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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병에 신음하는 세계 경제
글로벌 금융시장 패닉상태로 몰아넣은 유럽發 금융위기
2010년 03월 08일 (월) 10:17:35 장정미 기자 haiyap@newsmaker.or.kr

세계 경제가 또다시 중병에 신음하고 있다. 금융위기의 후유증, 그러나 금융위기보다 더 무서운 ‘재정위기’다. 유럽 일부 국가에서 발병한 재정위기의 충격은 글로벌 금융시장 전체를 연일 패닉 상태로 몰아넣고 있다.전문가들은 “금융위기는 재정으로 수습할 수 있지만 재정위기는 막을 방법이 없다는 점에서 훨씬 더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그리스 이탈리아 스페인과 함께 유럽의 ‘4대 재정난 국가’(네 나라의 머릿글자를 따 PIGS국가)로 꼽히는 포르투갈 의회가 지난 2월 5일(현지시간) 재정긴축법안을 부결시키자 국가부도 우려 속에 유럽 증시는 또 한 번 추락, 영국과 독일은 1%대, 프랑스는 무려 3%대까지 폭락했다.
   
▲ 재정위기의 불길은 이제 PIGS를 넘어 프랑스 독일 영국 등 유럽의 중심부, 나아가 미국 일본 등 선진국을 향해 빠르게 번져가고 있다.

글로벌 경제의 주요 변수로 떠오른 유럽發 리스크
   
중국의 긴축강화 조치와 미국의 금융개혁 파장 등 G2 리스크에 이어 유럽발 리스크가 글로벌 경제의 주요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금융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투입한 막대한 재정이 빚더미의 부메랑으로 되돌아오면서 국가 부도 위기로 내몰리고 있는 것이다. 관련국들이 위기확산 차단에 적극 대응하고 있지만 유럽발 위기 쓰나미 우려도 나오고 있다. 위기의 진원지는 그리스다. 그리스는 지난해 12월 과도한 재정적자와 정부부채로 국가신용등급이 하향 조정되면서 국가 부도 우려가 커지기 시작했다. 2010년 기준으로 명목 국내총생산(GDP) 대비 재정적자 비율은 12.2%, 정부부채 비율 124.9%, 경상수지적자 비율이 7.9%로 유럽지역에서 재정이 가장 취약하다. 재정시스템 낙후, 세수기반 취약이 근본 원인이지만 비효율적인 공공부문과 느슨한 연금체계 등도 재정악화의 발목을 잡고 있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경상수지 적자보전을 위한 해외차입이 급등하면서 외채상환 여부가 불투명하다”고 지적했다. 포르투갈, 스페인 등 재정적자 비율이 높은 다른 남유럽 국가들도 국가부도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무디스 등 국제신용평가기관들은 지난해 재정적자가 GDP 대비 8.0%에 달한 포르투갈에 경고 메시지를 보냈다. 유로존 16개국의 재정적자는 2008년 2.0%에서 2009년 6.4%, 올해 6.9%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빚더미에 있는 국가들은 적자 감축안을 내놓고 있지만 시장의 신뢰를 얻지 못하고 있다. 그리스는 2월초에 공무원 임금동결을 발표하는 등 유럽연합과 재정위기를 해결하기 위한 대화에 나서고 있지만 노조의 반발에 직면한 상태다. 포르투갈도 여소야대 국면에서 집권 여당이 정치적 리더십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 한은 해외조사실 권성태 구미경제팀장은 “재정적자 규모가 커도 적절하게 통제되고 있다고 판단되면 리스크가 줄어들지만 이들 국가는 그렇지 못하다”며 “결국 신뢰의 위기가 자리잡고 있다는 게 문제”라고 말했다. 한은은 이날 내놓은 ‘최근 국제금융시장 불안요인에 대한 평가’에서 “그리스와 포르투갈 등 일부 유럽 국가들의 국가부도 위험이 높아진 것은 사실이나 다른 회원국들의 도움으로 실제 부도사태로까지는 발전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국가부도가 현실화한다면 독일이나 프랑스 등이 구제금융을 지원할 것이란 예상이다. 다만 불안해하는 시각도 존재한다. 국제금융센터 김위대 부장은 “그리스의 국채 발행이 어려워지면 디폴트를 염두에 둬야 할 것이며 그럴 경우 독일, 프랑스도 위험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될 수 있다”고 말했다. 바클레이즈 캐피털의 줄리안 캘로 수석연구원은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와의 인터뷰에서 “유럽연합이 그리스의 채무를 보증하는 등 금융위기 확산을 차단하지 못한다면 리먼 사태와 같은 유럽연합 전역을 휩쓰는 쓰나미가 올 것”이라고 경고했다.

