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 기옥란의 행보가 화제다. 시대정신을 반영한 깨달음과 직관적 감성을 담아내고 있는 기옥란 작가는 깊은 통찰로 자신의 내면세계와 예술가로서의 자화상을 투영하며 조용히 자신만의 사유의 세계를 정립해 가고 있는 중견작가다. 

윤담 기자 hyd@

‘한국의 피카소’, ‘한국의 장 미쉘 바스키아’라 불릴 정도로 독특한 작품세계를 구축하고 있는 기옥란 작가는 트랜스휴먼(trans human)’과 ‘네오노마드(neo nomad 신유목민)’라는 주제로 다양한 오브제를 결합한 작품 활동에 천착해왔다.

감동의 대서사시 트랜스휴먼 통해 미래사회 대비
작가 기옥란은 작품을 통해 4차 산업혁명과 지능정보 기술시대 첨단 과학 기술의 발달로 인간의 삶에 서서히 스며들고 있는 기계와 인간의 이분법적 구조를 생각하게 만든다. 기옥란 작가는 “무엇이 인간을 인간답게 만드는가? 인간과 기술의 공생은 바람직한 것인가? 앞으로도 현재와 같은 인간으로 머무를 것인가? 아니면 기술을 이용한 인간 향상을 계속 추구해야 할 것인가? 등의 문제에 대한 현명한 답을 얻기 위해서 인문학과 과학이 머리를 맞대고 치열하게 고민하며 토론해가야 할 것”이라며 “이를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이 인간과 기술, 인간과 기계를 바라보는 탈 경계적이고 탈 인간중심주의적 관점, 즉 트랜스휴먼적인 세계관”이라고 피력했다. 기옥란 작가의 주요 화두인 트랜스휴먼은 그의 오랜 성찰과 탐구를 통한 예술세계의 결집으로, 과학기술과 유전공학 및 인공지능을 통한 인간과 기계의 중간적 존재, 인간의 신체적 정신적 한계를 넘어선 초월적 존재다. 기 작가는 자신에게 항상 질문을 하며 끝없는 실험정신으로 파노라마처럼 펼쳐지는 감동의 대서사시인 트랜스휴먼을 통해 변동성, 불확실성, 복잡성, 모호성이 증가하고 있는 미래사회를 대비한다.

▲ 기옥란 작가

아울러 생명에 대한 충동과 시간적 존재인 인간의 죽음에 대한 두려움과 극복을 바라는 대중들에게 충만한 감동을 전하고 미래에 대한 희망과 꿈 그리고 삶의 위안을 선사한다. 기 작가는 “전환의 시대, 과학과 기술은 비약적으로 발전했으나 핵에너지 사용, 테러, 유전자 변형, 환경 기후문제, 소득불균형, 물질적 성장만을 추구하는 현대인의 가치 패러다임의 등장 등 오히려 정신문화면에서는 그 반대 현상이 늘어나고 있다”면서 “물질적 풍요와 정신적인 빈곤 상태의 대립이 점점 더 가중되어가는 현실 속에서 인간성에 대한 근본적인 성찰이 필요하다. 기술 문명이 발전하면 할수록 우리는 우리 스스로에게 ‘인간이란 무엇인가’, ‘과연 어떤 것이 인간적인가’ 인간 본성에 대한 근원적인 질문을 끊임없이 던져야 한다”고 말한다. 이에 기 작가는 물감작업 뿐만 아니라 추상 사진, 컴퓨터 메인보드, CPU쿨러, 키보드 등을 활용해 전 세계 인류의 관계, 소통, 화해, 교감을 표현한다. 기 작가는 “제가 추구하는 ‘트랜스휴먼’은 ‘새로운 미래 시대와 함께 요구되는 참으로 아름답고 시적이며 바람직한 인간상’이다”면서 “이는 과학기술의 발전과 함께 급속히 변화하고 있는 우리 삶 속에서 인간 존재의 의미를 이해하는 새로운 관점이며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생명체들과의 행복한 공존을 위해 고찰해야 할 새로운 과제이기도 하다”고 부연했다.

다양한 사유 바탕으로 동시대 미술의 맥을 미래로 선도
최근 기옥란 작가는 ‘트랜스휴먼’과 ‘네오노마드’ 시리즈 외에도 ‘관계와 소통을 위한 변주곡’, ‘공간에 대한 사유’, ‘원형으로부터’, ‘에로스와 타나토스를 위한 변주곡’ ‘은하수와의 조우’ 등 유사한 작품세계를 더욱 심화, 발전시켜 나가면서도 다양한 사유를 통해 더욱 깊이 있는 본인만의 세계를 구축하는 시도를 이어가고 있는 중이다. 아울러 기존에 선보인 적 없었던, 렌즈를 통한 독창적인 추상사진 작품으로 트랜스휴먼과 네오노마드의 추상적 이미지를 표현하고 있는 그에게는 예술의 순수한 미적 가치 체험과 향유에 대한 갈증을 해소시켜 주며 ‘카메라의 시인’이라는 별칭도 붙었다.

▲ 트랜스휴먼-우주공간에서의 소요유

기 작가의 추상사진은 단조로운 기존의 평면적 추상사진에서 벗어나 회화와 같은 입체감과 우주공간처럼 신비하면서도 환상적이고 역동적인 공간감이 느껴진다. 남미 여행의 아름다운 추억과 감동을 담은 <남미, 그 미완의 그리움>초대전, <시간·공간·자연 그리고 인공지능>초대전, 광주 주안미술관에서 <트랜스휴먼과 네오노마드의 우주여행>을 주제로 추상사진 초대전에 이어 아트스페이스 갤러리, 계림미술관 추상사진 초대전, ‘트랜스휴먼-네오노마드’를 주제로 한 진한미술관 초대전, 남서갤러리 초대전, 고도갤러리 초대전, 정문규미술관 초대전에 이르기까지 기 작가는 자신의 역량을 유감없이 드러냈다.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끊임없는 도전을 통해 새로움의 충격과 풍부한 시대정신으로 수직으로 비상하며 동시대 미술의 맥을 미래로 선도하고 있는 그는 “대중들에게 미래에 대한 희망과 꿈, 그리고 삶의 위안을 전하기 위해 트랜스휴먼의 세계를 꿈꾼다”면서 “욕망과 소유와 결핍과 질투의 시선으로 자유를 누리며 끊임없이 새로운 기호와 이미지를 사냥하고 소비하며 유랑과 정착을 끝없이 반복하는 현대인들이 트랜스휴먼과 네오노마드를 통해 생명에 대한 충동과 죽음에 대한 두려움과 극복을 바란다”고 전했다. N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