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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역패스가 사회적 거리두기보다 실효성 높다”
정부, 미접종자 감염 차단의 수단으로 방역패스 유지 고수
2022년 03월 05일 (토) 10:31:10 장정미 기자 haiyap@newsmaker.or.kr

정부가 ‘사적모임 6인, 영업시간 오후 9시’로 제한해 왔던 기존 사회적 거리두기 방침을 ‘6인, 오후 10시’로 일부 완화·조정키로 했다. 지난 2월 19일부터 3·9 대선 후인 3월 13일까지 약 3주 간 적용한다. 이에 따라 식당, 카페 등 영업시간 제한은 오후 9시에서 오후 10시로 한 시간 연장된다.

장정미 기자 haiyap@

지난 2월 18일, 김부겸 국무총리는 정부서울청사에서 주재한 코로나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회의 모두 발언에서 이러한 내용의 새 거리두기 조정안을 발표했다. 김 총리는 “정부는 확산일로에 있는 오미크론 유행이 정점을 지나 감소세로 전환되기 전까지는 현행 거리두기의 틀을 유지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방역패스는 일상서 목적상 유효한 수단
정부가 사회적 거리두기보다 접종증명·음성확인제(방역패스)의 실효성이 더 높다며 유지 입장을 고수했다. 지난 2월 15일,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 사회전략반장은 정례브리핑에서 “거리두기는 전 인구에 영향을 미치는 조치지만 방역패스는 성인 인구 4%에 영향을 미치는 정책”이라며 “중증과 사망 최소화라는 정책 목표 달성을 위한 비용과 효과성을 고려할 때 방역패스가 사회적 거리두기보다 더 유지의 필요성이 있다”고 밝혔다. 손 반장은 다만 “방역체계 개편과 유행 양상을 보면서 방역패스를 부분적으로 조정할 필요가 있는지는 계속 검토하겠다”고 했다. 이날 0시 기준으로 18세 이상 성인의 백신 접종 완료율은 95.9%에 달한다. 미접종자는 성인의 4% 수준인데, 지난 8주간 위중증 환자 62%, 사망자 66.5%가 미접종자라 이들의 감염을 차단하는 것이 중요하고 그 수단으로 방역패스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앞서 당국은 코로나19 방역패스 폐지 여부를 사회적 거리두기 조정에 포함해 함께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임숙영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상황총괄단장은 2월 10일 오후 충북 오송 질병관리청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방역패스 폐지 여부에 대한 질문에 “방역패스는 전반적으로 사회적 거리두기와 한꺼번에 논의한다”고 말했다. 정부는 일상회복을 시작한 지난해 11월부터 코로나19 백신 예방접종을 완료하지 않으면 다중시설 이용을 제한하는 방역패스를 적용해왔다. 학원과 대형마트 등 소송을 통해 효력이 정지된 시설을 제외하고 11종의 시설에 방역패스가 유지되고 있다. 일단 당국은 방역패스가 여전히 위중증화율을 낮추는 효과가 있다고 보고 있다. 임 단장은 “오미크론 확산으로 확진자 수가 급격히 증가함에도 위중증률이 높아지지 않는 이유 중 하나가 3차 접종의 효과”라며 “일상생활에서 방역패스를 계속 확인할 때 조금 더 주의해야겠다는 인식을 가질 수 있어서 목적상 유효한 수단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단 확진자의 역학조사를 자기기입식으로 바꾸면서 QR코드를 활용한 전자출입명부와 방역패스를 지속해야 하느냐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방역당국, GPS 기반의 자가격리앱 사용 폐지
2월 13일 서울시 등에 따르면 방역당국은 최근 확진자·공동격리자 격리 개편에 따라 GPS(위치정보시스템) 기반의 자가격리앱 사용을 폐지하기로 했다. 격리가 제대로 이뤄지고 있는지 실시간 감시하는 대신 자발적인 자율과 책임에 맡긴 것이다. 서울에서만 하루 1만명이 넘는 확진자가 지난 2월 8일부터 나흘 연속 쏟아졌다. 재택치료 환자도 연일 1만명 이상 발생하고 있는 ‘비상 상황’이지만, 오미크론은 델타에 비해 치명률이 낮은 특성을 반영해 고위험군 관리에만 집중하기로 했다. GPS앱 폐지로 확진자들이 외래진료센터를 방문할 때도 보건소 신고 없이 바로 갈 수 있고, 확진자 동거가족도 의약품·식료품 구매 등 필수 목적의 외출이 허용된다. 역학조사도 대폭 간소화됐다. 