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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와 아마의 경계 넘어 생활 속 예술로 가깝게 소통하다
2022년 04월 06일 (수) 23:48:14 차성경 기자 biblecar@newsmaker.or.kr

폴란드 연극 연출가 그로토프스키는 ‘가난한 연극을 향하여’라는 자신의 저서에서 공연에 필요한 일체의 장치들을 제거할 수는 있으나 배우와 관객 간의 관계가 없이는 연극이 존재할 수 없다고 말했다. 즉, 배우와 관객이야말로 연극의 필수 불가결한 구성요소라는 것이다.

차성경 기자 biblecar@

황정원 성동구립극단 예술감독의 행보가 화제다. 최근 주목을 받고 있는 황정원 감독은 서울시 최초의 시민참여 구립극단인 성동구립극단을 이끌며 시민(주민) 주도의 적극적 문화예술 활동을 펼치고 있는 중이다. 황정원 감독을 만나 자세한 얘기를 들었다.

시민주도형 구립극단으로 주목받는 성동구립극단
아마추어 출신의 성동구 주민들로 구성된 성동구립극단은 2013년부터 구내를 중심으로 재능기부 공연이나 자원봉사공연을 해왔던 공적을 인정받아 지난 2018년 성동구에서 창단됐다. 구립 오케스트라나 구립 합창단은 많지만 구립 극단의 경우는 찾아보기 힘들다. 덕분에 타 지자체와 연극계에서도 큰 주목을 받았다. 최근에는 성동구립극단을 벤치마킹해 구립극단 창단을 계획하고 있는 곳도 있다. 현재 성동구립극단에는 자원봉사를 통한 이웃과 함께 만들어가는 행복을 스스로 실천하는 20여 명의 단원들이 활동 중이다. 황정원 성동구립극단 예술감독은 “2018년 <극단 물맑고깊은>을 기초로 주민들을 모집해 지금의 성동구립극단이 됐다”면서 “그동안 구청 대강당과 지하연습실을 오가며 연습해왔는데, 이번 성동문화재단과 연관되어 있는 소월아트홀의 현대적인 개보수이후의 재개관으로 새 연습실이 생겼다. 남들보다 먼저 무언가를 한다는 것은 많은 고민과 용기가 필요한데, 그러한 때에 서울시 최초의 구립극단을 창단해 주신 정원오 구청장님의 아낌없는 지원으로 성동구가 문화 명소요 문화 플랫폼으로 거듭날 때 우리 성동구립극단도 꼭 유의미한 한 몫을 해내는데 최선을 다할 것이다. 저의 역할은 배우들을 무대에 올릴 때 그들 안에서 가장 그들다운 것을 뽑아내는 것이다”고 밝혔다.