국제 금융시장 뒤흔들 ‘태풍의 핵’ 소버린 리스크
   
경기 회복세에 힘입어 안정을 되찾던 국제 금융시장이 ‘소버린 리스크‘(sovereign risk·국가부채 위험)라는 장애물을 만나 요동치고 있다. 특히 금융위기 대응과정에서 주요 나라들의 재정건전성이 크게 훼손된 탓에, 소버린 리스크가 올해 국제 금융시장을 뒤흔들 ‘태풍의 핵’이 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새로운 위기의 불씨는 2000년대 이후 세계경제를 지배한 부채의존형 경제구조에 있다. 기업부문의 성장활력이 떨어지자 각국은 가계부문에 과도한 유동성을 공급해 새 출구를 찾았고, 결국 가계부실은 서브프라임모기지(비우량주택담보대출) 사태를 거치며 금융위기로 번졌다. 이 과정에서 정부가 소방수로 나서며 국가별 재정건전성이 빠르게 훼손된 것이다. 국제통화기금(IMF) 자료를 보면, 주요 20개국(G20)의 국가부채는 2007년 국내총생산(GDP)의 62%에서 올해 80.2%를 거쳐 오는 2014년엔 85.9%로 커질 전망이다. 금융위기(2008년)에서 실물위기(2009년)를 거쳐 재정위기가 다가온다는 신호다. 신용평가회사인 무디스는 최근 “재정위기는 금융위기에서 시작돼 실물경제 위기로 번졌던 글로벌 위기의 최종국면이자, 장기간 지속될 국면”이라 평가했다. 현재 국내외 금융시장의 뇌관은 포르투갈, 그리스, 스페인 등 유로존 주변국들의 재정위기다. 베네수엘라, 아르헨티나 등도 고위험 후보군으로 꼽힌다. 이들 나라는 애초부터 재정적자 규모가 크고 정부의 경제관리능력도 상대적으로 약하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관건은 위기의 불씨가 글로벌 금융망을 타고 이들 나라에서 금융 중심지로 옮겨 붙느냐다. 대표적인 게 영국이다. 영국의 국내총생산 대비 국가부채는 2008년 52.2%에서 올해 81.7%로 급등할 전망이다. 지난해 6월말 기준으로 영국의 전체 대외자산(3조8605억달러) 가운데 20%가 스페인, 포르투갈, 이탈리아 등에 집중된 것도 위험요인이다. 국내 금융시장 파급효과는 적다는 게 정부의 판단이다. 기획재정부는 “서남유럽 국가들에 대한 국내 금융기관의 익스포져(채권 등 신용공여총액)가 낮아 직접 파급효과는 제한적일 것”이라며, “우리나라는 재정건전성이 높아 서유럽 재정위기로 인한 전염 가능성은 낮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지난해 말 현재 우리나라의 그리스, 스페인, 이탈리아, 포르투갈 4개국에 대한 대출은 6억5000만달러로 전체 대외자산의 1.2%에 그친다. 문제는 우리나라 국가부채의 증가 속도다. 한동안 감소세이던 단기외채가 지난해 3분기(31억달러)와 4분기(63억달러)를 지나며 다시 빠르게 늘고 있다. 국제통화기금은 최근 영국이 대외 은행대출을 50% 회수한다는 전제 아래, 우리나라도 아일랜드, 미국, 호주 등에 이어 충격 정도가 큰 고위험군으로 분류했다. 한편, 이날 김성식(한나라당) 의원 등 여야 의원 22명은 국가재정운용 계획의 실효성 및 재정위험 요인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국가재정법, 공공기관 운영법, 사회기반시설에 대한 민간투자법 등 3개 법안 개정안을 공동발의했다. 김성식 의원은 “정부의 채무상황 정보제공 의무를 강화해 국회가 앞으로 더 심도있게 재정상황을 심의하자는 것”이라고 입법 취지를 설명했다.

