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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란법’ 압도적 표차로 통과
졸속입법으로 위헌 요소 제거 못해
2015년 04월 06일 (월) 11:45:26 장정미 기자 haiyap@newsmaker.or.kr

한국 사회 초유의 ‘반부패 실험’이 시작됐다. 지난 3월3일 국회 본회의에서 ‘김영란법’(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 금지에 관한 법률)이 압도적인 표차로 통과됐다. 전체 재석의원 247명 중 찬성 226명, 반대 4명, 기권 17명으로 찬성률 91.5%를 기록했다.

장정미 기자 haiyap@

김영란법 적용 대상은 법제사법위원회 심사를 거치면서 당초 누락됐던 사립학교 재단 이사장과 이사들이 추가됐다. 2011년 6월 김영란 당시 국민권익위원장이 처음 제안하고 이듬해 8월 국민권익위원회가 입법예고한 지 2년 7개월 만이다. 법제처 심의와 국무회의 의결을 거쳐 공포되면 1년 6개월의 유예 기간을 거쳐 2016년 10월부터 시행된다.

법의 적용대상 최소 300만 명 넘을 듯
김영란법의 국회 통과로 앞으로 기존 공직자뿐 아니라 기자 등 언론 종사자와 사립학교 임직원까지도 직무와 상관없이 100만원을 초과하는 금품을 수수하면 처벌받는다. 직무와 관련된 100만원 이하 수수도 과태료가 부과된다. 우리 사회에서 이 법의 적용 대상은 최소 300만명을 넘을 것으로 추산된다. 원안과 달리 공직자 가족 범위를 배우자로 축소하는 등 손을 봤지만 배우자의 금품수수에 대한 신고가 의무화되는 등 과잉 입법과 위헌 논란은 적지 않다. 정작 국회의원의 민원 전달 행위에 대해서는 ‘제재 예외 활동’으로 폭넓게 인정해 법망을 빠져나갈 구멍도 만들었다. 아울러 공직자가 가족·친족 등과 이해관계가 있는 직무는 수행하지 못하도록 규정한 ‘이해충돌 방지’ 조항과 시민단체(NGO), 변호사·의사·회계사 등 전문직들이 적용 대상에서 빠지면서 법 취지가 후퇴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그럼에도 민심(民心)은 김영란법을 우리 사회에 실험해 보자는 여론이 짙다. 법안 하나가 우리 사회를 근본적으로 변화시킬 수는 없어도 관행으로 묵인되어 온 부패에 대한 인식 수준은 제고될 것이라는 기대감도 적지 않다. 국제투명성기구(TI)가 매년 발표하는 국가별 부패인식지수(CPI)의 경우 한국은 지난해 조사 대상 175개국 중 43위에 그쳤다. 김영란법이 직무, 기부·후원 등 명목에 관계없이 동일인으로부터 한 차례 100만원 혹은 매 회계연도에 300만원을 초과하는 금품수수를 처벌토록 한 건 현행법에서 직무 관련성과 대가성 입증에 실패해 무죄가 선고되는 부패 범죄 현실을 끊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이는 공직자에게 순수한 마음으로 금품을 제공하는 건 있을 수 없다는 우리 사회의 상식을 재확인한 것으로 평가된다. 3월3일 본회의에서는 어린이집 폐쇄회로(CC)TV 설치를 의무화하는 ‘영유아보육법 개정안’이 재적 의원 171명 가운데 찬성 83명, 반대 42명, 기권 46명으로 부결됐다. 법안 통과를 위해 필요한 재적 의원 과반수인 86표에 3표가 모자랐다. 한편 청와대는 김영란법 처리와 관련해 “우리 사회에서 부정청탁을 포함한 부정부패와 그동안의 적폐가 획기적으로 근절되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김영란법 시행, 무엇이 달라지나
김영란법은 공직자, 언론사 직원, 교직원 등에 대해 직무와 관련 없이 1회 100만원 또는 1년에 300만원을 넘는 금품의 수수, 요구, 약속을 금지하고 있다. 이에 따라 고가의 접대 문화가 이뤄지는 골프장이나 고급 음식점, 술집 등은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주말 접대 골프는 그린피, 캐디피, 카트비 등을 합쳐 통상 1인당 50만원 정도의 비용이 드는 것으로 알려졌다. 주류와 간식, 식사 등을 합치면 비용은 이를 넘어설 수도 있다. 기업 관계자가 접대를 하기 위해 자주 들르던 고급 술집도 수요가 급격히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양주 1병에 수십만원을 호가하는 고급 술집의 경우 1번의 접대만으로 100만원을 넘을 수 있고, 1인당 수십만원씩 하는 고급 음식점도 같은 사람에게 몇 차례 접대할 경우 법에 저촉될 가능성이 크다. 