보건소 직원이 일일이 동선을 파악하던 것과 달리 확진자 본인이 고위험군인지, 동거인이 누구인지 등 최소한의 정보만 파악하고 있다. '자율과 책임'에 방점을 찍은 방역체계 개편에 따라 방역패스도 완화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한층 커졌다. 그동안 방역패스 시행을 놓고 자영업자와 일반 시민들 모두 불만이 끊이지 않았다. 스마트폰을 분실하거나 고장이 나 수리를 맡길 경우 카페, 식당 등 출입이 제한되는 등 여러 돌발 상황이 속출했다. 어르신 등 디지털 소외계층의 불편함에 대한 문제도 끊이지 않았다. 대선을 앞둔 정치권에서도 방역패스에 대한 반발 민심을 선점하기 위해 ‘유연한 방역’ 메시지를 쏟아내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백신 접종자에 대해 패널티가 아닌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방향으로 접근하고 있다. 지난 2월 8일에는 백신 3차 접종자에 한해 24시간 영업을 허용하자고 제안했다.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는 마스크 착용 여부 등을 따져 방역패스와 거리두기를 차등 적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다. 마스크를 쓰고 대화를 거의 하지 않는 영화관 등이 그 대상이다.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는 방역패스와 오후 9시 영업 제한은 서로 상충돼 완화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을 줄곧 밝혀왔다. 앞서 이장섭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2월 8일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종합정책질의에서 김부겸 국무총리에게 “방역패스를 해제하고 자율방역을 강화하는 대신 정부는 의료체계에 집중하는 것이 어떻느냐”고 묻기도 했다. 관련 전문가들은 확진자 폭증에 따른 고령층 위중증 환자·사망자도 덩달아 증가할 수 있다는 점을 들어 만일의 상황에 대한 보다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코로나19 대응을 중환자 관리 위주로 해야 한다는 점, 체계 전환 동의한다. 하지만 준비를 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성급한 대책으로 혼란에 빠뜨려서는 안 된다. 미접종 중환자 증가 가능성도 배제해서는 안 된다”며 “지금은 위기 상황이며, 그에 걸맞은 대책을 수립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격리 완화에 이어 방역패스까지 풀어버리면 대규모 확진이 발생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백순영 가톨릭대의대 명예교수는 “방역패스가 접촉자를 차단하는 것인데, 오미크론 변이 유행 상황에서는 접촉자라는 것이 의미가 없지 않나”라면서도 “방역패스까지 풀어버리면 너무 많이 완화해 유행 규모가 너무 커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아직 오미크론에 대한 불확실성이 남아있어 시간을 두고 판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방역패스 집행 정지 소송 등 추가 소송 줄이어
최근 성인까지 아우르는 방역패스 집행 정지 소송이 이어지는 등 추가 소송이 이어지고 있다. 유튜브채널 ‘양대림연구소’를 운영하는 양대림(19) 군를 비롯해 시민 1523명은 지난 2월 10일 오후 10시30분쯤 보건복지부 장관과 세종특별자치시장, 대전광역시장을 상대로 방역패스와 영업시간제한 등의 조치에 대한 행정소송과 집행정지신청을 제기했다. 이번 소송에는 조두형 영남대 의대 교수와 이은혜 순천향대 의대 교수 등 다수의 의료계 인사들도 원고로 참여했다. 앞서 양군은 시민 1724명과 함께 정부와 전국 17개 시·도지사를 상대로 방역패스에 대한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서를 헌법재판소에 제출했다. 양군은 “다중이용시설 내에 백신 미접종자가 백신 접종자에 비해 코로나19를 전파시킬 위험이 현저히 크다는 객관적 증거가 없는 상황에서 방역패스를 적용하는 것은 백신 미접종자를 차별하는 것”이라며 “아울러 코로나19가 밤 9~10시를 기점으로 확산의 위험성이 증대된다고 볼 수 없으므로 영업시간 제한을 통한 규제의 필요성도 인정되기 어렵다”며 신청 취지를 밝혔다.

