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열한 경쟁 사회 속에서 살고 있는 현대인은 스트레스로 인한 피로감에 노출되어 있다. 우리가 매일 사용하는 컴퓨터도 가끔 전원을 차단하여 과열로부터 장치들을 보호하고 에너지를 충전할 시간이 필요하듯, 때로는 사람도 휴식을 취하며 재충전할 필요가 있다

소희 기자 sohee@

최근 코로나로 위축된 몸과 마음은 스트레스와 우울과 불안으로 이어진다. 이에 아름다운 자연 풍경과 여유를 만끽하며 다양한 예술작품들을 즐길 수 있는 힐링공간으로 공감선유가 주목을 받고 있다.

자연과 조화 이루는 공간의 미학, 군산 공감선유
군산에 소재한 공감선유는 새만금 근교에 있는 자연 그대로의 지형을 활용하여 건축된 폭넓은 규모의 갤러리카페다. 라운지, 라운지2, 갤러리1관, 갤러리2관, 갤러리3관, 초가집 등 6개 동으로 구성된 이곳은 건물마다 각기 다른 색깔을 가지고 있을 뿐 아니라 카페를 비롯하여 갤러리, 소나무숲정원, 공연장 등을 차례로 감상할 수 있기에 군산의 대표적인 명소로도 손꼽힌다. 공감선유를 돌아보면 볼수록 숲과 나무, 풀과 꽃, 자연과 건물, 돌과 흙, 선과 면, 물과 징검다리, 채움과 비움, 열림과 닫힘 등 감추어진 듯 오픈해 놓은 공간의 미학, 그 설계를 바탕으로 공간을 섬세하게 메꾼 유우종 관장의 정성이 고스란히 느껴진다. 이에 대해 유우종 관장은 “이 공간이 저에게 대화를 하고 있다고 느끼며 살아 있는 땅인 것을 알게 됐다.”면서 “땅을 훼손하면 안 되고, 자연을 그대로 살리면서 설계를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 유우종 관장

차분하고 조용하고 이 공간이 저를 불러서 나를 이렇게 만들어 달라고 저를 선택한 것 같다. 이 산이 주인이고 동물과 저는 이 산에 살짝 기대어서 산을 모시는 그런 마음으로 건축을 하게 됐다”고 말한다. 자연이라는 거대한 주제를 ‘공감선유’라는 공간으로 고스란히 담아내기 위해 유우종 관장은 작은 디테일 하나하나까지 신경을 썼다. 공간마다 배치해놓은 벤치와 의자들, 통창을 통해 느낄 수 있는 빛의 명암, 그리고 계절의 변화는 정적인 듯하면서도 동적이다. 공감선유 곳곳에서 유 관장의 애정을 느낄 수 있는 이유다. 그래서일까. 대중들에게는 ‘나무작가’로도 잘 알려진 김환고 작가도 공감선유의 초가집에서 최근 <울엄마>라는 주제로 개인전을 가졌다.

김 작가는 “지난 연말 군산으로 처음 여행을 가면서 작품 아이디어도 구상할 겸 멋진 풍경이 살아 숨 쉬는 갤러리카페를 방문하고자 했다”며 “특히 갤러리 중 한 곳이었던 초가집이 굉장히 인상적이었기에 자연스럽게 저의 작품을 보여드리게 됐다”고 계기를 밝혔다. 유우종 관장도 “사실 초가집 구옥에, 작품을 건다는 건 상상도 못했었다. 일종의 보존 가치로서의 의미가 더욱 컸다”면서 “초가집 구옥이 김환고 작가님의 작품을 오랫동안 다소곳이 기다려왔던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어쩌면 자연으로부터 비롯되는 생명에 대한 소중함과 인연, 추억 같은 감정들이 우리 둘을 만나게 한 것은 아닐까 싶다. 또한 초가집을 공간으로 하는 <울엄마> 전시를 계기로 공감선유가 새로운 문화공간으로서의 방향을 걸을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다”고 전했다.

▲ 군산에 소재한 공감선유는 새만금 근교에 있는 자연 그대로의 지형을 활용하여 건축된 폭넓은 규모의 갤러리카페다

휴식의 공간이자 사유의 공간, 간직된 공간
우리는 자신이 존재하는 곳을 자신만의 방식으로 감각하며 헤아린다. 여기에 지극히 인간다운 특징을 끌어온다. 우연인지, 감성, 이성 혹은 그 무엇 때문이든지 간에 사람이 머무는 공간은 다채로운 의미가 맺혀 존재한다. 공감선유는 우리에게 일상에서 벗어나 잠시나마 힐링을 할 수 있는 휴식의 공간, 산책하며 사유를 즐길 수 있는 열려 있으면서도 간직된 공간으로 다가서고 있다. 이는 공감선유를 대하는 유우종 관장의 태도에서 비롯된 것인지도 모른다.

공감선유에서 자연의 생명이 끊임없이 말을 걸어주는 듯한 느낌을 느껴왔다는 유 관장은 “우리는 더부살이를 하는 개념이기에 ‘자연을 훼손하면서까지 인간이 들어와 그들을 무시하면 안 된다’라는 생각을 늘 가슴 속에 품었다”면서 “같은 이유로 공감선유를, 초가집을 포함한 갤러리를 사람들이 방문했을 때 최대한 편안함을 느끼길 원한다”고 부연했다. 공감선유와 인연이 닿는 사람들, 갤러리의 공간을 존중하고 작품을 선뜻 내어준 작가들까지 고마운 인연들이 한데 모여, 비로소 공감선유가 지금처럼 차분하고 건강한 공간이 될 수 있었다고 말하는 유우종 관장. 그는 “앞으로도 공감선유 안의 꽃 한 송이, 나무 한그루만으로도 이곳을 찾는 이들이 위안을 받을 수 있게끔 더욱 의미 있는 공간으로 다듬어가도록 하겠다” 다짐했다. NM

▲ 공감선유는 우리에게 일상에서 벗어나 잠시나마 힐링을 할 수 있는 휴식의 공간, 산책하며 사유를 즐길 수 있는 열려 있으면서도 간직된 공간으로 다가서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