영세 음식점이 많은 국내 경제 구조상 고급 음식점 등의 소비 위축이 하방효과로 이들에까지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명절 선물 수요가 줄면서 유통업계 타격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설이나 추석 명절을 중심으로 상품권이나 선물 판매가 급격히 줄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내수 위축 등 현 저성장 국면이 내년 하반기까지 이어질 경우, 김영란법 후폭풍은 우리 경제에 단기적 타격이 될 수 있다. 김광석 현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은 “공급 수주 거래가 많은 건설업이나 IT·화공·자동차 등 제조업 분야의 중소기업과 자영업자 등 경제적 약자들이 법 시행 초기 타격을 입을 수 있다”며 “설 명절 선물문화 등이 사라지면서 급격히 소비가 위축되고, 해당 분야의 자영업자들이 피해를 보게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긍정적 효과를 예상하는 전문가들도 있다. 김영란법 시행으로 거래의 투명성이 확보돼 우리 사회의 부패가 줄어들면서 경제 성장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논리다. 현대경제연구원은 2012년 ‘부패와 경제성장’ 보고서에서 한국의 청렴도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만 되면 연간 경제성장률이 4%에 달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부패는 공공투자와 관련한 정책결정 과정을 왜곡시키거나 민간투자 활력을 떨어뜨려 경제성장을 저해할 수 있다. 이 연구기관이 1995∼2010년 국제투명성기구(TI)가 발표하는 부패인식지수(CPI)를 토대로 OECD 국가의 1인당 명목 국내총생산(GDP)과의 관계를 분석해본 결과, 지수가 1% 오를 때 1인당 명목 GDP는 연평균 0.029%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우리나라 부패인식지수는 55점으로 OECD 34개국 평균(68.6점)보다 크게 낮았다. 지하경제 양성화를 통해서 경제가 건강해질 수 있다는 목소리도 있다. 정인교 인하대 경제학부 교수는 “우리 기업들은 알게 모르게 뇌물 성격으로 드는 비용이 많았다”며 “김영란법이 시행돼 우리 사회가 더 건전한 방향으로 발전한다면 국내 경제가 성장할 수 있는 잠재성이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는 “음성적인 거래도 단기적으로는 경제를 활성화시키는 역할을 했는데 그런 부분에서 위축되는 것은 불가피하다”면서도 “장기적으로는 경제 활동의 원칙을 세우고 공정한 거래를 통해 지하경제를 양성화시키는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심도 깊은 논의 거치지 않은 졸속입법 비난
김영란 전 국민권익위원장이 낸 원안에는 없던 사립학교와 언론을 적용 대상으로 포함시킨 국회가 정작 부정청탁 방지와 관련해서는 자신들만 예외로 인정하는 조항을 집어넣은 것으로 드러나면서 ‘전형적인 이중잣대’라는 논란이 일고 있다. 우여곡절 끝에 3월3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해 1년 반 뒤에는 시행될 김영란법의 공식명칭은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 금지에 관한 법률’이다. 세계에서도 유례를 찾기 힘들 정도로 강력한 법이라는 김영란법의 통과로 우리나라는 투명한 선진사회로 나아가는 첫 발걸음은 뗐다는 우호적인 평가가 있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또 2월 임시국회에서 반드시 통과시키겠던 여야 합의를 지킨 것도 나름 평가할만은 부분이 없지는 않다. 사실 돌이켜 보면 김영란법은 이른바 ‘벤츠여검사’ 사건으로 불거진 공직자의 이른바 ‘대가성 없는 금품수수’를 잡아 내겠다는것이 핵심이었다. 100만원 이상의 금품을 수수하면 대가성과 무관하게 형사처벌을 받도록 함으로써 ‘벤츠여검사’나 ‘떡값 검사’는 나올 수 없게 한 측면이 있다. 