최근 무증상이나 경증 환자에 대해 ‘셀프 재택치료’ 등 새로운 방역·치료 체계를 가동하면서 기존 방역 체계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대두되고 있다. 함께하는사교육연합·학생학부모인권연대 등 학부모단체는 지난 2월 8일 추가로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앞서 이들은 지난 12월 서울행정법원에 학원, 독서실, 스터디카페에 적용된 방역패스 효력을 정지해달라는 가처분 신청을 제기해 법원이 이를 일부 받아들인 바 있다. 이번에는 서울뿐 아니라 경기, 인천 지역의 청소년에게도 방역패스 조치를 중단하라며 방역패스 행정명령 취소 소송과 집행정지 신청을 냈다. 대상은 보건복지부, 경기도지사, 인천시장 등이다. 학부모 단체는 “여전히 청소년들이 필수적으로 이 용해야 하는 시설에 대해 3월부터 방역패스가 시행될 예정(서울 제외)이므로, 3월 이전에 방역패스 집행정지 인용 판결을 이끌어 낼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오미크론 변이가 우세해지면서 방역패스로 코로나19 감염을 막을 가능성이 떨어져 방역패스 제도의 정당성을 상실했다”며 “청소년뿐 아니라 성인에게 적용된 방역패스 행정명령 취소 소송과 집행정지 신청을 제기한다”고 했다.

방역당국, “일반인 대상 4차 접종 고려 안해”
방역당국이 일반 국민들을 대상으로 하는 코로나19 백신 4차 접종은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아울러 4차 접종은 ‘방역패스’와 연계하는 일은 없겠다고도 알렸다. 지난 2월 14일 정은경 질병청장은 면역저하자와 요양병원·시설 생활자 등 총 180만명에 대한 4차접종 계획을 밝히면서 이같이 설명했다. 정 청장은 “코로나19 환자를 돌보는 의료진이나 60세 이상 고령자 등을 4차 접종 대상에 포함하는 방안도 아직은 검토한 바 없다”고 밝혔다. 이어 “4차 접종을 결정한 것은 고위험군에서의 중증·사망을 예방하기 위한 목적”이라며 “중증·사망 위험도가 높지 않은 집단에 대해서는 4차 접종을 결정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그는 “60세 이상의 4차 접종의 효과에 대해서는 (해외사례 등을) 계속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나아가 5차 접종 시행에 대해서도 검토 단계가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는 “오미크론 대유행이 지난 이후의 방역 상황이 중요한 변수가 될 수 있을 것 같다”며 “오미크론을 겪으면서 전반적으로 면역도가 높아지면서 유행 상황이 어떻게 될지, 신규 변이는 출현하지 않을지 등 불확실성이 남아있어 지금은 5차 접종까지 고려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고 못 박았다. 5∼11세 접종에 대해선 “방역 상황 변화에 따른 위험·이득, 학부모 의사, 접종 의향 등에 대한 검토가 매주 진행되고 있다”면서 “아직은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올해 계약한 화이자 백신에는 5∼11세용 백신이 포함되어 있어 물량은 확보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N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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