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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호랑이의 존재를 우리 마음속에 각인시키고 싶다”
2022년 01월 06일 (목) 23:19:29 윤담 기자 hyd@newsmaker.or.kr

호랑이는 예부터 힘과 용맹을 겸비한 영험한 동물로 사랑받았다. 때로는 친근하고, 때로는 해학적인 존재로 자리매김했다. 육당 최남선(1890~1957)은 “우리나라는 호담국(虎談國)”이라면서 “중국의 용, 인도의 코끼리, 이집트의 사자, 로마의 이리처럼 조선에서 신성한 동물의 첫 번째가 호랑이”라고 평했을 정도다.

윤담 기자 hyd@

오늘날에도 호랑이는 여전히 우리나라를 상징하는 동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88서울올림픽, 평창동계올림픽 등 우리나라에서 개최한 국제적 스포츠 행사에서 호랑이는 대회 마스코트로 활용됐고, 아시아의 호랑이로 불리는 국가대표 축구팀의 유니폼에는 호랑이가 엠블럼 형태로 부착되어 있다.

한국을 상징하는 사라진 영물, 화폭에서 부활하다
호랑이는 한국인에게 우리 역사를 담고 있는 상징적인 동물로 여겨졌다. 단군신화부터 1988년 서울 올림픽 마스코트 호돌이에 이르기까지, 호랑이는 한국과 한국인을 상징하는 영물이었다. 대부분 산으로 이뤄진 한반도에는 호랑이가 많이 서식해 ‘호랑이의 나라’로 일컬어지기도 했다. 우리 민속신앙과 설화, 문학 작품 등에 등장하는 호랑이는 인간과 가까운 친구로 그려질 만큼 친근한 존재였다. 하지만 현재 호랑이는 한국의 자연 생태계에서는 볼 수 없는 동물이기도 하다.

▲ 김태형 작가

‘호랑이 작가’라 일컬어지는 포산 김태형 작가는 이러한 한반도의 호랑이에 대한 기억을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불러일으키고 개체보호에 관심을 높이고자 다양한 형태의 호랑이를 화폭에 담아내는데 총력을 기울여 왔다. 그는 “어렸을 때 동물원에서 호랑이만 지켜봤고 꿈에서도 호랑이가 자주 등장하다보니 호랑이에 대한 남다른 끌림으로 작품의 테마를 호랑이로 잡게 됐다”면서 “과거 호랑이의 나라로 일컬어질 만큼 한반도에는 호랑이의 개체 수가 많았지만 한국 호랑이는 이제 기억에서조차 잊혀지는 안타까운 현실에 처했다”고 작업 배경을 밝힌 바 있다. 그래서일까.

김태형 작가의 작업 역시 한반도에 서식했던 한국 호랑이의 기억에서부터 시작된다. 그 기억의 시작으로 작가는 그들의 존재와 부활을 자신이 바라보는 채도의 관점에서 또는 빛과 어둠의 단계별 영역을 통하여 전개해나간다. 이러한 그의 작품 속 호랑이들은 사실적인 묘사로 그려지지만 때로는 인자한 모습을, 때로는 사나운 모습을, 때로는 세차면서도 사나운 모습을 드러낸다. 독특한 점은 그가 그려내는 호랑이들은 공통적으로 김 작가가 직접 제작한 물감과 아크릴 혼합재료로 완성된 흑백의 호랑이라는 점이다. 이에 대해 김태형 작가는 “흐린 날 창틈으로 들어오는 빛의 채도처럼 대비되고 어두운 배경에서도 에너지를 느낄 수 있는 흑과 백의 단색작업을 표현수단으로 정했다”며 “굳이 황호와 백호를 구분하지 않는 것은 화려한 채도보다 미약한 영역의 빛에서 흑백으로 묘사된 털의 결이야말로 오직 밤에만 볼 수 있는 범만의 형형함을 강력하게 이미지화하는데 효과적이었기 때문이다”고 부연했다.

‘호랑이들을 한반도에 되돌려 놓겠다’는 약속을 위하여
고교 은사의 권유로 붓을 잡았다는 김태형 작가. 첫 전시회를 앞두고 두세 차례나 쓰러지고 정신을 추스르고 난 후 ‘호랑이가 받아들여야만 호랑이를 그릴 수 있다’는 현실을 체감한 그는 꿈에서 자신을 구해준 호랑이 무리에게 “너희 호랑이들을 한반도에 다시 되돌려 놓겠다”는 약속을 지키기 위해 호랑이를 그리기 시작했다. 그 후 그에게 있어 호랑이는 삶의 전부가 됐다. 그렇게 김태형 작가가 한 마리의 호랑이를 그릴 때마다 한반도에는 한 마리의 호랑이가 되살아나고 있다. 추운지방에 서식하며 눈이 오면 활동성이 높아지는 호랑이를 보기위해 눈이 내리는 날이면 대공원의 호랑이를 보려 달려갈 만큼 호랑이를 사랑하는 김태형 작가는 자신의 심상에서 재해석된 온화하고 친근한 모습의 호랑이를 그려내는데 혼신의 힘을 쏟아왔다. 최근에는 임인년 검은 호랑이해를 맞이해 대작도 시작했다.

김태형 작가는 “이제는 동물원의 한정된 공간에 맥없이 어슬렁거릴 뿐이지만, 기억 속 호랑이의 존재를 되살려 계속해서 우리 마음속에 각인시키고 싶다”면서 “앞으로도 그동안 연구해온 기법을 통해 친근하면서도 강인함을 보여줄 수 있는 한국 호랑이를 담아내겠다”고 강한 포부를 밝혔다. 한편 지금까지 총 11번의 개인전을 가진 김태형 작가는 국내 그룹전 150여회를 비롯해 프랑스·스페인·일본·중국·베트남 등 다수의 해외 교류전과 초대전, 기획전시에 참가하며 역량을 발휘하고 있다. 국내 공모전 최우수상 및 입상 20여회, 국제공모전에서 다수의 수상경력을 지닌 김 작가는 대한민국 현대미술대전 대상 및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상, 한국예술문화단체총연합회 서양화부문 최우수상, 도쿄 국제아트페스타 우수상, Art Culture Hommage Award, 3.1운동 100주년 기념 대한민국 평화미술대축전 우수작가상을 수상한 바 있다. 현재 한국현대미술작가 연합회 대외협력위원장 및 서양화분과위원장, 대한민국 회화대상전 심사위원 및 초대작가, 갤러리K 아트노믹스 제휴작가, 현대문화미술협회 정회원, 대한민국 현대미술대전 추천작가, (사)한국미술협회회원, 김포미술협회, 국제앙드레말로 AIAM회원으로 활동 중이다. N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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