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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씻어내는 공부, 다도
통도사의 차 문화는 우리나라의 소중한 자산
2009년 01월 08일 (목) 02:32:42 황인상 전문기자 his@newsmaker.or.kr

해질녘 종각에서 범종을 울리는 스님의 모습, 견고한 종소리와 어우러지는 스님들의 법고 소리, 고요한 마당 등 사찰처럼 다도와 잘 어울리는 분위기와 모습을 간직한 곳은 많지 않다. 도(道) 즉 성(性), 도 즉 심(心). 도는 곧 성품이요, 도는 곧 마음이라 말하는 불교의 진리와 일맥상통하기 때문이다. 다도는 차를 통한 성품이요, 마음이라. 마음으로부터 분리된 말과 생각은 마음 자체가 아닌 형식이 첨가되면 그 본질이 상실된다는 뜻 깊은 진리를 다도는 내면 깊이 되새겨 준다. 예전에는 다도(茶道)라고 하면 참 멀게 느끼는 사람이 많았다. 하지만 내적인 문화와 함께 성장해 온 다도문화가 ‘웰빙’ 바람을 타고 크게 대중화되고 있다. 아울러 차가 성인병 예방에 좋다는 연구결과가 알려지면서 차를 음용하는 인구가 계속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일반적으로 다도라고 하면 단순히 차를 마시는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다도에는 철학과 사상, 예술, 예의범절 등 우리의 전통문화를 나타낼 수 있는 정신이 촉촉이 스며있다.
   
▲ 최해숙 회장은 1997년 선다회에 입문해 11년째 한국 전통차의 오롯한 맥 계승과 새로운 대중화를 위해 누구보다 애 써온 1등 공신이다.

전통차의 오롯한 맥을 이어 선(禪)을 실천 
한국 전통차의 오롯한 맥을 이어 선(禪)을 실천 
양산 통도사에 자리한 ‘선다회’는 우리의 다도문화와 행다예법(行茶禮法)을 공부하고 가르치는 곳이다. 그리고 이곳의 최해숙 회장은 1997년 선다회에 입문해 11년째 한국 전통차의 오롯한 맥 계승과 새로운 대중화를 위해 누구보다 애 써온 1등 공신이다. 한복을 곱게 차려 입은 최 회장의 자태는 다도에 보낸 세월만큼이나 우아함을 뽐냈다. 작년과 올해에 걸쳐 2년째 통도사 선다회를 이끌고 있는 최해숙 회장은 “통도사 선다회에서 활동한 지 벌써 11년이 훌쩍 넘고 있습니다. 차를 마시며 경전공부를 하는 것이 좋아서 시작하게 되었습니다”라며 선다회에 참여한 계기를 밝혔다. 통도사 선다(禪茶)회는 지난 1990년 2월 창립한 이후 고증을 거쳐 사찰 헌다의식을 정립해 왔다. 선다회 회원은 사범회, 학생회를 모두 합쳐 150여 명. 그중에서도 사범회 회원들이 선다회의 주축을 이룬다. 선다회는 초기 매우 생소한 의식이었던 사찰 다도를 제사, 법회 등에서 일반화시키면서 다도를 사찰문화의 하나로 정착시켰다. 이 같은 회원들의 자부심은 차를 통한 봉사활동으로 더 크게 회향되고 있다. 부처님오신날 적멸보궁 헌다례, 개산대재 부도 헌다례, 다도교육, 송년다회 등 1년 동안 선다회가 헌다를 하는 행사만도 30여 차례에 이른다. 선다회 최해숙 회장은 “다도는 자신을 낮추고 예의를 다하는 것”이라며 “차의 도를 배우고 가르치는 것은 자신의 인격을 다듬어 참다운 사람으로 되어가는 것에 그 의미를 두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선다회는 기존의 사중과 더불어 전통문화 계승발전사업의 일환으로 연밭 조성 사업, 우리 차 브랜드화, 외국인 템플스테이를 통해 우리 전통문화를 적극 홍보하고 알리는 데 앞장서 주목받고 있다. 최 회장은 “다도가 가진 무한한 가치는 옛것을 잘 배워서 새것을 창조하고 우리차 문화를 세계 속에 전파하는 것”이라며 다부진 속내를 드러냈다.

차를 대하는 마음은 정성스러워야 한다
다도란 다와 더불어 심신을 수련하여 다도의 멋 속에 인간의 도리를 추구하는 차에 관한 전반적인 수련의 길인 데 반하여, 다례란 차를 마시는 데 있어 이를 중점으로 다루는 예절과 심신수련을 말한다. 최 회장은 11년 전부터 차를 배워왔지만, 여전히 지금도 다도와 다례 등 차에 관한 것들을 공부하고 있다. “다도는 의식부터 가르쳐요. 먼저 격식을 배우게 하는 것이죠. 다도는 우리 인간들의 정신적으로 사심 없는 맑고 깨끗한 마음씨를 기르고, 더 나아가서는 봉사와 일하는 실천력을 길러줍니다. 이를 통해 너 나 할 것 없이 다 같은 마음으로 한없는 기쁨 속에 깨달음을 얻지요.” 그리고 그녀는 예법은 모두 사물에 대한 공경으로, 선다회에서 배운 학생들은 그들의 집에 대부분 차실을 만들어 놓고 있다고 했다.

차를 함께 하는 것은 정직함을 나누는 것
최해숙 회장은 차는 아주 정직한 것이라고 말한다. 최 회장은 “차는 급하게 마실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바삐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차는 차분하게 마음을 가라앉히고, 정화시키는 역할을 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마주앉아 차를 함께 나눈다는 것은 곧 깨끗하고 정직함을 나누는 것과 같다는 생각을 해 봅니다”며 자신의 차에 대한 생각을 조심스럽게 보였다. 일본차와 달리 풋 비린내가 아니라 구수한 냄새가 나고 다갈색이 감도는 전통차는 낱낱의 새순이 아니라, 삼지창처럼 차순에서 세 장의 잎이 올라와 한 몸을 이룬 ‘1창2기’를 따서 만든다. 이후 아홉 번 듞고 아홉 번 말리는 구증구포를 거쳐야 차성분이 농축된다. 그래서 차를 만드는 일은 도를 깨우치는 일과 같다. 최 회장은 “차를 우려내는 한 가지 일만 해서는 차 문화를 전파할 수 없으며, 스스로가 불교에 대한 공부는 기본이요, 차에 대한 지식과 예절은 물론 두루 깊은 안목을 갖추어 겸손과 덕의 향이 넘치는 인품 있는 참사람이 되는 과정이 곧 진정한 다도의 길”이라고 전했다. 최 회장은 다도도 지적한다. 형식에 치우치는 것은 일본식. 일체의 형식을 배제하고 눈으로는 색을 보고, 코로는 향을 맡고 입으로 그 맛을 음미하면서 그저 각자 성품에 따라 차의 진정한 내용에 몰입하는 것이 우리 고유의 다도라는 설명이다. 최 회장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차 문화 센터가 아직까지 단 한곳도 없는 것이 안타깝다”며 “선다회가 우리나라 차 문화를 대표하는 기관으로 자리매김하길 간절히 바라며 마을 전체가 전통문화 마을로 변화해가는 모습을 보고 싶다”고 청사진을 그렸다. 푸른 찻잎을 닮는 삶, 차의 향기를 나누듯이 삶의 향기를 나눌 줄 아는 삶. 바로 선다회 최해숙 회장의 즐거운 차 생활의 시작이다. 그리고 차 생활을 한다는 것은 차의 지식을 늘리는 것이 아닌, 그녀의 삶의 깊이를 더하는 것이다. N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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