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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예는 곧 인생이자 수행이며 기도다”
2022년 04월 07일 (목) 00:50:59 윤담 기자 hyd@newsmaker.or.kr

서예는 글씨를 쓰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바로 자기 수행과도 같은 것이다. 점과 획을 모아 글자를 만들고, 글자가 모여 문장을 만들며, 문장이 모여 하나의 작품이 되는 것은 모든 법칙과 혼신을 다해야 이루어 질 수 가 있다.

윤담 기자 hyd@

수행자는 하나하나의 생각과 말과 행동 그리고 마음 씀씀이를 갈고 닦아서 반야지혜를 이루어 타인을 교화하고 봉사하는 것이 수행자의 완숙함이 되는 것이다. 서예를 한다는 것은 또 한 방법의  멀고도 긴 수행길이다.

▲ 문진 스님

서예 통해 현대인들에 마음 속 깊이 울림 전달
‘내 마음이 가고자 하는 대로 글씨가 쓰여 진다’ 는 것은 그만큼 많은 연습과 오랜 시간이 필요하다. 짧은 시간을 가지고서는 붓은 절대 내 마음이 가고자 하는 곳으로 가지 않는다. 오랜 반복과 연습을 통해야 만이 자유자재로 붓을 움직일 수 있다. 마음의 움직임도 또한 나쁜 것을 하지 않으려고 하면서도 마음이 시킨 대로 되지 않을 때가 많다. 그래서 수행을 통해 업장을 소멸하는 것도 정해진 시간이 아니라 끊임없는 노력이 필요하다. 동국사포교원 주지 문진스님은 “서예는 곧 수행이며 기도이고 또한 인생이다”라고 말한다. 10여 년간 불법에 귀의하며 수행에 힘써온 문진스님은 또 다른 수행의 일환으로 서예를 택하였다. 서예에 정진하며 수행해온 문진스님은 서예를 통해 느림의 미학을 실천하며 바쁜 현대인들에게 마음 깊은 울림을 전달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붓으로 글을 쓰면서 집중력이 향상되고 잡념도 사라져 정신을 갈고닦을 수 있는 것이 바로 서예다.

운율감을 느낄 수 있고 조형적으로 뛰어난 구조를 지니고 있는 서예는 모든 예술의 기본이자 미학의 완성이라고 평가받고 있다. 세상에서 가장 깨끗한 종이와 가장 검은 먹이 만나 아름다움을 빚어내는 서예는 불교의 수행 정신과도 상통한다. 문진스님 역시 “붓을 드는 순간 스스로의 수행 정진의 시간으로 접어들게 된다”며 “이는 바로 자신을 뒤돌아보며 스스로 성찰하는 계기가 되기 때문에 하루도 빠짐없이 붓을 놓을 수가 없다”고 강조했다. 서예는 쓰는 사람의 마음의 덕행과 사상에 근원하는 정신 함양의 예술로, 우리 조상들은 세상사 모든 것을 자신의 내면의 문제라는 깨달음에 스스로를 깨우치고 한 획에 담아 세상과 소통하고자 했다. 서예는 학문에 대한 탐구와 자기수양을 중요한 가치로 여겨 온 우리 조상들의 일상에 깊숙이 함께해 지금까지 내려왔다. 특히 사찰에서의 서예는 스님들의 수행의 일환으로 이어져 내려오고 있다. 문진스님은 “하루가 다르게 빠르게 변화하는 현대사회에서 우리들은 하루 24시간을 매우 바쁘게 살고 있다. 앞만 보고 달려가는 모습들을 보면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면서 “서예는 잠시 여유를 가지고 뒤를 돌아보며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지는 시간을 가질 수 있는, 아주 좋은 자기 성찰의 기회다. 마음을 비우고 잡념 없이 붓 끝에 집중할 때면 잠시나마 시름을 잊고 행복감에 젖어드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문진스님이 불자들에게 서예를 통한 불교수행 실천을 강조하고 있는 이유다.

禪墨一如, 서예는 불교의 참선과도 같다
서울 강북구에 소재한 동국사포교원은 신도들이 곧 가족이라는 문진스님의 불교 철학 아래 늘 웃음이 끊이질 않는 사찰로 지난 10여 년 동안 수행기도도량으로서 작지만 옹골차게 내실을 다져왔다. 불교에 귀의한 후 불교와 서예가 많이 닮아 있음을 깨닫게 되었다는 문진스님이 수행의 일환으로 붓을 잡은 지도 벌써 십수 년이 훌쩍 지났다. 오랜 시간 동안 붓을 들며 끊임없이 서예를 통한 수행을 이어온 문진스님은 판본체, 궁체, 궁체흘림, 고문, 고문흘림 등 다양한 필체를 구사하는 것은 물론 최근 캘리그라피 자격증까지 취득하며 서예에 퓨전을 가미한 다양한 작품 활동으로 세간의 이목을 한 몸에 받고 있는 중이다. 이에 대해 문진스님은 “서예는 선 하나라도 마음에 들지 않으면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하기 때문에 한 장의 결과물을 만들어 내기 위해선 엄청난 노력과 집중력이 필요하다”며 “온 정성과 집중을 하다 보면 나중에는 무아지경에 이르게 된다. 선묵일여(禪墨一如)라는 말처럼 불교의 참선과도 같다”고 부연했다.

오늘날 초·중학생들에겐 서예 시간이 아닌 이상 손글씨에 따로 시간을 투자할 기회가 줄어들고 있다. 심지어 성인들에겐 더더욱 적을 수밖에 없다. 그러다 보니 손 글씨는 점차 도태되어 가고 있다. 문진스님이 서예교육의 중요성을 피력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문진스님은 “오늘날 손 글씨를 거의 쓰지 않고 디지털화되어 가는 현대사회에서 서예교육은 분명 우리의 전통을 이어가고 계승해 나가는 점에서 그 의미가 남다르다”면서 “초등학교 때부터 정식 과목으로 인정되어 학교에서 가르친다면 더더욱 좋을 것 같다. 아이들에게 집중력 향상과 더불어 인내심 그리고 정서함양 등 순기능적 역할이 커서 아주 좋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이어 “무슨 일이든 배우고 집중하는 시간은 살아 있음을 느낄 수 있다. 무엇이든 자신이 원하는 목표를 가지고 거기에 정진해야 한다”며 “처음엔 힘들지만 조금씩 뜻하고자 하는 목표를 가지고 도전해 나아간다면 언젠가는 그 목표에 근접해 있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이를 통해 성취감을 얻고 자신감과 긍정적인 사고를 갖추길 바란다”고 전했다. N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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