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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최악의 고용한파 닥친다
지난해 경제 위기에 맞먹는 고용 대란 우려돼
2010년 02월 10일 (수) 20:54:57 장정미 기자 haiyap@newsmaker.or.kr

지난 1월에 이어 2월에도 매서운 고용 한파가 몰아칠 전망이다. 1~2월 희망 근로 잠정 중단으로 중·장년과 노년층 일자리가 사라지고 2월에는 50만~60만 명에 달하는 고교·대학 졸업생들이 사회에 쏟아져 나오기 때문이다.

기획재정부와 통계청, 업계에 따르면 정부가 내년에 취업자 수 20만 명 증가를 기대하고 있지만 대표적인 고용 비수기인 1~2월에 정부 지원 일자리가 대거 중단되는데다 민간 부분 채용마저 거의 없어 지난해 경제 위기에 맞먹는 고용 대란이 우려되고 있다. 희망 근로와 공공사업, 청년 인턴 등 정부의 재정 지원 일자리가 대부분 마무리되면서 지난해 12월 1일부터 23일까지 실업급여 신청자 수는 7만1천885명으로 작년 11월의 같은 기간에 비해 37.3% 늘어 올 1월과 2월에 더욱 심각해질 가능성이 크다.
   
▲ 고용 비수기인 1~2월에 정부 지원 일자리가 대거 중단되는데다 민간 부분 채용마저 거의 없어 지난해 경제 위기에 맞먹는 고용 대란이 우려되고 있다.

지난 한 해 동안 25만개 일자리 창출
지난 한 해 동안 저소득계층을 대상으로 한 희망근로사업을 통해 25만개의 일자리가 창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기획재정부가 1월 발표한 ‘비상경제정부 1년 주요정책 추진성과’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총사업비 1조7070억 원으로 8대 분야 146여 종의 친서민 사업을 추진해 25만개의 일자리를 창출, 취약계층의 생계에 지원됐다. 이와 더불어 이들 임금의 30%인 3840억 원의 상품권을 유통해 지역 재래시장과 골목시장 등 영세상인 소득을 증진, 민생안정에 기여했다고 정부는 평가했다. 정부는 이에 따라 희망근로사업을 내년 상반기까지 10만 명 수준으로 연장하고 10대 친서민, 생산적 사업을 집중추진 하는 등 안정적 일자리창출에 중점을 둘 방침이다. 지난해 1분기 청년층 실업률이 8.6%로 나타나는 등 청년실업문제가 심화되자 청년고용대책 산·학·관 협의회 심의를 거쳐 청년고용 추가대책 등 다양한 청년고용 촉진대책이 추진됐다. 중소기업청년인턴제, 뉴스타트 프로젝트, 해외취업연수 등 청년고용대책을 위해 추경예산을 포함해 총 1조2198억 원, 33만 명에 대한 고용지원 계획이 시행됐다. 또 ‘청년실업해소특별법’을 개정·공포해 청년층 실업률이 다소 감소되는 등 취업난 완화 효과를 가져왔다. 일자리나누기 사업으로 지난해 11월 말 현재 100인 이상 기업 6781곳 가운데 29%에 달하는 1998개 기업이 일자리나누기에 동참했다. 또 지난 12월 말 현재 1만3618개소 연인원 94만2000명에 대한 고용유지지원금 3102억 원이 지원됐다. 이는 전년동기 306억 원 보다 10배 가까이 증가한 수치다. 노동연구원은 일자리나누기의 고용유지효과가 최소 9만 명에 달할 것으로 평가했다. 특히 조정대상 255개 공공기관 모두 대졸초임 인하에 참여해 공공부문이 일자리 나누기에 선도적 역할을 수행했다. 여성 및 고령자에 대한 일자리가 대폭 늘어났다. 간병인, 산모· 신생아 도우미, 아이돌보미 등 여성에 적합한 사회 서비스 일자리가 17만 명 확대됐다. 여성 특화형 전문직종훈련을 2165명으로 확대하고 여성가장에게 600만 원(월 100만 원) 한도로 연리 2.4%로 저리 생계자금 대부해 주는 등 창업지원도 했다. 고령자 일자리 사업도 적극 추진해 재직 고령자 고용연장 7000여명, 실직자 재취업 25만 명 등이 혜택을 봤다. 지난해 한 해 동안 추경예산 3147억 원을 투자해 사회서비스 일자리를 전년보다 3만6000개 늘어난 16만7000개 창출하는 등 고용상황 악화에 적극 대응했다. 또 지난해 11월까지 모두 266개의 사회적기업을 인증하고 이들 기업에게 조세감면, 공공기관 우선구매, 경영컨설팅 등의 다양한 자립기반 구축을 지원했다. 전국 38개 고용지원센터를 시범센터로 지정 채용대행, 동행면접 등 다양한 채용행사를 개최해 3만2000명이 중소기업 빈 일자리에 취업했다. 이 밖에도 기업의 신규고용촉진장려금 지원수준을 기존 15만~60만 원에서 18만~72만 원으로 20% 인상하고 인력충원에 어려움을 겪는 중소기업에 취업하는 근로자에게 인센티브를 지원하는 등 각종 유인책 등을 통해 중소기업의 구인난을 완화했다.