▲ 황정원 예술감독

예술을 통해 이웃과 소통하며 역사와 시민, 삶과 행복, 과거와 현재의 우리들을 담담히 그려내며 성장하고 있는 시민주도형 극단으로 주목을 받고 있는 성동구립극단은 서울시 자원봉사자로 다년간 활동한 경력의 시민들이 참여해 재능기부와 지역봉사로 시작된 연극예술참여자들과 함께 자원봉사를 주제로 한 <자원봉사, 무대에 서다>를 제작 공연하여 자원봉사의 의의와 필요성을 널리 알리며 2018년 대한민국 최고의 자원봉사 프로그램상을 수상했다. 이어 2019년 3월 1일에는 ‘3.1운동 100주년 기념공연’으로 15분짜리 주제공연을 시작, 같은 해 가을에 50여 분의 연극공연작으로 완성되어 주민 초대공연도 진행했다. 특히 성동구립극단의 연극 <190326 뚝섬만세운동>은 1919년, 3월 26일 우마차꾼과 농업인이 주도한 ‘동남권 최대의 만세운동’을 극화한 작품으로, ‘성동역사편찬위원회’의 자료를 원안으로 2019년 3월1일 왕십리광장에서 20여분의 세미뮤지컬형식으로 공연되었고, 이후 작품은 지속적으로 수정, 각색, 재창작되어 각종 연극제에도 출전하였으며, 구내 주민들을 위한 무료초청공연으로도 무대에 올려 시민들에게 큰 호응을 얻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지난해 서울시 뚝섬에 ‘뚝섬만세운동기념비’ 건립의 한 역할을 수행함으로써 민주화 운동에 앞장선 평범한 시민정신을 기념하는데 일익을 담당하기도 했다. 3년으로 접어드는 코로나팬데믹에서도 연습을 꾸준히 한 덕에 2021 정기공연에서도 구립극단의 성장을 확인할 수 있었는데, 아마추어 연극이라고 생각하기 힘들 정도로 성동구립극단의 작품 완성도는 높다. 주제를 전달하는 연기와 발음, 조명과 무대 디자인, 음향과 음악은 물론이고 곳곳에서 잡은 연기 모습도 예술적이다. 공연을 시종일관 관람한 황선화 구의원과 신동욱 구의원은 “구립극단을 지금의 수준까지 끌어올려 주신 감독님의 열정이 대단하다”고 응원했다. 황정원 감독은 “연극을 통해서 새로운 삶을 살고 또 행복을 찾으려고 노력하는 성동구립극단 단원들이 정말 열심히 코로나를 극복하면서 준비한 작품들이다”며 “앞으로도 저희 단원들을 응원해주시고 항상 지켜봐주셨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단원들이 설 무대 마련하기 위해 연출에서 기획까지 담당해
성동구립극단을 이끌고 있는 황정원 예술감독은 주민들에게 연극을 가르치고, 무대를 올리기 위해 연출과 기획자 역할까지 수행하고 있다. 황 감독은 “마을 안에서 주민들, 학생들, 혹은 장애우들을 만난다. 그들을 무대에 올릴 때 필요한 것은 연출이다”면서 “기획자는 실제로 공연을 만들고, 사람을 모으고 성공시켜야 한다.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절실하게 느낀 것은 그들이 설 공간을 마련해줘야겠다는 점이었다”고 말한다. 한 편의 연극을 올리기 위해서는 최소 세 달, 길게는 6개월 넘게 연습해야 한다. 공식 일정은 일주일 한번이지만 단원들이 뜨거운 열정을 가지고 참여하기에 실제로는 거의 매일 모이기도 한다. 이러한 단원들을 외면할 수 없어 황 감독도 함께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이러한 노력은 결코 헛되지 않았다. 성동구립극단의 단원들은 지난해 시민연극제 때 연기상을, 여성연극제에서 대상과 심사위원특별상을 받기도 했다. 국내에서 권위를 인정받는 연극제인 ‘제20회 월드 2인극 페스티벌’에서는 노년의 설레임에 대해 다룬 2인 연극 작품으로 당당히 우수작품상을 수상하는 쾌거도 거두었다.

특히 이번 수상은 코로나19 장기화 속에서 연습이 여의치 않은 상황을 이겨내고 얻은 성과라 그 의미가 더욱 크고 값지다. 황 감독은 “이분들이 취미로 연극을 하시지만 그 열정과 열의는 프로 못지않다”면서 “현장에서 치열하게 마을활동과 봉사를 병행하시면서 열정을 쏟으신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제 프로와 아마의 경계를 넘어 예술로 함께 삶을 생각하고, 또 그 생각들을 함께 삶으로 이어가는 생활속 예술로 더욱 가깝게 소통해야 할 때”라며 “우리 성동구립극단원들이 예술의 매개자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어 저는 그저 고맙고 감사할 따름이다”고 감사의 말을 전했다. 현실서 꿈을 꾸고, 상상에서 현실을 만들어내는 성동구립극단을 완성해나가는 황정원 감독과 단원들. 그 향후 행보에 귀추가 주목된다. 한편, 황정원 감독은 성동구립극단의 창단 이후 지역 내 축제인 <태조 이성계, 살곶이축제>의 예술감독 수행 및 자발적 시민참여 공연인 ‘활시위를 당겨라’로 주제공연을 성공리에 마친 바 있다. 또한 다수의 지역 예술문화 공연을 주관하고, 구민으로 구성된 성동구립극단을 이끌며 지역주민의 문화 예술 소양을 높이는 데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제24회 성동구민대상’ 시상식에서 문화예술상을 수상했다. 황정원 감독은 올해부터 성동연극협회를 이끌어 가면서 전문연극인과 생활연극인의 상생, 그리고 연합에 혼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N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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