는 학교장의 마음은 아프다. ‘열람실’도 없이 비좁은 교실에서 하루 종일 수업과 자율학습을 해야 하는 학생들에게 조용하고 쾌적한 열람실을 만들어 공부에만 전념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해 주고 싶은 것이다. 또한 ‘소강당’을 만들어 변해가는 입시 제도에 재빠르게 대응할 수 있는 교육의 장으로 제공하고 싶다고 한다. 꿈을 현실로 실현한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그래서 더욱 값진 것으로 빛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열정이 만들어낸 교육성과에 좋은 교육적 환경이 더해진다면 ‘일류학교 만들기’는 그리 멀지 않은 미래에 실현되리라 믿는다. N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