희망 근로 대거 중단, 민간 부분 채용 거의 없어
   
대표적인 공공 부문 일자리 사업인 희망 근로는 대상인원을 작년 25만 명에서 올해 10만 명으로 줄인 가운데 올 3월부터 6월까지 4개월간 실시하기로 해 사실상 1~2월은 공백기다. 이미 작년 11월에 희망 근로 사업이 일부 종료되면서 작년 11월 취업자는 2천380만6천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1만 명 줄어 4개월 만에 감소세를 보였다. 이는 올 1월과 2월에는 취업자 감소가 심각해질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건설업 등에 주로 종사하는 일용직 근로자들의 겨울나기도 어렵다. 4대강 예산을 놓고 여야가 다툼을 벌이면서 예산안이 늦게 통과됨에 따라 도로, 강 정비, 철도 건설 등 인프라 건설이 차질을 빚어 연초에 일용 근로자들의 일자리가 대폭 줄어들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대졸 청년들도 갈 곳이 마땅치 않다. 정부는 올해 청년 인턴의 경우 공공기관 1만2천명, 중앙 및 지방정부 1만7천여 명, 중소기업 3만7천명 등 6만6천명을 운영했으나 대부분이 정식 직원으로 채용되지 못하고 다시 거리로 내몰렸다. 정부는 올해 말까지 시행하려던 청년 인턴제를 6월 말까지 연장하기로 했으나 예산안 통과가 늦어지면서 1월 말 또는 2월에나 본격적인 시행이 가능한 상황이다. 더구나 행정 인턴은 올해 7천명, 공공기관 인턴은 5천명 수준으로 줄어들어 인턴 자리 구하기도 어려울 전망이다. 국가공무원 채용 또한 지난해 3천291명에서 올해 2천514명으로 23.6%(777명)이 줄어들어 어려움을 가중하고 있다. 아울러 기업들의 명예퇴직 바람으로 1~2월 고용 시장은 썰렁해질 가능성이 많다. KT는 사상 최대 규모인 6천여명의 명예퇴직 확정했으며 기업은행은 희망퇴직 등으로 구조조정을 했고 삼성화재는 희망퇴직 신청을 받은 상태다. 반면 일반 기업들은 구직자들이 몰리면서 적임자 선별에 애를 먹고 있다. SC제일은행은 올 상반기 행원 원서 접수에서 7천명이 몰려 70대 1을 기록했으며 지난해 상장기업 327개사의 입사경쟁률만 평균 78대 1을 기록했다. 올 1월과 2월에는 대규모 채용 공고를 낸 기업이 거의 없어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재정부 관계자는 “정부도 내년에 일자리 문제를 최우선 정책으로 삼고 고용전략회의를 신설할 정도로 신경을 쓰고 있다”면서 “그러나 문제는 과거 국내총생산(GDP) 1% 성장시 7만개 정도의 일자리가 늘었는데 최근에 5만개 정도로 줄어 노동 유연성을 높이는데 힘쓸 계획”이라고 말했다.
   

