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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농작물 육종이 식량안보를 지키는 한 방안이다”
2021년 12월 03일 (금) 23:54:37 황인상 전문기자 his@newsmaker.or.kr

종자 산업은 단기간에 성과가 나지 않는 대표적인 산업으로 꼽힌다. 우수한 제품을 개발하고 판매할 때까지 10년에 가까운 시간이 필요하다. 웬만한 기업이 쉽게 뛰어들지 못할 정도로 진입장벽이 높다. 국내 시장이 그리 크지 않아 외형 성장이 쉽지 않다는 한계도 뚜렷하다.

황인상 기자 his@

종자산업은 농업이 국민의 먹거리에 필수적인 역할을 하는 만큼 그 중요성도 적지 않다. 종자 산업은 미래 식량의 주권을 지킬 수 있는 일종의 기간산업인 셈이다. 최근 반도체보다 비싼 값에 팔리는 종자에 대한 중요성이 대두되면서 종자산업에 대한 국가의 전폭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유전체 분석 통해 국내 최초의 밀 핵심집단 구축
김재윤 국립공주대학교 식물자원학과 교수의 행보가 화제다. 최근 주목을 받고 있는 김재윤 교수는 정부에서 추진하는 디지털 뉴딜 정책의 농업 분야에 주목, 특히 디지털 육종 연구를 수행하고 있는 인물이다. 현재 종자산업은 전통적 교배육종에서 분자육종, 유전체 육종 등 기술 도입이 빠르게 이루어지고 있으며, 최근 4차 산업혁명 기술을 융·복합한 디지털 육종기술(Digital Breeding)로 고도화되고 있는 추세이다. 이는 기존의 육종기술로 구현하기 어려운 복합(양적)형질을 집적하여 차별화된 신품종 개발을 조기에 이루어 낼 수 있다. 우리 종자기업들은 신기술에 대한 수요와 R&D 역량은 갖추고 있으나 다국적 기업의 투자를 따라가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운 실정이다. 이에 김재윤 교수는 디지털 농업과 함께 본격화되며 고품질·고효율의 다기능성 우수 종자 개발에 매진, 기존에는 육성하기 어려웠던 가뭄이나 홍수에 강한 품종, 건강에 도움이 되는 기능성 성분이 풍부한 품종 등을 맞춤형으로 개발하는 기술을 확보함으로써 세계 시장에서 국내 종자 산업의 영향력과 경쟁력을 키워나가고 있다.

▲ 김재윤 교수

특히 김 교수가 이끌고 있는 작물분자육종학 실험실은 유전체와 다차원 데이터, 그리고 유전자 교정기술을 이용하여 내재해성 밀을 개발하는 육종 실험실로, 유전체 분석을 이용해 내염성(작물이 견딜 수 있는 최대 소금 농도), 내건성(작물이 건조에 견디는 성질) 밀 육종 소재를 발굴하고, 분자 마커의 개발과 유전자교정 기술을 이용한 수발아 저항성 밀을 개발하는 연구를 수행하고 있으며, 스피드 육종 기술을 밀 형질전환에 접목해 국내 최초 아그로박테리움 형질전환 시스템 연구를 이루어내며 다수의 국제 저널에 논문을 발표한 바 있다. 현재 밀 전분 특성을 분석하여 관련 유용유전자를 발굴함으로써 밀 품질 향상을 연구하고 국내 산림 내 자생식물에 대한 대량 전사체를 분석하는 연구를 진행 중이다.

이를 위해 김 교수는 국내 최초로 밀 핵심집단을 구축함으로써 최근 화두가 되는 디지털육종 연구에 활용하고 있다. 핵심집단은 유전자원의 유전적 중복성을 최소화하고, 유전적 다양성은 최대화한 육종집단으로, 김 교수팀은 국내 수집 유전자원 3만여 점 중 한국에서 정상생육이 가능한 2,000여 점에서 유전체 분석을 통해 614점의 밀 핵심집단을 구축했다. 현재 구축된 밀 핵심집단은 국립유전자원센터에 입고되어 있으며, 김 교수는 증식과정과 내염성, 내건성, 수발아 저항성 및 전분 특성에 관한 연구를 추가로 진행 중이다. 김재윤 국립공주대학교 식물자원학과 교수는 “농작물을 육종할 때 육종가의 ‘감’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은데, 빅데이터와 인공지능(AI)을 접목하면 빠르고 정확하게 원하는 품종 개발이 가능하다”며, “기후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다양한 농작물 육종이 식량안보를 지키는 한 방안이다”고 피력했다.

크리스퍼 기술 이용한 수발아 저항성 식물체 개발
최근 김재윤 교수가 주축이 된 연구팀은 유전자교정 기술인 크리스퍼(CRISPR-Cas9) 기술을 이용하여 수발아 저항성 식물체를 개발, 세간의 이목을 한 몸에 받고 있다. 그간 김 교수팀은 종자 발아를 돕는 식물생장호르몬 지베렐린 산(Gibberellic Acid) 생합성 기작에 관여하는 유전자를 찾아내어 수발아 저항성과 기존에 알려지지 않은 새로운 기작을 밝혀내는 연구를 진행해왔다. 이와 관련해 유전자교정 작물의 규제 관련 법안에 대해 김 교수는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김재윤 교수는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 기술은 앞 세대 기술보다 훨씬 적은 비용으로 쉽게 유전자의 특정 부분을 잘라내거나 새로운 유전자로 바꿔준다. 만일 유전자 가위 기술을 GMO로 보고 이에 따라 규제하면 이 분야의 기술혁신과 실용화에 큰 제약이 생기고, 관련 연구도 동력을 잃을 것”이라고 예상하며 “반대로 GMO가 아닌 것으로 판정해 규제를 과도하게 풀면 기술 도입 초기 단계부터 과열 양상을 보일 수 있기에 사회적 합의와 법안 제정이 필요하다”고 부연했다.

한편 밀 연구자로서 1%대의 밀 자급률이 10%가 될 수 있도록 소명의식을 가지고 있는 김 교수는 앞으로 충남지역 밀 산업은 물론 예산국수의 국산화에도 기여하는 것이 목표다. 그 첫 단추로 디지털육종에 맞춰 내재해성 유전자교정 밀 품종을 개발해 연구 성과를 공유하고자 한다. 1등이라는 높은 목표보다 성실한 연구로 밀 육종에 도움을 주는 연구자가 되고 싶다는 김재윤 교수는 “코로나 시대를 겪으며 식량안보 및 품종과 원천기술에 대한 인식이 커지고 있다. 20여 년 전, 농업연구를 시작할 때와 비교해 대단한 발전을 이뤄냈고, 사람들의 인식도 변하고 있다”면서 “분명히 기회가 올 것이고, 농업에 대한 가치 역시 더욱 커질 것이다. 소비자 기호의 다양성과 기후변동을 대비하며 많은 농업 관련 교육 및 연구자들이 지치지 않고 앞으로 나아갔으면 좋겠다”고 소망을 밝혔다. 현재 한국육종학회의 편집이사, 미국 작물학회(ASA, CSSA, and SSSA) 및 미국조직배양학회(SIVB) 회원, 국립식량과학원 밀 연구팀과 국립유전자원센터의 현장명예연구관 등으로 활동 중인 김재윤 교수는 내년부터 한국작물학회 사무총장을 역임하게 된다. N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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