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우물을 판 사람에게는 크고 작은 좌절을 돌파해온 데서 느껴지는 여유라는 것이 있다. 조세분야에서 30여 년 간 외길인생을 걸어온 유해진 세무사는 드라마틱한 반전의 삶보다는 호시우행(虎視牛行)의 자세로 우보만리(牛步萬里)의 걸음을 걸어 값진 인생을 쟁취한 개척자이다. 그는 여기에 멈추지 않고 사회복지에 눈을 돌리고 있다. 제2의 인생에서 유종의 미를 거두기 위해서다.  
                                              
조세분야 하면 일반인들은 난해하다고 느끼는 경향이 있다. 숫자와 숨바꼭질하는 작업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직종의 매력을 어떻게 느끼고 있는지 물어봤다. 그는 “오랜 경험과 이론적인 실력을 가지고 대자산가나 서민들을 위해서 절세컨설팅을 해줄 수 있다는 데 대해서 이 직업의 매력을 느낀다”고 말했다. 그는 아울러 자산가들에게 전문가로서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자산가들이 나름대로 조세분야에 대한 컨설팅을 하고 재산을 움직이겠지만 좀 더 자기가 하려고 하는 재산운용에 대해서 전문가에게 조세컨설팅을 받은 후에 세무행위를 하라고 권하고 싶어요.” 그는 80년대에 세무직 7급으로 공직에 발을 들여놓은 뒤 30여년 동안 국세청과 세무서에서 부가, 소득, 법인 분야 등에서 세무업무의 기본기를 닦고 서울지방국체성 감사관실에서 감사관으로 일할 때는 재산제세 업무감사를 하며 양도, 상속, 증여, 주식이동업무에 전문성을 익혔다. 또한 남세자보호담당관으로도 활동하며 납세자의 애로사항과 고충을 상담하고 도와주는 활동도 한 바 있다. 이와 함께 서울지방국세청 조사 2, 3국에서 조사업무를 집행하는 등 화려한 경력을 바탕으로 현재는 마포 망원동에서 양도, 상속, 증여등 재산제세 전문세무사로서 활동하고 있다.

3년 내 사회복지법인 설립 계획

오랜기간 조세업무를 봐왔으니 기업의 경영활동을 보는 안목이 있을 듯 싶어 질문을 던졌다. “기업의 흥망성쇠의 열쇠는 어디에 있다고 보시는지요?”. 그는 이에 대해 “정확한 진단이 될지 모르겠는데 사회적가치에 대한 확고한 기업윤리와 변화하는 사회 및 기업 환경에 적응하는데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다시 말해 기업이 사회에 대한 하나의 구성원으로서 가져야 할 기업윤리와 사회적책임이 올바르게 정립되어야 하고 또한 현대사회는 하루에도 수많은 새로운 이론과 정보가 쏟아져 나오는데 기업은 그러한 정보를 빨리 습득하고 변화하는 사회 그리고 변화하는 기업환경에 맞는 대처능력을 키워야 된다”고 말했다. 사실 세무사라는 직업은 언론보도를 통해 인기직종으로 분류가 되고 있어 지원자가 몰리는 직업이다. 조세분야 전문가를 희망하는 후배들에게 그는 “이 분야에 들어오면 어려움도 있고 보람도 있다”면서 “이론과 실무기량을 쌓아 희망을 가지고 진출하면 되니 전문가로서 자질을 향상하고 부단히 노력하면 된다”며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그는 세무전문가로서는 특이하게도  연세대학교 행정대학원에서 사회복지학을 전공하여 사회복지학 석사를 취득했다. 사회복지사이기도 한 그는 세무사개업이 1년여밖에 안 되지만 매출액의 2%를 장애인, 소년소녀가장, 독거노인들을 위하여 기부하고 있다. 또한 사회복지법인 설립도 계획하고 있는데  “마음의 자세는 준비되어 있는데 경제적인 것이 따라줘야 하니까 시간이 조금 걸릴 것 같다”며 3년 이내에 가시화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사회적 약자가 인간답게 살 수 있는 사회 꿈꿔