사실상 실업자는 330만 명
공식 실업자에 취업준비를 하고 있거나 그냥 쉬는 사람 등을 합한 ‘사실상 실업자’가 330만명에 육박하고 있다. 이에 비해 공식 실업자는 81만여명에 불과해, 수백만명이 정부 일자리 대책의 사각지대에 놓일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 1월 통계청 자료를 보면, 지난해 11월 공식 실업자 81만9000명에 취업준비자와 주당 근로시간이 18시간도 안 되는 초단시간 취업자, 고령층(60살 이상)도 아니면서 그냥 쉬는 사람 등을 더한 사실상 실업자가 329만9000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무려 248만명이 공식 실업자 통계에서 빠져 있는 셈이다. 이들 가운데 상당수는 적극적 구직활동에 나서지 못하고 있지만 잠재적으로 일자리를 구할 의사가 있는 것으로 간주할 수 있어 학계에선 ‘유사 실업자’ 등으로 분류한다. 공식 실업자 조사에선 지난 4주간 적극적 구직활동을 벌인 사람만 포함된다. 따라서 오랜 기간 입사시험 준비를 하고 있는 사람이나 일할 의사가 있지만 취업이 어려워 구직을 포기한 사람 등은 제외되기 쉽다. 공식 실업률과 실제 국민들이 체감하는 ‘고용한파’ 사이에 괴리가 큰 것도 이런 연유에서다. 지난해 11월 실업률은 3.3%로 1년 전보다 불과 0.2%포인트 늘었다. 세계적 경제위기의 파고를 거쳤다는 점을 고려하면 양호한 성적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평균 실업률은 8.8%(2009년 10월 기준)에 이른다. 그러나 공식 실업자에 유사 실업자를 포함하면 사정은 달라진다. 최근 1년 사이에만 36만7000명이 사실상 실업자에 합류했고, 관련 통계가 정비되기 시작한 2003년에 비하면 82만1000명이 늘었다. 이들을 고려해 계산한 지난해 11월의 사실상 실업률은 12.6%로 치솟는다. 가사와 육아, 연로 등 다른 이유 없이 그냥 쉬는 사람들의 경우, 2003년 11월 68만4000명에서 지난해 11월엔 99만9000명으로 49.4%나 증가했다. 전병유 한신대 교수(경제학)는 “고용 없는 성장이 심화되고 2003년 이후 내수경기가 침체되면서 근로취약계층의 고용 여건이 악화돼왔다”며 “건설 일용직과 영세자영업자 등 경기에 따라 반복적으로 실업을 경험해온 이들이 지난해 경제위기로 대거 고용시장에서 밀려났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일용직과 영세자영업자들은 경제위기로 큰 부침을 겪었다. 지난해 11월 일용직 취업자는 1년 전보다 26만4000명이 줄었고, 같은 기간 영세자영업자 수도 35만3000명이나 급감했다. 이들은 대체로 실업급여 등 고용안전망에서도 벗어나 있어 재취업도 쉽지 않다. 이 때문에 고용문제 전문가들은 정부가 고용의 양적 창출뿐 아니라 양질의 일자리 만들기에도 나서야 한다는 주문을 내놓고 있다. 조준모 성균관대 교수(경제학)는 “금융 및 수출대기업이 브이(V)자형의 빠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고용은 엘(L)자형으로 빙하기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며 “지난해 거시경제 진작 차원에서 일자리 대책을 폈다면, 올해는 고용 양극화 개선 등 만성적 고용부진을 개선하기 위한 종합대책을 세워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프리터족’이나 ‘니트족’ 등 사회 문제화 될 수 있어
청년실업의 그늘이 짙어지면서 고졸 실업자가 1년 사이 26%나 증가했다. 취업난이 장기화할수록 구직을 단념한 채 아르바이트로 생계를 유지하는 ‘프리터(Free+ Arbeiter)족’이나 일할 의지도 없는 ‘니트(NEET)족’ 등으로 사회문제화될 수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3·4분기 청년실업자(15~29세)는 35만 명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고졸 실업자가 18만 5000명으로 전년 동기(14만 7000명)보다 26% 늘어났다. 초·중졸을 포함한 고졸 이하 실업자는 19만 5000명으로 청년실업의 56%를 차지했다. 3분기 고졸 실업률도 9.9%로 10%에 육박했다. 2004년 2·4분기(10.2%)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며 같은 기간 15~29세 전체 청년실업률(8.1%)을 크게 웃돈다. 전년 동기 대비로도 2.2% 포인트 증가했다. 반면 3분기 대졸 이상 실업자는 15만 5000명으로 전년 동기(14만 1000명) 대비 9% 늘었다. 대졸 이상 실업률은 6.6%로 전년 동기보다 0.7% 포인트 늘어나는 데 그쳤다. 통계청이 집계하는 공식 실업자(81만여명)에 취업준비생이나 구직단념자 등을 더한 ‘사실상의 실업자’가 지난해 11월 현재 330만 명에 이를 만큼 노동시장이 위축된 가운데 고졸 구직자들이 상대적으로 더 큰 어려움을 겪은 것이다. 정인수 한국고용정보원장은 “대졸 실업보다 심각한 게 고졸 이하 청년실업이지만 간과되고 있다.”면서 “고졸 실업자들이 파트 타임으로 직업훈련을 해 구인난을 겪는 중소기업에 취업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유훈 현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은 “2003년 380만명이었던 국내 프리터족이 2008년 478만명까지 늘었다.”면서 “프리터족 편입 확률이 높은 고졸 실업자 대책을 제때 세우지 않으면 증가세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N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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