이렇게 함으로써 우리 사회의 접대관행을 근본적으로 바꾸게 될 것이라는 기대 섞인 반응이 나오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원안에는 없던 사립학교 임직원과 언론기관 임직원을 이법의 적용대상에 포함시키는 과정에서 논리적 정합성이 분명하지도 않고 이 법을 만든 국회 정무위에서 심도 깊은 논의를 하지도 않은 사실이 속기록을 통해 드러나면서 순수성에 대한 의문도 제기되고 있다.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3월4일, 법 제정 하루만에 ‘필요하면 김영란법을 보완할 수도 있다’며 사실상 졸속입법을 인정한 이유이고 또 김영란법의 3일 처리를 고집하고 다음날인 4일 하루종일 침묵하던 새정치민주연합이 서영교 원내대변인의 입을 통해 “법 제정과정에서 논의된 것처럼 비판 언론 탄압이나 정치권 표적수사 등에 악용될 우려가 있다는 지적이 있는 만큼 법안이 원래 취지대로 부정청탁문화를 근절하는데 기여하게 되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라는 논평을 내게 된 이유이기도 하다. 그러나 더 큰 문제는 부정청탁 방지조항에서 드러났다. 이 법 5조2항은 ‘선출직 공직자·정당·시민단체 등이 공익적 목적으로 제3자의 고충민원을 전달하거나 법령 개선을 제안하는 경우’에는 이 법의 적용을 배제하도록 하고 있다. 당초 이 조항은 ‘공익적 목적으로 공직자에게 법령 등의 제정·개정·폐지 등을 요구하는 행위’만 예외로 하도록 돼 있었다. ‘선출직 공직자와 정당, 시민단체’를 명시했고 ‘제 3자의 고충민원을 전달하는’이라는 부분을 삽입함으로써 자신들이 하는 법령의 제·개정 제안이나 제 3자의 고충민원을 전달하는 것은 ‘부정청탁’이 아니라고 규정한 것이다. 이를 두고 의원들이 부정청탁 조항에서 ‘면피’하려는 꼼수가 아니냐는 지적이 일고 있다. 이상민 국회 법사위원장은 “그런 오해의 여지가 있다고 생각된다”면서 “그러니까 일반 공직자나 언론인, 또 선생님들에 대해서는 혹독할 정도로 엄격하게 규정을 했으면서 책임을 면하는 부분에 이런 선출직 공직자들이 빠져나갈 그런 통로를 만드는 거 아니냐, 그런 비판에 대해서는 저는 일리 있는 지적이라고 생각된다”고 말했다. 의원 등이 하면 합법청탁이고 일반 공직자나 언론 등이 하면 부정청탁이라는 이중잣대를 들이 대는 것으로 비춰지고 있다는 얘기다.

대한변호사협회 ‘헌법소원심판’ 청구
진통 끝에 국회를 통과한 ‘김영란법’이 이틀 만에 결국 헌법재판소의 심판을 받게 됐다. 헌법소원심판 청구에는 ▲기타 공적 영역은 법 적용대상으로 보지 않으면서 ‘민간언론’은 법 적용대상에 포함시켰다는 점 ▲‘부정청탁’의 개념이 명확하지 않다는 점 ▲부정청탁을 받은 배우자를 신고하지 않은 공직자를 처벌하고 있다는 점 등 그간 위헌 논란이 일었던 쟁점 대다수가 포함됐다. 대한변호사협회는 3월5일 오후 “언론인을 법 적용대상으로 삼은 부분에 위헌 요소가 있다”는 이유 등으로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했다. 구체적 심판 청구대상은 언론사를 법 적용대상에 포함시킨 법 제2조 1호 마목 규정, 일체의 부정청탁을 금지한 제5조, 이를 위반한 행위에 대해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도록 한 제22조·제23조 규정 등이다. 대한변협은 청구서에서 “공직자 등의 공정한 직무수행을 보장하기 위해 제정된 법률이지만 적용범위가 크게 확장돼 언론인도 적용대상에 포함돼 있다”며 “민간영역에 대한 과도한 제한이 이루어질 염려가 있고 헌법이 보장하는 언론의 자유가 침해될 우려가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언론과 취재원의 통상적인 접촉이 제한되고 언론의 자기검열이 강화될 수 있다”면서 “과거의 경험에 비춰 공권력에 의한 언론 통제수단으로 활용될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금융, 의료, 법률 등 공공적 성격이 강한 다른 민간영역은 포함시키지 않으면서 언론만 포함시켰다는 점은 평등권을 침해하는 부분이라고 밝혔다. 또 ‘부정청탁’ 개념의 경우에도 “일반 국민으로서는 어떤 행위가 부정청탁에 해당하는지를 알기가 어려워 명확성의 원칙에 위배될 소지가 높다”며 “국민의 정당한 청원 및 민원제기를 위축시킬 소지가 다분하다”고 지적했다. 이밖에 배우자 처벌조항에 대해서도 “배우자에 대한 신고의무 부과를 넘어 이를 위반한 사안을 처벌하는 것은 사실상 배우자 신고를 강제하는 것이 된다”며 “이는 양심의 자유 침해”라고 강조했다. 