재정위기의 불길은 선진국 향해 빠르게 번져
연간 재정적자가 국내총생산(GDP)의 10분1을 넘고, GDP 규모만큼의 나라 빚을 떠안고 PIGS국가는 사실 시장에선 이미 절반쯤은 부도상태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가장 안전하다는 국채조차 제대로 팔리지 않을 정도다. 재정위기의 불길은 이제 PIGS를 넘어 프랑스 독일 영국 등 유럽의 중심부, 나아가 미국 일본 등 선진국을 향해 빠르게 번져가고 있다. 사실 이들 선진국의 재정 상태는 PIGS보다 별로 나을 게 없다. 무디스도 지난해 전후 최대 재정적자를 기록한 미국을 향해 이미 신용등급강등 가능성을 경고한 상태. 도이체방크는 “PIGS 국가들의 재정 위기는 경기침체 과정에서 엄청난 부채를 쌓은 미국과 영국 등 선진국 재정위기의 리허설에 불과하다”고 우려했다. 지금의 재정위기는 금융위기 수술로 인한 합병증 성격이 짙다. 워낙 급박했던 금융위기를 수습하는 과정에서 선진국들은 부실정리와 경기부양에 천문학적 규모의 예산을 쏟아 부었고, 그 결과 금융위기는 겨우 진정됐지만 이제 재정위기의 대가를 치르고 있는 것. 전문가들은 재정위기가 오면 국가 자체가 무력화되는 만큼, 금융위기보다 훨씬 치명적이고 파괴적일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만에 하나, 미국 일본 영국 등에서 재정위기가 현실화된다면 세계경제는 파국으로 치달을 수밖에 없고, 설령 그렇게까지 가지는 않더라도 이 문제가 향후 장기간 세계 경제의 최대 악재가 되기엔 충분하다는 것이다.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도 월스트리트저널 기고에서 “미국 일본 등 그간 안전 투자처로 여겨지던 선진국 국채마저 투자자들이 떠나는 상황에 맞닥뜨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글로벌 경제는 이제 하나의 괴물(금융위기)을 잡았더니 더 무서운 괴물을 맞게 됐다. 그나마 우리나라 재정은 선진국에 비해 양호한 편.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우리나라는 재정이 건전하고 경상수지흑자와 외환보유액이 뒷받침돼 유럽 재정위기로부터 전염될 가능성은 낮다고 본다”고 말했다. 하지만 우리나라도 이미 재정적자에 발을 들여 놓은 이상, 결코 안전지대가 될 수는 없다는 지적이다. 박기백 서울시립대 교수는 “국가 재정상태 자체로만 보자면 선진국에 비해 양호하지만 금융 등 다른 부문이 취약하고 급속한 고령화 등에 대비해야 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결코 안심할 수만은 없다”고 말했다.

재정 위기, 경기 회복의 지연으로 귀결될 수도
글로벌 주식시장을 강타했던 남부 유럽발 재정위기의 불길이 미국과 일본, 서유럽 등 선진국으로 옮아붙을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글로벌 주식시장이 장기침체에 빠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그리스 등 남부 유럽국가들이 국가부도위험에 직면해 있는 가운데 지난해 미국의 국내총생산(GDP)대비 재정적자 비율은 10.50%나 됐다. 앞서 2008년에는 4.70%였다. 특히 올해에는 이 비율이 10.6%로 늘어나면서 사상최대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또 일본도 6.20%에서 9.30%로 확대됐다.
   

올해 상반기 만기가 도래하는 미국 국채는 1조6천억달러(약 1천873조원)에 달하고, 일부 선진국의 정부 및 공공부문 부채의 총액은 GDP 총액을 이미 뛰었다. 국가 경제의 안정성 지표 중 하나로 여겨지는 신용파산스와프(CDS) 동향도 선진국 경제에 대한 불안을 부채질하고 있다. 지난해 말 37.60이었던 미국의 CDS프리미엄은 지난 2월 4일 57.42까지 올라섰고 일본도 같은 기간에 68.10에서 83.57로 상승했다. 유럽 주요 국가 가운데 ‘약한 고리’로 여겨지는 영국은 82.50에서 101.32로 상승했으며, 지난 1월 초에는 한국의 CDS프리미엄보다 영국의 수치가 더 높아지는 현상이 벌어지기도 했다. CDS프리미엄이 높으면 해당 국가의 경제 여건이 상대적으로 더 불안함을 의미한다. 글로벌 증시가 불안한 모습을 보인 가장 직접적인 원인은 유동성, 즉 주식을 살 자금원이 마를 수 있다는 우려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주요 선진국 증시로 구성된 MSCI 월드지수를 올 들어 6.24%, 코스피지수를 6.87% 끌어내린 데는 중국의 긴축정책이나 미국의 은행업계에 대한 규제가 유동성 위축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도 작용했지만 최근 재정위기도 유동성 문제에 대한 또 다른 악재로 불거진 것. 유럽 국가들의 부실 우려가 달러화에 대한 유로화 가치를 떨어뜨렸으며, 이 같은 달러화 강세가 미국 경제의 회복이 아닌 외적 요인으로 나타났다는 점 때문에 낮은 금리로 달러화를 빌려 고금리 국가에 투자하는 ‘달러 캐리’의 위축으로도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위험 수위에 오른 선진국의 재정 부담이 경기 회복의 지연으로 귀결될 것이라는 걱정도 커지고 있다. 지난해 미국을 비롯한 주요 선진국들은 금융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적극적인 재정 지출에 나섰으며, 금융시장을 되살리는 데는 어느 정도 성공했지만 대규모 부채라는 또 다른 짐을 떠안게 됐기 때문이다. 대우증권 이승우 연구위원은 “재정 문제는 그 특성상 해결되는 데까지 오랜 시간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당분간 금융시장에서 위험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국제 신용평가사들은 유럽 정부의 부채 문제에 경고
   
