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 2024.6.17 월 11:52 전체기사 l 기사쓰기 l 자유게시판 l 기사제보 l 구독신청 l 광고안내 l 회사소개
> 뉴스 > 피플·칼럼
     
이은주한의사 / 생태주의 건강 성생활
남자의 자존심과 ‘입사각(入射角)’
2022년 04월 07일 (목) 10:10:58 이은주 한의사 webmaster@newsmaker.or.kr

인도 여행 중 발견한 풍습 가운데 흥미로운 것이 하나 있었다. 한적한 길가에 남자 둘이 쭈그리고 앉아 소변을 보는 것이었는데, 숙소에 돌아와 가이드에게 물어보니 그것은 인도의 전통적인 풍습이라고 한다.

한국인들에게 남자는 ‘서서’ 여자는 ‘앉아서’의 자세가 일반적인 것으로 인식되어 있으나, 의외로 남자들이 앉은 자세를 취하는 풍습을 가진 나라는 적지 않은 것 같다. 대충 찾아보니 중동 아랍권에도 이런 문화가 있는 모양인데, ‘동성끼리라도 성기를 남에게 보이지 말라’는 종교적 금기가 ‘앉아 쏴’의 풍습으로 연결되었다는 것이다.

단지 문화풍습만의 문제일까. 그렇게 단정 짓기 어려운 근거도 없지 않다. 남자와 여자는 요도의 구조가 다르다. 남자는 서서 일을 보고 여자는 앉아서 보게 된 생리적 이유도 있을 법하다. 비근하게 떠올릴 수 있는 것은 개(반려견)들의 배변 자세다. 개들 중에서도 수컷들은 오줌을 눌 때 대개 한쪽 다리를 들고 일을 본다. 털을 적시지 않기 위해서인지 그렇게 해야 배변이 잘 되는 것인지 몰라도, 최소한 교육에 의해서 갖게 된 자세는 아니다. 아마도 배뇨시스템의 구조상 높은 자세를 취하는 것이 배변에 유리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이런 원시적/ 본능적 전통도 이제는 바뀌어가고 있는 듯하다. 현대 도시의 주거문화에서는 화장실이 당연히 실내에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집안에서 청결문제를 이유로 ‘앉아 쏴’를 택하는 남성들이 크게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위생 측면으로만 따지면 ‘서서 쏴’보다는 ‘앉아 쏴’가 말할 것도 없이 유리하다. 몇 년 전 영국의 한 변기제조 회사가 적외선 감지기를 이용해 분석한 바에 따르면 남성이 가정용 변기 앞에 서서 일을 보는 경우 하루 동안 변기 주변에 튀는 소변의 양이 바로 앞 약 200방울, 주변 바닥 전체에는 약 2천300방울이나 되었다고 한다. 오줌방울이 높게는 1미터 높이까지 튀어 오르기 때문에 일을 보는 사람의 바지는 물론이고 주변의 세면대, 욕조 등등에도 골고루 퍼지게 된다. 곧바로 물로 씻어내지 않는 한 실내에서 암모니아 냄새가 풍기게 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 '걸어라,사랑을 향해' 이은주 대화당한의원장 지음

흥미로운 것은 최근에는 집에서 변기에 앉아 일을 보는 남성의 비율이 늘고 있다는 점이다. 일본의 경우 4년 전(2017년) 한 화장실문화 연구단체 조사에서는 집에서 앉아 일을 보는 남성이 44%나 되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좀 더 오래된 다른 조사에서는 앉아 누는 남성이 2008년 27%에서 2014년 38%였다고 한다. 조사 주체가 다르긴 하지만 최근 10여년 사이에 남성들의 앉아 누기 추세가 급격히 늘어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자세를 바꾼 이유는 ‘청결을 위해서’라는 대답이 압도적이었다. 화장실 청소를 힘들어 하는 가정주부들의 항의와 발언권이 그만큼 강해졌다는 배경도 있을 것이다.