청구인에는 한국기자협회와 전·현직 대한변협신문 편집인이자 전·현직 대한변협 공보이사인 박형연·강신업 변호사 등이 이름을 올렸다. 강신업 변호사는 이날 헌재에 청구서를 제출하면서 “김영란법은 5000년 역사 동안 계속돼 온 고질적 병폐, 부패를 끊는 의미 있는 법이지만 졸속 입법으로 본래의 취지가 훼손됐다”며 “위헌 요소를 없애 건강한 법을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청구 취지를 설명했다. 대한변협은 전날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할 것이라고 밝히면서 김영란법에 대해 “한국 사회의 뿌리 깊은 병폐인 부패를 척결하기 위해 제도적 장치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갖는다”고 일단 평가했다. 하지만 “국회가 위헌 요소를 제거하지 않고 졸속으로 통과시킨 것은 매우 유감”이라며 “이 같은 입법으로 검찰과 법원에 지나치게 넓은 판단권을 제공했다”고 비판했다. 한편 이번 헌법소원심판 청구에 대해 “시행 전 법률에 대한 헌법소원은 가능하지 않다”는 논란이 제기되기도 했지만 대한변협 측은 “시행되기 전 법률에 대해서도 헌재가 심판을 내린 결정례가 있다”고 밝혔다.

여야, 졸속 처리의 후폭풍 수습 나서
여야는 3월5일 ‘김영란법’(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금지법) 졸속 처리의 후폭풍을 수습하는 데 부산한 모습을 보였다. 대한변호사협회가 이날 헌법소원을 제기하는 등 입법부의 부실한 법안 제정이 드러나자 “부정·부패 척결의 이정표 마련”이라는 자화자찬에서 한 발짝 물러선 분위기다. 국회 정무위도 법안에 빠졌던 이해충돌 방지 조항을 마련하기로 했다. 하지만 개정 시기에 대해선 여야 간 온도차가 뚜렷하다. 새누리당은 조속한 입법 보완 쪽으로 가닥을 잡아가고 있지만, 새정치민주연합은 시행 후 문제점 시정으로 선을 그었다. 새누리당 서청원 최고위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김영란법을 통과하지 않으면 꼭 반개혁적인 것으로 그렇게 여론이 몰아치더니, 이제 통과하니까 또 위헌소지를 들고 나왔다”며 “참 정치권이 어느 장단에 춤을 춰야 하는지 굉장히 괴로운 입장에 있는 것 같다”고 토로했다. 이어 “이왕 김영란법에 여러 가지 문제가 표출된 이상 여야가 공동으로 공청회 등을 통해 보완대책을 내놓길 바란다”고 주문했다. 새정치연합은 당장 김영란법 개정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 강기정 정책위의장은 이날 라디오방송에서 “일단 시행해보고 문제가 나타나면 개정해야 한다는 생각”이라며 “(이것은) 당의 전반적인 의견으로 봐도 된다”고 못박았다. 위헌 논란 부분에 대해선 “공청회와 심사과정에서 계속 (위헌 논란이) 있어 왔다”며 “기대와 우려가 동시에 존재하는 법이라 (정무위에서) 신중하고 엄격하게 심사했다”고 반박했다. 우윤근 원내대표도 이날 정책조정회의에서 “법리상의 문제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지만 법의 취지와 국민의 여망을 감안하면 법 통과는 만시지탄이었다”며 “문제가 있다면 충분한 시간을 갖고 신중하게 검토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김영란법의 위헌성을 꾸준히 제기해온 이상민 법사위원장은 개정안을 발의하기로 했다. 이 위원장은 통화에서 “4월 국회 이전에 개정안을 제출할 것”이라며 “졸속입법이 되지 않도록 전문가의 의견을 수렴하고 공론화 과정을 거쳐 처리하도록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개정안에는 ▲적용 대상을 공직자로 제한 ▲부정청탁 등의 처벌 기준 마련 ▲사례금 등 대통령령 위임 조항에 따른 헌법과 위임입법 법리 위반 해소 ▲배우자의 신고의무 조항 개정 등이 포함될 것으로 알려졌다. 김영란법 관련 상임위인 정무위는 법안 처리 과정에서 시간 부족과 위헌 우려를 이유로 뺐던 이해충돌 방지 조항을 4월 국회에서 보완하기로 했다. 정무위 야당 간사인 김기식 의원은 “어제 정무위 새누리당 김용태 간사와 협의를 통해 이해충돌 방지 부분에 대해서 4월에 입법해서 처리하기로 합의했다”며 “지금 권익위원회의 세 가지 방안을 입법안으로 성안해서 제출토록 해 놓은 상태”라고 밝혔다.