▲ 경제적으로 취약한 국가들은 금융위기의 여파로 은행들을 구제하고 침체된 경제를 회복시키기 위해 빌린 부채를 갚을 목적으로 기록적인 양의 채권을 계속 발행할 것으로 보여 구축 위협은 장기간 지속될 전망이다
미국과 일본에 이어 유럽 국가들도 재정적자 문제로 신음하고 있다. 그리스의 재정적자 문제가 심각한 문제로 부상한 데 이어 스페인, 포르투갈, 프랑스까지 재정난을 노출하면서 세계 금융시장이 휘청이고 있다. 유로존의 화약고로 떠오른 그리스는 GDP의 12.7%에 달하는 재정적자를 2012년까지 2.8%로 낮추겠다고 다짐했지만 국제 금융시장은 냉담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도미니크 스트로스-칸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2월 4일 유로존(유로화 사용 16개국)이 그리스를 지원할 준비를 하고 있어야 한다는 취지로 말했다. 스트로스-칸 총재는 프랑스 민영 RTL 라디오 방송과 회견에서 그리스의 재정적자 감축 계획은 ‘매우 어려운’ 문제로 “이는 유로존에도 어려운 문제다. 그렇더라도 유로존이 어떤 형태로든 지원하지 않고 지낼 수 있는 형편은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리스에 이어 스페인과 포르투갈의 재정 문제도 수면에 떠올랐다. 게오르게 파파콘스탄티누 그리스 재무장관은 아테네에서 열린 한 회의에서 “그리스에 이어 스페인이나 포르투갈 같은 유로존 국가들도 문제를 겪을 것”이라며 “이것이 그리스 문제가 유로존의 사안이기도 한 이유”라고 말했다. 그는 재정적자 문제에 대처하는 방안의 하나로서 유로존 공동채권 발행 아이디어를 지지한다고 밝혔으나, 독일, 프랑스, 네덜란드 등은 유로존 공동채권 발행 구상에 반대의 뜻을 표시했다. 지난해 GDP 대비 9.3% 수준의 재정적자를 기록한 포르투갈도 무디스 등 국제신용평가기관들은 재정적자를 우려하는 경고를 잇달아 보내고 있는 가운데 조만간 재정적자 감축 대책을 제시할 것으로 전해졌다. 유럽중앙은행(ECB) 집행이사인 빅토르 콘스탄치오 포르투갈 중앙은행 총재는 2월 2일 포르투갈 경제가 ‘중대하고 어려운 시기’에 있다면서 상당한 변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포르투갈이 재정적자 문제를 다시 맞고 있다”면서 “어렵지만, 재정지출 축소와 간접세 인상을 단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프랑스와 스페인 등은 불어난 재정적자 감축을 위한 대책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프랑스에서는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이 올해 신년연설에서 재정 개선책 강구에 주력할 것임을 밝힌 데 이어 프랑수아 피용 총리도 르 피가로와의 인터뷰에서 정부의 재정적자 감축 대책을 제시했다. 피용 총리는 올해부터 향후 3년 동안 정부 지출을 동결해 2013년에는 재정적자를 국내총생산(GDP)의 3% 이내로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올해 GDP 대비 8.2%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프랑스의 재정적자는 2011년에는 6%, 2012년에는 4.6%로 점차 줄어들 것으로 피용 총리는 내다봤다. EU의 ‘안정 성장 협약’은 회원국의 재정적자를 GDP의 3% 이내로 유지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리스 사태’의 재연이 우려되는 스페인 정부도 향후 3년 동안 재정적자 감축에 역점을 두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스페인의 재정적자는 그동안 경기부양을 위해 재정지출을 크게 늘린 탓에 국내총생산(GDP) 대비 11.4%로 급증한 것으로 잠정 집계되고 있다. 이런 잠정치는 당초 전망치였던 GDP의 9.5%에 비해 크게 늘어난 것이다. 엘레나 살가도 재무장관은 지난 1월 29일 기자회견에서 “정부는 2013년까지 재정적자 규모를 GDP의 3% 이내로 줄여 EU의 기준을 준수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스페인 정부는 이 기간에 500억유로(700억달러)의 공공 지출을 줄일 계획이다. 프랑스, 독일 등 유럽의 주요국들이 작년 2/4분기부터 경기침체에서 빠져나왔음에도 스페인은 3/4분기까지 5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하면서 침체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미국을 방문 중인 스페인의 호세 루이스 사파테로 총리는 시장의 우려를 의식해, “스페인 경제는 튼튼하다”며 그리스를 도울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유럽뿐 아니라 미국과 일본도 재정적자로 고민하기는 마찬가지다. 