여기까지는 일반적인 ‘생활문화 측면’의 얘기니까 여담으로 치자. 하지만 소변 자세와 관련해서 우리는 농담으로 칠 수 없는 보다 실존적이고 심각한 문제를 들여다보지 않을 수 없다.
우리말에 ‘똥 오줌 못 가린다’는 관용어가 있다. 이것은 정신이 혼미하거나 무엇에 푹 빠져서 사리분별을 잘 못하거나 상황에 어울리지 않게 행동하는 것을 가리키는 말이다. 그런데 노화를 연구하는 의료인의 입장에서는, 이 말이 실제 노화과정의 인체에 일어날 수 있는 현상이라는 점을 말하지 않을 수 없다.

노화가 진행되면 신체의 생리기능이 점차 퇴화되면서 먹고 싸는 기능에 장애가 나타나기 시작한다. 배변기능의 장애는 대다수 노인들에게서 나타나는 일반적 문제다. 생리적 ‘센서’의 감각이 둔화되면 배가 고픈지 부른지 판단이 흐려지는 일은 흔히 일어나는데, 이 즈음이면 변이 마려운지 마렵지 않은지 하는 판단도 함께 둔감해진다. 이어서 ‘똥이 마려운지 오줌이 마려운지’를 명확히 구분하지 못하는 문제도 수반된다.

늘 해오던 것처럼 서서 일을 보려다가 갑자기 대변이(대개는 장 기능도 떨어져 있으므로 설사가 흔하다) 함께 나오는 경우가 생기는가 하면, 아침에 일어나 화장실에 가면서도 지금 대변이 마려운지 소변이 마려운지 감각에 혼동이 일어난다. 이것은 생리기능 노화에 관한 상당히 중대한 신호다. 당장은 가장 안전하게 앉아서 일을 보는 것으로 대처할 수 있다. 아내의 잔소리에도 아랑곳없이 ‘서서쏴’를 고집하던 사람이 스스로 자세를 전향하는 것도 이 즈음이다.

하지만 이러한 신호가 나타나는 초기라면 긴급대처만이 아니라 당장이라도 하체운동과 전립선 관리를 시작해야 한다. 자주 언급하지만, 남성이 경우 배변의 문제는 전립선과 밀접한 연관이 있고, 그것은 ‘정력의 수준’와도 밀접하게 연결된다.
인간은 누구도 몸이 늙는 것을 피할 수 없지만, 그 속도를 조절할 수는 있다. 얼마나 성의를 가지고 평소 관리를 잘 하느냐에 달려 있다. 자동차를 10년이 안 돼 폐차하기도 하고 20년 넘게 잘 사용하기도 하는 것처럼, 인체도 관리수준에 따라 내구력의 차이가 꽤 크다는 사실을 잊지 말자. NM

▲ 이은주 한의사

[이은주 대화당한의원, 한국밝은성연구소 원장]

이은주 한의사의 다른기사 보기  
ⓒ 뉴스메이커(http://www.newsmaker.or.kr)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저작권문의  

     
전체기사의견(0)  
      자동등록방지용 코드를 입력하세요!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최대 400byte)
   *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 합니다. [운영원칙]
전체기사의견(0)
뉴스메이커About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법인명: (주)뉴스메이커 | 제호: 뉴스메이커 | 월간지 등록번호: 서울 라11804 | 등록일자: 2008년 1월 21일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서울 아 54731 | 등록일자: 2023년 03월 8일 | 발행인: (주)뉴스메이커 황인상 | 편집인: 황인상
우)110-999 서울특별시 종로구 신문로1가 163 광화문오피시아빌딩 14층 뉴스메이커 | 전화 : 02-733-0006 | 팩스 : 02-733-0009
청소년보호책임자 : 안상호
뉴스메이커는 (주)뉴스메이커에서 발행하는 시사종합월간지로서 특정언론과는 전혀 무관한 완전한 자유 독립 언론입니다.
뉴스메이커를 통해 제공되는 모든 콘텐츠(기사 ·사진)는 무단 사용, 복사, 배포시 저작권법에 저해되며,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뉴스메이커. All rights reserved. mail to webmaster@newsmaker.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