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커피소비자가 크게 늘며 이제 한국은 세계에서도 주목하는 커피문화의 발달이 이루어지고 있다. 핸드드립 커피는 매니아 층도 탄탄하지만, 홈카페 문화의 성숙과 더불어, 가정에서 가장 먼저 시작하는 첫 단계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차성경 기자 biblecar@

커피를 즐기는 방법은 수없이 많지만, 자신의 손으로 직접 커피를 갈고, 내려가며, 커피맛을 음미할 수 있는 핸드드립 커피는 커피의 순수한 맛과 향을 제대로 즐길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커피의 ‘맛’과 한국의 ‘멋’ 살린 한국 토종 드리퍼
핸드드립 방식은 1908년 독일의 주부 멜리타 벤츠가 양철컵의 바닥에 여러 구멍을 뚫은 뒤 종이를 그 구멍에 대고 커피를 추출한 게 최초라고 전해진다. 하지만 에스프레소 머신에 밀려 잊혀지다 일본에서 꽃피우게 됐다. 일본 사람들은 오랫동안 핸드드립 방식을 연구하여 멜리타 드리퍼를 발전시킨 칼리타, 고노, 하리오 등의 추출도구를 개발하였다. 핸드드립 커피는 드리퍼에 필터를 놓고 커피를 추출하는 것이므로 드리퍼가 매우 중요하다. 드리퍼마다 모양이 다르고 리브(물빠짐을 돕는 드리퍼 벽면에 붙어있는 골)의 모양과 추출구의 크기가 다 다르다.

▲ 강희균 대표

현재 국내에서 핸드드립 커피를 내릴 때 사용하는 드리퍼(깔때기)의 99%는 일본 제품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주목을 받고 있는 엔디(ND)의 ‘뉴드리퍼’(New Dripper)는 드리퍼의 하단에 미분을 모아 커피 미분의 잡맛을 제거하는 방식을 도입, 기존 드리퍼의 문제점을 해결한 제품으로 각광을 받고 있다. 우리나라와 일본에 특허 등록을 마친 뉴드리퍼는 국내 최초의 토종 드리퍼 브랜드다. 추출구 3개를 드리퍼 바닥보다 높게 설계한 뉴드리퍼는 여과지의 원두 미분이 고이는 바로 위쪽에서 약간 빠른 속도로 커피가 추출되는데, 잡맛은 거의 없고 부드러우면서도 향이 풍부하다. 필터와 드리퍼 사이에 공간을 만들어 커피 추출을 원활하게 하는 리브 27개를 음각으로 성형해 커피가 과다 추출되지 않고 두께는 얇지만 온기가 잘 유지된다. 제품의 변화나 오염 없이 평생을 사용할 수 있는 도자기로 제작되었다는 점도 뉴드리퍼의 차별화된 강점이다.

일반적으로 핸드드립을 위해 사용되는 드리퍼는 강화 플라스틱으로 만든 제품이 가장 대중적이지만 제품의 변색, 오염될 문재가 있어 재구매 비용이 든다. 이에 뉴드리퍼는 제품의 변화나 오염 없이 평생을 사용할 수 있도록 초벌을 하고 게르마늄이 첨가된 유약을 발라 1250도의 고열로 구워냈다. 또한 청자, 흑유, 청유, 철유, 회분청 등 도자의 품격 있는 5가지 색으로 출시되어 한국의 미와 정체성을 담아냄으로써 기능성과 세련미를 극대화했다는 평가를 받으며 콜렉터들 사이에서 수집욕을 일으키고 있는 중이다. 이러한 장점을 바탕으로 뉴드리퍼는 커피와 관련된 정보를 전달하는 우리나라 최대의 커피 유튜브, 커피 TV에 소개되면서 대중으로부터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강희균 엔디(ND) 대표는 “‘생각했으면 행하라’라는 원칙으로 저의 생각을 실제의 제품으로 옮기는 데 주저하지 않았다”면서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으며 최선을 다한 결과, 세계에서도 인정받는 제품을 선보일 수 있었다. 뉴드리퍼는 한국적인 디자인으로 ‘맛’은 물론 사용하는 이들의 세련된 감각까지도 책임지는 ‘멋’까지 커버한 이 제품은 한국의 자존심이라는 모토로 탄생한 제품이다”고 자부했다.

유리 드리퍼와 국산 커피필터 개발에도 총력 기울여
최근 세계 시장에도 큰 주목을 받고 있는 뉴드리퍼는 지난 2018년에는 세계 1위 드리퍼 시장인 일본 카페쇼에 출품하여 많은 찬사를 받았으며, 미국과 유럽으로의 진출도 계획하고 있다. 미국 아마존에서는 2019년 6월에 입점 확정되어 7-8월부터 판매를 시작했으며 유럽아마존, 일본아마존, 인도아마존, 캐나다아마존, 멕시코아마존 등 입정이 확정되어 있는 상태다. 유럽 아마존은 조만간 제품 입고가 될 예정으로 영국에서 사업자등록 후 진행하게 된다. 최근 강희균 대표는 뉴드리퍼의 뒤를 이은 신제품으로 유리 드리퍼 및 국산 커피 필터 개발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중이다. 핸드드립을 위해서는 필터도 아주 중요한 요소이다. 

드립 추출할 때 커피 가루와 액이 분리되도록 걸러주는 역할을 하는 커피필터는 재질에 따라 종이, 융, 금속, 플라스틱 등 다양하다. 종이필터는 눈으로 보이지 않을 정도로 미세한 구멍이 수없이 뚫려져 있다. 천연펄프필터는 펄프냄새가 날 수 있고, 표백필터는 맛의 재현성은 우수하나 표백제 사용으로 인한 냄새가 있을 수 있으며, 쓰레기가 발생한다. 작은 구멍을 뚫어 만드는 금속 및 플라스틱 필터는 지방성분이 여과되지 않고 추출되어 바디가 강한 커피가 나올 수 있으며, 반영구적으로 장기간 사용할 수 있고 관리가 편리하지만 구멍사이로 미분이 나와 바닥에 침전물이 남을 수 있고, 텁텁한 느낌을 줄 수도 있다.

이러한 필터의 장점을 살리고 기존 단점들을 극복한 커피 필터를 개발하겠다는 강희균 대표는 “커피 소비는 많지만 커피 관련 산업의 수준은 아직 걸음마 단계인 우리나라 상황에서 국내에서 필터를 개발해야 한다는 의무감을 가지고 있다”면서 “일부 기업에서 필터를 생산하고 있지만 일본의 제품과는 질 차이가 있으므로 질 좋은 한국의 필터를 개발하는 것을 목표로 연구하고 있다”고 취지를 밝혔다. 이어 “커피를 마시지 않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보편화되었는데 이런 커피를 마시는 도구들을 다 수입하게 된다면 이것이 얼마나 국가적인 손실인가?”라며 “애국한다는 의미에서 많은 사람이 애용하는 커피의 모든 도구를 최고의 품질로 생산하여 국민이 좋은 가격에 좋은 제품을 사용하게끔 하고 싶다”고 당찬 포부를 밝혔다. N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