미 의회예산국(CBO)은 올해 9월말로 끝나는 2010 회계연도의 재정적자가 1조3천500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2009 회계연도의 1조4천억달러보다는 약간 줄어든 수준이지만 여전히 천문학적인 수준으로, CBO는 재정적자가 향후 10년간 매년 6천억달러 정도는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이 지난 2월 1일 의회에 제출한 2011회계연도 예산안은 재정적자 확대를 감수하면서 일자리 창출을 위해 정부의 능동적인 역할을 강조해 재정적자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일본의 재정 건전성도 우려 대상이다.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일본 장기채권 신용등급 AA에 대한 신용등급 전망을 기존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1월 26일 하향조정했다. S&P는 일본의 신용등급전망을 하향조정한 이유는 일본정부 경제정책의 유연성이 사라져 재정과 디플레이션 압박을 해소할 만한 조치가 취해지지 않는 이상 신용등급이 하향조정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S&P가 일본에 이런 경고성 메시지를 보낸 가운데 미국과 영국의 최고 신용등급이 유지될 수 있을지도 의문시되고 있다. 국제 신용평가사들은 유럽 정부의 부채 문제에 잇따라 경고를 보내고 있다. 신용평가사 피치는 유럽 국가들의 국내총생산(GDP)의 거의 5분의 1 가량이 부채 비용 조달에 들어갈 것이라며 이탈리아와 프랑스, 아일랜드 같은 국가는 그 비용이 4분의 1에 달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피치는 EU 27개 회원국 중 15개국과 스위스는 올해 GDP의 19%에 해당하는 자금을 재정 초과지출과 기존 부채의 연장을 위해 빌려야 한다며 문제가 큰 국가로 프랑스, 이탈리아, 독일 등을 들었다. 월가의 대표적 비관론자인 애널리스트 마크 파버는 인터넷매체 스위스인포와의 인터뷰에서 국가채무 불이행 위험성 등을 들며 경제위기의 다음 정차역은 정부재정 파산이 될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그는 정부재정 파산 가능성이 가장 높은 국가로 그리스와 아일랜드, 포르투갈, 이탈리아, 스페인 등을 들고 미국도 공정한 회계기준에 따르면 이미 파산 상태라고 지적했다. 무디스는 지난해 12월 8일 미국과 영국 등도 늘어나는 재정 적자 때문에 최고등급 유지가 위태로울 수 있으며 이들 국가의 재정위기가 앞으로 몇 년간 지속될 것이라고 우려한바 있다. 피치도 지난해 말 영국과 프랑스, 스페인에 대해 공공부채 감축을 위한 “보다 확고한 계획”을 요구하면서 그렇지 못할 경우 현재 부여받고 있는 최고 등급이 위협받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리스 등 유로존 국가들이 올 들어 1천100억유로를 금융시장에서 차입하면서 차입비용도 큰 폭으로 상승하고 있다. 그리스, 포르투갈, 스페인, 아일랜드, 이탈리아 등 재정이 취약한 국가들이 지불해야하는 부채 이자율은 이들 국가의 재정이 정상화됐다는 확신을 투자자들에게 줄 때까지 계속해서 높아질 것이라고 투자자들은 경고하고 있다. 그리스 정부는 지난주 채권 수익률이 지난 10년 이래 최고 기록을 세운 이후 금융시장의 우려에도 채권발행을 계속할 방침이다. 투자자들은 그리스와 기타 경제적으로 취약한 국가들이 신용 문제와 이자율 상승으로 소비 및 투자가 위축되는 소위 ‘구축’(crowding out) 현상이 발생할 위협에 직면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이 국가들은 금융위기의 여파로 은행들을 구제하고 침체된 경제를 회복시키기 위해 빌린 부채를 갚을 목적으로 기록적인 양의 채권을 계속 발행할 것으로 보여 구축 위협은 장기간 지속될 전망이다. N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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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2.XXX.XXX.186)
2010-03-30 10:2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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