4월 임시국회서 논쟁 벌어질 듯
2월 임시국회에서 통과된 김영란법(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을 둘러싼 여진이 이어지는 가운데 남은 쟁점인 ‘이해충돌 방지’ 조항을 놓고도 4월 임시국회에서 한바탕 논쟁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김영란법의 3대 핵심 조항 가운데 지난 3월3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안에는 ‘부정청탁 금지’와 ‘금품수수 금지’ 규정만 담겼다. 또 다른 핵심 조항인 이해충돌 방지 조항은 지난 1월 소관 상임위원회인 정무위원회 심사 단계에서 빠졌다. 당시 정무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는 조항이 광범위하고 위헌 논란 등이 있다는 이유로 이해충돌 관련 조항인 4장과 5장은 일단 통째로 들어낸 채 부정청탁과 금품수수 규정만 처리했다. 이례적으로 상임위 논의 단계에서 법안명 자체도 ‘부정청탁 금지 및 공직자의 이해충돌 방지법안’에서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로 변경했다. 부정청탁과 금품수수 규정만 담긴 김영란법을 통과시킨 뒤 추후 법 개정을 통해 이해충돌 방지 조항을 넣겠다는 것이 당시 정무위의 생각이었다. 3월8일 여야 정무위에 따르면, 정무위 법안심사소위는 4월 임시국회에서 이해충돌 방지 조항과 관련한 논의를 재개할 방침이다. 앞서 이성보 국민권익위원회 위원장 역시 “어떤 형태로든 이해충돌 방지 조항이 같이 시행돼야 한다는 입장”이라며 “국회 상임위에서도 조만간 심사에 착수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해충돌 방지 조항이 본회의 문턱을 넘기까지는 상당한 진통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앞서 국회를 통과한 부정청탁 및 금품수수 금지 조항을 놓고도 논란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이해충돌 방지 역시 상당한 논쟁거리를 안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 제출 원안에 담긴 이해충돌 방지 조항은 공직자를 4촌 이내 등 사적 이해관계가 걸려 있는 직무에서 제척하는 것을 주요 골자로 하고 있다. 고위공직자의 경우 공채 등을 제외하고 소속 공공기관이나 그 산하 기관에 가족의 채용을 제한하는 조항도 있다. 정무위 소위 논의 과정에서는 해당 조항의 적용 대상이 광범위하고, 법 적용 대상이 되는 2000개 이상의 기관들의 제척·회피 업무를 현실적으로 처리할 수 있을지 등에 대한 문제가 제기됐다. 예컨대 공직자가 교육행정 업무에 일하고, 4촌이 학교나 학원 업무 등에 종사할 경우 이해충돌이 발생할 개연성이 높다. 보건복지부 공무원의 경우에도 4촌 이내 친족이 병원을 운영한다면 이해충돌 조항에 해당될 소지가 있다. 이해충돌 방지 조항을 극단적으로 적용할 경우 국정 전반을 총괄하는 국무총리의 자녀 등은 취업이 원천 차단될 수 있다는 얘기도 심사 과정에서 나왔다. 공직자와 그의 가족, 4촌 이내 친족에 대한 직업 선택의 자유 침해 등의 문제가 제기되는 이유다. 김영란법의 적용을 받는 가족의 범위를 놓고도 또다시 논란이 불가피하다. 현재 국회를 통과한 김영란법은 가족의 범위를 민법상 가족에서 배우자로 한정하면서 법 적용 대상이 당초 추산되던 1500만명에서 300만명 가량으로 줄어들었다. 하지만 정부 원안의 이해충돌 방지 조항을 그대로 적용할 경우 김영란법 적용 대상은 2000만명 정도로 추산된다. 여당 소속의 한 정무위원은 “4월 임시국회에서 이해충돌방지 조항이 논의되겠지만 통과 가능성은 높아 보이지 않는다”며 “부정청탁과 금품수수 금지 규정보다 더 난해하고 복잡한 조항”이라고 말했다. N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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