이러한 그의 사회복지에 대한 남다른 애착은 어떻게 시작됐을까. “국세청 근무 당시 퇴직 후에 무엇을 할까 고민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한국복지재단에서 발행하는 ”사과나무“라는 책자를 접하게 됐는데 어려운 환경에서도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밝게 살아가는 소년소녀가장들의 수기를 읽고 깊은 감명을 받았습니다.” 그는 이때부터 사회복지에 대한 고민을 시작했고 현재는 사단법인 연세사회복지회의 이사로서 어려움에 처한 사람들을 위해 학술포럼을 개최하는 등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그는 사회복지에 대해 금속처럼 단단한 소신을 가지고 있었다. “지금 우리나라는 양극화가 굉장히 심화되어 나아가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이러한 사실은 누구도  부인 못한다. 사회적 약자, 즉 빈민층, 생활보호대상자, 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들이 인간답게 살 수 있는 사회를 건설하는 게 진정한 사회복지가 아닌가. 그렇다면 돈 많고 가진 사람들이 사회적 약자를 돌봐주는 마음자세가 필요하다. 내가 돈이 많고 부자라서 그러는 게 아니고 조금 여유가 있다고 생각한다면 사회적 약자들한테 자기 여유를 나눠줄 수 있는 자세를 갖는 것이 사회 공동체 일원의 책무가 아닌가 생각한다.” 이런 맥락에서 수원대학교 대학원 경영학과 박사학위 논문도 기업과 사회복지의 측면을 고찰한 ‘기업의 사회공헌과 경영성과의 쌍방관계에 관한 연구’를 썼다. 그는 연세대학교 행정대학원에서 사회복지학을 전공했기 때문에 기업과 사회복지 분야를 연계한 분야에 대해 연구를 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기업이 사회에서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연구하다가 사회공헌과 기업경영 성과의 상관관계를 분석하게 됐다는 것이다.

세무행위시 조세전문가 컨설팅 받는 게 바람직

그는 특히 “지금 현재 기업들의 화두는 사회공헌이다. 옛날에는 기업들이 이윤추구를 위해 활동했는데 지금은 기업이 이윤추구 뿐만 아니라 사회구성원으로서 사회를 변화시키고 발전시키는 데 선도적 역할을 해야 하는 사회적 책무를 가진 게 기업의 역할이다. 현재기업에서는 사회공헌활동을 체계적으로 수행하려는 노력을 보이고 있는 현실이다.  그래서 박사학위논문에서는 어떤 기업이 이 사회에 어느 정도 공헌하는가를 분석하기 위해서 우리나라 100대 기업의 7년간의 기부금 실태를 분석하여 기업경영 성과와의 상관관계를 분석하였다”고 강조했다. 향후 활동 계획에 대해 “세무회계사무소를 운영하면서 경제적인 안정이 되면  사회복지법인을 만들고 싶다”고 하였다. 인터뷰 말미에 전하고 싶은 말씀에 대해선 “모든 세무행위는 조세전문가를 통해 컨설팅을 받으라고 부탁하고 싶다. 또 돈을 좀 가지고 계신 분들, 사회적 기업들, 사회를 끌어가는 리더그룹들은 앞에서 언급한 사회적 약자들이 함께 더불어 잘 살 수 있도록 사회복지부분에 좀 더 많은 관심과 배려와 실질적인 나눔의 행동을 보여줬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취미생활은 바둑(아마 7단)과 등산을 즐기고, 평소 좋아하는 글귀에 대해선 ‘성실(誠實)’이라고 답했다. '성'(誠)자가 말씀언 변에 ‘이룰 성’으로 구성되었는데 말하는 데로 이루는, 즉 자기가 한 말에 책임을 갖고 말과 행동이 다르지 않아야 올바른 열매(實)를 맺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가족관계는 모친을 모시면서 부인 조영자씨와의  사이에 1남1녀. N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